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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3/15 10:08:25
Name Lydia
Subject [경향게임스] 감독열전- 삼성전자 칸 김가을 감독
“올해는 독한 감독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원래부터 지는 걸 싫어했어요. 그 성격 덕분에 스타를 시작하게 됐지요.”
워 크래프트 2,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등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겨오던 김 감독은
대학 2학년에 재학중이던 98년, 스타크래프트를 처음 접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같은 과 선배와 스타를 했는데 제가 졌어요. 원래 그 선배랑 게임을 해서 져 본 적이 없는데, 지고 나니까 꼭 (스타크래프트를)연습해서 이겨야겠다는 생각만 들더라구요”
김 감독은 그 때부터 스타크래프트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PC방으로 달려가 게임에 매달렸다.
“멀티플레이가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얼굴도 모르는 사이지만 게임 안에서는 같이 즐기고 친구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게 스타에 열중하던 김 감독은 2000년 초, 한 PC방에서 개최한 여성부 스타크래프트 대회에 출전해 2위를 했다. “나한테도 가능성이 있다고 느낀 계기가 됐습니다. 프로게이머가 되고싶다고 생각한 건 그 때 부터였어요.”

김 감독의 프로게이머 경력은 그 어떤 여자선수들 보다 화려했다.
배틀탑, 롯데리아배, KBK 마스터즈 등 각종 여성부 리그를 휩쓸며 ‘저그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화려한 시절도 잠시, 김 감독에게도 갈등이 찾아왔다.
“게임방송이 늘어나고 프로게임 시장은 계속 커지는데, 여성부는 점점 줄어들었어요.
게임에만 매달려 있기에는 장래가 너무 불투명한 상황이었죠.”  

결국 김 감독은 조용히 프로게이머의 꿈을 접고, 학업을 다 마치기 위해 복학을 결심했다.
“겜티비 여성부 마지막 리그는 복학한 후에 출전했어요. 여성 선수가 너무 없으니 나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출전했는데, 맵도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출전했으니 성적이 나올 리가 없죠. 초반에 바로 탈락했어요.” 김 감독의 선수생활은 그렇게 조금은 씁쓸하게 끝났다.

김 감독이 삼성전자 칸의 감독직을 제의받은 것은 2003년 봄이었다.
“처음에는 제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아직은 나이도 어리고, 감독이라는 중책을 맡기에는 내가 너무 미흡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섰죠.”
그러나 삼성전자 칸의 러브콜은 계속 이어졌다.
김 감독은 결국 그 해 7월, 감독직을 맡게 된다.
“부모님과도 오랫동안 상의를 해서 결정했습니다. 게임계에 대한 그리움도 많이 남아있었구요. 남은 건 일을 잘 하는것 뿐이었지요.”

김 감독은 사령탑을 맡으며 가장 먼저 자신의 선수생활을 떠올렸다.
“아무래도 선수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같은 입장이었던 경험이 있으니까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쉽고, 게임에 있어서도 선수들과 의견을 교환하기 편하죠.”

그러나 김 감독이 프로게이머였기 때문에 손해(?)보는 것도 생겼다.
“선수 입장에서 생각하다 보니 너무 무를 때가 있어요. 선수가 뭘 잘못해도 심하게 다그치지도 못하고, 강압적으로 대하기가 쉽지 않아요. 대부분 왜 그러는지 이해하니까 야단 칠 수가 없어요. 그래도 요즘에는 독해져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감독직을 맡게 되면서 감독들의 노고를 깨달았다는 김 감독은 “선수 시절에는 감독이 이렇게 힘든 자리라는 걸 몰랐어요” 하고 말한다. “저를 이끌어주셨던 감독님들이 얼마나 힘드셨는지 깨닫게 됐어요. 저는 아직도 멀었죠.

지금도 여러 감독님들께 조언도 얻고, 도움도 받고 있습니다.”

김 감독의 2005년 목표는 ‘팀 단위 리그 성적향상’이다. 아이옵스 스타리그에서 최수범과 김근백이 8강에 오르고, 신예 송병구가 챌린지리그를 우승하며 차기 스타리그 시드를 확보하는 등의 개인전 성적에 비해 팀 단위 리그의 성적이 미흡한 것.  

스카이 프로리그와 MBC게임 팀리그에서도 최하위 성적으로 리그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팀 단위 리그에 그간 출전하지 못했던 준프로와 등록대상자들이 프로게이머로 승격되는 차기 시즌을 노리고 있다.

“개인전도 중요하지만 팀 체제가 확립되고 있는 만큼 팀 단위 리그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2005년에 더욱 달라질 삼성전자 칸을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삼성전자 김가을 감독과의 일문일답!!

■ 감독 생활 중 가장 기뻤을 때

≫ 선수들이 힘든 일을 이야기하고 의견을 구할 때가 가장 기쁘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로 자리잡았다는 보람이 큰 것 같다.
그래서 선수들이 무언가를 의논하려고 나를 찾으면 만사를 제치고 선수들과 의견을 나누려고 노력한다.

■ 감독 생활 중 가장 힘들었을 때

≫ 아무래도 같이 지내왔던 선수들이 팀을 이적했을 때다.
박동욱과 안석열이 이적했을 때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
믿고 좋아했던 선수들인데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떠나보내게 돼 아쉬움이 컸다.
그렇지만 열심히 하는 선수고 아끼던 동생들이니 다른 팀에서도 잘 해주리라 믿는다.

■ e스포츠에 대한 견해

≫ 내가 선수였던 시절에는 e스포츠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다.
e스포츠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던 시기였다. 지금에 와서 e스포츠 시장을 바라보면 배가 아플(?) 정도다. ‘내가 지금 선수를 해야 하는데’ 하고 입버릇처럼 말하기도 한다(웃음). 그만큼 시장이 커졌고, 선수들에 대한 처우도 많이 달라졌다.
정부의 협조와 대기업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오래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아직은 틀이 다 잡혔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점점 모양을 갖춰나가고 있다.
2기 e스포츠 협회가 출범하면 더욱 튼튼한 기반이 다져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가 있다면

≫ 이윤열과 박정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윤열과는 선수시절 잠시 같은 팀이었던 적이 있다. 그 때 같이 게임을 해 보고 정말 놀랐다. 굉장히 독특한 플레이를 해서, 이렇게 게임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박정석은 같은 길드에서 게이머로 성장하는 과정을 모두 지켜본 선수다.
처음에는 팀플레이밖에 하지 않았다. 팀플레이만 하던 선수가 점점 개인전을 배워나가는 과정을 계속 지켜봤다. 이윤열도 박정석도 틀림없이 성공할 거라고 생각했다.
아마 그 때도 내가 감독이었다면 두 선수를 모두 영입하지 않았을까 싶다(웃음).

■ 프로게이머들에게, 선배의 입장에서 한 마디

≫ 무엇보다도 지금 현재에 최선을 다 하기를 바란다.
혹시라도 게이머를 그만두게 되었을 때, 자신이 게이머이던 시절을 후회하지는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임에 바치고 있는 시간과 젊음이 헛되지 않도록 꼭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최선을 다 하면 그 만큼의 결과가 돌아온다는 믿음도 함께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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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콩
05/03/15 10:24
수정 아이콘
김가을 감독 멋지네요..
다음 시즌 삼성칸의 선전을 기대합니다 ^^
05/03/15 16:05
수정 아이콘
김가을 감독님 화이팅!! 삼성칸도 ㅈ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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