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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5/19 14:30:53
Name 루데온배틀마스터
Subject [LOL] 관점의 변화가 필요할 때가 아닐까
사실 알고 있는 얘기입니다. 오래전부터 나온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폄하의 의미가 아니라, 대다수의 프로게이머들은 특별히 창의적이지 않습니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몇 가지를 갈고 닦아 정상급 기량을 갖추고 경쟁을 하는거죠.
(물론 프로게이머나 관계자들은 일반인의 의견을 단 1도 귀담아 듣지 않는 편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비꼬는게 아니라, 그게 현실이고 그게 당연하고 어찌보면 맞는 태도입니다.)

기존의 스포츠나, 매커니즘이 극한으로 연구되기 이전-예를 들면 99 투니버스 스타리그 같은 초창기-이라면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것'만으로는 정상에 도달할 수 없는 때가 오기 마련입니다.

저는 그런 점에 있어서 재능만큼이나 중요한 또 한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연구'입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최근 롤을 보면서 느낀 감상 때문인데, 그건 바로 [최근의 롤은 도타와 닮아졌다.]입니다.
개인적으로 게임에 대해 선입견이 별로 없는 저라서 도타를 비롯한 다른 AOS도 여럿 플레이 해봤는데,
최근의 롤은 서비스 한 이래로 가장 도타와 닮았씁니다.

-와드의 제한으로 인한 시야 장악의 어려움
-챔피언의 포지션 파괴(이 부분에 대해서는 후술할 내용이 있습니다)
-텔포&글로벌 궁극기를 이용한 빠른 교전 합류
-도타의 룬에 대응하는 바위게 싸움 등

당장 생각나는 것만 해도 이정도입니다.

제가 위에 챔피언의 포지션 파괴라고 쓴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쓰고 싶은건, 이 글을 쓰게 된 이유
-결정적 이유는 SKT와 G2의 5세트의 두 픽, 탑 파이크와 신드라 바텀-때문입니다.

도타에도 영웅 별로 주로 가는 포지션이라는 건 존재합니다. 수정의 여인을 캐리에 세우지 않죠.
그러나 거의 대다수의 영웅은 적어도 2개의 포지션을 갈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떨 때는 버리기 레인(1:3을 해야 하는 레인)을 가기도 하고, 어떨 때는 미드로 가기도 하며, 어떤 경우에는 캐리 롤을 맡고
세이프 레인을 가기도 하죠. (오히려 정글러는 몇 있지 않고 잘 돌지도 않습니다.) 이 모든게 [한 영웅이 갈 수 있는 포지션]입니다.

롤은 오랫동안 프나틱이 정립한 EU메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바텀에 야스오가 등장하고 블라디미르가 활개치는 걸
파격이라 불렀고, 무엇보다 '싫어'했다고 생각합니다.

초반이 약하고 후반이 센 AD 평타 기반(이즈리얼 제외)의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챔피언을 바텀으로 보내
서포터가 시팅을 한다 - EU의 기본 골자 중에서도 1번이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대전제가 흔들리는 걸
사람들은 '매우' 싫어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라이엇의 패치는 꾸준히-때론 너무 급격히 나가서 롤백도 좀 했지만-포지션 스왑이 가능한 쪽에,
또는 라인에 기존에 잘 등장하지 않던 새로운 챔피언이 서는 걸 어느정도 밀어주고 있습니다.
(뭐 서포터로 설계했다가 OP라서 미드 갔다가 떡 너프 맞고 관에 들어가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 같긴 합니다만)

탑 파이크를 예로 들어볼까요? 탑 파이크는 롤에서는 파격입니다. 채팅창 반응만 봐도 그렇고 당장 G2 외에 쓰는 팀도 기억에 없고요.
하지만 도타에서 현상금 사냥꾼이 오프레인을 간다? 적어도 '뉴 메타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선택은 절대 아닙니다.
바텀에 간 신드라, LCK에서도 한 두 번인가 본 거 같지만 역시 '파격'입니다.
도타에서 죽음의 예언자를 캐리에 세운다고 '이게 뭐죠?'하는 해설자는 없을 겁니다.

챔피언의 폭 차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전 그런 시각에 있어서는 약간 회의적입니다.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어쩌면 챔피언의 폭 이전에, 어떤 라인에는 어떤게 간다라는 고정관념을,
많이 희박해지긴 했지만 아직 완전히 버리지 못한 것에 더 가까운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거죠.

LCK에서도 아칼리나 라이즈 띄워놓고 탑이게 미드게 하는 심리전이 없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탑이게 미드게 하는 '그것조차' 고정관념으로 만들어버린 밴픽을 G2가 했다는 점입니다.

밴픽은 결과론일수 있습니다. 하지만 밴픽이 나오게 된 원인조차 결과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좀 더 창의적인 연습을 하는 문화가 LCK에 자리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가장 크게 손봐야 할게 있다면 전 '스크림' 쪽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크림도르가 실전에 반드시 이어지지 않는다는 얘기가 종종 들리는 건, 라인전, 초반 설계 등에서 어느정도 승패가 나면
대부분의 팀이 그 이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추측성 발언이긴 하지만 팀들의 스크림과 관련된 발언 등을 참고했을 때, 높은 확률로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SKT가 이번 LCK 스프링에서 킹존의 순차 단식 메타에 한 번 당하고 바로 전략을 수정해서 받아친 결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매번' 그런 식의 임기응변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브라우니 조합에 두 번 당한 것도 SKT였으니까요.

피오라는 탑에 가고, 리산드라는 미드에 가고, 갈리오는 서포터에 가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피오라가 미드에 선 적도 있고, 리산드라가 탑에 가기도 하며, 갈리오는 얼마 전까지 미드에 주로 섰던 챔피언입니다.

물론 그래도 가렌은 안나오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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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터
19/05/19 14:33
수정 아이콘
예전에 LPL에서 도인비가 5밴맞으니 미드 레넥톤 꺼낸다거나..
하는 그런 포지션파괴가 점차 늘어갔으면 합니다.
19/05/19 14:34
수정 아이콘
요즘은 못봤지만 도타 대회 픽밴싸움하는 것도 진짜 머리빠개지죠. 특히나 요즘은 특성도 추가되서...대회 보는 입장에선 이런 지투같은 변칙 라인 전략이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어요
바다표범
19/05/19 14:35
수정 아이콘
과거 미드로 나온 자이라가 탱커 룬 특 찍고 서폿간 것도 일종의 포지션 파괴였죠. 프로들이 이런 연구는 계속하고 있는데 이게 실전에서 나오는게 굉장히 어려운 거죠.

라인 파이크에 대해서는 유럽에서 유래된게 있어서 나중에 글 하나 써볼까 합니다.
스니스니
19/05/19 14:39
수정 아이콘
근본적으로는 선수들이나 코치진이 새로운 연구에 적극적이고 그걸 대회에서 사용할 결단이 필요하겠지만

그것만큼 lck팬들도 새로운 도전이나 모험에 대하여 관대하고 응원하는 문화가 자리잡았으면 좋겠습니다.

프로라면 당연히 감내해야 하는거 아니냐?라고 말하기엔.. e스포츠 특성상 선수들 연령대가 어리고 인터넷을 접하지 않을 수가 없고
이런저런 질책에 위축될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장기적으로는 프렌차이즈 얼른 도입해서. 강등의 부담감 없이 하위권 팀들이 도전적인 픽들을 많이 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봐요.
클레멘티아
19/05/19 14:46
수정 아이콘
프랜차이즈 한다고 해서, 과연 하위권팀이 도전적인픽을 할까요?
도전적인 픽을 하는 이유가 약팀이 강팀 상대로 이기기 위해서인데요?
강등도 없는데 굳이 도전적인 픽 할리가..
차라리 장기적으로 정석을 연습하는게 이득이죠.
스니스니
19/05/19 14:49
수정 아이콘

전 기본적으로 7~10위권 팀들이 강등위험이 없을수록 더 모험적인 픽을 하기 심적으로 편하지 않을까생각합니다.
관점의 차이일수도 있는거 같아서요..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도 납득이 갑니다.
클레멘티아
19/05/19 14:58
수정 아이콘
관점의 차이겠지만, 제가 7~10위의 감독이면,
선수는 유망주 위주로 돌리되, 픽은 변칙보다 정석으로 갈겁니다.
당장의 1,2승을 위해선 모험적인 픽을 쓰겠지만
내년을 본다면 선수 경험/ 기본기 키우는게 이득이니깐요.
(강등도 안걸려 있는데, 1승 더 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cluefake
19/05/19 15:44
수정 아이콘
프차가 생기면
아마 하위권은 그냥 더더욱 긴장 놓고 할거고
우리도 기대를 끄는 빈익빈 현상 벌어질겁니다..
유럽 하위권도 딱히 lck보다 대단하다 보기 힘들어서
19/05/19 14:44
수정 아이콘
다양한 시도라는 측면에서는 변화가 필요한 것 같긴 합니다. 단순히 체급만 끌어올리면 된다, 우리만 잘하면 된다보다는 좀 더 다양한 카드를 준비할 수 있는 분위기도 마련이 되어야 겠죠. 보통 LCK는 검증의 반복을 통해 최선의 시스템을 갖춘다는 성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이쪽 일변도로만 흐르는 것도 정답은 아니니까요. 어제처럼 상대를 힘으로 제압하지 못할 때는 그 방법론도 막힐 수밖에 없습니다. 좀더 유연해질 필요는 있다고 봐요.
19/05/19 14:45
수정 아이콘
근데 뭐 프차 도입해서 실험적인픽 할수있도록해야한다는건 저는 허상이라고 봅니다.
토너먼트에서 리그 도입될때도 색다른픽할수있는 한판에 일희 일비하지않는 상황이있어야 한다 리그도입이후 바뀐거 1도 없죠.
오히려 리그 꼴지들 경기 계속봐야해서 고통만 가중 차라리 토너먼트였으면 빨리 나가리 되서 상위팀들 경기를 더봤지..
그냥 이 문제는 하느냐 안하느냐입니다 얼마나 코칭스태프 및 선수 그리고 프런트가 인내심을 가지고 해내느냐 아니냐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19/05/19 14:52
수정 아이콘
EU메타 탄생하고 작동하는 기본 원리가 꽤 여러가지 있는데, 충분히 패치를 통해서 1,2가지가 아니라 정말 많은 요소들이 와해된데다 레벨빨 안받고도 좋은 성능을 내는 챔프들이 듀오 라인을 갈 수 있게되면서 게임이 재밌어졌습니다.

도타보다 케릭터 숫자는 많으면서 정작 도타만큼 듀얼 포지션 가능한 챔프가 아직은 적으나 라이엇이 점차 패치하면 더 많아질 수 있기 때문에 슬슬 한국도 파격적인 스왑픽에 대해서 연구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분명 탑,미드 챔프 자유로운 스왑을 탑,미드 기량이 훌륭한 13 블레이즈 때부터 선보였을 정도로 앞서가던 리그인데 이제는 뒤쳐지는 리그가 되었어요(그 블레이즈도 결승에서 두 라이너들이 상대 라이너들에 부진하니 무기력하게 패배. 중요한건 결국 실력 그 자체) . 해외 선수들의 개인 기량 자체가 올라갔어요. G2가 정상급 미드 퍽즈를 원딜로 보내고 미드는 퍽즈보다 잘하는 캡스를 영입했기에 선수 개인 기량 자체가 훌륭하다는 전제하에 이루어진 전략 픽이기도해서... 이런 전략픽을 준비할려면 힘들기도 하겠지만 롤드컵 우승을 위해서 뭐든 해야하는게 프로 아니겠습니까
리자몽
19/05/19 15:25
수정 아이콘
갠적으로 딱 하나 원하는건 뭔가 불확실해 보이는 대세챔에 의심 갖지 말고 연습하면 좋겠어요.
ChaIotte
19/05/19 15:27
수정 아이콘
저도 차세대 역체원 후보로 바이퍼를 꼽으면서 그 이유를 앞으로 변해갈 롤은 봇라인에 서는 선수가 원딜로 챔프폭이 한정되어서는 미래에 경쟁력이 없을 것- 으로 꼽았었는데, 후에 데프트 선수가 바텀 모르가나, 빅토르 등을 픽의 이유를 살리면서 플레이까지 완벽하게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보면서 '아아- 나야말로 기존의 선수들이 비원딜픽을 따라가지 못할거라는 편견속에 갇혀 지냈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더군요.
결국 하기 나름인거 같습니다. 벤픽싸움은 기대대로 흘러가서 대만족 중입니다. 앞으로 더더욱 그 중요도가 눈에 띄겠죠. 이제 정말 봉풀주붐만 일어나면 앤간한 예측은 다 맞춘게 되는건데...후우 이건 이제는 안일어날듯.
Bemanner
19/05/19 16:02
수정 아이콘
창의력으로 따지면 G2의 급소도 탁 칠 수 있는 아프리카의 스프링 성적을 생각해보면..
창의력이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상대 픽에 대응할 수 있을 정도만 되면 괜찮다고 봅니다.
일단은 라인전을 잘해야죠.
프라이드랜드21
19/05/19 19:34
수정 아이콘
불안해지면 이상한거 들고오는 동네와 불안해지면 하던대로 하는 동네가 당연히 다를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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