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가 WE에게 패배한 이후 레딧에서는 인벤 커뮤니티에서 글을 번역해달라는 요청들이 쇄도했었습니다.
실제로 인벤글들이 많이 번역되어서 레딧에 실렸습니다.
경기 후 타국 반응을 살피는 거야 한국에서도 많이 있는 일이니까 별 신기한 일은 아닌데
그들은 한국인들의 과장된 불편감, 분노 등의 반응들을 기대하고 있고 즐기더라구요.

외국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처럼 안 그러는가?
똑같아 보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그런 사람들을 "Salty"하다고 놀림당하는 편입니다.
일반적으로는 결과에 좀 더 쿨하고 승리하면 같이 기뻐하고 응원하는 팀이 지면 슬퍼하는 사람들로 보입니다.

왜 한국사람들은 분노하느냐.. 하면 여기서 부터는 제 생각입니다 그러므로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거 약간 부모가 자식이 성적을 못받아 왔을 때 화내는? 것과 조금 닮은 점이 있어보입니다.
왜 화가 나느냐면 우리팀이 이겨서 "대리만족"을 해야하는데 못해서 그렇습니다.

"한국팀이 이겼네 -> 한국, 한국사람 대단해 -> 난 한국사람이니 역시 대단해"  이걸 못한거죠.

왜 이런식으로 한국사람들이 생각하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한국에서 있었을때의 경험에서 보면
위 공식을 철저히 교육받았던 것 같습니다.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가 있을때마다 언론의 뉘앙스와 행태도 항상 저 공식을 강조하는 식이었고
어릴때 학교에서 단체로 경기를 관람할때에도 어른들을 통해서 저 공식에 암묵적으로 노출되었던 것같습니다.

저 공식은 여러형태를 통해서 변주됩니다. "류현진이 이겼네 -> 한국사람 대단해 -> 난 역시 대단해",
"두유 노우 싸이?" 역시 비슷한 스타일로 한국인에게 자신감?, 승리감? 을 줍니다.

생각해보면 한국처럼 지독한 경쟁체제에서는 자신의 승리를 만낄할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습니다.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소수의 사람만이 승리하고 나머지는 암묵적인 패배자입니다.
그런 한국 사회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주어지는 "가짜" 승리감, 뭔가 나를 대리한 무엇인가가 승리해서 대신 얻는 승리감,
이 필요악인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제 생각에는 "대리"승리감을 다 거부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할 때는 이걸 긍정적으로 이용할 수 도 있습니다.
우리팀의 승리로 긍정적인 기분을 누리고 삶에 자신감을 찾을 수 있다면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위 공식에 너무 매몰되어 버리면 패배시 이상한 분노행태를 보이게 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GE"의 패배와 나의 삶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패배가 가장 쓰린 사람들은 GE관계자들입니다.

위에 공식을 다 지워버리라고는 못하겠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삶에 허용된 몇 안되는 승리감일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이건 마약같은 거고 보다 냉정하게 바라보고 컨트롤 하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뽕마약을 버리신다면,
경기 결과에 좀더 쿨해지고 그냥 승리를 즐기게 되고 패배한 우리팀에게는 약간의 연민을 느끼게 될겁니다.
국뽕을 맞았을 때보다 승리의 쾌감은 좀 줄어들겠지만 그래도 어떻습니까, 어짜피 내 인생은 그들이 해결해 주지 않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