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4/22 00:06:33
Name 짱구
Subject [일반] 10년만에 다시 찾은 독서의 재미 - 드래곤라자는 우리중 최약체지 (수정됨)
학창시절에는 책을 그래도 제법 읽었었습니다.

그때는 딱히 분야를 가리지 않고 기숙사 들어가기전 자율학습시간동안 어지간하면 한권 정도의 책은 매일 읽었고 학교도서관에 꼬박꼬박 출석을 했었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들, 태백산맥, 아리랑, 혼불, 임꺽정 등 대하소설들, 삼국지, 십팔사략,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 드래곤라자 이런 것들이 재미있었다고 기억에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전공서적 제외하고는 거의 책을 가까이 하지 않았었고 졸업이후 결혼전까지는 교양과학도서들을 일년에 서너권 읽는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10년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때마침 콘솔게임에 입문하면서 책과 이별을 했지요.

이따금 여기저기서 추천하는 책이나 그 시기 유명세를 얻는 책들을 읽어보려 시도는 몇번 했었는데 완독은 거의 못했습니다.

그러던중 지난달 리디북스에서 있었던 이벤트로 전자책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별거 없었습니다.

몇달전 친구와 간만에 술 한잔하며 추억팔이하다가 예전에 드래곤라자를 같이 읽었던 이야기가 나왔고 다시 한번 읽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리디북스 이벤트가 마침 열렸습니다.

리디북스 이벤트에는 이영도 전집도 포함되어 있었고 이북리더기까지 포함된 그 세트의 가격이 이영도 전집 종이책의 가격보다도 저렴했거든요.

그렇게 전자책에 입문하고 한달간 저는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을 느끼며 그간 잃어버렸던 책과의 시간을 급히 채우려는 마냥 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독서에 빠졌습니다.

영화로만 봤던 눈먼 자들의 도시

파피용 이후로 보지 않았던 베르베르의 책들

유명세만 알고있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

동양철학 입문의 고전이라 할만한 동양철학에세이 (이 책은 책과 이별했던 사이에 2권까지 나왔더군요.)

법정스님의 수필집 등등

오랜만에 만난 글자친구와의 시간은 너무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전자책에 입문한 계기가 되었던 이영도의 책들도 물론 읽었습니다.

드래곤라자는 여전히 재기발랄했는데 문체가 제법 유치한 면이 있어 나이를 먹은 탓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드래곤라자 이후로 처음 보는 다른 이영도의 작품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놀랐습니다.

퓨처워커, 그림자자국을 읽고 오늘 이 글을 쓰기 직전 폴라리스 랩소디를 다 읽었는데 지금까지 최고의 판타지 소설로 생각해왔던 드래곤라자가 사실은 최약체였다니... (제가 제대로 읽어본 판타지는 드래곤라자 하나긴 합니다. 퇴마록도 판타지라면 둘이고.)

특히 폴라리스 랩소디는 예전에 많이 봤던 여러 유명 대하소설들의 군상극에도 밀리지 않을 정도의 흡입력이 느껴졌습니다.

이영도작가의 팬들은 새시리즈를 최고로 꼽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는데 이제 그것들을 곧 읽어볼 생각을 하니 매우 기대가 됩니다.

원래 저는 책이라는건 종이 직접 넘겨가며 읽어야 책이지 액정화면으로 보는건 제대로 된 독서가 될 수 없다는 보수적인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전자책과 리더기를 써보니 이렇게 좋은 것을 왜 이제 시작했나하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새시리즈를 다 보고나면 다음으로는 예전부터 생각만 하고 읽지 않았던 하루키의 책들을 읽어볼 겁니다.

그리고 고등학생때 보려다가 실패했던 박경리의 토지도 다시 도전해보고 싶고, 예전에 추천받은 적이 있는 종횡무진 역사 시리즈도 읽어보고 싶고

보고싶은 것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10년만에 다시 찾은 이 즐거움에 감사하며, 여러분들도 모두 각자의 독서가 행복을 가져다주기를 바랍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태엽감는새
23/04/22 00:15
수정 아이콘
폴라리스 랩소디.. 저도 피마새 다음으로 최고로 칩니다.
23/04/22 00:20
수정 아이콘
저는 폴라리스 랩소디가 제일 좋더라고요. 결말부가 좀 아쉬운 감이 없진 않지만.
사람되고싶다
23/04/22 00:31
수정 아이콘
저도 책은 종이지! 하는 고리타분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아이패드로 조금씩 보니까 봐지더라고요. 종이책만큼의 집중력은 아니다만.
아예 전자잉크에 오로지 책읽기 용도인 전자책은 어떨지 궁금하긴 하네요 흐흐
23/04/22 00:34
수정 아이콘
역시 갓래곤킹자.. 전 이영도님의 책 다 실패했지만 드래곤라자는 정말 슴슴하게 잘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걍 왕도의 재미가 있음
칼라미티
23/04/22 00:38
수정 아이콘
저는 이영도 작품 중에 마지막 권을 뺀 폴라리스 랩소디가 최고였습니다. 물론 눈마새도 비등비등한 2등이지만...
23/04/22 17:00
수정 아이콘
결말 뺀 폴랩이 최고인건 저도 공감합니다 크크크
23/04/22 00:41
수정 아이콘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들 추천합니다
에이치블루
23/04/22 01:14
수정 아이콘
아직 눈마새 피마새를 안 읽으셨다니 부럽습니다 이제 즐거움을 느낄 일만 남았으니까요 ㅠ
Pygmalion
23/04/22 01:23
수정 아이콘
이영도 월드의 완성은 역시 폴랩입니다.
물론 최고는 눈마새고요.
VinHaDaddy
23/04/22 01:24
수정 아이콘
눈마새 피마새 안 본 눈 삽니다… 제 기준에서는 폴랩은 두 마리 형제새보다 약간 낮은 것 같아요.

최근에 눈마새와 D/R을 오디오북으로 들었는데 좋았습니다. 눈마새는 케이건 캐스팅이 신의 한 수 였고, 드래곤라자는 남도형 성우가 진짜 잘 하더라구요.
여수낮바다
23/04/22 01:25
수정 아이콘
저도 이번 이벤트로 질렀는데, 목표는 눈마새 피마새였습니다. 피마새 마칠 때까지 넷플 디플 등도 손도 안 대고 오직 책만 봤어요.

대딩때 봤던 그때와 지금 보니 또 느낌이 다르더군요
그리고 새시리즈 판권을 HBO건 넷플이건 사서 미드로 만들면 정말 좋겠단 생각도 했습니다.
정말 추천합니다. 첨 보시는 것 축하드립니다.
23/04/22 01:35
수정 아이콘
전 좀 마이너하게 퓨처워커가 영도님 작중 최애입니다. 물론 타자님의 다른 작품들도 모두 좋아합니다 크크
삼화야젠지야
23/04/22 01:44
수정 아이콘
저는 눈마새, 룬의 아이들 윈터러를 최고로 칩니다. 후속작은 속편의 저주에서 벗어나진 못했다고 봐요. 섬을 떠나는 배에서 수화로 나누는 대화, 폭풍의 탑 왕과 신하의 대담이 진짜 명장면....
23/04/22 10:31
수정 아이콘
저도 이거 두 개가 최고입니다
유료도로당
23/04/22 10:57
수정 아이콘
눈마새 팬인데 룬의아이들은 아직 못 읽어봤습니다 크크 추천은 많이 들었지만 이래저래 미루는중...
아우구스투스
23/04/22 02:22
수정 아이콘
눈마새 안 본거 너무 부럽습니다.
23/04/22 02:43
수정 아이콘
퓨쳐워커에서 치우침을 덜어내면 폴랩이 나오고, 한번 더 덜어내면 눈마새가 나오죠
근데 저는 여운으로만 따지면 D/R의 엔딩을 평생 못잊을 것 같긴 합니다.

(애초에 뭔가 완결된 듯한 엔딩을 보유한 장편이... 드라랑 눈마새 빼고는 또...?)
23/04/22 04:56
수정 아이콘
머지 않아 저처럼 새 쿼텟(?) 완결을 기다리는 자들의 대열에 합류하시겠군요...

저는 티르 스트라이크 보안관보와 이파리 하드투스 보안관의 이야기들도 즐거웠습니다.
특히 금지된 사랑의 시련에 고통받는... 저승사자와 천사의 이야기. '오버 더 미스트' 를 추천합니다.
23/04/22 12:06
수정 아이콘
아니 이렇게만 보면 릴리트가 따로없군요
23/04/22 13:11
수정 아이콘
저는 진실한 이야기만 했는데요.... 흐흐흐
그냥켑스
23/04/22 06:37
수정 아이콘
아닙니다 새 시리즈가 이영도 작품중 최약체입니다. 인정 못하겠다고요? 독마새 써서 증명하던가!
스파이도그
23/04/22 08:05
수정 아이콘
눈마새 안본눈 삽니다
작은대바구니만두
23/04/22 08:50
수정 아이콘
당신은 이제 독마새 사냥꾼의 저주에 걸리게 됩니다
Asterios
23/04/22 08:52
수정 아이콘
저도 어릴 땐 열심히 책을 읽다가 요새는 만화책만 읽고 있었는데, 리디 이벤트로 열심히 눈마새 읽고 있습니다. 책 읽는 재미를 다시 느끼고 있어서 너무 좋네요.
티나한
23/04/22 08:56
수정 아이콘
잔치 아직 안 끝났어!
23/04/22 10:14
수정 아이콘
퓨처워커랑 폴라리스 랩소디는 언젠가 다시보고 싶습니다.
똥꼬쪼으기
23/04/22 10:41
수정 아이콘
눈물을 마시는 새
피를 마시는 새
폴라리스 랩소디
셋다 아직 안봤네요.
부러워 하는 분들이 많아서 기분이 살짝 좋네요.

이 세작품 볼려고 하는데 봐야하는 순서가 있는지요??
티오 플라토
23/04/22 10:47
수정 아이콘
폴라리스 랩소디는 시리즈가 아니라서 아무렇게나 읽으시면 됩니다!
눈마새-피마새는 시리즈라 눈마새부터 읽으시면 됩니다~~
lemonair
23/04/22 11:07
수정 아이콘
저는 그래도 출간순으로 보는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아실지도 모르겠지만, 드래곤라자. 퓨쳐워커. 폴라리스랩소디. 눈물을마시는새. 피를마시는새는 pc통신 하이텔에 연재되었던 소설입니다.
한 챕터가 끝나면 조금 쉬었다가, 챕터 시작하면 매일 (굉장한 분량의) 일정량씩 올라오는..
그때 당시엔 그저 매일매일 업로드를 두근두근 기다리며 봤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와 진짜 미쳤구나.. 이걸 연재로 썼다고?;;; 하는 때가 가끔 있어요
김건희
23/04/22 12:32
수정 아이콘
이영도 작가 책 안 본 되 팝니다. 선 제시요~

이렇게 혼자서 즐길거리가 많은데, 굳이 연애나 결혼을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 법 합니다. 크크
공업적 최루법
23/04/22 13:32
수정 아이콘
전자책은 다 좋은데 눈이 너무 아파요.ㅜ
23/04/22 14:26
수정 아이콘
이북리더를 사면 됩니다 :)
추적왕스토킹
23/04/22 14:08
수정 아이콘
눈마새 피마새를 보고나시면 과수원을 불태우고 싶어질겁니다
먼산바라기
23/04/22 16:35
수정 아이콘
두마리의 형제새가 있소.
23/04/22 17:01
수정 아이콘
4마리잖아요 으헝헝 ㅠㅠ
빼사스
23/04/22 17:0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단행본으로 나온 작품 중엔 그림자 자국이 끝내주죠.
아케르나르
23/04/22 20:54
수정 아이콘
저는 리디페이퍼 받아서 '바람과 별무리' 랑 '피자, 타이거, 스파게티, 드래곤' 보고 있네요... 읽을 게 넘 많아아ㅛ...
23/04/24 14:50
수정 아이콘
안본눈 사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8880 [일반] K-의 미래 [35] lexicon14785 23/05/29 14785 16
98879 [일반] [팝송] 마일리 사이러스 새 앨범 "Endless Summer Vacation" [2] 김치찌개7202 23/05/29 7202 0
98878 [일반] 뉴욕타임스 5.25. 일자 기사 번역(중국의 부동산 위기) [19] 오후2시12994 23/05/28 12994 0
98877 [일반] 호흡기바이러스 창궐 [12] 지나가는비13584 23/05/28 13584 13
98876 [정치] ‘요식행위’ 후쿠시마 시찰이 몰고 올 후폭풍 [117] 베라히14195 23/05/28 14195 0
98875 [일반] 넷플추천) <아메리칸 언더독> - 인생 역전의 기회는 어떻게 오는가 [7] 마스터충달8917 23/05/28 8917 10
98874 [일반] [팝송] 비치 웨더 새 앨범 "Pineapple Sunrise" [2] 김치찌개6050 23/05/28 6050 0
98873 [일반] <범죄도시3> - '절반'과 '유효' 사이.(노스포) [63] aDayInTheLife11550 23/05/27 11550 2
98872 [일반] 건설현장의 안전관리 현실과 한계 [104] 퀘이샤16602 23/05/27 16602 36
98870 [일반] 반려묘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19] 우주전쟁9817 23/05/27 9817 40
98869 [일반] 울산 음주운전 뺑소니 피해자가 12일 사망했다고 합니다. [78] Croove18376 23/05/26 18376 1
98868 [정치] 안철수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우리만 막을 필요 없다" [77] 베라히18084 23/05/26 18084 0
98867 [정치] '지역균형발전 특별법' 법사위 통과…교육자유특구 조항은 삭제 [49] 톤업선크림12341 23/05/26 12341 0
98866 [정치] 日 매체 "욱일기 게양한 日 자위대 함정, 부산항 간다" [94] 아롱이다롱이14452 23/05/26 14452 0
98865 [일반] 교권 침해의 문제는 다른 부분에 있다고 봅니다. [64] 정치적무의식12636 23/05/25 12636 14
98864 [일반] 삼국지에서 주 1개를 들고 스타팅할 수 있다면 피잘러들의 선택은? [83] 자급률12854 23/05/25 12854 1
98863 [정치] 시간은 일본에 유리하다 [75] 헤일로16099 23/05/25 16099 0
98861 [일반] 아기가 너무 이쁘네요 [112] 보리차17132 23/05/25 17132 76
98860 [일반] RX 6600과 비교한 RX 7600 게임 성능 슬라이드 및 269달러 공식 확인 [31] SAS Tony Parker 9533 23/05/25 9533 1
98858 [일반] 에스컬레이터를 보면서 신기한 점 [39] 具臣9217 23/05/25 9217 1
98857 [일반] 엔화 또 연중 최저치… 5개월만에 138엔대로 떨어져 [12] 기찻길10482 23/05/25 10482 0
98856 [일반] 가치 있는 인간이고 싶었다 [14] 상록일기8616 23/05/25 8616 12
98855 [일반] 아이 부모의 숙명, 수면부족 [57] 흰둥12269 23/05/25 12269 1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