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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3/17 10:30:34
Name 글곰
Subject [기타] [확밀아] 배수 한 장

내가 확밀아에서 본 일이다.

유부남 유저 하나가 피지알 불판(불판 확밀아 게시물)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학도형 가레스 한 장을 내 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학가레가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불판 사람의 입을 쳐다본다. 불판 사람들은 유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학가레 카드를 살펴보고 '좋소'하고 확인해 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학가레를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감사 이모티콘을 몇 번이나 달면서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다보며 얼마를 가더니, 그 다음 불판을 찾아 들어갔다. 내 사진 폴더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학가레를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오배수 학가레오니까?"

하고 묻는다. 불판 올린 사람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카드를 어디서 훔쳤어?"

유저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비경에서 주웠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큰 카드를 빠뜨립니까? 비경에서 레어 이상이 드랍되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유저는 손을 내밀었다. 불판 사람은 웃으면서 '좋소'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카드가 합성되지는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현란형 사이에 끼인 그 카드를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쭈그리고 앉아서 휴대전화를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는 얼마나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간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도와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휴대전화를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뺏어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고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비경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오배수 카드를 줍니까? 슈레쁠 한 장을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슈레 한 장 뽑는 것도 11연차에 하나가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한 푼 한 푼 삥땅친 비상금에서 몇 닢씩을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돈을 2500mc와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열다섯번, 165연차를 돌려 겨우 이 귀한 학가레(학가레 - 오배수 카드인 학도형 가레스) 한 장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카드를 각성시키느라 카드가 수십 장이 더 들었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학가레를 뽑았단 말이요? 명찰 이벤트도 끝났는데 그 학가레로 뭘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오배수 카드 한 장이 갖고 싶었습니다."




 




---------------------------------------------------- 



1) 오배수 카드 : 일정기간 공격력이 다섯 배가 되는 카드



2) 11연차 : 2500mc로 카드 열한 장 뽑기. 대략 2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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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165연차는 실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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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在江湖
13/03/17 10:43
수정 아이콘
어흑.. ㅠㅠ
더미짱
13/03/17 10:48
수정 아이콘
아..... 슬퍼요 ㅠㅠ
13/03/17 10:56
수정 아이콘
아... 확밀아 문학관이네요 눙물이 ㅠㅠ
13/03/17 11:20
수정 아이콘
165연차;;;
一切唯心造
13/03/17 11:31
수정 아이콘
30만원....
은하관제
13/03/17 11:44
수정 아이콘
아 진짜 이놈의 배수카드 ㅠㅠ
착한밥팅z
13/03/17 12:01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확밀아 게시글 보네요...
떠난동안 많이 바꼈나보군요. 낯익은 분들도 보이시고...
다들 즐겜 하시길..
시라노 번스타인
13/03/17 16:17
수정 아이콘
진짜 갖고싶어요 학가레ㅠㅠ
로트리버
13/03/17 17:15
수정 아이콘
꽁짜가챠 돌려서 라피스가 나와서 꿀을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5배수 한번만 더 나와주면 안되겠니?
13/03/17 21:48
수정 아이콘
확밀아 시작할때 받은 가챠의 사용법을 모르다가
서버보상으로 10여개를 더 받은 뒤에야 알게되어서 뒤늦게 돌려보니
라피스가 2장이나 있더군요.
냉큼 배운대로 한계돌파를 하여 렙업을 했지만...

유통기한이 지난 후였다는건 다시 3~4시즌이 지난 다음에야 알았습니다.
사악군
13/03/17 23:31
수정 아이콘
저번주 토요일에 확밀아를 새로 시작했습니다..초보임. pgr공략을 열심히 읽었습니다.
시작하고 하루만에 11가챠 딱 한번만 질러보자 하고 딱 한번 질렀습니다. 기서보조요정 슈레가 나오긴 했는데 쓸만한 4성도 몇장 없이 레어만 즐비.. 그리고 겜좀 하다보니 11가챠는 돈낭비더군요.. 그 돈으로 물약을 사는 게 이익.

각요잡는거랑 뽑기랑 각요쪽이 확률이 좋은 것 같고.. 뽑기는 250mc 물약은 50mc에 기회를 1~3회까지 주는 느낌입니다.

화이트데이 기념 5배수 캔디키라(증정카드)로 놀다가 토욜에 학가네이다를 뽑고 이제 와서 왠..(3월까지 3배수인데 담주금욜 렙업줘도 1주밖에 못씀 ㅜㅜ)하는데 오늘 새 요정에서 광분리온 2렙이 키라 리온을 뱉어줬네요+_+ 이번 금욜에 이녀석 키우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이제 리온을 몇장 더 구해야 할텐디.

댓글로 묻어가는 질문인데 지금까지 8일간 얻은 슈레가 8장인데 그중에 3장이 제2형다이아나입니다...(1장은 디나단-_-)
코스트가 너무크고 cp도 그닥이던데 그래도 역시 3장 생긴 슈레를 최대한 키우는 게 나을까요?
Smirnoff
13/03/18 07:57
수정 아이콘
가챠는 복권에 가깝죠 흐흐 배수카드가 뽑히냐 안뽑히냐에 따라 효용이 몇십배 몇백배는 차이나는 듯..
Physiallergy
13/03/18 08:22
수정 아이콘
아무리 그래도 다이아나는 아닙니다 차라리 4성 키우세요 크크크크;
완성형폭풍저그가되자
13/03/18 09:01
수정 아이콘
처음엔 가챠가 똥으로 보이고 홍차로 가는게 맞는데...
어느정도 홍차 과금을 하다보면 다시 가챠로 돌아올 수 밖에 없습니다.
드랍으로는 6성을 구할수가 없거등여~~
난그랬어
13/03/18 16:38
수정 아이콘
학도형 가레스가 좋은카드 였군요. 무료가챠로 뽑았는데 슈레플 이길래 웬 횡재냐 했었는데 그리 좋은것일 줄은 몰랐네요.
하긴 그덕에 렙 20이 광분리온 때려잡고 있으니, 그 가치를 제가 몰랐군요.. 갑자기 너무 이뻐보여요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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