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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9/27 18:38:50
Name 아난
Subject [일반] 레드 벨벳에 빠져 지낸 지난 한 주

stan. K-Pop 유튜브 동영상 댓글들을 읽으면서 새로 알게 된 영어 단어이다. 작년 중반부터 서너달에 한번씩 블랙 핑크 유튜브 공연 동영상들에 빠져 지내곤 한다. 이번에는 몇일 만에 조회수가 2억을 넘었다는 신곡 뮤비 동영상 소식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 댓글이 200만개 이상이었던 것 같다. 너였다면, 너와 나, 나만 봐라봐 같은 솔로 커버곡을 부를 때의 로제가, 금발로 염색한 긴 머리칼을 출렁이거나 모델처럼 걸을 때의 로제가 최애지만 (로제의 좀 뭉개진것 같고 콧소리가 섞인듯한 독특한 목소리가 너무나 좋다) 모든 멤버들을, 그리고 멤버들이 다 같이 부르는 모든 노래들을 다 좋아한다.

사이 사이 옆에 주르륵 뜨는 다른 K-Pop 걸 그룹 공연 동영상이나 뮤비를 클릭하는 적은 별로 없는데, 나는 고양이 동영상을 볼때도 처음 보기로 마음 먹은 것 외에 늘어서 있는 다른 것들을, 아무리 끌려도, 이어 플레이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아예 없지는 않다. 즐김은 다소간 지연시킬 때 더 큰 충족감을 준다). 그렇지만 지난 주에는 중간에 오랫만에 이름만 들어본 다른 K-Pop 걸 그룹으로 샜는데, 레드 벨벳이었다. 막상 들여다보니 데뷔한지 6년이 다 되어가는 그룹이다. 그 클릭은 올해 내가 한 짓 중에서 가장 잘한 짓으로 기억될 것 같다.  

그 순간 이래 1주일을 레드 벨벳에 빠져 지냈다. 2시간 후면 줌 강의가 시작되는데, 그제서야 잠자리에 들기도 했다. 처음 들은 레드 벨벳 노래인 사이코를 극찬하는 것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사이코는 팝송의 이데아가 속세에 현신한 것 같은, 몰입을 유발하는 형식이 미학적으로 완벽하게/풍부하게 구성된 노래이다. 클래시컬하기까지 하다! 레드 벨벳 멤버들은 달콤하고 예쁘고 서늘하고 아름다운 제 각각의 매력적인 목소리들과 그 목소리들의 어울림으로 이 노래를 완전히 실현했다. 뮤비도 대단하지만 라이브 퍼포먼스의 사랑스러움은 필설이 불가능하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 조이의 커버송 플레이 리스트를 틀어 놓고 있다. 조이는 레드 벨벳에서 세 번째로 노래를 잘 부른다고 한다. 슬기와 조이가 트와이스 멤버들과 같이 드림 컴 트루를 부른 공연에서 조이가 자신의 파트를 아주 잠깐 불렀을 때 나는 거의 귀르가즘을 느꼈다. 남녀 관객 '모두'의 환호성이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슬기와 웬디는 더 능란하다. 특히 웬디가 그런데,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가에 어울리는 목소리부터 비욘세의 할로에 어울리는 목소리까지, 허스키하고 묵직한 목소리에서 청아한 목소리까지 목소리의 색과 목소리의 콘트롤이 자유자재이다. 최근 사고로 인한 부상에서 회복해 복귀했다는 웬디가 얼굴에 살이 붙었다 떨어졌다 하면서 자신만만하게 그러나 열정적으로 노래 부르는 것을 듣고 보면 K-Pop 걸그룹 유튜브 동영상 영어 댓글에서 가끔 보이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녀를 보호해야 한다'는 구절이 실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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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7 18:55
수정 아이콘
음악 좋은 여자아이돌 많지만 그중에 제일 힙한건 역시 레드벨벳이에요
피잘모모
20/09/27 18:57
수정 아이콘
저는 중3 때 학교에선 안 좋아하는 척 하면서 집가서 뮤비 싹다 돌려보고 그랬죠 흐흐...... 루키 - 빨간맛 - 피카부 때였나요...
모나크모나크
20/09/27 19:09
수정 아이콘
피카부 있는 앨범의 초반부 노래들이 아주 좋아요. 피카부에서 킹덤컴까지요. 그 노래 뒤로는 여느 여돌느낌이 나서 좀 별로...

루키나 빨간맛으로 대박내긴했는데 레드컨셉보다는 벨벳컨셉이 좀 더 간지납디다. 정작 레드중에는 초반의 덤덤을 능가하는 곡이 아직 안 나온 것 같아요.
StayAway
20/09/27 19:12
수정 아이콘
소시와 2NE1 시절에는 인기는 둘째치고 곡들이 왜 이리 구린가 싶었는데..
여전히 블핑 노래들이 조금 더 낫기는 하지만, 레벨도 비견될만한 좋은 곡들이 꽤 있더라구요.
20/09/27 19:34
수정 아이콘

블핑 노래 스타일을 걸 크러쉬라고 하던데, 왜 그렇게 부르는지 금방 감이 오더군요.
2NE1 을 잇는, 한국에서도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편인 스타일이죠. 해외에서는 더 그럴테구요.
그에 비해 레벨 노래 스타일은, 무슨 명칭이 있겠지만, 저한테는 신선하게 다가오더라구요.
다채롭기도 한데, 배드 보이, 사이코 같은 노래는 K-Pop 걸 그룹 세계에서는 기대되기
어려운 노래죠. 그런 신선함과 다채로움에 역시 독보적인, 목소리들의 하모니가 결합되어
있다는 것이 레벨만의 매력이죠.
StayAway
20/09/27 20:05
수정 아이콘
아이스크림 케이크나 빨간맛도 좋은데 말씀하신 아이돌스러운 유치함도 없고
곡의 느낌자체도 좋아서 '싸이코'를 참 좋아합니다.
김첼시
20/09/27 19:13
수정 아이콘
피시방에서 롤하다가 아이스크림 케잌듣고 꽂혀서 그 이후로 계속 레드벨벳은 찾아듣네요. 아이돌 노래 특유의 유치함이 좀 적어서 좀 더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듣고다니기 좋은거 같아요. 조이 음색은 최상급이라고 생각합니다. 듣는사람이 정말 기분 좋아지는 목소리라 좋은노래 많이 내줬으면 싶네요.
채식부꾸꼼
20/09/27 19:14
수정 아이콘
저는 요새 나이들어서 덕질한다고 여자아이들하고 드림캐쳐 앨범 사모으고 있는데 요샌 앨범이 하나에 버젼이 여러개인데다가 해외앨범까지 욕심내면 가격이 엄청나더군요 .... 돈을 벌고 있음에도 부담되더라고요
20/09/27 19:25
수정 아이콘
음원 파일로만 음악을 듣지만 적어도 국내 가수나 그룹은 노래가 아주 마음에 들면 CD를
사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레드 벨벳 앨범들도 곧 사게될 것 같습니다.
forangel
20/09/27 19:25
수정 아이콘
저도 최근 거의 일주일동안 블핑 유튜브만 봤다는..

블핑 유튜브 구독자수가 오늘 날짜로 전세계 뮤지션
2위에 올랐더군요.
위에 난공불락처럼 보이는 저스틴비버 한명..

최근 구독자수 늘어나는거 보면 경이롭더라구요.
하루에 기본 10만명씩 늘어나더라는...
지금 추세라면 최소 한달에서 최대 두달뒤면 우리나라 인구수를 넘어서고 이번 앨범만 어느정도 히트치면 저스틴비버도 10달안에 추월해서 세계1위가 될걸로 예상되구요.

Bts랑 블핑이라는 두그룹을 선두로 해서 k팝이 전세계 팝역사를 바꾸는 시대를 우리가 보고 있는건 아닐까 싶다는..
채식부꾸꼼
20/09/27 19:28
수정 아이콘
BTS가 워낙 화제가 많이되서 BTS만 그런줄알았는데 블랙핑크도 조용히 엄청났군요 ..... 여러사건으로 망할려고 하던 와이지 멱살잡고 쓰러지지말라고 하나보네요
forangel
20/09/27 20:21
수정 아이콘
동남아 어쩌고 하면서 비난이 많아서 저도 좀 찾아봤는데
동영상 재생 비율을 보면 동남아가 높긴하더군요.
근데 유튜브 통계 사이트에서 구독자의 국가별 퍼센트를 보면 bts랑 크게 다를바 없고 동남아 비율은 높은편이 아니었습니다.
블핑,bts둘다 미국 구독자 비율이 19프로로 가장 높더라는..

요즘 유튜브의 영향력과 파급효과를 생각하면 블핑도 조만간 빌보드 차트 한번은 먹을걸로 예상해봅니다.
세인트루이스
20/09/27 19:35
수정 아이콘
글에서 묘하게 그분의 향기가 나는 동시에, 그분의 글에 달렸던 댓글들대로 교정이 되었다면 이런 글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ㅠ
달달한고양이
20/09/27 20:00
수정 아이콘
세상 잡덕이고 다들 아끼지만 저에게 최고는 레벨입니다 히힣
20/09/27 20:03
수정 아이콘
한국발매 앨범 곡들도 다 좋지만
일본에서 발매한 곡들도 또 새로운 느낌으로 좋아서 추천합니다
코로나로 활동도 어려운데 이럴때 번안해서 좀 내줬으면 좋겠네요
귀여운호랑이
20/09/27 20:1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카라 이후로 유일하게 덕질하는 걸그룹입니다.
레드벨벳이 나온 예능은 대부분 예능 2번 이상 챙겨봤네요.

특히 조이 음색은 아이돌이 아닌 모든 여가수중에서도 거의 최고로 매력적입니다.
옥구슬 굴러간다고 하는 표현이 어울릴까요, 아무튼 음색만으로도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습니다.

사실 레드벨벳에 처음 관심을 갖게 것도 러시안 룰렛이랑 빨간맛에서 조이 부분을 듣고 도대체 이 좋은 음색을 가진 사람이 누굴까 찾아보던게 시작이었죠.

햄촤라서 햄촤인 햄촤가 햄촤라서 햄촤인것 처럼 조이해서 조이한 조이는 조이해서 조이하죠.
독수리의습격
20/09/27 21:36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현존 아이돌 중 평균 보컬 기량이 가장 높은 그룹이라 봅니다. 거기에 각 보컬별로 개성도 확실해서 노래 자체로도 듣는 맛이 좋은 그룹이죠.
키노모토 사쿠라
20/09/28 00:47
수정 아이콘
작년 레드벨벳 콘서트를 갔는데 여자팬이 남자팬보다 많아서 놀랐네요. 그룹으로는 트와이스를 좀 더 좋아하지만 개인으로는 아이린이 제일 좋습니다.
아이린은 진짜 걸그룹 최강 원탑 미모 입니다.
20/09/28 01:22
수정 아이콘
몬스터에서인가 노래도 잘 부르더군요.
일반상대성이론
20/09/28 19:23
수정 아이콘
저도 처음엔 블핑이랑 레드벨벳 같이 많이 듣다가 레드벨벳으로 넘어갔습니다. 무엇보다 블핑은 곡수가 너무 적어요... 반면 레드젤벳은 엄청 많죠
20/09/29 00:39
수정 아이콘
마르크스주의자라면 빨간맛이죠..크크
얼마 전에 나왔던 아이린&슬기 유닛의 놀이(Naughty)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 유닛 타이틀이었던 몬스터는 별로였고 놀이의 퍼포먼스가 좋았습니다.
20/09/29 01:40
수정 아이콘
놀이에서 그 두 멤버의 춤은 제가 K-Pop 걸 그룹 무대에서 본 가장 절묘하고 우아하고 세련되고 독보적이고
완숙한 춤이었습니다. 춤과 노래 둘다 훌륭하니 압도 안 당할 도리가 없네요..^^
20/09/29 16:32
수정 아이콘
저도 제일 좋아하는 그룹이에요! 간만에 무대 정주행 하고 왔습니다 크크 일해야하는데 멈추기가 너무 힘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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