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8/09/15 15:24:17
Name 중복알리미
Subject [기타] 스피드런 이야기 (1) - 서론 (수정됨)
흔히 스포츠는 경쟁경기와 기록경기로 나뉩니다. 축구, 야구와 같이 상대적인 승패로 우승을 다투는 방식이 있다면 육상, 수영과 같이 절대적인 기록으로 1,2위를 다투는 것 역시 스포츠의 한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e-스포츠는 이에 따르면 경쟁경기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 스타크래프트부터 현재 LOL을 비롯한 대부분의 종목 역시, 리그 또는 토너먼트 등을 거친 뒤 결승전을 통해 우승을 정하죠. 그리고 반대로 이렇게 경쟁이 가능한 게임만이 e-스포츠의 자격을 부여받습니다.

그럼 기록경기 e-스포츠는 어떤가요? 그를 위해서는 스피드런에 대한 얘기를 해야 합니다. 스피드런은 이름처럼 게임을 즐기는 매우 직관적인 방식 중 하나입니다. 게임을 시작하고 최대한 빨리 엔딩을 보면 됩니다. 모든 기록경기가 그렇듯, 승패를 가르는건 오직 시간입니다. 어찌보면 게임을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스피드런이 더 쉬워보입니다. 우리가 윤성빈 선수의 스켈레톤을 볼 때 그가 무슨 기교를 부려서 스켈레톤을 잘 타는지 하나도 몰라도 오직 코스를 통과한 시간이 짧아서 금메달을 땄다는 걸 알듯이요.

이달 1일. CLG는 유명 스트리머 zfg1과 스트리밍 계약을 맺습니다. 스트리머가 e-스포츠 팀의 후원을 맺는거야 흔한 일이지만, 특이한건 zfg1이 98년 게임인 젤다의 전설 : 시간의 오카리나 게임의 스피드런을 주로 하는 스트리머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계약이 발표된 날, zfg1은 트위터에 스피드런을 시작하며 'e-스포츠 중이야.' 는 말을 남기기도 했죠. 물론 이건 위트에 가까운 말이지만, 어쩌면 이는 몇년 후에 e-스포츠 역사에 꽤 중요한 위치를 지니는 전환점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이 시리즈에서 얘기하려는 건 e-스포츠로서의 스피드런에 대한 얘기는 아닙니다. 꽤 진전하긴 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가능성일뿐, 실현된건 아니니까요. 저는 이 시리즈에서 스피드런에 대한 기초, 몇개 게임을 예로 들며 한 게임의 스피드런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 얘기하려 합니다.

일단 향후 전개될 이야기들을 하기 전에, 스피드런의 기본적인 용어들에 대한 몇가지 설명을 하려고 합니다. 이는 앞으로도 언급할 때가 되면 다시 설명을 하겠으니 바로 이해하려고 하지는 않으셔도 됩니다.

1. Any % : 이유불문 그냥 깨면 됩니다. 켠왕을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왕 잡으면 땡입니다. 대부분의 게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피드런 방식입니다. 제일 빠르니까요.

2. 100% : 왕을 깨되, 게임내에서 수집할 수 있는 아이템이나, 할 수 있는 서브퀘스트 등을 모두 하고 깨야 합니다. 이 100%의 자격은 http://www.speedrun.com 에서 기준이 성립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슈퍼 마리오 오딧세이에서 100%의 기준은 처음 발매시 상점에서 살 수 있었던 옷과 모자를 사는 것 까지를 기준으로 합니다. DLC 이후 추가되는 것까지 포함시키면 추가 될때마다 기록이 리셋되니까요.

위 두 방식은 대부분의 게임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스피드런 방식이며, 그 외에 각 게임별로 별도의 스피드런 방식이 존재합니다.

3. Glitch  : 게임 내에서 사용 가능한 버그를 의미합니다. 작게는 게임내의 이동을 편하게 하는 버그 (슈퍼마리오 64에서 처음 피치 성 입구에서 김수한무의 설명을 생략하는 버그) 부터 엔딩을 보는 방법을 바꾸는 버그 (슈퍼마리오 3에서의 파이프 버그) 까지 다양합니다. 보통 스피드런에서는 정말 게임을 쉽게 깨는 방법이 아니고서야 대부분의 글리치는 허용을 하고, 대신 이런 글리치를 쓰지 않는 스피드런(glitchless) 을 별도 취급 합니다. 달성을 위해 반드시 글리치가 필요한 런도 있습니다. 포켓몬 레드/블루 버젼의 151마리 잡기 스피드런의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그 외에 기본적인 것들로는

1. 콘솔게임의 경우, 원칙적으로 그 콘솔을 통해 플레이 해야 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젤다의 전설 : 시간의 오카리나 의 경우, 닌텐도 64, 닌텐도 Wii의 버츄어 콘솔, 심지어 특정 에뮬레이터에 의한 스피드런까지 허용이 됩니다. (물론 상황을 같게 만들게 하기 위한 기본적인 제약조건이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기를 사용한 슈퍼 마리오 64의 경우는 3가지 상황을 다른 스피드런으로 취급합니다.

2. 스피드런의 타이머는 중간에 멈추면 안됩니다. 시간 역시 게임 스타트 이후 게임 엔딩까지의 리얼타임이나 인 게임 타임이 기준입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소닉 3 & 너클즈의 경우, 스테이지를 빨리 깨면 얻게 되는 타임보너스가 스피드런에 영향을 미쳐서 (타임보너스가 5만점이면 그게 점수에 반영되는 시간이 길고 컨티뉴를 얻기 때문에 타임보너스 1만점일때보다 스피드런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순수 스테이지 플레이 시간만 반영합니다.

3. 게임의 업데이트가 이뤄지는 경우, 특히 그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하던 글리치가 패치된 경우나 반대로 새로운 글리치가 추가되는 경우를 위해 스피드런이 진행되어야 하는 버전이 따로 존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크 소울 3의 경우, 스피드런의 성격에 따라 게임 버전이 최대 3개로 나뉘어져서 진행됩니다.

이런저런 예외가 왜 이렇게 많아 하실 수 있는데 결국 따지고 보면 최대한 공평한 상황에서 상식적으로 이루어진 기록만을 인정하기 위한 규칙들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결국 이 규정들도 그 게임을 플레이하는 스피드런 유저끼리의 합의등을 통해 정해지는 것이니까요.

재미없는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다음 글부터는 본격적인 스피드런 얘기를 해 볼까 합니다. 이게 아무리 기록경기라 해도 경쟁, 특히 라이벌구도가 스포츠에서는 제일 재밌는데요. 다음번엔 그 이야기부터 한번 풀어볼까 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La La Land
18/09/15 18:44
수정 아이콘
요즘 와우를 하니까
와우 쐐기돌이 생각나네요.
다양한 던전 버프,디버프 효과와 방해물, 다양한 직업조합과 스킬활용, 다양한 루트개척 등 와우 컨텐츠 중 스포츠화시키기엔 최고인 것 같아요

레이드도 뭐 월드퍼스트킬은 유구한 전통이기도 하고
드아아
18/09/15 18:50
수정 아이콘
다양한 던전버프? 다양한 직업조합과 스킬활용? 다양한 루트개척? 흠....글쎄요...
La La Land
18/09/15 18:53
수정 아이콘
아 물론 와우 컨텐츠 '중에서' 입니다.

투기장은 뭐가 뭔지 알수도 없어서....pvp컨텐츠는 다 안된다고 보고요

레이드도 인원이 많아버리면 잘 눈에 안들어와서 쐐기돌 정도가 적합해 보여요
그리고또한
18/09/15 21:11
수정 아이콘
이미 조합은 고착화에 버프에 대한 대처도 뻔해진 상황이기야 하지만 이상적인 목표를 보면 그렇다는 거지요.

쐐기돌이 나오고 초창기에는 정말 갓갓 컨텐츠 소리를 들었는데...
기사조련가
18/09/15 20:20
수정 아이콘
답은 디아블로2 스피드런이죠. 소서로 할때 쫄깃한 맛이 일품입니다.
스덕선생
18/09/15 22:25
수정 아이콘
OGN에서 바알 빨리잡기 대회(?)를 열었지 않았었나요?
기사조련가
18/09/15 22:42
수정 아이콘
네 했던걸로 기억해요.
세인트루이스
18/09/16 03:53
수정 아이콘
한국분중에는 잘 모르겠는데 mrllamasc라는 외국 스트리머가 정말 입담도 좋고 재밌게 스피드런 하더라고요 크크
18/09/15 20:48
수정 아이콘
스피드런 재밌겠네요
유투브에서 고전게임 원코인이나 던전앤드래곤2 플레이 영상보는데 나름 기준도 있었군요
단아반지
18/09/15 21:30
수정 아이콘
기대되는 주제네요. 연재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홍준표
18/09/15 22:13
수정 아이콘
기대되는 주제입니다!
及時雨
18/09/16 02:22
수정 아이콘
기예에 가까운 액션게임 쪽은 보는 재미가 있긴한데 RPG 스피드런은 가끔 TAS건 사람이 하는것이건 영 의미가 없는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18/09/16 15:13
수정 아이콘
재밌게 읽었습니다~_~
18/09/16 21:46
수정 아이콘
이 분야 고인물들 모인 그룹 중에 GDQ가 생각나네요. 정기적으로 모여서 수익금 기부도 하시고..
https://gamesdonequick.com/
https://www.youtube.com/user/gamesdonequick
중복알리미
18/09/17 02:15
수정 아이콘
(수정됨) 뭔가 GDQ에 대해서 오해하는 부분이 있으신것 같은데 기회가 되면 이에 대해 나중에 얘기해보겠습니다.
18/09/17 08:46
수정 아이콘
아 그런가요... 스피드런 하시는 분들 정기적으로 모여서 수익금 기부하는 모임으로 알고 있는데
제가 잘못 알고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중복알리미
18/09/17 11:03
수정 아이콘
GDQ를 특정 스피드런 유저의 그룹이라고 표현 하셔서요. GDQ 자체는 SpeedDemoArchive 라는 커뮤니티에서 시작한 행사이며 여기에 오시는 스피드런 유저분들 역시 신청 후 자비로 행사비를 마련하여 오시는 분들이고 특정 스피드런 유저들의 그룹 행사는 아닙니다.
18/09/17 11:11
수정 아이콘
아 제 표현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4200 [기타] 신작 스팀 게임 리뷰 : Old School Musical(#8비트#패러디#리듬겜#코나미) [9] 은하관제10854 18/09/24 10854 1
64195 [히어로즈] 히어로즈 이런저런 이야기 "까마귀 군주 대 가시의 여군주" [17] 은하관제8435 18/09/23 8435 3
64193 [기타] 게임과 스트리밍의 공존에 대하여 [82] 갓럭시9549 18/09/23 9549 2
64188 [기타] 조조전온라인 기린전포 누락 사태 [39] SaiNT8274 18/09/22 8274 0
64187 [기타] 스피드런 이야기 (2) - 자강두천 [4] 중복알리미6899 18/09/22 6899 3
64186 [기타] (소전) 난류연속 히든의 결말 [40] 길갈6255 18/09/22 6255 1
64176 [기타] 에픽세븐 후기 - 100% 고객 과실 [85] 길갈13168 18/09/20 13168 0
64175 [기타] [WOW] 울디르 신화 월퍼킬 [39] 귀연태연9242 18/09/20 9242 4
64172 [기타] 추억팔이에 동참하는 소니 [34] 인간흑인대머리남캐9642 18/09/19 9642 0
64170 [기타] 올드한 게임 드래곤퀘스트11 후기 [45] 비공개12256 18/09/19 12256 2
64165 [기타] 임요환 장재호 이상혁 가능? [310] 고라니19383 18/09/18 19383 2
64164 [기타] [비디오 게임의 역사] 5편 - 슈퍼 마리오 [38] 아케이드8924 18/09/18 8924 36
64163 [히어로즈] HGC 리그 단신 : 후반기 9주차 이야기 [6] 은하관제4684 18/09/18 4684 1
64159 [기타] [WOW] 격아 탱커 3캐릭 육성 후기 [31] 그렐9460 18/09/17 9460 0
64143 [기타] 블랙옵스 4 블랙아웃(배틀로얄)모드 베타 감상 [22] 게섯거라7511 18/09/15 7511 1
64142 [기타] 스피드런 이야기 (1) - 서론 [18] 중복알리미5869 18/09/15 5869 16
64141 [히어로즈] 히어로즈 이런저런 이야기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23] 은하관제7003 18/09/15 7003 4
64133 [기타] 동물의 숲 2019 한글화 확정!! 닌텐도 다이렉트 요약. [49] 은하9677 18/09/14 9677 1
64130 [기타] FIFA 19에 새로 추가되는 경기 모드 5가지 [31] 손금불산입6576 18/09/13 6576 0
64129 [배그] 하반기 배틀그라운드 리그 운영계획이 발표되었습니다. [28] 사파라8569 18/09/13 8569 0
64120 [기타] [WOW] 이제는 불탈 거리조차 없다 [53] 루윈6755 18/09/12 6755 0
64118 [기타] [소녀전선] 난류연속 종료를 9일 앞두고 써보는 후기 [42] 류지나8742 18/09/12 8742 0
64117 [기타] [WOW] 격아,군도에 이어 격전지도 실망만 가득 [50] 고통은없나8551 18/09/11 855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