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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1/20 21:13:04
Name 플레스트린
Subject [기타] 군주제 코에이 삼국지에 대한 회고 (수정됨)
개인적으로 6 이후 9, 11, 13, 14까지의 군주제 삼국지는 이어지는 흐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12는 해볼 가치를 느끼지 못해서 많이 안해봄) 그 부분을 생각하다가 머리 속에 떠오른 것들을 글로 적어보게 되었네요. 우선 각 작품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특징을 요약해볼게요.

6 : 반턴제 실시간 방치형 전투의 첫 구현. 일러스트부터 시작해서 기존 시리즈와는 이질적인 면이 많다.  윈도우 95/98 시절 일본게임답게 윈도우 창을 그대로 쓰는 UI 덕에 게임이 좀 싸구려처럼 보이는 면이 있다. 아마추어가 만든 공개프로그램 or 사무용 프로그램 같음. 캐릭터별 꿈 같은 독특한 요소가 꽤 있는데 게임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건 아니고 유저를 귀찮게 만든다. 

성장시스템도 육성시뮬을 하는 것처럼 장수를 키우는 맛이 있다거나 하는 건 딱히 아님. 다만 어린 장수는 능력치가 낮고 장년에 완성되며 늙으면 쇠퇴하는 과정이 리얼하긴 함. 하지만 장수가 쌓은 경험치와 나이에 따라 자동으로 계산될 뿐이어서 유저 입장에서 성장에 개입할 여지가 없고 장수가 크고 있다는 실감이 잘 안남. 수련커맨드도 넣고 각종 상황에서 능력치, 경험치가 올랐다는 메시지도 띄우고 해서 키우는 맛을 주면 좋았겠지만... 육성은 나중에 장수제에서 개선되는 부분인데 청년기와 노화 부분은 11에서만 재도입하고 나머지 시리즈에선 깔끔하게 삭제. 코에이답다.

4나 5처럼 요술, 번개 때리고 하는 요소는 거의 없고 역사성에 충실한 편이다. 하지만 지금 하기엔 전략게임으로서의 깊이가 많이 얕다고 생각. AI도 삼국지답게 빈약하며 결함이 많음. CPU 관망을 해보면 몇십년이 지나도 통일이 안될 정도로 지지부진하다. AI가 최전선 인식을 못하고 장수나 병력 운송을 못해서 전방 인구만 쥐어짜내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음. 코에이다움. 

전투도 처음엔 신선하긴 한데 몇번 해보고 익숙해지면 그냥 그렇다. 전투에서 생각할 여지가 딱히 없어 직접 컨트롤해도 성취감이 그닥 없음. 적에게 닥돌만 하는 수준임. 이동 과정에서도 상당히 템포가 느릿함. 그 때문인지 6를 진화시킨 9에서는 아예 컨트롤 여지를 없애고 감상의 즐거움만 남기게 되었음. 고전게임으로서의 6편에 추억이 있다면 다시 해볼만한 정도고 반복플레이 해볼 만한 리플레이성이 있는 건 아니라고 봄.

9 : 반턴제 실시간 시스템을 많이 다듬어서 나왔다. 6편에서는 전투에서만 명령 후 방치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9에서는 전투 뿐만 아니라 모든 상황이 반실시간이다. 턴 모드에서 출격, 내정, 탐색 등의 명령을 내려놓고 진행 버튼을 눌러놓으면 일정기간 모든 것이 알아서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시스템이다. 진행 중에는 유저가 개입하지 못한다. 전투 화면 없이 넓은 대지도에서 바로 부대를 내보내 싸우게 된다. 삼국지 시리즈가 이렇다 할 깊이가 있는 편은 아니었지만 9에서는 모든 면에서 매우 간단해졌다. 대지도에서 부대 출정시키고 감상하는 것으로 유저의 역할이 끝남. 버튼누르면 수치올라가기식 내정과 징병 -> 출격눌러놓고 전투장면 감상이라는 극히 단순한 패턴이 반복된다.

그러나 대지도에서 대군이 격돌하는 모습을 감상하는 재미는 괜찮다. 따로 전투화면으로 이동하지 않고 6처럼 부대격돌까지 지루하게 기다리는 일도 없어 게임템포도 좋아짐. 그리고 PK + 최신패치 기준으로 CPU의 AI가 삼국지 시리즈 중에선 가장 좋은 편이라 유저가 전략단위에서 머리를 약간 쓰게 하는 장점이 있다. 히마메나 문명 같이 위협적인 AI라는 건 아닌데 그나마 삼국지 치고는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AI라는 뜻.

무엇보다도 대지도 전투가 가져온 결정적 변화가 있음. 중국 대지도에 부대를 마음대로 내보낼 수 있으므로 다양한 그림이 펼쳐지고 진격루트도 다양해졌다는 것. 1턴에 옆도시 1회 공격이라는 기존의 단순성에서 탈피함. 이후의 군주제 삼국지가 대지도를 쓰게 된 것은 이 장점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기존 시리즈의 전투맵에서의 전투는 결국 적 본진이나 적 부대를 향한 닥돌을 피하기가 어려웠음. 성 같은 거점도 컨셉상 여기저기 박아뒀을 뿐 대부분은 전술적 이득을 별로 주지 못함. 어쩌다 적과 맞닥뜨리는 경로에 있을 때만 방어력 보너스를 받는 식. 하지만 대지도를 쓰게 된 결과 부대기동도 입체적이 되고 거점이나 협곡 같은 맵 활용도 잘됨. 실제 역사처럼 전술적 이유로 거기서 싸우게 됨. 양양 공략에 전진기지가 필요하니까 융중항구를 공략하는 식. 6 기준으로는 양양전투가 벌어지면 융중이나 신야는 아예 맵에 안나왔을테니 결국 양양성 닥돌이었을 거임. 여기저기에서 난전이 벌어지는 등 전략성이 아주 좋아졌다. 살짝 RTS 같은 맛임. 6 전투의 단조로움은 완벽하게 극복함.

극히 단순한 땅따먹기 게임이라는 점에서 깊이가 얇은데 AI 같은 기본기가 충실함. 삼국지 시리즈 역사상 땅따먹기 하나만큼은 제대로 돌아가는 작품. 유저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을 극단적으로 줄인 결과이긴 하지만 어쨌든 유저와 CPU 간 상대가 되는 유일한 케이스임. 환술 요술 같은 밸런스 파괴 요소도 있긴 한데 보유장수가 거의 없어서 게임에 영향을 별로 안 미침.

11 : 9에서 확립된 대지도에서 내정과 전투를 통합하여 실행하는 시스템이 유지되었다. 그러나 반실시간에서 턴제로 바뀜. 그리고 징기스칸 4, 장성록등에서 선보였던 헥스지도에 건물짓기식 내정 시스템이 도입되었다. 징기스칸 4처럼 신도시도 만들고 아기자기하게 맵을 자유롭게 꾸밀 수 있는 건 아니다. 징기스칸 4와는 달리 지을 수 있는 구역이 매우 한정적이기 때문. 하지만 베껴온 포맷이 좋기 때문에 그럭저럭한 내정의 재미는 준다. 시리즈 중에 유일하게 내정이 의미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음.

거기에 턴제로 바뀌면서 전투가 상당히 강화되었다. 9의 대지도를 통해 맵을 넓게 쓰는 전략적 재미를 주고 거기에 부대운용을 통해 전술적 재미를 노린 듯. 장수별 특기가 주어졌고 SRPG처럼 지형지물과 스킬을 이용해서 싸울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특기별로 효과가 확실함으로 인해 장수마다의 차별화가 커져서 캐릭터성도 괜찮아졌다. 스킬 효과가 아주 다양한 건 아니고 인기 장수만 개성이 확실하며 B급 장수는 다 그게 그거. 어쨌든 인기 장수는 활약시킬 맛이 난다. 그런데 사기특기가 꽤 있어 밸런스 파괴가 심각함. 아무튼 이 게임에서는 소수로 다수를 막는 컨트롤이 가능하다. 꼼수스킬을 사용한 학살식 전투를 피하고 유저가 양심껏 싸워야 한다는 문제는 있지만... 삼도카페에서 에볼루션 키트 모드를 깔면 밸런스는 상당히 개선된다. 하지만 모드를 통한 개선은 본편에 대한 평가 외적인 부분이고 본편의 밸런스는 전략성을 해칠 만큼 아주 나쁘다.

대지도에서 수십개의 부대를 일일이 운용해야 하고 도시마다 시설물도 10여개씩 지어줘야 하는 등 손이 많이 가는 부분이 있다. 위임 AI가 나쁘기 때문에 위임을 맡기면 모든게 엉망이 된다. 적군 AI도 처참한 수준이다. 상대가 안 되는 걸 넘어서서 기행을 저지르는 레벨임. 적군의 병과편성 같은게 특히 엉망. 역시 모드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요약하자면 9의 기본틀 + 턴제전투의 손맛 + 세세한 컨트롤의 귀찮음 + 처참한 AI라고 할 수 있겠다. 전투와 장수별 특기 때문에 살아남은 게임으로 생각하고 있음. 물론 그것도 코에이 삼국지치곤 할만한 맛이 있다는 것.

13 : 9의 베이스를 이어받은 군주제 게임으로 생각함. 모든 장수가 선택가능하고 도독 등으로 올라갈수록 권한이 강해지는 등 장수제의 요소도 미미하게 있는데 군주플레이를 기본으로 두고 개발된 게임임. 술집 퀘스트 같은건 정말 기본빵만 해주는 수준이고 랜덤으로 발생하는 장수제 퀘스트의 질도 많이 낮은 편이다. 치열한 대군의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마을 촌로가 길 정비해달라거나 하는 뜬금없는 것들만 있다. 장수제 컨텐츠는 구색맞추기라는 얘기. 인연시스템이니 뭐니 하는 것도 있는데 전형적인 삼국지식 무의미한 시스템 변화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임. 그저 7부터 있던 호감도에 불과하며 잡지 신작소개할때 홍보용으로나 쓸법한 요소였음.

그 외의 군주제적 요소는 9와 거의 같다. 버튼누르면 수치올라가기식 내정에 징병은 자동이다. 출정버튼을 누르면 대지도에서 군대가 맞닥뜨린 후 전투한다. 수동전투를 돌리면 토탈워 열화판 모바일게임스런 전투가 펼쳐지고 자동으로 놔두면 9와 똑같이 알아서 대지도에서 알아서 싸운다. 차이점이 있다면 하북에 많은 도시를 구현해둬서 하북, 중원의 물량고증이 잘 구현되었다는 점. 그리고 물량이 거대해서 후반부에 틈만 나면 50만쯤 되는 대군이 맞다이를 뜨게 된다는 것이다.

나머지 유의미한 차이점은 위임의 편의성이 좋아졌다는 점. 유저가 일일히 임무를 지정해주지 않아도 각 도시의 태수들이 알아서 부하들 임무를 돌린다. 따라서 유저는 화면 하단에 뜨는 10여개의 임무장 중 4장만 컨트롤하면 되고 6장은 부하가 자동제안한다. 특별히 키우고 싶은 도시라거나 긴급한 인재등용, 전쟁만 지시하면 된다. 장단점이 있는 부분. 장점은 유저의 스트레스가 줄었고 간단히 플레이하기 좋아졌다. 어차피 지시할 부분이 내정수치 올리기나 훈련같은 반복명령이 대부분인데 자동처리되니 편하다. 단점으로는 원하는 대로 명령 컨트롤이 힘들고 이상한 잔버그가 있음. 부하가 임무장 제안을 안하는 버그라거나 빠르게 클릭하지 않으면 부하의 임무장 제안이 스킵되어 선택이 안되는 불편한 부분이 있다.  AI는 여전히 구리지만 시리즈 중 최악은 아니고 PK에서 약간 개선된 결과 삼국지 시리즈 기준으로 기본은 한다. 그래도 전략게임으로서의 긴장감은 그닥 없다. 초반부 궁핍할 때나 재밌고 성 4개 획득 후 귀신같이 재미없어지는 건 여전하다. 물량 큰쪽이 이기고 유저의 판단으로 뒤집을 요소도 별로 없다. 수동전투 정도가 유의미한 개입 요소인데 전투가 재미 없다. 한정된 맵에서 단조로운 기동만 한다. 자동전투 기준으로도 위 vs 촉 같은 상황일때 다면전선이 잘 안벌어진다.


간단히 요약하고 싶었는데 좀 길게 적었네요. 

분명 삼국지 시리즈는 매 편마다 차이점이 꽤 있는 편이죠. 코에이 특유의 개발철학으로 인해 작품마다 컨셉이 있고 모든 시리즈가 고유한 가치를 가지도록 만들어지거든요. 덕분에 다른 시리즈물처럼 신작이 전적으로 업그레이드 돼있으니 구작은 굳이 안해도 된다는 얘기는 안 나오죠.

그런데 핵심적인 문제는 시리즈 자체의 근본이 플래시 게임 수준의 전략성이라 D -> C -> C+ 수준의 마이너 업데이트와 다운그레이드만 이루어질 뿐 매번 도토리 키재기만 한다는 것입니다. C급과 D급이 서로간의 고유한 차이를 주장하니 헛웃음만 나온다는 얘기죠. 물론 그것도 고유한 개성과 차이라면 차이겠습니다만. 일단 일러스트나 사운드, 메뉴 화면 같은게 A급이라 소프트의 때깔이 좋아 보이긴 합니다. 덕분에 플래시 디펜스 게임 수준의 전략성이 훌륭하게 가려지곤 했지요. 하지만 게임으로서의 근본 자체는 저질이므로 신작이 나올 때마다 C와 D 수준의 완성도를 오갔습니다. 스팀에서 얼리 엑세스로 나와서 미완성, 미구현으로 먹튀하는 양산형 게임들처럼요.

저 위의 시리즈 특징 요약에서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목이 삼국지 9 요약의 '극히 단순한 땅따먹기 게임이라는 점에서 깊이가 얇은데 AI 같은 기본기가 충실함.' 부분입니다. 삼국지 9가 왜 (시리즈 팬들 사이에서만) 명작 소리를 듣는가. 기본이 구현이 된 게임이기 때문이죠. 유저가 선택과 판단을 하게 만들고 좌절과 실패를 하게 만듭니다. 보드게임 수준의 깊이지만 게임으로서 돌아가긴 돌아간다는 얘기지요. 다른 시리즈는 저게 안되는 결함품들이 태반이에요. 시뮬레이션 게임의 핵심 요소인 AI가 방관만 하는 목각인형 저질인데다 터져나오는 꼼수로 인해 적들이 마구 농락을 당했죠.

그러나 다른 비극적인 부분은 그나마 게임 같은 9마저도 전략 시뮬레이션의 전체 풀에 풀어놓고 본다면 캐주얼 라이트 게임이라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부분이죠. 유로파 유니버설리스 4를 하면 생각할 게 많아요. 이번엔 어떻게 해볼까. 무역으로 돈을 벌까? 식민지? 대육군국? 해적? 결혼동맹과 합병? 전쟁을 하면 적자가 나고 영토를 개발하면 테크발전이 안되니 유로파에서 유저는 머리를 싸맵니다. 많은 것을 선택하고 포기하게 되죠. 선택을 잘못하면 가혹한 결과를 맞이합니다. CPU는 능동적으로 상황에 대처하며 플레이마다 진행 양상이 다채롭게 바뀝니다. 문명의 경우에도 유저는 머리를 쓰게 되요. 이번 연구에서 문자를 연구하느냐 청동기를 연구하느냐에 따라서 플레이가 천차만별으로 변화하죠. 하다못해 전쟁 몰빵 게임인 토탈워를 하더라도 병력을 적자 안내고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군사도시를 만들지 경제도시를 만들지, 어떤 건물을 짓고 안 지을지에 대해 고민을 하죠. 전략 게임의 본질은 선택과 결과거든요. 

그런데 코에이 삼국지는 그 선택과 결과가 유치원생 수준이지요. 버튼 누르면 농업이 10 올라가고 병사가 2000명 징병됨 -> 전쟁을 해서 성 점령 같은 유아적 플로우만 이어집니다. 1편으로부터 14까지 오는 긴 여정 중에 그 유아적 플로우는 개선이 전혀 없었어요. 초반부를 극복하고 성을 4~5개만 먹고 나면 그 유아적 플로우의 재미마저도 말살되고 지루한 반복만 남게 되고요. 전략 시뮬레이션으로서의 토대가 그대로였죠. 후속작은 계속 나왔지만 시리즈마다 변화를 꾀한답시고 유치한 보여주기식 컨셉만 바뀔 뿐이었습니다. 그 컨셉은 재미를 만드는 게임 핵심 메커니즘에 딱히 영향을 미치지 못했죠. 그 외엔 일기토나 설전이 자동에서 선택식으로 바뀌거나, 발탁장수나 매력은 괜히 뺐다가 집어넣기, 시나리오 연도 변경 같은 시답잖은 변화만 이어졌고요. 솔직히 이런 건 다 근본이 아니라 부차적인 건데 이런 하찮은 변화만 대문짝만하게 홍보하곤 했었죠.

삼국지 팬들은 12편이 졸작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엔 9나 12나 13이나 딱히 다른 점은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12는 단지 좀 더 텅 비고 못 만든 9였을 뿐이었던 것이죠. 아마 이번 14도 9에서 이어진 대지도에서 땅따먹기 감상놀이라는 방향성은 유지가 될 거라고 봐요. 거칠게 요약하자면 9의 근본 + 11 소스 약간이겠네요. 그 외의 차이점은 플래시 or 모바일 게임 수준의 기본 삼국지 틀에다가 헥스칸에 색칠하기라는 요상한 컨셉 하나 추가한 정도? 그러고선 '시스템의 변화'라고 주장하며 공무원식 보여주기 생색을 티내는 수준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물은 색칠놀이 하나 달라진 거 말고는 여전히 근본이 텅 빈 채겠죠.

그래서 저는 굳이 14를 구입하지 않고 이따금 생각나면 13을 플레이할 생각이에요. 팝콘 게임으로 괜찮거든요. 머리를 굴릴 포인트는 11이나 14쪽이 약간 더 많겠지만 머리 굴리려면 유로파나 크킹을 하지 삼국지 하지 않습니다. 13에선 기형적이고 거슬리는 요소가 그닥 없어요. 궤멸적 지루한 전투가 강제된다거나, AI가 심각하다거나, 위임을 맡겨놓으면 게임이 망쳐진다거나,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밸런스 파괴가 있다거나 하는 것들이요. 거슬리는 건 맥락없이 발생하는 랜덤 이벤트 정도? 그것만 참으면 나쁘지 않습니다. 마우스 클릭만 몇번 해주면 플레이가 돌아가니까요. 아주 무난한 플래시 게임이죠. 생각을 할 필요도 거의 없구요. 가끔 삼국지뽕 찰때 실행하고 삼국지 인형놀이 하기에 제격입니다.

코에이가 컨셉이랍시고 뭘 하려고 하지 말고 크루세이더 킹즈처럼 캐릭터 인형놀이를 할 수 있는 트레잇 같은 요소, 스크립트식 이벤트를 더 추가해주면 신작을 살 의향은 있어요. 그 부분도 안된다면 유아적 플로우나마 잘 돌아가게 AI라도 업계 평균으로 내준다면 살 의향이 있구요. 코에이가 뭘 하기에는 실력도 없고 시뮬레이션에 대한 애정도 지식도 감각도 없잖습니까. 쓸데없는 컨셉잡기와 무의미한 시스템 끼워넣기는 그만뒀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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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의빛
20/01/20 21:30
수정 아이콘
이상하게도 여러 삼국지 시리즈를 해봤지만,

삼국지3와 삼국지9pk를 할 때만, 신군주와 신장수를 놓고, 삼국지 시대로 회귀한 소설의 주인공마냥 상상하며 게임을 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이번에 삼국지 14는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고 PK와 여러가지 DLC들이 나온 1년 쯤 후를 살짝 기대하게 하네요.

지금 상태로는 완성도가 너무 아쉽지만, 조금만 더 고쳐지면 저에게는 해볼만한 게임이 될 거 같아요.
플레스트린
20/01/20 21:4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유튜브 스트리밍으로 판단해보면 14는 9에 11의 요소를 약간 더한 걸로 보이는데요. 11처럼 SRPG스럽게 부대가 활약하는 맛 + 스킬 이펙트 타격감 + 플레이 쾌적성과 게임 템포 같은 부분들을 개선하면 나름의 수요는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영상으로만 봐도 지루한 게임의 템포를 개선하는 게 시급하겠네요. 다만 삼국지 시리즈 자체의 근본적 한계는 극복이 안되니 D->C 수준의 개선이지 않을까요. 그 부분 말고는 딱히 개선 포인트가 안보이고 마이너한 체인지, 미미한 디테일 고치기만 가능할 거 같아서요. 시정인지 뭔지 코스트 짜는 시스템도 너무 깊이가 얕아 보입니다. 양산형 카드게임 덱짜는 것보다 효과도 밋밋하고 머리 굴릴 포인트도 없는 듯 하네요.

다만 저도 삼국지 13이 C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장난감으로 생각하고 즐기고 있긴 하니까 개선이 이루어지면 여러 사람들에게 좋은 일이겠지요...
도라지
20/01/20 21:48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내정을 확 줄이고 전투를 극대화시킨 5가 가장 낫다고 생각합니다.
플레스트린
20/01/20 21:53
수정 아이콘
(수정됨) 내정을 줄였다고 하기에 삼국지 시리즈 중에 내정이 의미있는 작품은 없었다고 생각해요... 토탈워 시리즈 내정 수준의 작품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다 똑같지 않나요? 다른 게 있다면 도시 그래픽 변화의 차이 정도?

그리고 3, 5가 최고라는 올드팬들의 의견에 대해서는 저는 추억보정이 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으로서의 근본은 3이나 5나 9나 13이나 그게 그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문명 2나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2 같은 게임은 지금 해봐도 전략 시뮬레이션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머리를 굴려야 하고 도전적이고 재밌어요. 하지만 삼국지 시리즈는 뭘 해봐도 그렇게 전략게임 자체로서 재미있고 좋다는 느낌이 안들더군요. 다만,

1. 삼국지라는 소재의 강점
2. 아름다운 도트 그래픽과 사운드
3. 수백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캐릭터 게임으로서의 요소, 감정몰입
4. 신장의 야망 6 천상기나 삼국지 5의 경우 필드에서 펼쳐지는 전투가 시리즈 중에선 최상위권
5. 천상기와 삼국지 5는 게임 템포가 경쾌하고 좋음

같은 부분이 좋기 때문에 삼국지 5나 천상기는 지금도 플레이해볼만한 가치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4, 5번 빼고는 게임 메커니즘 외적인 요소들이라... 그래도 저도 올드 삼국지 시리즈 중에서는 5를 매우 좋아합니다. 게임 외적인 프로그램 만듬새가 환상적이라고 생각해요. 템포도 좋고... 그러니 같은 메커니즘이라면 때깔좋고 템포 좋고 추억도 깃든 5로 하는 편이 좋다는 느낌?
도라지
20/01/20 22:04
수정 아이콘
시리즈 최초로 모든 도시 일괄 내정이 가능해서 너무 편했던 기억이...
20/01/20 21:57
수정 아이콘
추억보정이 있긴하겠지만 저도 아직까지 재미 자체로만 보면 3을 넘는 작품은 없네요

그 이후에는 11편을 제일 재밌게 하긴했습니다.
마음속의빛
20/01/20 22:02
수정 아이콘
추억보정은 또 아닌 거 같은 것이.. 도스박스로 삼국지3를 해보면 실제로 재미있어요. 왜 재미있는지 모르겠지만...

다만, 예전에는 키보드 숫자판으로 신나게 병사 징병하고 훈련하고 사기 올리기를 반복하며 병력을 정예화시켰던 반복 작업들이
지금에와서는 매우 빠르게 지겨워지더군요.
플레스트린
20/01/20 22:16
수정 아이콘
저는 이 부분을 삼국지 시리즈 자체의 재미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기본틀이 재미있으니까 14까지 왔다고 봐요. 넓은 중국 대륙에서 인재를 모으고, 병력을 뽑아서 어디를 쳐들어갈지 고민하고 싸운다. 이 기본틀은 재미가 있어요. 이 보드게임 수준의 깊이로 2010년대까지 버티니까 문제가 되는 거지...

그 중에서 삼국지 3과 5가 특별함을 가지는건 그 안에서의 미세한 디테일 차이 정도라고 봅니다. 게임 템포가 좋은가 나쁜가, 발목잡는 불편한 요소가 있는가 없는가, 전투는 재미있는가, 밸런스 붕괴 요소는 없는가 같은 것들. 3편과 5편은 그런 디테일에서 빠지는 면이 없지요. 거기에 그래픽도 예쁘고 음악도 아름다우니 같은 삼국지 메커니즘이라면 때깔이 좋은 쪽으로 하는 게 즐겁달까요.

거기에 옛날에 수도 없이 즐겼던 익숙함에 추억보정이 더해지니 지금 해봐도 나름의 풍미같은게 생기는 게 아닐까요.
마음속의빛
20/01/20 22:21
수정 아이콘
삼국지 시리즈 중 처음 입문이 삼국지3라 그런지.. 저는 지금도 시리즈 최고의 일기토하면 삼국지3가 생각납니다.

아무 것도 아닌 거 같은데, 두 장수가 서로 치열하게 맞붙는 걸 보면 얼마나 긴장이 됐는지...

장비 같은 저돌적인 애들은 정말 체력이 1mm 밖에 안 남았는데도 퇴각을 안 하고 계속 싸웁니다.
상대 장수도 피가 쭉쭉 줄어들면서 둘다 1mm 정도가 되어 서로가 서로를 칭찬하며 헤어지는 일기토는
제 평생 처음 봤던 신선한 충격이었죠.

지금 삼국지 14는 5턴 제한으로 무조건 승부가 결정나게 되어 있어 참 맥이 빠지네요. 치열함도 없고.. 대충대충 끝내는 분위기..
스덕선생
20/01/20 22:40
수정 아이콘
전 그래서 코에이 삼국지는 장수제로 가야한다고 봅니다. 군주제를 할 만큼의 제작노하우가 없는 반면, 캐릭터 잡는 능력만큼은 최고라서요.

수십 개 이상의 캐릭터들에 고유 개성이 있습니다. 능력치가 좋으면 좋은데로, 나쁜 캐릭터들은 오히려 비하 컨셉으로 관심을 얻었죠.

이건 어떤 명작들도 흉내 못 낼 코에이 삼국지만의 장점입니다. 그 때문에 발로 전투해도 이긴다는 삼국지 10이 가장 재밌었습니다.
플레스트린
20/01/20 23:27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 부분도 시대의 흐름에 뒤쳐진다고 봅니다. 캐릭터 게임으로 좋다고 보기에는 요즘 FM 같은 게임들 해보면 선수들의 차이를 표현하는 방식이 너무나도 다양하죠. 축구 능력 외에 성격의 차이를 표현하는 부분도 FM이 삼국지보다 낫습니다. 또한 크킹 같은거로 설정놀이 해보면 굉장히 재밌는 컨셉 트레잇들이 많거든요. 매우 다양한 인간상을 표현할 수 있어요.

하지만 통무지정매는 캐릭터 게임으로서는 너무 한정적인 틀이죠. 제가 삼국지 신작 나올때마다 정사에 맞게 장수들 능력치 수정하는 작업을 하거든요. 그런데 하다보면 장수들마다 그게 그거에요. 통솔 32 무력 17 지력 73 정치 81 매력 70 같은 문관이 지나치게 많이 나오죠. 윤묵과 곽유지, 설종이 뭐가 다른지 통무지정매로는 표현이 안됩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하는 선택은 지력을 2깎고 정치를 2 높인다거나 하는 건데 그러면 또 다른 장수와 능력치가 같아지죠.

코에이가 통무지정매와 의리 외에 어떤 방식으로 비열한 간신배와 모략가의 캐릭터 차이를 묘사할 것인가 연구를 좀 해봤으면 합니다. 솔직히 크킹 트레잇만 베껴도 훨씬 나아질 거에요. 물론 안 하겠지만요.
20/01/20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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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신장수로 관우 살려내면 으아 나는 미쳐요
긴 하루의 끝에서
20/01/20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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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서는 비슷한 유아적 플로우의 반복라고 표현되었지만 저는 그러한 단순함이 좋습니다. 편리함을 바탕으로 단순히 인재 등용하고, 보물 탐색하고, 군량과 돈 모으면서 병력 생산하고, 돈이나 보물로 외교 관리 하면서 계략 몇 가지 실행하고, 전쟁은 그냥 언제 어디로 얼만큼 어떠한 병력을 배치하고 이동시킬 것인가만 고민하면 되었지 전투에 일일이 참여하지는 않는 등의 게임 방식을 즐기는 것이죠. 삼국지의 핵심은 결국 인재 모집과 땅따먹기(추가적으로 외교의 묘미)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따라서 등장 도시와 인물을 최대화 하면서 지형을 사실화 및 세부화 하고 인공지능을 높이는 것만으로 재미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다른 걸 최대한 단순화 혹은 자동화할수록 이 핵심에만 오로지 집중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재미는 더 극대화된다고도 생각합니다. 실시간으로 게임이 진행되며 시나리오까지 최대화가 이루어지면 금상첨화죠. 그래서 저같은 경우에는 새로운 시리즈의 발매 시 별다른 변화를 기대하지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인공지능과 그래픽이 좋아지고, 등장 도시와 인물이 늘어나며, 시나리오가 확대 되고, 게임 내 세부사항들이 정사나 연의의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는지, 게임이 현실감을 바탕으로 몰임감을 일으키는지 정도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입니다. 물론 시스템적인 변화나 추가로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재미가 있게 된다면 좋기야 하겠지만 그게 없다고 해서 불만족스러운 점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되레 변화를 꾀한다든가 유저의 자유도를 높인답시고 불필요하게(앞서 언급한 게임의 본질을 방해하는) 복잡하고 귀찮은 요소가 추가되는 걸 더 우려하는 편입니다.
플레스트린
20/01/20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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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네. 저도 방향은 좀 다르지만 동의하는 부분이 많네요. 저도 삼국지에 유로파 시리즈나 크루세이더 킹즈, 풋볼 매니저, 문명처럼 5천시간씩 플레이하게되는 악마적 리플레이성과 깊이를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코에이는 그럴 능력이 없지요. 뭘 하려고 안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같습니다.

그냥 인재 모으고 징병하고 영토 확장하는 기본기만 잘 돌아가게 해줘도 감지덕지라는 느낌입니다. 물론 그렇게 단순함이 극대화된 땅따먹기 게임을 만들면 분명 성 5개쯤 먹고 스노우볼링이 시작되겠죠. 금방 지루해지고 기계적으로 군대 보내서 영토만 늘리는 노가다가 될 겁니다. 이 근본적 한계 때문에 삼국지 시리즈는 좋은 전략 게임이 되지 못했죠. 그래도 이거라도 잘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이 내적 한계 속에서라도 AI를 잘 구축하고 외교도 그럭저럭 돌아가게 만들면 100~200시간짜리 깊이의 게임은 될 테니까요.

최소한 제가 조조에게 원소 떠먹으라고 에디터로 원소 도시 병력 다 줄여줬는데 성 1개만 먹고 싸움 끝내는 비참한 AI는 보고 싶지 않군요.

그 외엔 진 건국~팔왕의 난 시기 시나리오나 인물들도 추가해주고 정사에 나오는 왕함같은 애들, 초기 시나리오에 한나라 관료들도 넣어주고 하면 좋을 거 같아요. 좋은 전략게임은 되지 못할지언정 갖고놀기 좋은 삼국지 장난감이라도 되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네요. 그렇게 단순하지만 좋은 삼국지 툴을 만들어준 뒤에는 멀티플레이도 추가해 주면 좋을 거 같구요.
긴 하루의 끝에서
20/01/20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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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물론 그렇게 단순함이 극대화된 땅따먹기 게임을 만들면 분명 성 5개쯤 먹고 스노우볼링이 시작되겠죠. 금방 지루해지고 기계적으로 군대 보내서 영토만 늘리는 노가다가 될 겁니다.]

"지루하게 기계적으로 군대 보내서 영토만 늘리는 노가다."라고 표현하신 부분에서 저랑은 인식하시는 게 다르신 것 같습니다. 세력이 커질수록 게임이 점차 쉬워지고 상대적으로 할 일들이 줄어드는 건 아무래도 당연한 것이고, 저 같은 경우에는 점령해야 하는 도시와 세력들이 남아 있는 이상 통일이라는 최종 목적을 이루는 과정들이 난이도를 떠나서 지루하게 느껴지지는 않거든요. 또한 난이도 변화 문제도 인공지능을 높이면 해결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병력 운용을 굉장히 절묘히 한다든지 치밀한 외교나 계략의 전술을 편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게임이 완전히 끝나는 그 순간까지 인공지능이 계속해서 활약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한편으로는, 처음에는 Free For All과 같이 진행되다가 갈수록 Melee와 같이 진행이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요.

그리고 게임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반적인 양상 자체는 비슷하게 흘러가더라도 시나리오가 무엇이냐, 즉 어떠한 시점에서 어떠한 세력과 인물을 바탕으로 게임을 시작하느냐만으로 게임의 재미는 확연히 새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금은 가상으로 진행하든 사실로 진행하든 각 시나리오별로 대략적인 수순이라는 게 어느 정도 존재하는 편인데 이를 완전히 랜덤화하여 그때그때마다 진행되는 양상이 전혀 색다를 수 있도록 해보는 것도 좋을 수 있다고 봅니다.

결과적으로 도시, 인물, 지형, 시나리오의 확대만으로 유저와 인공지능에게 주어지는 선택지와 자유도는 자연스레 증가하는 것이고, 이때 인공지능이 유저와 마찬가지로 이를 모두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상향된다면 그에 따라 게임의 양상도 자연스레 다양해질 수밖에는 없다는 결론입니다. 반면, 다른 부분에서의 자유도 확대는 적어도 제게 있어서는 게임의 본 진행을 방해하는 귀찮고 복잡하고 불필요한 요소라는 생각이고요.

참고로 다른 글에서도 몇 번 언급했던 거지만 저는 삼국지 와룡전을 삼국지 게임 중에서 최고로 꼽습니다. 삼국지 본작에 있는 몇몇 기능만 추가한다면 정말 더할 나위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그런 게임이 없네요. 그리고 FM 이야기를 하셔서 그런데 저는 축구를 매우 좋아함에도 제게 FM은 귀찮고 복잡한 게 굉장히 많아서 재미를 느끼기가 어려운 게임이에요. 위닝의 마스터 리그와 피파의 커리어 모드는 정말 재밌게 즐겼는데 이 정도가 제게는 딱 맞는 것 같더라고요.
플레스트린
20/01/2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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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음... [점령해야 하는 도시와 세력들이 남아 있는 이상 목적을 이루는 과정]이란 문장을 적어 주셨는데 그 과정을 대부분의 삼국지 유저들이 지겨워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감정이입을 한다거나 상황극을 설정하면서 하면 덜할 수도 있겠지만 게임 자체적으로는 재미없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게 스스로 상황극 펼치면서 하면 스타크래프트 맵에디터 가족놀이나 지뢰찾기도 재밌거든요.

할 일이 줄어드는게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삼국지 중반부를 플레이하면 긴장감과 리스크가 없고 CPU가 이렇다할 대응을 하지도 못하고 아군의 물량에 속수무책으로 털리지요. 유저가 져주거나 봐주지 않는 한 아무 변화가 안 생기니까 재미가 없습니다. 난이도를 높여봐야 AI 판단이 아닌 CPU의 공격력이나 자금 같은 거에만 치트키가 쳐질 뿐이구요. 저는 10이나 13 같은 작품에서 에디터로 CPU 도시 인구수도 늘려주고 병력도 채워주는데도 졸렬한 대응만 하더군요. 아마도 이 부분은 하루님의 개인적인 취향이 아닐까요?

다만 적어주신대로 AI가 좋아진다면 아군이 강할 때 적들이 연합해서 공격해오기도 할테고 양면전선을 형성하기도 할테고 상황변화에 따라서 이것저것 재미있는 그림이 그려지기도 하겠죠. 유로파 유니버설리스 4가 대표적인 예인데 게임마다 펼쳐지는 양상이 매우 다르거든요. 아군이 깽판을 치면 반연합 형성도 완벽하게 잘하고요. 그런데 삼국지는 결정적으로 AI가 매우 구리기 때문에 상황변화도 없고 CPU가 수동적이고 매판마다 거의 비슷한 느낌이 들죠. AI가 좋아진다면 말씀하신대로 시나리오나 인물만 보강해도 괜찮겠죠.

그래도 저는 기본 틀이 안 바뀌는 이상 100시간짜리 게임에서 끝나리라고 생각하지만요. 패러독스 사 게임을 예로 들자면 센고쿠 같은 게임 수준이요. 크루세이더 킹즈2나 유로파와 겉보기엔 비슷한데 땅따먹기 기능만 구현해놓은 게임이죠. 그런 단순한 툴로는 아무리 AI가 좋아도 금방 질리게 됩니다. 그래도 20시간짜리 게임의 기본기라도 고쳐서 100시간짜리 게임이 되는게 어디인가요.

하지만 이건 결국 원론적이고 이상적인 얘기가 될 수 밖에 없는게 코에이가 그런 AI를 구축할 실력이 없거든요. 2000년부터 나온 코에이 게임을 모조리 떠올려봐도 도전해볼 만한 AI가 있는 게임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토탈워 만드는 CA도 거대한 자본과 예산을 투입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외교 AI가 돌아가는 작품은 거의 안나왔거든요. 코에이에겐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니 기대하지 않습니다.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 있으면 옛날에 나온 삼국지 2를 해도 훨씬 더 재미있겠지만 안되는 걸 어떡하겠어요.
긴 하루의 끝에서
20/01/2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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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현재로서는 인공지능이 변변한 모습을 도무지 보여주질 못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임을 감안하더라도 엉뚱하고 이해 안 되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줍니다. 시대적으로 인공지능의 발달로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는 때인데 그래도 뭔가 발전이 있지는 않을까 작게나마 개인적으로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그리고 방송하는 분들이 그러하듯 몇 가지 성공 조건 등을 바탕으로 제한된 시점까지의 제한된 상황의 게임을 즐기는 것도 재미를 느끼는 충분히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이 어떠하든 어차피 각 시리즈별, 각 시나리오별로 도전적으로 느껴지는 게임 상황이란 분명 존재하거든요. 말씀하신대로 긴장감이 떨어지고 지루함이 시작되는 시점까지만 게임을 진행시키는 것도 재미와 만족감만을 느끼며 게임을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일 겁니다. 에디터도 군량, 돈, 병력의 변화뿐만 아니라 세력의 명성이나 기술, 무장의 소속이나 능력치, 도시의 특성이나 규모 등 다양한 요소를 변화시키는 방식으로도 활용 가능하고요. 극단적으로 적군의 군량, 돈, 병력은 늘리면서 아군의 군량, 돈, 병력은 줄이는 방식도 좋습니다.
잠이온다
20/01/20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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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게임을 평가할 때 스토리,게임성, 음악, 그래픽 같은 모든 요소가 다 어느정도 이상 되는 게임들이 있고 저는 이런 게임이 수작~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한테는 위쳐3같은 게임이고....

두번째는 단점은 좀 있어도 장점이 극대화 되는 게임이죠. 야숨같은 게임이 그래요. 저는 스토리를 꽤 중시하는 편인데 야숨은 스토리만 따지면 10점만점이 3-4점 줄거같은데 그걸 무의미하게 할 정도로 탐험의 재미가 좋아서 오픈월드를 완성시킨 게임으로써 평도 좋고 게임도 재미있었죠. 코에이 테크모의 자회사 거스트의 아틀리에 시리즈나 데드 오어 얼라이브 익스트림 비치 발리볼같은 게임이 그래요. 성욕이든 연금이든 뭔가 특별한 요소만 있으면 살아남을 수는 있어요. 다만 대중성과는 멀어져서 큰 돈을 벌기 힘들고, 그래서 아틀리에 신작 라이자의 아틀리에는 캐릭터 홍보/화제빨이 컸지만 비 대중적인 게임을 대중적으로 바꾸어서 많은 사람들이 해볼만하게 만들었죠. 하다못해 삼국지 13같은 경우 인물로 노는걸 극대화해서 이런 부분은 재미있어보이더라고요.

그런데 이번 14는 다 아닌 것같아요. 시리즈물의 장점이 뭐겠습니까? 좀 부족해도 다음작이 되면 부족한 부분을 고치고 언젠가 완성품이 나온다는 장점 아니겠습니까? 지금 장수제나 군주제로 장난칠 때가 아니라 뭘 하든 하나 밀어서 B급 게임성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음악도 별로, 그래픽도 별로로 보이더군요. 전투나 전략성도 고전 게임인 HOMM2,3보다 못해보이고요. 뭐 제가 스트리밍으로만 봐서 섣불리 판단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래도 시리즈라면 뭔가 발전하는 모습이, 눈에 보여서 한번 사볼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유를 잘 모르겠음.... 한번쯤은 장점을 집대성한 그런 작품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닐까요? 장수제든 군주제든 말입니다....

그리고 신기한게 일본쪽에서는 꽤 평이 좋은거같기도 합니다. 스팀 리뷰를 전 언어로 해서 봤는데 일본어 리뷰들은 호평이 많은 느낌이더라고요.
플레스트린
20/01/20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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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저는 전형적 콘솔게이머와 대치되는 게임관을 가지고 있어서 스토리의 강화는 필연적으로 영상을 감상하는 수동적 감상자를 만들 뿐이고 지나친 컷신 상영이나 QTE 같은 콘솔게임적 시도는 퇴보였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즉 스토리와 사운드는 게임 외적 요소일 뿐 게임을 재밌게 하는 메커니즘이 아니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택지를 아무리 늘리고 플로우 차트를 꼬아 봐야 결국 유저의 선택이 아니라 고정된 결과를 보여주는 건 똑같고 기만이거든요. 스토리와 게임은 전통적으로 잘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이였고 이걸 극복한 게임은 거의 없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워킹 데드나 파이널 판타지 13 같은 게임은 스토리와 게임이 분리된 채 스토리를 감상하는 파트에선 게임이 아니다가 전투나 육성에선 게임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스토리와 사운드 같은 요소를 게임 평가에 포함하면 풋볼 매니저나 로그라이크, 텍스트 RPG, 퍼즐 게임 등등 수많은 게임들의 평가가 어렵거든요. 그렇다고 위쳐 3가 나쁜 게임이란 건 아닙니다. 저도 당연히 좋아하죠.

삼국지 같은 경우는 콘솔보다는 PC게임의 전통을 잇고 있으니 잠이온다님의 기준으로 볼때는 두번째에 속할 테고 그러면 시뮬레이션으로서 머리를 굴리게 만들어야하는데 그 부분이 부족하죠. 왜 시리즈를 발전시키지 않고 시스템을 넣었다 뺐다 하느냐에 대한 코에이의 대답은 '컨셉에 따라 각 작품마다 고유한 차이점을 가지게 하려는 의도다' 일텐데 그러기엔 너무 차이점이 빈약하고 무의미하며 시답잖은 변화만 이어지고 있고요.

14에 대한 일본 유저의 호평에 대한 부분은... 제가 생각하기엔 그래픽도 최적화도 별로이지만 삼국지 시리즈를 좋아할 법한 고연령의 매니아 유저가 혹할 만한 요소가 생겨서라고 생각이 됩니다. 일단 유튜브로 보기에도 매우 지루하긴 한데 보급선의 유지, 전쟁의 리스크가 커짐 같은 전략 시뮬레이션적으로 생각할 요소가 생긴 걸로 보이거든요. 12나 13은 그런 부분에선 텅 빈 게임이었고 생각할 여지가 거의 없었으니까요.

한편으론 호평을 하는 건 유로파나 크루세이더 킹즈를 안하는 갈라파고스 국가라서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일본 게이머들도 뭐가 좋은 게임인지는 다 알테고 삼국지 시리즈치고는 좋다는 얘기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잠이온다
20/01/2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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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진정한 스토리의 강화란 디 오더처럼 컷씬을 늘리는게 아니라 스토리와 게임 시스템이 연결되고 선택이 강화되는거라 봐요. 똑같은 게임이라도 스토리와 잘 연결되면 몰입이나 동기부여가 되거나 선택에 따라 결과와 과정을 책임지게 만들 수 있지요. 물론 스토리 자체가 의미없는 게임도 있으며 그런 게임도 존중해요. 극단적으로 재미만 있으면 스토리가 없어도 된다고 봅니다만, 그래도 잘 융화되면 시너지가 난다고 생각하거든요.

나머지는 다 동의하지만, 일본 플레이어의 감성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찌보면 전략게임은 대체로 pc가 강세였고, 일본은 피씨 시장 지분이 매우 낮은 국가라 그정도 전략성으로도 충분한걸지도...
Summer Pockets
20/01/2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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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삼국지 시리즈 팬덤은 9를 최고로 여기고 있는데,14에서는 9에서 귀찮은 내정요소가 간소화되고 전투(전선관리)에 더 집중하기 좋은데 보급선 유지의 어려움, 이전 시리즈보다 뒷치기를 자주 날리는 AI로 인해 난이도 상향이 된 맛이 나기 때문에 평가가 좋을 수 밖에 없습니다.
긴 하루의 끝에서
20/01/2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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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은 모르겠지만 말씀을 들어보니 제 취향이 일본 유저들 취향과 비슷한 건 아닐까 싶네요. 아직 14를 해보지 않았는데 개인적으로 왠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라파덕
20/01/2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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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대로 전략겜치곤 머리 굴리는 맛이 허접하니 -_-.
어차피 코국지 지르는 이유가 캐빨이고 앞으로 전략 기대하기 힘드니 숨 쉬는 일러스트 말고 조형 만들어서 전투 뽕맛만 느끼게 해주면 나을려나..
Enterprise
20/01/2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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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코흘리개시절 삼국지 5-6으로 입문하고 삼11 거쳐 유로파/호이로 안착한 케이스라 글쓴이님의 의견에 믾은 부분 동의하게 되네요.
코에이와 패러독스 인터랙티브의 합병이 시급합니다.
20/01/21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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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fm 처럼 능력치를 좀 세분화해서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하면 또 새로운 방향이 나오지 않을까요 크크

three kingdoms manager


솔직히 위촉오는 재미없지....나처럼 공사섭 플레이하는 사람 없냐?
210년까지 형주, 220년까지 오나라 먹고 230년에 입촉하는데 목표다. 조조쉑 기다려라

야 생성장수 조운급 분배, 개쩌는 포텐 등용했다.

하....한나라 플레이 중인데, 헌제한테 짤림 ㅡㅡ tmrte로 한나라 망하게 한다 금 500만에 엄백호 등용
20/01/21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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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생각없이 클릭했는데 꽤나 나름대로의 통찰이 강하고 그게 재밌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정글자르반
20/01/21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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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겜알못입니다. 특히 이 장르는요. 그런데 코에이 삼국지시리즈 볼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모순적이에요. 아예 노력을 하기 싫으면서 돈만 빼먹고싶으면 조금씩만 바꾸면 됩니다. Fm이 매번 팬들에게 쌍욕 드시는 이유가 그거구요. N만원짜리 로스터 패치라는 조롱 최근 시리즈에서 매번 듣고있죠. 매치 엔진만 살짝 바꾸고 기본 뼈대는 안바꿉니다. 그럼 이건 아니겠죠. 본문에 써주신 개발 철학 같은거나 시리즈 10분만 해봐도 알죠. 계승, 집대성 이딴 단어가 가장 안 어울리는게 삼국지인걸요.그럼 어쨋든 조금이라도 괜찮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는 있다고 보이거든요? 아니라면 아까 말한것처럼 대충 전작 계승하면서 그래픽 패치 수준으로 만들면 되구요. 이상한 건 매번 갈아 엎기는 하는데 깊이도 성의도 없어요. 매번 새로운 기둥을 세우는데 그걸 모래사장에서 하고 있으니... 결과물을 보면 진짜 잘 만들고 싶은 의지가 있나? 반문하게됩니다. 그래서 모르겠어요. 그냥 적당히 어정쩡한 목표와 노력으로 대강 만드는건지.
플레스트린
20/01/21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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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일본식 전통계승 아닐까 하고 추측해 봅니다. 아무 의미도 없이 관성적으로 생각 없이 계승하는 전통이요. 기획사 쟈니스 같은 경우만 봐도 유튜브가 생기건 SNS가 생기건 초상권 침해는 무조건 금지 같은 식으로 대응하잖아요. 코에이 창립자 시부사와 코우가 '게임은 무조건 새로워야 해!'하고 한 마디 하면 그냥 그게 법인거 아니겠습니까. 공산국가 통계조작하듯, 정말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는 시스템을 넣었다가 뺐다가 하고... 패미통 프리뷰에나 광고 문구로 넣을 법한 유치한 시스템을 혁신이랍시고 집어넣고... 회장 마누라가 '우리는 퍼스널 컴퓨터 여명기부터 코에이 프라이스를 고집해왔고 그걸로 성공해왔다' 고집 부리면 그게 법인거고... 뭐 그런거 아닐까요.
아따따뚜르겐
20/01/21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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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에이의 삼국지와 역설사의 전략 시뮬을 비교하면 답이 나오지요. 게임 초반만 어떻게 해결하면 그 이후는 일사천리라는걸요. 게임내에 위기 시스템이 없다보니 루즈해요. 크킹의 가문관리 유로파의 외교전 그리고 번외로 ca 삼탈워의 자연스러운 삼국정립. 이러한 시스템이 없는게 삼국지 시리즈가 전략성이 떨어진다 평가받는 이유라 봅니다.
야크비쉬
20/01/21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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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6으로 접하고 삼국지 7,8,10 장수제만 하다 아예 삼국지 시리즈를 떠난 이유가 그거에요. 땅 3분지1 즈음 먹으면 그 이후부턴 무의미한 노가다 반복이라서. 결국 AI의 발전이 필요합니다. 크킹, 토탈워, 문명 이런겜들도 솔직히 제 기준에선 성에 안 차요. 컴퓨터의 헛점은 어딘간에 분명히 존재하고, 그런 버그가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며 게임하기엔 제 낯짝이 두껍질 못하더군요. 그래서 PvE가 아닌 PvP 게임으로 선호가 바뀌었네요. 제가 오래전부터 원하던 진정한 전략 시뮬레이션은 언제 볼 수 있을 것인지. 인공지능 개발은 많이 하고 있는거 같은데, 게임에 적용될 날은 더 오래 기다려야 할런지.
타카이
20/01/21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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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과 14는 그런면에서 반란 빈도가 엄청 높습니다
중후반 난이도 보정은 반란으로만 하는...
플레스트린
20/01/2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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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전 크킹이나 유로파 정도의 AI에는 충분히 만족합니다. AI의 헛점도 있긴 하지만 패치로 다 때려잡거든요. 카페 팁 게시판에 올라왔었던 2016년 2017년에 먹히던 꼼수들은 지금 와선 아예 안 먹히죠. 기를 쓰고 꼼수나 짤짤이를 써먹겠다고 파고들면 몇개 나오긴 하겠지만 삼국지처럼 의식하지 않아도 헛점이 튀어나오는 수준은 절대 아니니까요. 삼국지처럼 게임을 결정짓는 레벨도 아니구요.
아델라이데
20/01/2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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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가 그래도 플레이 해본분들 리뷰를 보니 좋은점도 조금 보이더군요. 저는 할 생각 있습니다.. 저는 5를 가장 높게 평가하거든요. 5도 약간 군주제인데 5도 평가해주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20/01/2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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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빼고 다해봤는데 저도 5가 최고였습니다.

개별도시가 아닌 하나로 통합된 명령화면이나 정통srpg같은 턴제전투, 진형시스템, bgm 다 최고였어요.
플레스트린
20/01/2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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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부터 특징을 정리한건 현세대 군주제 삼국지의 특징인 반턴제 실시간 진행의 시초여서 그런 거였고, 5는 굳이 정리할 것도 없이 좋은 게임이죠. 이미 3편에서 삼국지라는 틀 안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줬고 5에선 장수별 캐릭터성을 다듬어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이후에는 장수제나 실시간 진행 정도가 차이일뿐 5에서 바뀌는 점이 거의 없지요.

단순한 AI나 깊이 결여같은 시리즈 자체의 결함이 있지만 삼국지라는 브랜드 안에서는 최고의 게임인 걸 부정할 사람은 없을 거에요.
나데시코
20/01/2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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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 서로 삼국지 최고작도 다르죠
전 569이 제일 좋았고
5는 당시 기준 아름다워서
6는 전투방식 좋고 장수 성장이 현실감있어서
(여포도 늙으면 100에서 떨어지고 장비도 70대 무력일때가 있는데 이게 현실제이죠)
9는 큰그림 삼국지의 당시 결정체여서

이번작은 안해봤지만 9과 비슷한 면이있어서 잘다듬어졌으면 좋았을거같네요
전 6의 장수성장제도 도입했으면 싶은게 어차피 삼국지는 캐릭터 게임이라 봐서요
9에서 장수성장, 현실적 중국 지형 도입하면 그게 저에겐 갓겜일듯하네요
20/01/2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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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를....9를 리메이크 해라 코에이 놈들아!!!!
드러나다
20/01/2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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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가 무슨 시뮬레이션 게임이에요. 그냥 캐릭터 스탯놀이하며 뽕받는 게임이지.
저항공성기
20/01/2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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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게임아니겠습니까. 코어하게 게임을 파기에는 시간도 없고 하다보니 역설사게임 같은 건 못 하겠더라고요. 삼국지 분위기내면서 캐주얼하게 즐기기 정도의 역할만 수행하면 되는 것인데 코에이 삼국지 시리즈는 9를 제외하고는 그 역할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AI가 너무 부실해서요. 이걸 때우기 위해서 유저의 개입을 줄이는 전략은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 14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구밀복검
20/01/2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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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박습니다. 사실 코에이덕들은 다들 나는 관대하다죠. '나 삼국지 개돼진데 어떻게 이번에는 C+는 안 되겠니 그럼 정신승리루다가 B-라고 자위질해가며 역대 최고작으로 포장해서 PK에 DLC까지 2-30은 때려박아줄 텐테' 그리고 뚜껑 열어 보니 D+로 나온 걸 PK 보정 에디터 보정 모드 보정 추억 보정 해가며 C-라 우기고 이게 어디냐고 스스로를 설득하죠. 어차피 남는 돈이었잖아 술 좀 더 마셨다 치자 꺼억..
어니닷
20/01/2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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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군주제를 좋아하는데
삼국지 시리즈라는게 결국 캐릭터 게임이고, 따라서
군주제면서 장수 성장요소만 제대로 넣어주면 저한테는 갓겜소리 들을수 있다고 봅니다.
성장요소를 교육, 훈련 이런걸로 성장시키는것이 아니라 캐릭터의 경험에 따라 다양한 트레잇을 획득하는 토탈워 형식으로 간다면 정말 좋을텐데요.

그리고 전 여전히 삼국지 최고 시리즈는 삼국지2라고 생각합니다.
전투가 제일 재미있었어요. 어떻게 쌈싸먹고 화공 또는 일제공격을 할 것이냐.. 이 단순함보다 더 뛰어난 전투를 이후 시리즈에서 보여주지 못했죠.
물론 신장의야망은 천상기에서 보여줬지만요.
20/01/2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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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문명이랑 특히 EU4의 어마무시한 스탯들보고 이게 진짜 시뮬레이션이구나 문화충격받앗었죠.. 이게 진짜 내가 원하던 땅따먹기 게임이구나~ 삼국지가 사실은 대전략도 없고 세밀한 전술도 사싱은 스킬빨인 경우가 많은 캐릭터게임임을 여실히 알았죠. 저는 10, 11을 재밌게했는데, 어설픈 사실성을 추구하기보다는 캐릭터 특징을 잘 살아나서 그랬던것 같습니다. 캐릭터 스탯이나 스킬을 세분화해서 인물 개성을 극대화시키는쪽으로 하면 요즘시리즈보다는 좋은 반응나오지 않을까 생각드네요.
좌종당
20/01/2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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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그런데 6도 방침 세워놓고 끝이 아니라 3~4일마다 개입되는 반자동이잖아요?
명령을 내린 특정행동이 끝나면 방침대로 하기 때문에 그걸 이용하여 반자동이지만 큰 틀에서 내 방침대로 움직이게 하는 묘가 있는 게임이었는데.

그런데 삼6의 시스템상 장병하면 그 턴에 병력이 바로 이동이 되기 때문에 대군 모으기가 쉽고, ai는 그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어만 압도적인 병력을 들고 야전은 추격돌격 공성전은 정무청점거 방침 세워놓고 진행만 연타했기 때문에 전투가 망이 된거죠. 전투를 잘 못 만든건 아닌데 내정을 못 만들어서 전투가 재미없게 된. 보통 코국지시리즈를 약소군주로 시작해서 극초기를 넘길때까진 재밌고 그 이후엔 싸는 게임이라고들 하는데 그 약소할때가 재미있는 게임이 6이었다는 생각.
플레스트린
20/01/2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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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명령이 가능하기만 할 뿐이지 전투양상이 극히 단조로워서요. 큰 틀에서 명령하는 재미는 그닥 안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유의미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으니까요. 진행버튼 누르고 감상한다는 점에선 9와 별 차이가 없죠. 섬멸과 성문지정 말고는 쓰는 기능도 없고요. 그나마 불화살 등으로 혼란걸기나 계락, 일기토는 쓰는데 이게 딱히 깊이를 부여하진 않습니다. 결국 능력치 좋은 쪽이 이기죠.

내정이나 전략 AI와도 별 상관은 없어 보이는데요. 적과 아군 규모가 동등해도 군량고 노리는 1부대 전멸이후 섬멸방침 몰빵 개싸움이라는 패턴이 완전동일입니다. 지형을 쓰는 것도 아니고 방향별 데미지 차이도 없고요. 맵도 직선경로 말고는 다 버려져요. CPU가 멍청해서 그런거고 유저는 활용이 가능한가? 그게 아닙니다. 저도 닥돌말고는 할 게 없어요. 직선경로 말고는 기동할 이유가 아예 없으니까요. 머리속으로 생각할 게 거의 없습니다. 유명무실한 명령기능을 빼고 자동전투로 바꾼 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미없이 전투맵에 5부대 몰아넣고 단조로운 경로, 패턴으로 닥돌싸움 시키느니 대지도에서 다양한 경로로 싸우게 하는게 훨씬 더 좋은 선택이구요. 6은 정무청, 본진 말고는 목표가 없으니 당연히 거기만 일점사 하는 반면 9는 맵의 전 지역이 목표니까 나오는 양상이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스타크래프트를 고속도로 같은 일자형 맵에서 하는 것과 투혼에서 하는 것의 차이점 같은 거죠.

반자동이지만 큰 틀에서 움직이는 묘가 있다는 건 6보다는 14의 전투에 오히려 더 어울리는 설명이네요. 헥스지도는 11과 겉보기에 비슷한데 펼쳐지는 내용은 6의 전투를 대지도에 풀어놓은 것 같은 양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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