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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8/20 15:40:38
Name 하와이강
Subject Boys, Be Creative!
유게에 제가 올린 글 보시면 이게 무슨 소린가 금새 아시겠지만,
오늘은 제가 미국에 와서 느낀 점 하나를 이야기 하고 싶네요.

저는 만 17살에 이 곳 미국 하와이에 도착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거의 끝날 무렵이었죠. 제가 원래 영어과목을 좋아했던
점과 어학쪽으로 소질이 있는 성격때문에 영어를 그렇게 힘들게
여기지 않고 곧잘 따라갔습니다. 학교생활에 그럭저럭 적응되고
새로운 문화에 적응해가며 생활하고 있었죠.

미국의 교육 방식은 참 많이 다릅니다. 저는 한국에서 고등학교
2학년까지 거의 마쳤기때문에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거의 다
보고 왔다고 할 수 있는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이 곳의 교육방식
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수학을 무지무지 싫어했죠. 그래서 문과를 택하기
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곳 미국의 고등학교에서 일반적인 학생
들이 마치는 수학은 대략 한국의 중3 정도 수준밖에 안되서 수학을
싫어했던 저에게도 쉬웠습니다. 제가 여기 와서 11학년으로 입학
하고 처음 들어간 수학 수업이 Algebra 2 라는 과목이었습니다.

한국의 중3정도 수준의 과목입니다. Algebra 2만 마쳐도 대학입시
시험(SAT)를 치루는데 아무 문제가 없죠.

영어도 안되고 그냥 수업하는것을 며칠 주욱 지켜보니 이차 방정식
을 푸는 것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한참 이렇게 저렇게 해서 풀어라
라고 학생들에게 가르치더군요. 그러더니 선생님이 칠판에 문제를
내주시며 이 문제를 제일 빨리 맞추는 학생에게 가산점을 준다고
했습니다. 대략 십여초후 손을 든것은 바로 저였죠. -_-

저는 근의 공식에 대입해서 푸니 순식간에 답이 나왔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머지 반학생들은 공식에 넣어서 푸는게 아니라 일일히
풀어나가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나중에 저를 따로 부르더군요. 어떻게 그렇게 빨리 했냐고요.
그래서 저는 공식을 넣어서 풀었다라는 말을 온갖 손짓 발짓으로
설명했습니다.

여기는 절대 공식을 먼저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몇시간에 걸쳐 푸는
과정을 이해시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공식을 가르쳐 줍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은 공식을 몰라도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응용 문제가 나와도 여기 학생들은 곧잘 풀어
나갑니다. 공식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이죠.

이런 교육 방식은 학생들의 창의력을 길러주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결과를 중요시하는것이 아니라 과정을 중요시하는 교육이죠.

이런 교육은 대학, 대학원 이후의 논문의 인용도로 나타나는데요,
우리나라 대학의 논문 인용도는 전세계적으로 최하위 수준입니다.
논문 인용도라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간단히 말해서
한 논문이 다른 연구를 위해 참고되어지고 인용되어지는 평균 횟수를
말합니다. 미국이 1등이죠. 물론 기초 과학과 과학 연구 기반이
월등히 좋기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미국인의 논문의 활용 가치,
독창성등이 높게 평가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98~99년에 저는 플래쉬 라는 프로그램을 처음 접하게 됩니다.
요즘은 흔하디 흔한 플래쉬 애니메이션. 당시에는 벡터를 이용한
획기적인 기술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사용한 버전이 3 이었는데 지금은
뭐까지 나왔나요? 한참 안해서 모르겠네요. ^^

아무튼 이 플래쉬라는 것을 처음 접하고 혼자서 독학을 합니다. 당시에는
요즘 같이 강좌 사이트는 거의 없고 몇몇 플래쉬를 독학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사이트 찾아다니고 그런정도였습니다. 물론 미국이나 유럽 일본에는
플래쉬 사이트가 굉장한 붐이었습니다. 플래쉬를 만든 회사가 매크로미디어
라는 회사인데 그 회사에서는 매일 세계에서 가장 멋진 플래쉬 사이트를
뽑는 것이 있었는데 수백개의 사이트중 일본 미국 홍콩 유럽 온갖 나라는
다있는데 우리 한국의 사이트는 단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때 마음먹었었죠. 내가 꼭 첫번째로 저기 들어가겠노라라고요. 물론
실패했죠. 수많은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어느정도 플래쉬라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놀정도 되어서, 때마침 선배들과 웹디자인 회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플래쉬 참 많이 만들었었습니다. 그런데 나오는
창작물이 도대체 창조적이지가 않았습니다. 창의적이지가 못했죠.

이쁘고 멋지고 좋은데~ 그런데 특이하지가 못했습니다. 저는 한계를
느꼈습니다. 도저히 안되더군요.

우리나라 대한민국 사람은 정말 똑똑한거 같습니다. 이렇게 나와보니
더그런거 같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교육방식이 조금이나마 학생들의
창의력을 길러주는 교육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참 쉽게쉽게 잘 베낍니다. 음악도 표절이 엄청
많죠. (표절하니 예전에 혹시 '꼰티'라는 사이트 아시는 분 계신지 모르겠
습니다. 그때 제가 나중에 페이지 디자인해드렸었는데요.) 파이터 포럼의
디자인이 ESPN의 그것과 거의 유사하다는 것을 보았을때는 참...
그냥 안타까웠습니다.

결론은, 피지알 회원 여러분! 창조적이 되십시오. 항상 새로운것, 특이한것
을 생각하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시고 더욱
자신의 창의력을 개발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전 박서가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그의 창조적인 플레이를 볼때마다
바로 저거야! 우리는 저게 필요해! 라고 생각하거든요.
(왜 끝은 항상 박서로 끝나냐. -_-)


뱀다리 1)
98년-99년에 한참 플래쉬에 빠져있을때 가장 충격받은 사이트하나 소개합니다.
www.eye4u.com 독일의 디자인 회사입니다. 98년 그때 처음 플래쉬 3으로 만든
홈페이지가 아직도 그대로 입니다. 대단한 디자인입니다. 이거 보고 저는
디자인 때려치우고 싶어지더군요.

뱀다리 2)
전 디자인 전공이 아닙니다. 프로그래밍이 전공입니다. 그래서 디자인 전공
하시는 분들을 항상 존경합니다. 디자인 하시는 분들 더욱 멋진 작품 만들어서
우리나라가 정말 세계최강이 될 수 있도록 힘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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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8/20 17:38
수정 아이콘
eye4u 방금 들어가 보았습니다 우와 정말 멋지군요
달빛소년
04/08/20 17:48
수정 아이콘
그런 의미에서 저도 강민 선수 가 좋습니다 하하
그러나 오늘 오 마이 갓뜨 강민 탈락...ㅠ.ㅠ 강민선수 다음엔 꼭 챌린지리그 우승하시길...
그나저나 하와이강님 영어가 gg 칠때까지 부사편은 언제 올려 주실건지요? 기다리고 있습니다 (뭐 배운것도 기억 안나지만 --;;)
04/08/20 22:29
수정 아이콘
^^;;;
저도 유학가고싶다는^^;;;
04/08/21 00:47
수정 아이콘
정말 공감가는 글입니다... 그리고 오늘 조지명식의 왠지 우울해보이는 듯한, 지쳐가 보이는 듯한 박서의 모습이 뇌리를 스칩니다...
'창조자'... 이것이 바로 '박서' 였습니다... '창조성' 이것이 바로 '박서 스타일' 자체였죠...
'창조자'인 그가 일개 '모방자'로 퇴락해 간다는 것, 이것은 그에게 지극히 안 어울리는 '불행'입니다...
마찬가지로, '꿈을 꾸는자' 가 '현실'과 타협해 가야만 한다는 상황처럼 비극은 없는 것이고요...
임요환 선수의 힘없는 표정과 더불어 또다른 창조자 중의 한 사람이었던 날라의 소식이 오버랩 되는데요,
뭐랄까, 타협을 바라는 것이 진정한 팬의 모습인지 아니면 그 반대가 사실인지 팬들조차도 갈피를 못잡는 상황이 요즘 계속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화와이강님의 이 글이 그 해답을 위한 좋은 귀감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04/08/21 02:00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창조성'...
가림토가 생각나는군요.^^;;; 그의 플레이가 그립습니다.
타임머슴
04/08/21 10:33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인데 뒤늦게 보았네요....정말 정말 창의적이 된다는 거, 독창적으로 산다는 게 중요한 것 같네요......
김은수
04/08/22 01:00
수정 아이콘
뜨아 저게 98년에 만든 페이지라니
대박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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