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90년대 초반 후레쉬맨이나 2000년대 파워레인저는 다들 한번쯤은 보셨을 겝니다.
미니어쳐로 만들어진 배경에서 사람이 괴수탈을 쓰고 액션장면을 구사하는 시각적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신고질라의 cg씬들이 딱 그런 느낌을 줍니다.
이게 그 시절 추억을 느끼는데는 매우 확 와 닿지만 헐리우드식 cg에 익숙한 관객들으겐 화면이 촌티난다고 해야할까요, 괴리감을 지울 수가 없지요. 상당히 아쉬운 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예컨데 곧 개봉할 차젤레 감독의 라라랜드같은 경우 예전 클래식한 뮤지컬 영화의 분위기, 아니 화면 컷이나 배경등 모든 것들이 그 시절 우리가 봤었던 그 뮤지컬 영화 그대로를 답습합니다만 촌티난다거나하는 그런 건 전혀 읽을 수 없거든요. 오히려 신선했죠.

2. 안노의 애니 특히 에반게리온을 보신 분이라면 이 영화를 봤을 때 실소를 금치 못하실겝니다. 어디서 많이 봤었던 씬과 컷들이 난무하거든요.
차가운 금속적 느낌이 나는 배경들만 보여주면서 대사를 친다든지 인물을 찍지만 일반적인 컷이 아닌 천장이나 사물의 시점에서 컷을 나누는 그래서 사람이 오히려 배경이 되는 그런 장면들.. 그리고 빠른 장면전환과 동시에 화면을 계속 차지하는 자막들...
기존의 덕후라든지하는 매니아층들에겐 크게 위화감이 없을 수 있겠지만 그런 걸 사전에 잘 모르는 일반 관객들에겐 그렇지 않죠.
애니메이션 감독의 연출적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3. 그럼에도 개인이 아닌 국가, 정부, 관료란 조직이 주인공이 되어 괴수에 대처하고 사고를 수습하면서 서사를 이끌어가는 모습들은 기존의 헐리우드식 괴수영화 즉 주로 어떤 개개인들 입장에서 괴수를 무찌르는 그런 방식의 영화와는 차별화되어있습니다.
컷 하나하나, 씬 하나하나들은 모자란 점이 있다고 느껴지는 것에 비해 전반적인 스토리라인이라든가 고질라의 설정, 괴수란 자연재해에 대처하는 관료조직의 모습들, 고질라의 학살씬등은 꽤나 흥미롭게 볼만합니다.

4. 일본의 괴수영화나 가이나스식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어쩌면 보물같은 작품일 수도 있겠지만 일반 대중들에겐 이질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일본에서 대흥행한 이유는 지진과 원전 그리고 원폭을 직접당한 경험들에서 이 영화와 접점이 많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