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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6 19:09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세상을 팩트와 팩트가 아닌 것으로 나누는 것도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팩트거나 팩트가 아닌 말보다는 팩트도 아니고 팩트가 아닌 것도 아닌 말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해서요 어떤 의도가 담겨져 있어서 팩트가 교묘히 숨겨져 있는 말들은 더 그렇고 팩트풀니스라는 단어에는 그래서 사실 반감이 들어요 팩트와 팩트가 아님이라는 이분법적 구분 자체가 굉장히 편협함을 유발하는 사고 같아서
22/07/16 19:15
JTBC이후로 팩트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죠. 근데 저 단어는 원래 [가공되지 않은 사실]은 이렇습니다. 라고 말하기 위해 선택했을텐데 이미 기존의 사실-언론의 시선으로 본 현상이라는 단어와 똑같은 이미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가공된 사실과 가공되지 않은 사실을 둘 다 사실로 취급하는 정보전달자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그런 이미지가 있긴 하지만,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것은 원래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가공된 사실, 그리고 일부만 사실인것들을 전체인양 취급하는게 위험할 뿐이죠. 사실과 거짓 그 중간 어딘가에 있다고 말해야 하는 그 시점부터 이미 그건 사실이라고 말해선 안되는겁니다. 팩트풀니스라는 단어에 반감을 느끼신다면 정말 건조한 - 가공되지 않은 사실과 나머지를 구분해서 보실 수 있다는 이야기일거에요.
22/07/16 19:42
일단 팩트라는 단어 자체가 반박 가능성을 원천 봉쇄해버리는 감이 있어서 좀 싫습니다. 세상 굴러가는 게 꼭 1+1=2처럼 깔끔하게 떨어지는 게 아닌데 특정 현상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면서 팩트라고 칭해 자기의 주관적 의견을 마치 검증된 진리처럼 들리게 하려는 의도가 좀 있는 거 같아요.
그리고 팩트라는 말에 대응하는 한국말이 없는 것도 아닐텐데 꼭 영어 단어를 써야 하나 싶기도 하구요.
22/07/17 06:53
타인과 생산성 있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객관적인 정보, 팩트 위주로 주장을 구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소양이지만, 논의와 별개로 굳이 팩트 운운하는 건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를 돌려말하는 경우일 때가 너무너무 많아서 좀 그렇죠. 요즘은 아예 원뜻에서 벗어나 대놓고 뇌내상상과 날조한 정보, 객관성 없는 주관적인 의견까지도 팩트팩트 거리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보이는데, 팩트가 얼마나 우기기 용도로 많이 사용됐으면 저런 용례로까지 통용되나 싶습니다.
22/07/17 02:23
가공되지 않은 사실은 세상에 존재하긴 합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건 그걸 다루는 순간 가공될 수 밖에 없기도 합니다. 우선 관찰자의 주관을 배제한 관찰이 인간의 사고체계로 가능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긍정적인 대답을 하는게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가공하지 않은 현상을 자료로 만들수는 없습니다. raw data 조차도 현상중에서 어떤 자료를 수집하느냐로 가공된 자료니까요….
22/07/16 20:26
적어도 본문의 내용만 보면 그러한 수많은 것들이 뒤섞인 와중에도 적어도 ‘사실’이 무엇인지는 제대로 알아야한다는 의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딱히 이분법적으로 나눈걸로 보이지 않고요.
그리고 그러한 ‘사실’에 기초해서 ‘주관’,’의도’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봐야한다는 얘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건 제 견해)
22/07/16 23:26
이게 팩트 라는 용어조차도 정치적으로 오염되는 경향이 점점 심해지고 있어서 그렇긴 하죠. 제가 보기엔 지금 시점에선 raw data 같은 더 건조한 용어를 써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사실 팩트란 용어가 처음 나왔을때는 충분히 그런 느낌이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저런걸 만들어도 또 오염될 거 같긴 하고...
다만 그럼에도 역시 그 어떤 관점을 가진 사람이라도 반박할 수 없는 아주 드라이하고 기계적인 지식들은 역시 있어야 한다고 보긴 합니다. 지난 30년간 절대빈곤이 20억명이 줄어들었다는 자체는 사실이긴 하니까요. 다만, 이 20억명의 감소가 세계화의 성과다, 라고 하면 시장주의자들이 좋아할테지만, 줄어든 20억명의 상당부분이 중국인이다, 라고 하면 중남해에서 좋아할테죠. 실제로는 둘 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입니다만서두. 어느 시점에선가는 로우 데이터에서 해석이 조금이라도 개입하기 시작하는 영역으로 넘어가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을 최대한 밀더라도, 이런 지식 자체는 필요하긴 하다고 봅니다.
22/07/17 10:05
이 책은 오히려 이분법적 구분을 경계합니다. 저자도 세계의 경제사정이 나아지도 빈곤층이 줄었기 때문에 '세상은 나아지고 있다.' 라고 결론 짓지는 않습니다. '세상은 나아지는 면도, 안 나빠지는 면도 있다' 라고 말하지요. 따라서 무엇이 진실인지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언론이 제시하는 가공된 데이터에 의존하지는 말자... 정도로 이해했습니다.
또한 이 책의 후반부에 '수치를 보되, 수치만 봐서는 안 된다.'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즉, 그 동안 우리가 부족했던 것이 관련된 수치를 찾아보는 노력이었다면, 그 수치를 알아냈다고해서 진실을 다 아는 것도 아니라는 뜻이겠지요. 따라서 수치들을 토대로 정확하게 해석하는 통찰력이 더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22/07/17 12:21
저도 논리와 팩트를 중요하시는 편이지만 이 말의 요지에 동의합니다. 특히 사회과학에서의 팩트는 정말 그걸 퍼뜨리고 해석하는 자의 주관과 한끗차이인 경우가 많은데 마치 "팩트"가 진리인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악용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22/07/16 19:21
세상을 건조하게 볼 필요성이 크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감정에 휘둘려서 사실을 호도하는 경우도 많고, 상식보다 확증편향이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는 경우도 많아졌죠.미국의 큐아넌이나 우리나라의 안아키, 페미니즘이 좋은 예가 될거고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22/07/17 13:21
흥미로운 책이긴 합니다. 통계를 해석하는 것도 결국 주관이 개입되기 쉬운 영역이고, 그냥 막연하게 대략적인 정보로 그러려니 하고 살아왔던 것들이 그러려니 하지 않았다라는 점을 지적해 줍니다.
하지만 정말 흥미로웠던 점은, 작가가 지적하는 오류를 작가 역시도, 심지어 책 내에서도 범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작가가 초반에 지적한 직선 본능에 따라, 미래를 직선적으로 예측하는 장면들이 좀 있었습니다. 통계학자이지 경제학자는 아니구나 싶은 부분들도 있었고요. 그런 부분 발견하는 것도 재미있더라고요. 그만큼 빠지기 쉬운 논리적 오류들을 짚어준 거니까요.
22/07/18 09:30
참 재미있는 내용이네요. 참고로 전 예시의 질문에 거의 제대로 답변할 수 없어서(…) 창피함을 느끼네요. 리더스 다이제스트 같은거라도 읽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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