소(牛)에 대한 단상
어제는 개인적인 일로 조금은 침울하고, 오랜만에 내 특유의 유쾌함이 사라진
재미 없는 날 이였다. 하지만, 어떻게 내 마음을 아셨는지, 이전에 한번도 쪽지연락을
해 본적이 없던 총알이 모잘라...님의 "안녕하세요? 총알... 입니다." 라는 제목의
쪽지를 받고, 그 불편했던 마음은 어느 정도 사라지고 평소의 유쾌한 나로 돌 아
갈 수 있었다. 평소 PGR에서 흠모 하던 (헉... 나 게이 아니에요...)님 중 한 분의
갑작스러운 쪽지... 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빨리 읽어 보았다. 쪽지의 일부 내용은
이렇다.
"예전에 목장에서 일할때 소한테 차여서 입술이 찢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엄청 열 받았지만 어쩌겠습니까? 소는 소일뿐인
데, 지금도 가끔 찢어진 입술을 볼때마다 그때 생각을 합니
다. 열은 나지만 그냥 소일뿐이라고... "
'소는 소일 뿐이다' 그렇군.. 소는 소일 뿐이지... 왠지 마음이 편해지는 글 이였다.
그 분의 인생 경험이 녹아 있는 은유적인 충고의 글... 그 글을 읽고 갑자기 소(牛)에
대한 잡 생각 들이 내 머리 속에 떠올라 날 괴롭게 하였다. 이 글은 그 잡생각 들을 조금
정리 하여 쓴 소에 대한 나의 단상 이다.
그 때, 소에 대해 떠오른 lovehis의 첫 번째 생각:
이 번 주 PGR리뷰를 쓰면서 조금은 감동 깊게 읽어서였는지 오랫동안 내 기억에서
조금은 멀어져 있던 '황희 정승'이 가장 처음으로 떠 올랐다. 우리나라 역사의 위인
중에서 가장 위대한 정치가 중 한 분... 죽을 때 까지 청렴 결백하게 사셨고, 이황과의
수많은 일화로 어린 시절 날 사로 잡았던 분. 이 분이 말 대신 소를 타고 다니셨다는
말 때문 이였는지... 아무튼 사실인지, 그냥 내 머리 속의 상상으로 소를 타고, 대금을
부르며 다니시는 황희 정승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래!!! 우리사회에도 지금 이런
분이 다시 필요해"라는 생각과 함께... (음.. 찾아보니, 황희정승은 소를 타지 았았군요.
소를 탄것은 맹사성 입니다. 기억이 잘못된 모양 입니다... 아케미님 감사합니다.)
그 때, 소에 대해 떠오른 lovehis의 두 번째 생각:
내가 생각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판타지 작가 이영도님의 '드레곤 라자'에 나오는
소를 탄 왕자님 '길시언 바이서스'. 왕이 되었어야 했지만, 자유를 즐기고자 황야를
방랑하는 모험가가 된 왕자... '수다떠는 전설에 마법 검' 프림브레이드'와 '북부대로의
황제'로 불리던 그의 말 '썬더라이더'. 비록 그 말은 악한 마법사의 저주로 소(牛)가
되었지만, 그의 성격과 행동은 변하지 않았다. 모듬 발로 말보다 더 잘 뛰는 소라니...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 소설에서 보면 "왕이란 나에게 뒷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라는 식의 문구가 나온다. 그 말은 무엇이나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고, 위험이
있을 때 앞에 나서서 나를 지켜주는 사람 이라는 뜻이다. 난 우리 부모님과 우리 형님이
생각 났다. 그 들은 항상 나에게 뒷 모습을 보여주었고, 보여 줄 것 이다. 그리고 우리
나라 정치가 들이 생각 났다. 그 들은 나에게 또 다른 뒷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도망치는
뒷 모습을... "그래!!! 겉 모습에 속지말고 내면을 봐야 해"라는 생각과 함께...
그 때, 소에 대해 떠오른 lovehis의 세 번째 생각:
스타를 사랑하는 팬들이라면 첫 번째 두 번째 생각보다는, 오히려 이 생각이 먼저
들었을 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세 번째 만 해도 어디냐, 난 잡생각을 많이 해서 동시에
수 많은 생각을 같이 한다. 아무튼, 소 때를 몰도 나타나는 chojja. 가공할 위력을 가진
울링을 몰고, 그 귀여운 얼굴로(20살 넘은 남자에게 귀엽다는 말은 욕이지만...
그래도 귀여움)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달려오는 그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비록 이번 듀얼에서의 아픔이 있지만... 그래도 그는 아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래!!! chojja잠시 쉬어 갈 수도 있어, 더 크게 날기 위해서"라는 생각과 함께...
그 때, 소에 대해 떠오른 lovehis의 네 번째 생각:
몇 년 전 한 3달 정도 목장이 있는 곳에서 산 적이 있다. 여행 이였지만, 3달 정도면 살았
다고 해도 될 것 같다. 아무튼 에헴... 젖소 목장 이였는데, 그 전 까지 내가 가지고 있던
목장에 대한 선입관이 산산이 무너진 경험 이였다. 그 때 까지는 목장 하면... 뭔가 한가
하고 평화롭고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절대 아님... 목장 사람들은 뭐가 그리
바쁜지 하루 종일 힘든 일에 지치고, 수없이 날아 다니는 등에(무는 파리)들은 나를
괴롭게 하였고, 그 지독한 악취는 날 숨 쉴 수도 없게 하였고, 내가 상상한 한적한 목장의
모습은 절대 아니였다. 역시 경험해 보지 않은 어떤 일들도 쉽게 이야기 할 수 없다라는
평범한 진리를 나에게 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내 머리 속에 목장은 평안한 이미지로
남아 있다. "그래!!! 목장은 그래도 평화롭고 좋은 곳이야"라는 생각과 함께...
그 때, 소에 대해 떠오른 lovehis의 다섯 번째 생각:
우리나라 중/고등교육 과정에서 우리가 가장 등안시 했던 과목이 무엇 이엿을까? 음...
지금은 어떤 과목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경험으로 보면 미술을 꼽을 수 있다. 개인적
으로 미술을 못 하기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그래도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다.
이런 나에게 미술책 하면 떠오르는 그림 중 하나는 바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화가
이중섭님의 소싸움 그림 이였다. 소싸움... 난 그 것에서 강한 이 질감을 느낀다. 소는
초식 동물이기 때문에 내 개인적인 개념으로는 특정한 경우를 재외하고는 싸움을 하지
않을 것 이라고 생각 한다. 생각을 해봐라... 그 착하게 생긴 커다란 눈을 껌뻑 껌뻑 하며
싸우는 모습을... 상상이 잘 안 간다. 하지만, 인간은 소를 싸움 시키게 하였고, 전문적인
싸움 소를 만들어 내기 이른다. 한국식 소 싸움이나, 스패인식 투우나... 결국 소를 인간
의 입맛대로 요리하여, 싸우게 만든 것 아닌가. "그래!!! 이것은 인간의 욕심이 부른 또
하나의 파괴야"라는 생각과 함께...
그 때, 소에 대해 떠오른 lovehis의 기타 잡스러운 생각:
난 우유를 좋아한다. 흰 우유도 좋고, 딸기 우유도 좋고, 커피 우유도 좋고, 쵸코
우유도 좋고... 특히, 딸기 우유는 예전에 한 동안 심한 중독증을 보일 만큼 좋아했다.
내가 쓰는 인터넷 아이디... 한 15년도 전부터 lovehis였다. 하지만, 요즘은 가끔
chcomilk라는 아이디도 쓰곤 한다. 음... 누군가 lovehis를 등록 했던가 그럴 때...
광우병은 무섭다. 하지만, 소고기는 좋다. 그리고, 소고기 국물을 진하게 우려낸
베트남 국수도 좋고, 우리나라 곰탕이나, 설렁탕 도 좋다. 또, 선지 해장국도 빠질 수
없이 좋다. 광우병은 무섭다... 그래도 난 오늘 새벽 5시에 자기 시작해, 새벽 6시 30분에
일어나 소고기로 우려낸 미역국을 끓여 먹었다. 그리고 저번 주 토요일 설렁탕과 베트남
국수 사이에서 고뇌 하다가, 둘 다 먹어 버렸다. 참 맛있었다.
스테이크를 맛있게 굽는 방법, 1. 샌 불로 모든 면을 굽는다. (육즙이 나가지 못하게)
2. 약한 불로 천천히 익힌다. 3. 배고파 한다. 이렇게 구우면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다.
어렸을 때, 호랑이띠가 소띠나 쥐띠보다 뒤에 있는지 정말 억울 했다. 호랑이는
쎄다... 그런데.. 왜 뒤 일까... 이젠 알 것 같다. 소는 '귀엽기 때문에' 호랑이가 이길 수
없다. 센것은 귀여운 것을 이길 수 없다. 그럼 쥐는? 뭐... 그것은 나중에 천천히 알아
봐야겠다.
그 때, 소에 대해 떠오른 lovehis의 마지막 생각:
예전에 어느 곳에서 읽은 말 중에, "양 우리 속 에서 늑대는 자신을 숨기면 살 수
없어"라는 식의 대사가 기억 났다. 그러나 내 머리 속에는 '양 우리'가 '소 목장'으로
살짝 바뀌는 이색적인 경험을 했다. 뭐... 양이던 소던... 고양이던... 아무튼, 그래 자신을
숨기며 살수는 없는 일이다. 어쩌면 본능 이라는 것은 참으로 무서운 것 일 것 이다.
요즘 인터넷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본능에 따라 행동을 하곤 한다. 일반 생황 과는
다른 인터넷 속의 인격을 만들어 나가곤 한다. 어쩌면 다중 인격자처럼... 난 한 20년
조금 못되게 통신을 해왔고... 나 역시 예전에 아주 예전에 그런 다중 인격을 경험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젠 인터넷의 나와 실제의 나와 별로 그리 많은 차이를
보이지 않게 변해 버렸다. 이 PGR사이트에는 내가 아는 것만 해도 내 정말 친한 친구
랑, 중학교 동기, 내 제자등등 내가 아는 사람만 해도 몇 명이상이나 있는데(그 들 중
대 부분은 내 잘 알려진 아이디 lovehis를 보고 난 줄 알았다고 한다. 이젠 바꿔야 할
까나... 어디 조용히 숨어있을 곳도 없다.) 이런 글을 뻔뻔하게 쓰고 있는 것을 보면...
그리고, 그 들 중 몇몇은 나에게 아무런 꺼리김 없이 욕설과 함께 비난 할 수 있을
만큼 친하지만, 아직 아무런 비난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을 보면, 현실이나 인터넷상
이나 비슷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 난 정말 "자의식의 강하다". 내 자의식이 둘로 갈라진
나를 가만히 놔두지 못했을 것이다. 그로 인해 예전에는 많은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젠... 잘 모르겠다. "어째뜬 나는 나로 있어야 나 답다" 라는 생각과 함께...
이 상... 말이 단상이지 잡생각 이였던, "총알이 모자라..."님의 쪽지를 읽고 갑자기
생각난 것들을 정리해 보았다. 이젠 배고프다... 요가할 힘도 없다... 뭔가 먹지 안으면
죽을지도 모른다와 함께... 초 잡담 이였지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