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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11/14 13:43:46
Name Kaestro
Subject [LOL] 주도권과 대응, 블루와 레드간의 공방
이번 패치 버전에 왜 블루가 밴픽이 더 유리한 거예요?

라는 질문을 듣고 이에 대답하려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나는 이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말을 쓰면 쓸수록 내가 하는 말에 모순이 있고 게임에 대한 이해에 한계가 있어 설명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 그럼 키워드를 통해 내가 이해할 수 있는 한계 안에서만 설명하도록 노력해보자.라는 생각을 통해 내린 결론은

[주도권]의 블루, [대응]의 레드간의 이 균형이 깨졌기 때문에 이번 패치 버전은 블루가 더 강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허점도 많고 이에 반하는 사례, 다른 관점에서 블루가 강한 부분도 많고 제가 이를 이해하지 못했거나 글로 풀어내 설명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말씀해주시면 경청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가 궁금해서 써본 방구석 10년차 롤붕이의 헛소리니까요.



저는 밴픽에서 블루를 주도권, 공격자의 입장이고 레드는 대응, 수비자의 입장이라고 관점을 설정하고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공격자가 유리한 전장은 무엇이고 반대로 수비자가 유리한 곳은 어떤 곳일까, 이것이 이번 밴픽의 유불리를 이해하는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격자의 이점은 전장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령 t1 vs jdg에서 일명 1티어 챔피언으로 꼽히는 '오리아나, 럼블' 두 챔피언이 열려있는 상태에서 t1은 오리아나를 선택했습니다. 우리는 미드에서 상대보다 유리한 고점을 차지하고 전투를 임하겠다라는 자세이고, 이에 대해 jdg는 수비적이면서 기회를 엿보는 아칼리를 선택함과 동시에 럼블을 꺼내들었습니다. 상대의 공세에는 수비적으로 대응하고, 자신들이 더 강하게 나갈 지점을 선택하는 형태라고 할 수 있겠죠. 이에 대해 t1은 정글 주도권을 가져와서 미드의 공세를 강화할 수 있는 렐과 럼블을 상대로 수비적으로 대응 가능한 아트록스를 뽑아 자신들의 공수를 마무리하고, jdg는 바이를 뽑아 상대의 공세에 맞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꺼내듭니다. 동시에 아칼리 + 바이는 사이드에서 약점을 가진 오리아나를 상대로 언제나 한번의 수가 존재한다는걸 보여줘왔죠.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주도권과 대응이 밴픽에서 보여지는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오리아나(공격) -> 아칼리(수비), 럼블(공격) -> 아트록스(수비), 렐(공격) -> 바이(수비)로 완벽하게 표현은 가능하지만 분명 틀린 부분이 많을 이 설명은, 얼추 그럴싸하게 포장해서 제 이론이 맞아 보이게 여러분을 현혹할 수 있단거죠.

그렇다면 전장을 선택하는 공격자의 이점에 반해 수비자의 이점은 무엇일까요? 전통적인 전쟁의 관점에서 수비자의 이점은 상대보다 유리한 지형에서 상대가 오는 것을 기다린 뒤, 이를 받아칠 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물체로 표현하면 성벽이 있는 수비자가 공격자에 비해 유리하단거죠. 그런데 성벽이 존재하지 않은 수비자는 공격자에 비해 유리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물론 제가 전쟁론을 제대로 공부해본 적이 없어 있는걸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만) 저는 그것이 이번 패치 버전에서 픽밴의 유불리를 따질 때 일반적으로 블루가 유리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아, 성벽이라고 이야기했는데 밴픽에서 성벽이 뭐야? 에 대해 대답하기 위해 저는 성벽이 왜 상대에 비해 답해야하고, 고민 끝에 우선 성벽이 있으면 왜 전투에서 유리한지로 눈을 돌리기로 했습니다. 제가 내린, 성벽이 전쟁에서 전장의 유리함을 가져다 주는 이유는, 상대가 가지고 있는 전장 선택 주도권을 부정한다는 부분입니다. 네가 먼저 때리려고하면 뭐해, 그래봤자 싸울 곳은 내가 원하는 곳에서 싸워야하는데? 그리고 이곳은 내가 더 유리하도록 준비가 다 돼있는걸?

그렇다면 밴픽 싸움에서 상대가 가진 공격 주도권을 부정하고 자신의 영역에서 싸우도록 끌어들이는 요소는 롤이란 게임에서 무엇일까요? 전 그것이 카운터 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좀 말이 되게 사기치고 싶었는데 제 혓바닥이 모자라서 매끄럽게 혀를 놀리지 못하겠네요. 그냥 예를 들어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t1 vs jdg의 4세트에서 징동은 블루의 이점을 살려 블루 3픽에 아트록스라는 챔피언을 세팅해 두었습니다. 공격자의 주도권을 살리려면 t1은 이에 대응하기 힘들어야하는데 t1은 오히려 이를 요네라는 챔피언을 선택해서 본인들에게 유리한 전장이 되도록 만들었죠. 이와 유사한 것이 gen.g vs blg의 블루 1픽 잭스에 대응하는 레드 5픽 아트록스가 되고요. 이처럼 카운터 픽이라는 것은 상대가 선택한 전장이, 사실은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싸울 수 있는 곳이 되도록 바꾸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공격자의 주도권을 수비자가 뺏어온다는 시점에서 일종의 성벽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표현했습니다.



서론이 굉장히 길었는데, 제 최면 어플에 넘어가 위의 전제에 동의하게 되신 분들이라면 블루가 레드에 비해 현재 밴픽에서 유리를 점한다는 것이 '레드에서 카운터를 칠 수 있는 챔피언의 수가 적기 때문이다'라고 제가 주장하려한다는 것을 눈치채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정확하게 어느 라인에서 상대를 카운터치기 힘들기 때문에 블루가 레드에 비해 유리할까요? 전 그것이 미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단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페이커 선수가 이번 월즈에서 사용한 챔피언이 '오리아나, 아지르, 사일러스' 단 세가지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생각합니다.

현 패치버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미드 챔피언의 숫자가 적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미드 챔피언 간 성능의 격차가 너무 많이 나기 때문이고 이를 대표하는 챔피언들은 '오리아나, 니코, 아지르, 사일러스'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이 인지하듯 롤은 미드가 제일 중요한 게임이고, 미드 격차가 날 경우 게임을 이기기가 다른 라인에 비해 굉장히 힘듭니다. 그런 상황에서 가용 가능한 챔피언이 단 넷밖에 안되는데, 심지어 니코 오리아나를 상대할 때 후자의 둘은 굉장히 고생한다는 것까지 감안하면 레드팀은 밴픽에서 굉장한 페널티를 안고 경기를 진행한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추가적으로 이번 월즈에서 오리아나를 상대로 승리한 아지르는 페이커 선수 뿐이란 것을 감안하면 상대에게 오리아나/니코를 줄 경우 t1을 제외한 모든 팀은 성벽 없는 허허벌판에서 상대가 공격해 들어오는 것에 벌벌 떨어야하는 취약한 상태가 된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죠.



"나 롤 안해"라고 말하고 다니는 이제 손롤은 놓은지 좀 된 방구석 롤붕이가 대회 보면서 입롤하고 싶어서 헛소리 좀 길게 늘어놔 봤습니다. 최면어플에 함락당하신 분이시라면 추천을, 저항하셨다면 댓글이란 형태로 비난과 의견 개진을 해주시면 작성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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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루미공방
23/11/14 13:48
수정 아이콘
블루 1픽 후에 레드가 12픽 해서 나눠가져도 블루 23픽이 맛있는 것들이 있고 레드3픽은 별 맛이 없어 보이더라구요
일반상대성이론
23/11/14 14:06
수정 아이콘
맵구조상으로도 레드가 불리한데 밴픽 순서라도 바꿔줘야하는거 아닌가 싶기도…
다시마두장
23/11/14 14:12
수정 아이콘
듣고보니 이것도 생각해봄직 하네요.
티바로우
23/11/14 14:19
수정 아이콘
한쪽에 밴픽선후 전장위치 둘중 하나 고르면, 반대편이 나머지를 고르게 하면 되겠죠
23/11/14 14:32
수정 아이콘
맵이 완벽하게 좌우대칭인 히오스가....
23/11/14 17:32
수정 아이콘
이 부분은 라이엇 입장에서도 고려해볼만한 이야기같네요
OcularImplants
23/11/14 14:23
수정 아이콘
(수정됨) 도타의 경우 오히려 다이어(레드)가 유리한 시즌도 3-4년 정도 있었던 반면 롤은 황밸2020시즌/오히려 레드가 유리했던 2021시즌을 제외하면 모두 블루 강세죠. 말씀하신 것처럼 명확한 카운터픽을 만드는 걸 지양 하는 게 롤이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23/11/14 14:26
수정 아이콘
도타는 중간밴이 많다는 점도 크다고 봅니다.

픽밴시간도 훨씬 여유로워서 후픽이 카운터 치는 고민을 할 시간도 충분하구요.
23/11/14 17:30
수정 아이콘
도타가 이쪽으로는 낫다는 이야기도 굉장히 많이 나오던데 제가 도타를 해봤으면 좀 더 명확하게 왜 이런 일이 나올까를 알아볼 수 있었을것 같아서 이 부분은 좀 아쉽더라구요
OcularImplants
23/11/14 21:03
수정 아이콘
도타의 경우 극상성 챔피언이 있고 캐리로 쓰이는 유닛을 서포터로 돌려도 될 정도로 생각보다 밴픽이 유연해서라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 롤로 치면 원딜로 뽑아놓은 애를 상대 밴픽보고 서포터로 돌리는거죠. 또 올해 ti를 보니 씹op 신캐가 메타를 먹어서 블루가 더 유리했더군요
뜨거운눈물
23/11/14 14:26
수정 아이콘
밴픽 할때 밴페이즈 두번째때 레드진영에 기존 밴 2개에서 밴을 3개 할 수 있도록하면 레드가 너무 유리해질까요?
23/11/14 17:31
수정 아이콘
그게 조금 어렵다고 생각하는게, 그러면 이제 모든 프로 게임을 기준으로 패치를 진행할때 블루가 밴을 하나 더 한다는 것을 제외하고 밴픽이 유리하도록 해나가야해서 솔로큐 입장에서 불균형이 나올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패치 버전에서는 레드가 밴 3개하면 밸런스 맞을것 같다는 생각은 드네요
앨마봄미뽕와
23/11/14 14:31
수정 아이콘
메타정립이 될 수록 레드가 유리하다는 말도 op가 다 동등하게 같은 op일때 가능한거지, 팀마다 챔프 숙련도, 원하는 구도가 다 다르고 그걸 결정 할 수 있는게 블루라 블루가 보통 더 유리하죠. 레드가 더 유리했던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잘...
김연아
23/11/14 16:04
수정 아이콘
롤드컵 기준으로 18, 20, 21은 코인토스 이긴 팀이 레드 골랐던 것 같습니다.
앨마봄미뽕와
23/11/14 16:30
수정 아이콘
저도 다 체크는 어려워서 조금 봤는데 20 결승은 패배팀이 다 레드로 갔고, 21은 패배팀이 다 블루로 가긴 했네요
김연아
23/11/14 17:2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아 21은 블루였군요.

18, 19는 번갈아 갔네요.

레드 선픽은 IG 특권이었나 헷갈리네..
23/11/14 17:32
수정 아이콘
말씀대로 대부분의 경우 전장을 선택하는 권리가 있는 공격자가 유리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이 들긴 하는데 제가 글을 너무 똥글로 쓴것같네요
앨마봄미뽕와
23/11/14 17:52
수정 아이콘
아 아닙니다. 본문에 대해서 평가한 건 아니고.. 가끔가다가 메타정립이 될수록 레드가 유리하다고 하는 글들을 많이 봐서..
23/11/14 14:57
수정 아이콘
필밴급 5개, 바로 아래티어 5개 정도가 있는 상황에서 블루에서 필밴급 하나 가져가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는데다 레드에서 12픽으로 바로 아래티어 2개를 가져가도 블루에서 23으로 또 비슷하게 가져가버리니 123픽 밸류가 블루가 높을 수 밖에요.
닉네임을바꾸다
23/11/14 16:20
수정 아이콘
블루의 사기성 : 럼자오자레(아님)
23/11/14 17:48
수정 아이콘
조합의 키카드를 첫 픽을 통해 가져갈 수 있는 블루 vs 막픽으로 카운터를 통해 한 라인을 강력하게 가져갈 수 있는 레드

레드에서 탑후픽의 장점을 살려 탑을 강력하게 카운터 치기 좋은데 요즘 메타가 탑의 영향력이 많이 떨어지는 메타라서 그만한 이점이 없음
그래서 서포터픽을 통해 바텀라인을/혹은 조합 전체에서 카운터를 시도하기도 하는데
라인에서 2:2는 픽하나로 카운터가 쉽지 않음 / 조합 전체 카운터를 치기에는 바텀 주도권이 너무 중요함
녀름의끝
23/11/14 18:00
수정 아이콘
레드가 후픽을 하는 게 강점이 되려면 보고 뽑을 때의 강점이 있어야 하는데 현 시점에서 럼블 자르반 오리아나는 선픽박아도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밸류가 좋아서 후픽이 카운터친다는 맥락형성이 잘 안 되고 2페이즈에서 선픽박는 게 장점이 되려면 그 때까지 좋은 카드가 남아 있어야 하는데 롤도 오래 되서 1페이즈 픽만으로 어느 정도 조합이 완성되다보니 2페이즈 밴 단계에서 레드가 먼저 가져갈만한 픽들이 다 잠겨버리고 무엇보다 스왑할만한 챔프가 없어서 레드가 5픽에서 구도를 비틀거나 하는 장면이 나오기가 너무 힘듭니다.

징동 티원 4세트 보면 이게 레드인데도 티원 조합이 되게 괜찮게 뽑히는데 이게 징동이 오너 렐에 지독하게 당한 나머지 이럴 거면 차라리 자르반으로 맞아보자 하고 풀어주면서 레드 밴픽이 맛나게 되어버리죠. 이 정도로 상대가 개털려서 밴픽 전략이 꼬이지 않는 이상 상식선에선 블루가 유리한 것 같아요.
23/11/14 18:03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스왑 측면에서 티원은 바텀을 위에서 하나만 뽑고 마지막까지 보거나, 탑을 보고 가거나 하는 플레이가 가능한게 주효해보이긴 하던데 그거까지 글로 쓰면 안 그래도 못 쓴 글이 더 못 쓴 글이 돼서 추가하지 못하긴 했습니다 크크
LCK제발우승해
23/11/14 19:18
수정 아이콘
코인토스해서 밴픽 or 진영하게 하죠.
밴픽 선공/후공 고르면 상대팀이 진영 고르고..
반대로 진영 고르면 밴픽 선후공 고르고
Arcturus
23/11/14 20:12
수정 아이콘
보통 블루 레드의 유불리는 메타를 지배하는
OP픽의 개수에 달려있다고 하죠.....

르렝카 메타 시절에 무조건 레드진영이 3밴을 강요당해서
밸런스가 망가졌다는 원성이 자자했구요

결국 OP픽이 많아질수록
레드가 강요당하는 밴의 개수가 늘어나는데

아예 OP가 초월적으로 10개 정도 (이럴 수는 없죠 보통)
늘어나지 않는한 항상 레드가 밴부터 불리할 수 밖에요

그나마 생각나는건 인체공학적으로 불리한 레드가
지금 블루처럼 선 1픽을 가져간다

이 정도 말고는 잘 모르겠습니다
롤 역사에서 레드가 유리했던 적은 정말 손에 꼽는거 같아요

가장 큰 이유는 블루가 첫 픽을 가져가서가 맞다고 봅니다
OP밴을 강요하기도, 처음 구도를 가져오는 것도.
카운터를 뽑아야한다는것도 어찌보면 수를 강요당하는거니까요.
라라 안티포바
23/11/15 00:14
수정 아이콘
메타상 절대고정밴이 니코 1황만 있는것도 좀 치명적인거 같습니다. 롤이 고도화되면서 상대 맞춤밴이 정말 중요한데, 레드팀은 그냥 니코 한자리 빼버리고 게임하는 격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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