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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12/14 11:56:11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역사] 미국은 왜 하토야마 유키오를 혐오했는가? (수정됨)
2009년 8월, 전후 일본 역사상 최초의 정권교체가 일어나게 됩니다. 

하토야마 유키오가 이끄는 민주당이 자민당을 상대로 압승을 거두었고, 하토야마 유키오는 일본의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그는 새로운 일본를 외치며 관료마피아의 타파, 탈미외교, 자주외교를 표방하였고 이를 진지하게 추진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정치는 미국의 분노를 불렀고, 일본 내 관료세력의 반대에 부딪쳤으며, 야당 자민당 뿐만 아니라 여당 내의 분열을 초래했습니다.
그 결과 하토야마 유키오는 불과 9개월만에 총리직을 사임하고, 불명예 속에서 은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 하토야마 유키오는 미국과 도대체 어떻게 충돌했던 것일까요?

리처드 맥그리거가 저술한 [미국, 새로운 동아시아 질서를 꿈꾸는가] (원제: Asia's Reckoning) 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는데, 이를 일부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앞서 알아야할 것은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제3의 세력이 [미국을 배제한] 지역기구를 만드는 것에 대해 알레르기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본 저서에서는 하토야마의 실패를 언급하면서 그 전사(前史)를 이야기하는데, 과거 1997년 경 일본이 미국을 배제한 독자적인 아시아 금융 기구를 추진한 일화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 계획의 세부내용은 싱가포르에 의해 미국으로 유출되었고, 당시 미국 재무부에 있던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팀 가이트너(Tim Geithner)의 손에 들어가게 됩니다. 아울러 다수의 아시아 국가들이 일본의 계획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일본에 대해 강력한 압력을 행사하였고, 일본을 당초 계획을 철회하게 됩니다. 

참고로 당시 활약했던 팀 가이트너는 오바마 정부 초대 재무장관이 되었습니다. 

시간을 다시 2009년으로 빨리감기 하죠. 2009년 집권 이후 하토야마는 뉴욕 UN총회에 참석하고 그 곳에서 당시 중국의 지도자 후진타오와 면담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하토야마는 후진타오에게 "미국과의 관계를 격하하고 중국과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해집니다. 이 발언은 미국 귀에도 들어가게 되는데, 본 저서의 저자는 이 둘 간의 대화 내용을 어떻게 입수한 것인지는 여전히 수수깨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마 "도청"이 유력하지 않겠냐는 게 저자의 설명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하토야마는 미국을 상대로 여러 요구를 했는데, 대부분 미국의 심기를 거슬리게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예컨대 아래와 같습니다. 

(1) 과거 보수정권과 맺었던 일본 내 핵무기 반입 조약 내지 합의 등 공개  
(2) 대테러전쟁 수행 관련 해상자위대의 미국 군함에 대한 연료공급 활동 중단
(3)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하토야마는 종종 미일동맹이 일본외교의 가장 중요한 축이라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미국을 배제한 새로운 지역질서 구축을 주장하여 듣는 이들을 혼란케했습니다. 이에 당시 미국 국무부 아태차관보 커트 캠벨은 일본 외교부 장관에게 직접적으로 "더 이상의 서프라이즈가 없길 바란다(No more surprises)"며 경고했습니다. 

그러자 일본 외교부 아시아 국장은 캠벨에게 사적으로, 관료들 사이에서도 도대체 하토야마가 하려고 하는 것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이해할 수 없다고 얘기하면서, 만약 하토야마가 그저 국내정치의 일환으로 미국에 강경한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면 대단히 "멍청한(Stupid)" 것이라고 말하면서 캠벨을 안심(?)시켰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토야마는 다시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다시 "일본의 외교가 지금까지 지나치게 미국에 편중되어 있었다"고 발언함으로써 미국을 경악시켰습니다. 오바마는 이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해지며 그는 커트 캠벨을 일본에 급파하여 "중국에게 미일동맹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반드시 미국과 먼저 상의해야 한다"고 충고했습니다. 

그리고 ASEAN+3(한국, 중국, 일본) 정상회의에서 하토야마가 또 다시 자신의 아시아 공동체 구상을 이야기하자, 회의 막바지에 초대된 호주가 그 내용을 미국에 고자질하게 됩니다. 당시 호주의 지도자 케빈 러드 총리는 아주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하는 지중파(知中派) 정치인었으므로 친중 정치인이라는 오해를 사기도 했지만, 사실 워싱턴과의 관계가 아주 긴밀했고 오바마에게 중국에 대한 솔직한 조언을 해주는 멘토와 같은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일본의 발언에 충격을 받은 케빈 러드 총리는 곧바로 미국 NSC 제프 배더(Jeff Bader)에게 전화를 걸어 그 내용을 알려주었고, 이에 대해 베트남도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심지어 베트남 관료들이 먼저 자신(케빈 러드)를 찾아와 어떻게 좀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미국에 귀뜸해주었습니다. 

다시 말해 베트남은 호주에게 미국에 연락해서 일본을 멈춰달라고 요청한 것입니다. 

이에 미국은 공개적으로 하토야마 정권과 대립하고 망신을 주었고, 이는 야당과 언론이 하토야마를 공격할 수 있는 좋은 빌미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관료들은 점점 하토야마의 말을 패싱하면서 없는 사람 취급했었죠. 그리고 집권 9개월만에 하토야마는 총리직에서 사임하게 됩니다. 

그 결과 일부 언론인들은 하토야마 정부의 실패는 "미국 국방부와 일본관료 및 재미 일본 로비스트의 합작품"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상과 같은 전개를 살펴보면 아베 신조가 집권했을 때 미국이 왜 그리 반가워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아베 신조는 자민당 내 입지가 탄탄함과 동시에 관료들과도 우호적이었고, 미국에 반기를 들지 않았으며, 심지어 중국을 상대로도 유용한 창 혹은 방패가 될 수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한편 일본의 계획이 종종 싱가포르나 호주 또는 더욱 역설적으로 베트남에 의해 미국에 유출되는 상황을 보면, 국제정치란 얼마나 많은 플레이어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게임인지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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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아저씨
20/12/14 12:02
수정 아이콘
한국 친중정책과 관련해서는 별 반응이 없는건지 제가 무딘건지 모르겠습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카드 외에는 생각이 안나는데 이게 큰거 같긴 해도요.. 제가 잘 모르는건가요?
아니면 일본이란 카드가 미국에게 더 큰 벽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민감하게 반응한건가요? 태평양 평화 같은거.
20/12/14 12:07
수정 아이콘
(수정됨) 한국은 중국한테 넘어가면 미국 입장에서 그냥 재수가 없는건데 일본은 중국한테 넘어가면 안보 자체가 위험해진다는 차이는 있죠. 그리고 진짜 친중정책했던 유일한 대통령 시절에는 미국이 예민하게 굴었습니다.
20/12/14 12:13
수정 아이콘
한국은 친중정책을 한 적이 없다라는 선택지도 있지요.
aurelius
20/12/14 15:2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이수혁 현 주미대사: ["70년 전 미국 선택, 앞으로도 그래야 하나"]
문정인 대통령외교안보특보: [" (장기적으로) 한미동맹을 폐지하고 다자간 안보협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미국이 이러한 발언 등을 못보거나 주목하지 않는다곳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이시하라 신타로와 같은 괴짜가 소니 회장과 함께 저술한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이라는 책을 국방부가 번역해서 정부 관료들 사이에 회람하는 나라입니다.

미국은 한국 국내 진보파에 대해 일단 색안경 끼고 보고 있는데 (그들은 한국 진보파가 반미적인 성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와중에 정부 고위층에서 저런 언사가 나오면 겉으로 내색하지 않아도 비공식 채널로 상당한 압력을 가합니다. 문정인이 미국대사로 고려되었다가 철회된 것은 미국이 그를 Persona non grata라고 간주했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반미적 성향이 강한 전직 일본 외교부 국제정보부장이 출판한 "미국, 동아시아를 어떻게 지배하는가(원제: 전후사의 정체)"에 추천사를 쓴 것도 문정인이죠. 미국이 이런 트리비아를 모를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우리도 그렇겠지만 그들도 각종 주요 인물에 대한 인사카드를 만들고 프로필을 작성하고 참고사항을 적어놓겠죠.

한편 보수세력의 지지를 받는 박근혜와 같은 인물이 중국 전승절에 참가한 것은 미국에게 아주 큰 충격이었습니다. 보수가 중국 전승절에 참가한 것은 미국 입장에서 마치 등 뒤에서 비수를 꽂는 일과 같아서 예상 외의 일이었습니다. 심지어 바이든은 "미국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노골적으로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그런 상황에서 대중국 전략에서 한국이 약한 고리 혹은 취약한 부분(soft underbelly)으로 인식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미국과 진지한 전략적 대화를 하기가 어렵겠죠. 호주와 미국 간 형성되어 있는 관계라든가, 혹은 싱가포르와 미국 간에 형성되어 있는 관계처럼 말이죠. 한국의 국력을 감안하면 싱가포르보다 더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텐데, 양국 지도부 간에 "빅픽처"를 함께 그릴만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Contax_Aria
20/12/14 16:42
수정 아이콘
너무 선택적인것만 추려서 자기 논리를 뒷받침 하는면도 있어 보입니다.

주미대사의 저 발언은 국정감사에서 나온 발언이니 국내정치용 워딩이라는걸 미국도 모를리가 없잖습니까?
문정인 특보 발언이야 콕 집어서 문제삼으면 끝이 없고 반대로 보면 외교안보특보라는 이름만 그럴듯한 외교적 실권이 있는 사람이라고 보기도 힘들다는 식의 해석도 가능하잖아요.
이런식으로는 미의회에서 나오는 의원들 발언 몇개만 모아오면 내일모레 당장 한국과 미국이 단교라도 할듯하다라는 논리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현실은 한국이 친중은 모양새만 그럴듯할뿐 외교적으로 더더욱 미국과 가깝고 이 갈등 과정에서 한국이 이득보는 면이 있다고 봐야죠.
미국이 미사일사거리 제한을 점진적으로 풀어주며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확장, 최근의 경항모와 수직이착륙기를 록히드 마틴사를 통해 허락해주는 과정에서 보여준 미국의회의 흐름을 보면 한국은 갈수록 미국이 중요시하고 있다고 보는게 맞습니다. 특히 대중국 압박을 위해 한국과 대만에게 노골적으로 밸런스를 올려주고 있습니다.

보통 논조를 보면 일본과의 직접비교를 많이 하시면서 한국외교를 비판하시는데 저는 생각보다 훨씬 미국이 한국을 중요시 한다고 봅니다.
이미 한국내에 거주하는 미국인의 숫자 자체도 무시못할 만큼 많은데다가 여러가지 이유로 그리고 태생적으로 한국은 반미를 하거나 미국과 거리를 두고 친중외교를 한다는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봅니다.
20/12/14 17:08
수정 아이콘
국제 관계에서는 '정확한 위치'보다도 '남이 나를 보는 위치'가 더 중요하게 여겨질 때가 많습니다.
실제 베트남의 국부 호치민이 중국을 싫어해서 미국과의 화평을 원했지만 미국은 그것을 전혀 몰랐고, 알았다 해도 별로 안중에 두지 않았을 것 처럼요.

외교에서 '우리 입장'을 남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자체가 외교의 특성이나 생리를 모르는 행동이기도 하다는 거죠. 박근혜의 전승절 참가만 봐도 그렇지 않겠습니까? 박근혜가 골수 보수 성향이고, 절대 친미를 벗어나서 생존할 수 없다는 걸 한국인들이면 누구나 알았을 테고 미국에서도 이를 전혀 모르지는 않았을 테지만 실제 결과는 어땠어요. 그 전승절 참가 때문에 미국의 여론이 순식간에 싸늘해 졌었는데요.

이번 정부 들어와서 일본과의 관계에서 겪은 대표적인 실패, 지소미아만 해도 그렇죠. 우리는 우리 포지션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지만, 그걸 남(미국)에게 이해시키는 건 실패한 겁니다. 그리고 그 실책을 미처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을 강행시키다가 미국의 태도가 예상한 것과 다르니 당황해서, 수습을 못하고 외교적 실패로 남은 거죠.

물론 미국에서 한국을 대단히 중요시 여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차기 정부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가질 테고요. 하지만 한국과의 관계를 그만큼 중요시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그런 이들 역시 향후 한반도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또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그런 부류의, '외교적 실권을 가지고 있지만 한반도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딱히 우호적이지도 않은' 인사들에게 문정인 특보의 발언 같은 것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속단할 수 없는 겁니다.

설사 문정인 특보가 실제로 외교적 실권이 없고, 정부의 현 기조와 반대방향의 발언을 하는 것이라고 해도 정부에서 이를 딱히 제지 혹은 통제하지 않으면 미국이 그걸 알 방법은 제한적이라는 말이죠.
20/12/14 17:58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근데 애초에 히토야마 유키오 정부는 본인이 혹은 외무상이 그런말을 하고 다녔으니 비중이 같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도 문재인 대통령이나, 강경화 외무부 장관이 저런말을 했다면 파장은 저 수준이 아니겠죠.
Contax_Aria
20/12/14 18:29
수정 아이콘
곰치님의 신중론에 동의 합니다.
그런데 미국이 보는 한국은 어떤 나라일까요?

카터 시절이나 90년대까지라면 몰라도 오바마 정부 이후로 저는 그 제한적이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미국은 한국에 대해 많은걸 알고 있고 정치상황, 일본과의 역사분쟁, 동아시아의 민족주의 등에 대해 굉장히 세밀하게 알고 있다고 봅니다.

전승절참가나 지소미아건이 명백한 실책이었다는건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것도 결국 근본적으로 미국이 한국을 어떻게 보느냐는 변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전승절참가 이후 사드가 배치되면서 미국이 우리를 어떻게 보는지는 더 명백해졌죠.

미국이 보는 한국은 사실 한국이 뭔말을 하든 일방적인 관계라고 보는게 현실이라고 봅니다. 미국이 한국과 파탄을 원한다면 문정인 이 아니라 무슨 말이라도 문제가 될겁니다.

아 이렇게 썼다고 님 댓글에 반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20/12/14 19:22
수정 아이콘
굳이 카터 시절까지 가지 않더라도 지금 당장 도널드 트럼프라는 예가 있지 않습니까. 오바마 시절이나 지금의 트럼프 시기나 미국은 동아시아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대한 접근법은 전혀 달랐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미국이 보는 한국의 모습, 이라는 것을 무조건 이렇다 하고 정형화하는 것도 사실 그리 정답은 아니라고 봅니다. 트럼프가 딱히 극단적인 예였냐 하면 20세기 들어서 미국의 외교정책만 봐도 FDR 이전과 이후로 나뉘고, 또 레이건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식으로 계속 변해오기도 했고요.

현재 동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전략은 소위 인도-태평양 전략이라는 형태의, 과거보다 해상에서의 중국 봉쇄와 압박을 더 중시하는 형태로 바뀌었는데 이는 한반도에 상륙한 육군을 통해 중소를 압박할 수 있었던 과거와는 여러가지로 국제적 환경이 변한 탓이지요.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이라거나 북한의 핵개발이라거나... 그리고 그로 인한 한반도의 군사적 가치는 과거보다 어느 정도 낮아진 것도 사실이고요.


아마 전체적인 대전략에서 볼 때 한국이 궁극적으로는 미국 편을 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모르는 미국의 동아시아 전문가는 없을 겁니다. 말씀하신대로 한국 시각에서 볼때 한미 관계는 미국 중심의 일방적인 관계임을 부정하는 한국측 외교관도 없을 테고요.
하지만 미국이 한국을 볼 때도 그 시각이 고정적이며 절대적일지는 의구심이 일 수 밖에 없어요. 미국의 의견이라는 것이 국가라는 초월체가 가지는 의견이 아니라 그 국가에 충성하는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의 취합이라는 전제로 보면 더더욱 말입니다.

미국 입장에서 동아시아의 두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은 분명 그 가치에서 차이가 납니다. 당연히 미국의 동아시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한국의 가치를 일본에 준하는 것으로 보느냐, 혹은 일본에 한수 뒤쳐진 부속적인 가치로 보느냐 하는 차이는 있을 수 있죠.
그리고 일본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에 어느 정도 힘을 실어주는 편이 좋으냐, 굳이 한국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더라도 미국 스스로의 힘으로 일본을 얼마든지 제어 가능하다고 믿느냐는 식의 이견도 있을 수 있을 테고요.

이런 여러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고 가정할 때, 문정인 특보의 저 발언 같은 것은 미국의 정책 변화 같은 데까지는 영향을 주지 못하더라도 저런 전문가들이 각각의 주장을 밀어붙이는 재료로서는 충분히 쓰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방향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최소한 긍정적인 방향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야 뭐...

다시 말하지만 미국은 오판도, 착각도 많이 하는 나라입니다. 그리고 그 착각에는 우리나라에서의 신탁통치 도입 같은 우리 운명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쳐 온 오판도 꽤 많았고요.
Contax_Aria
20/12/14 19:33
수정 아이콘
다 수긍하는데 군사적인 가치는 냉전과 비교하면 대중국 압박때문에 한국의 중요성이 높아졌다고 봅니다.

저는 미국이 한국을 중국에게 쿠바같은 위치로 압박할려고 있다고 봅니다. 미사일 사거리와 탄두중량 해제는 일본보다 가까운 곳에서 중국 본토로 빠른 시간에 타격이 가능하다 라는건 스트레스니까요.
20/12/14 19:53
수정 아이콘
종래의 한반도의 가치가 한반도에 미 육군을 상륙시켜 북진, 북한과 만주를 뚫고 베이징까지 지상군을 진출시킬 수 있는 위치였다고 하면 지금의 한반도는 북한의 핵개발과 트럼프 - 김정은의 접근 때문에 그 방법이 사실상 막힌 상태입니다. 북한은 종래와 달리 미 - 중간 분쟁이 극한에 이를 때까지도 사실상 (워딩 자체는 중국에 크게 기울기는 하되) 중립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핵무기의 존재 때문에 이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을 강제적으로 윽박질러 중국으로의 길을 열어달라고 강권하기도 쉽지 않은, 그런 묘한 형세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북한으로의 길이 닫힌 한반도는 중국의 내해인 황해 바로 앞의 섬, 이나 다를바 없는데 이는 미국과 중국이 차후 전장을 남중국해, 대만 등지로 상정할 경우 양군의 주력이 맞붙는 주전장이라기보다는 보조적인 전장 - 중국 북해함대가 남하, 남해함대와 합류하는 것을 견제하는 것이 주 목적인 - 이 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미국이 정말 전면전을 상정, 중국을 잿더미로 만들 생각이라면 말씀하신대로 한반도에 대규모 미사일 기지를 설치, 눈 깜짝할 사이에 중국을 반신불수로 만들 수도 있겠지만 현 시점에서의 미중대립은 아무래도 전면전보다는 국지전, 제한전의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고, 말씀하신 방향으로 갈 가능성은 당장은 높지 않을 겁니다.

뭐 지금보다 10년쯤 더 뒤, 코로나가 없었더라도 미중간 대립이 반드시 현실화되었을 그 때 쯤이라면 말씀하신 전면전의 가능성 때문에 다시 한반도의 군사적 가치가 상승할테지만요.
20/12/14 18:01
수정 아이콘
(수정됨) 호주와 미국은 five eyes고, 싱가포르와 미국간의 형성되어 있는 관계가 우리나라보다 적은것인가는 사람에 따라 좀 다르게 생각할겁니다.

애초에 문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전승절에 대통령이 참가하는 일은 하지 않았으니까요.

또한 이수혁 주미대사의 발언이나, 문정인 특보의 이야기가 미국이랑 척지겠다 (즉 전승절에 참여하겠다)는 취지로 보기는 어렵지 않나요?

이수혁 주미대사는 "한국은 70년 전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게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미국을 사랑할 수 있어야, 우리 국익이 돼야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한미동맹도 굳건한 것” 이게 미국과 적이 되겠다는 것으로 보일정도로 미국의 정보력이 허술하진 않을겁니다. (사실 그렇다면 아그레망을 해줬을리도 없다고 봅니다만..)
aurelius
20/12/14 18:38
수정 아이콘
미국의 아시아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Michael Green은 작년 한 인터뷰에서에서 문재인을 두고 "그 좌파 출신으로(He is a progressive from the left)" 꿈나라에서 살고 있다(Frankly He is in his dreamworld)"라고 말했습니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7zqzYx-_FnQ&feature=youtu.be) 아울러 미국 의회 앞에서 미중관계 및 동아시아 정세에 대해 증언하면서 문재인은 박근혜와 마찬가지로 중국이 통일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중국의 협조를 구하고 있는데, 이는 통일한국이 미국의 동맹으로 남을 것이라는 기대와 상반되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https://www.uscc.gov/sites/default/files/Panel%20II%20Green_Written%20Testimony.pdf
Contax_Aria
20/12/14 18:5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유튜브 링크 보니 이건 북미회담 관련해서 문재인에 대해 비판한거지 아래 링크의 친중이나 미국과의 외교 관계 관점으로 문재인을 평가한게 아니잖아요.

전혀 다른 주제의 이야기를 마치 하나인듯이 모아서 보여주는건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이 정부가 잘못한거 많은건 모두 다 알고 있으니 그냥 있는 그대로 비판해주세요.
20/12/14 19:36
수정 아이콘
윗분댓글로 갈음합니다

전 전승절참여보다 더 바보같은일을 문정부가 했다고는 안봅니다.
암스테르담
20/12/15 00:36
수정 아이콘
발언이 문제라기엔 노무현 대통령은 심지어 반미하면 뭐 어때서 라는 얘기도 했었는데요.
그래놓고 총선 앞두고 이라크 파병을 보냈죠. 정작 보수정권에서는 전승절 참가를...

그래서 한미 워킹그룹을 만들어서 한국을 제어했고 문재인 정부도 여기에서 벗어난 적은 없죠.
이건 뭐랄까 어릴 적 반미운동한 운동가가 정치인이 되어선 자식을 미국으로 유학 보내는 뭐 그런 꼴?

미국도 황당 할거에요. 말로만 미국에게 당당하지 행동은 미국을 따르는 진보와
말로는 미국에게 딸랑거리는데 행동은 전승절 참가하는 보수라니.
와칸나이
20/12/14 15:26
수정 아이콘
박근혜때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이 경고했었죠.

처신 잘하라고...
20/12/14 12:08
수정 아이콘
저때 외교적으로 MB가 반사이익 꿀빨았는데....그래도 일본 민주당이 처절하게 망한건 안타까워요. 저때 한일관계를 비가역적으로 좀 타협봤으면 지금처럼 서로간 관계가 망하진 않았을텐데요. 더민주는 진짜 일본 민주당 보면서 반면교사로 삼아야됩니다.
암스테르담
20/12/15 00:38
수정 아이콘
MB가 친미 행보 한건 좋은데 반일 행보까지 하는 바람에...
antidote
20/12/14 12:21
수정 아이콘
딥스테이트가 실질적으로 큰 방향을 결정하는 나라에 가까운 곳이 있다면 아마 첫번째는 에르도안 이전의 터키였고 두번째는 일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12/14 12:25
수정 아이콘
외교는 외교대로 저모양이지, 국내 정치는 관료들도 대놓고 패싱해서 제대로 되는 일이 없지..
이때 이미 국민들은 민주당에서 마음이 떠나게 되는데,
거기에 다음 총리인 간 나오토 때 터진 동일본대지진으로 민주당은 돌아킬 수 없게 되어버리죠.
패트와매트
20/12/14 12:34
수정 아이콘
저런것 보면 한국 민주당이 양반이네요
카라카스
20/12/14 13:56
수정 아이콘
외교란 미국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죠
조말론
20/12/14 14:10
수정 아이콘
외교는 쌍방이 하는데 내정을 쥐었다고 그 고양감에 취해 외교를 내정의 연장으로 생각해 경험적은 사람들이 자기 쪽만 생각하면 그것도 패권국을 상대로 그렇다면..
뜨와에므와
20/12/14 16:38
수정 아이콘
일본 민주당은 정권 잡았던 타이밍이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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