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5/31 19:44:54
Name whoknows
Subject [일반] 주택구매 기준에 대한 짧은 생각 (수정됨)
2월 말 생애 첫 주택을 샀습니다.
어느새 나이에 4자가 새겨진 독거노인이라, 자랑은 못 되고요.
안양시 구축 32평 아파트에 천 만원 정도 돈을 들여서 반 셀프 인테리어를 마치고 오늘 드디어 입주를 했습니다.

생각보다 힘도 들고 다양한 일도 많았지만,
이 글에선 제가 아파트를 구매한 기준에 한정해서 이야기를 좀 적어보려고 합니다.

16년부터 21년까지 아파트 가격이 미친듯이 올랐고,
22년은 그 여파로 대 조정의 시기가 왔죠.
수도권 기준으로 요즘은 보합세인 곳도 있고, 약간씩 회복하는 동네도 보이고,
전고점에 거의 다다른 곳도 있고, 다양한 상황이 혼재하고 있어 시장을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집을 사려고 1년 정도 공부를 해 본 결과 저는 일단
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이미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변수는
가격에 이미 반영되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과거를 가지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에요.
이걸 알면 정말 떼돈을 벌텐데 그런 사람은 거의 없잖아요? 있다고 하더라도 왜 남과 공유할까여. 크크
유튜브에 하락론자도 많고 상승론자도 많지만, 결국 판단은 투자자 자신이 하는 것이죠.

다만 자신의 의견이 강할수록 알고리즘신이 그 의견 쪽 영상을 자꾸 보여줄 것이라는 점은 경계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부동산 시장도 수급이 맞물려서 가격이 결정되므로 자기실현적 예언이 적용되는 시장으로 보이고
그렇기 때문에 전체 시장의 방향을 보아야지 단순한 예상 논리 한 두가지를 가지고 단방향으로 예측하려는 것은 올바르지 않아 보였고요.
오를지 내릴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고, 저는 결국 리스크 헷징 차원에서 구매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분명히 인구는 줄어들고 있지만, 가구 수는 어떻게 변할지 불분명하다는 점
곧 지방소도시는 소멸할 것이지만, 거점도시와 수도권은 더욱 집중화될 수 있다는 점...
적어도 제가 경제활동을 해나갈 향후 20년 정도라면, 수도권 아파트는 멸망하진 않을 것 같다는 판단+
한국의 미래가 어두우므로 현금성 자산이나 한국 주식보다는 부동산과 해외 주식 채권이 안정적일것이라는 생각으로
구매를 결정했고요. 다른 자산과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맞추는 차원에서 부동산이 필요하기도 했습니다.
대출받기도 소득조건상 지금이 유리하기도 했고요.

왜 아파트인지, 왜 지금인지, 왜 수도권인지 정도는 설명을 한 것 같네요.

왜 이 동네인지, 왜 이 아파트인지는 몇 가지 기준을 세워서 판단했습니다.
1. 회사에서 차로 도어투도어 맥시멈 50분
- 순환근무, 경기도 남부에 회사가 주로 있어서 출퇴근 용이성 고려.
2. 본가 접근성
- 서울 서남부에 계시는 부모님 집 잦은 방문 고려.
3. 전고점 대비 가격 하락
- 오를 때는 아파트 선호 나래비가 잘 서지만, 하락할 때는 덜 그러한 면이 있다고 저는 배웠어요.
  전고점 대비 30프로 이상 떨어진 경우 어느 정도 하방경직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떨어지더라도
  버틸 수 있는 수준일 것이라고 판단했고, 그런 아파트들을 찾았어요.
4. 전세가율
  - 일정 수준 이상의 전세가율이 받쳐주는 곳은 마찬가지로 가격이 더 떨어지기 어렵고,
    실거주만족도가 보장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호재
- 제가 온 동네는 근처 비선호soc가 있고 지하철도 없고, 바로 옆은 공장부지입니다.
soc는 이전하기로 확약이 되었고, 지하철은 시공을 시작했고, 공장은 이전하여 공터네요.
실사용가치가 올라가면 장기에 부동산 시장이 풀리면 가격에도 반영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6. 주차
- 가격이 많이 떨어진 곳은 보통 투자자 물건이 많은 곳이었고, 그래서인지 주차대수가 적은 곳이 많았습니다.
대중교통을 거의 안 타서 주차가 매우 중요했고 지금 아파트는 1.2대는 되어서 스트레스가 심하진 않아보입니다.
7. 결국 제일 중요한건 절대적 가격 그 자체.
뭐니뭐니해도 제일 중요한 것이 가격이라고 생각하고, 싸다고 생각해서 샀습니다.
사실 회사가 판교라 수지나 구성남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전고점이 구매한 아파트랑 비슷한 곳들임에도
수지나 구성남이 5천만원~1억정도 더 비싸더라고요.
수도권 전체를 훑고 결국 제가 살 것이라고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이 동네에 입성하게 되었네요.
빚갚을 생각하면 머리가 멍하긴 합니다.

아마 모르긴 해도 피지알에 부동산 인사이트 훌륭하신 분도 많으실텐데, 그냥 한 번 주저리 해봤습니다.
대충 보니까 가입한지 20년이 다 되어가네요. 게임사이트가 육아사이트가 되고, 인생얘기하는 사이트가 되고.
참 재미있네요. 오랜만에 '삶에서 처음 느끼는 기분'을 경험하고 이래저래 똥글 하나 올리고 갑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4/05/31 19:46
수정 아이콘
내 집에 인테리어 끝내고 처음 들어가서 눕는 그 느낌은
인생 전체에서도 가장 강렬한 기억 중 하나로 남아있는데.. 주변에 물어봐도 다들 비슷하던..


축하드립니다~
whoknows
24/05/31 19:5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생각보다 임팩트가 강하네요. 인테리어하면서 여러 번 봤음에도 또 다른 느낌입니다.
24/05/31 19:57
수정 아이콘
추가로 알고리즘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부동산 상승론을 많이 보면 일부러라도 하락 관련된것도 보고 이래서... 너무 한쪽 이야기를 안들으시려고 노력하면 좋습니다.

개인적으론 부읽남이 가장 보기 좋다고 생각하는데.. 여기도 중립일순 없다보니..

안양시 구축이면 공시지가 6억은 안넘어가실텐데 연말정산때 공제 받는거만 챙기시면
생각보다 나가는 돈이 적네? 하고 느끼실껍니다...

주담대 이자 소득공제는 체감이 바로 올 정도로 공제액이 커서..
유료도로당
24/05/31 20:0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어... 마지막 그게 혹시 모든경우에 다 되는건가요? 작년에 안챙긴것같아서...

자문자답 추가;아 쓰신댓글 다시보니 공시지가 6억원 이하일경우 해당되는 모양이네요. 이해했습니다! 크크
분신사바
24/05/31 20:09
수정 아이콘
축하 드립니다. 안양에 대한 지리적 감각은 없지만 장기 실거주 우선에 5번 정도의 호재조건이 있으면 좋은 선택이네요.
whoknows
24/05/31 20:16
수정 아이콘
많이 떨어지지 않으면 감사하면서 살아야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유료도로당
24/05/31 20:31
수정 아이콘
내 집에 첫 입주했을때 (더군다나 인테리어까지 했을때)의 느낌은 윗 댓글처럼 참 인상적인 기분인것같습니다. 그 기분에는 집의 가격이나 크기 같은건 의외로 별 상관이 없는것 같아요. 인생 뭐 별거 있겠습니까. 축하드립니다!
24/05/31 20:41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kogang2001
24/05/31 21:12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저도 이제 앞자리가 4자로 바뀐 독거노인인데 원룸 같은 투룸인 곳에서 반전세로 살고 있으니...ㅠㅠ
알라딘
24/05/31 21:42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생애 첫 주택은 의미가 남다르죠
마그데부르크
24/05/31 22:11
수정 아이콘
04년생인데요
송도에 집사는게 목표에요
마그데부르크
24/05/31 23:05
수정 아이콘
Pgr에 송도 사시는분 있나요?
공부맨
24/05/31 22:20
수정 아이콘
요즘 드는 생각은
부동산과 관련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전국 집값은 떨어져도 서울+수도권좋은곳 은 장기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 고 생각하더라구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미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게 과연 이대로 될까

주변 돈많은 사람들이 직장은 지방에 있어도 서울에 집사놓고 지방에는 오랬동안 전세로 살려고 하고요.

21년초 주식시작이 완전 활황일때 주식은 장기 우상향한다고 하는 분위기가 생각나서요...
24/05/31 22:40
수정 아이콘
모든 사람이 그렇게 믿으면 그렇게 됩니다.

 농담같지만 모두가 오른다고 믿으면 올라요.
.
그 믿음이 깨질때가 거품이 터진다고 하는거죠

 튤립사건부터 해서 닷컴버블등이 터지듯..


그리고 집은 필수재라서 내꺼에 살던, 남에꺼에 살던
무조건 필요한건데.  인구가 줄어들수록 슬럼가가 늘어나고 중심부에 모이게 된다는건 아직 안깨진 상태라서. 
엘브로
24/05/31 22:41
수정 아이콘
미장에 한해서만입니다?
whoknows
24/05/31 23:05
수정 아이콘
시장에 선반영되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고 앞으로 오를 소재라고 볼 수도 있겠죠.
개인적으로 부동산이 주식과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그게 집은 거래비용도 크고 실가치가 주식보다 확실하기 때문에
주식수준의 하방압력을 받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봅니다.
24/06/01 08:41
수정 아이콘
서울+수도권좋은곳 은 장기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
이거를 설명할때 다들 공감하고 반박이 어려우니 이걸 믿는거죠.
지방은 인구없어지면 인프라가 먼저 빠집니다. 인프라가빠지면 더 인구감소가 가속화될테고 그 인구가 수도권에 더 몰린다 이걸 믿을수밖에없으니까요. 이게 깨지는 상황이면 또 다른 움직임이 나오겠죠
하이버리시절
24/05/31 22:30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다른 요소보다 근래 통화량이 너무 넘쳐나서 자산 가격 점프는 시간문제라고 봅니다.
whoknows
24/05/31 23:06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대로 인플레이션 헷징도 정말 중요한 부분이죠.
마그데부르크
24/05/31 23:35
수정 아이콘
안양이시면 평촌이신가요 학군지에 사셨네요
돔페리뇽
24/05/31 23:59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집 사고 나면 집값 오르던 말던 관심도 없어지더라고요
대신 종부세 관련 뉴스에 관심이 생기는.... 크크크
HA클러스터
24/06/01 00:42
수정 아이콘
피쟐에서 이미 여러 분들이 하신 말이지만 실거주 한채 보유는 부동산에 대해 포지션 중립을 통한 리스크 헷지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부동산은 쭉 하락할거다(무주택), 혹은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계속 오를 거다(다주택) 라는 어느쪽으로든 강렬한 확신을 통한 배팅을
하지 않는 이상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24/06/01 00:51
수정 아이콘
실거주 한채는 가격도 가격인데 심리적인 안정이라는 가격으로 계산하기 어려운 가치가 있기에 일단 내집 한채 보유는 어지간히 고점 영끌이 아닌한 너무 눈치보다가 이도저도 안되는거보단 그냥 여력있을때 마련하는게 괜찮다고 봅니다.
No.99 AaronJudge
24/06/01 01:45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24/06/01 08:43
수정 아이콘
내집 축하드립니다 크크
대부분의 사람이 살면서 해보는 가장 큰 지름.
여수낮바다
24/06/01 09:20
수정 아이콘
무조건 엄청엄청 잘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8figures
24/06/01 09:56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흐흐
일각여삼추
24/06/01 10:01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실거주 한채는 무조건이죠.
외국어의 달인
24/06/01 10:28
수정 아이콘
세상일은 알 수가 없네요. 20년이 더된 토이 김형중씨 노래를 다시 라디오에서 틀어 줄지 누가 알았겠어요? 미래에 투자한다기 보다는 현재의 삶에 충실하는 것이 맞다고 봐요. 나중에 얻어걸리면 그때 나의 선택에 감사하면 되는거고.. 축하드립니다!! 하하하
강아랑
24/06/01 19:58
수정 아이콘
호계동 이신가 보군요
꿈트리
24/06/03 09:17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레버리지의 세계로 들어오셨군요.
욕망의진화
24/06/03 15:19
수정 아이콘
등기후 결혼 아입니꺼?등기 치면 5부능선은 넘었다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616 [일반] LLM에 대한 오해 [39] 해석기11320 24/06/01 11320 0
101614 [일반] 한국 군대는 왜 개판이 되었나 [38] 고무닦이10678 24/06/01 10678 9
101611 [일반] 주택구매 기준에 대한 짧은 생각 [32] whoknows10557 24/05/31 10557 20
101610 [일반] 실존적 공포를 이야기하는 AI [37] 여행의기술12161 24/05/31 12161 2
101609 [일반] [방산] 천궁 사세요, 천궁 [32] 어강됴리10545 24/05/31 10545 4
101607 [일반] 사랑은 변하는 걸까? - 어지러움에서 파생된 한자들 [13] 계층방정7802 24/05/31 7802 10
101606 [일반] 잘 나가던 밴드 키보디스트가 재벌에 비수를 꽂는 내부고발자가 되었다!!! [14] 매번같은10740 24/05/31 10740 8
101605 [일반] 트럼프 '입막음돈' 형사재판 배심원단, 34개 혐의 모두 '유죄' [19] Davi4ever10538 24/05/31 10538 1
101603 [일반] 인분 이슈가 있었던 빛과진리교회 관련 재판이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12] 뜨거운눈물10184 24/05/30 10184 1
101598 [일반] PGR 보고 달리기 시작한 런린이! 마라톤 5km 30분 달성했습니다! (아무래도 우주전쟁님이 날 속인거 같아!) [22] bifrost6920 24/05/30 6920 27
101597 [일반] 전기차를 타보고 느끼는 의외의 장단점 [122] 시무룩11230 24/05/30 11230 9
101593 [일반] 6/1 댄스 버스킹에 놀러오세요! (여의도 한강공원) [12] 메존일각7167 24/05/29 7167 13
101591 [일반] 진짜 얼마 안남음 [26] 천영16336 24/05/29 16336 1
101590 [일반] ???? : 애플 게섯거라 [32] Lord Be Goja10024 24/05/29 10024 2
101588 [일반] 삼성전자 노조, 창사이래 최초로 파업 돌입 예정 [37] EnergyFlow10803 24/05/29 10803 1
101584 [일반] 패드립과 피리 [4] 계층방정8552 24/05/28 8552 6
101582 [일반] AMD 메인보드 네이밍 700 패싱하고 800 간다 [17] SAS Tony Parker 9317 24/05/28 9317 1
101581 [일반] [역사] ChatGPT가 탄생하기까지 / 인공지능(딥러닝)의 역사 [19] Fig.19932 24/05/28 9932 22
101580 [일반] 잘 되니까 뭐라 하기 뭐하네(Feat.범죄도시) [54] 아우구스투스14382 24/05/27 14382 6
101574 [일반] 험난한 스마트폰 자가 수리기(부제 : 자가수리로 뽕뽑기) [60] Eva01010623 24/05/27 10623 12
101573 [일반] 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후기(스포) [8] aDayInTheLife7144 24/05/26 7144 1
101571 [일반] V3 백신 무료버전의 보안경고 [6] Regentag10510 24/05/26 10510 1
101569 [일반] 5/31일 종료예정인 웹툰 플랫폼 만화경 추천작들(2) [1] lasd2417834 24/05/26 7834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