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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1/19 01:18:53
Name 라울리스타
Subject [기타] 지니어스 7회를 보고 느낀 점 몇 가지
1. 이상민

그냥 훌륭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누구보다 먼저 게임의 힌트를 파악하였고, 유정현에게 생명의 징표를 담보로 주사위를 얻어 무적의 조합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라이벌들에게 비밀을 숨긴 채 조합을 최대한 늦게 하도록 방해하는데 성공했구요. 그의 우승은 이견의 여지없는 최고의 우승이었습니다.

시즌2 이상민의 독주는 저는 그가 현재 지니어스 게임을 임하는 자세가 누구보다 강한 승부욕을 가지고 있고, 진지하게 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불명의 징표를 먼저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홍진호였습니다. 불멸의 징표의 금고의 위치를 가장 먼저 찾아내었고, 또한 실질적인 숫자까지 얻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홍진호의 방심을 틈타 임요환을 꼬드겨 가장 먼저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이상민의 집념이었습니다. 6회에서  조유영-은지원의 활약으로 메인매치가 흐지부지 되는 바람에, 이상민이 안전하게 불명의 징표를 획득할 수 있었지만, 만약 정상적으로 메인매치가 벌어졌다면 게임에 집중하지 못했던 이상민은 불멸의 징표를 확실하게 찾아내지도 못한 채 메인매치마저 그르칠 위험성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불멸의 징표를 기어코 획득한 것은 그의 '신의 한수' 였다봐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또한 그동안 홍진호, 임요환, 이두희 등 소위 '비방송인' 연합을 무너뜨리려했던 의도도, 단순히 '나는 방송인이니까' 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연합이란 건 언제 끈끈하게 뭉쳐도 다시 깨질 수 있는 조합이란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그에겐 데스매치나 오늘과 같은 개인게임에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인 '비방송인' 들을 떨어뜨리고 싶었던 것 뿐입니다. 이렇게 좋은 수들만 골라서 내는 이상민은 현재 지니어스 2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입니다.


2. 유정현

생명의 징표가 2개가 주어지는 상황에서 게임에 약한 유정현에게 가장 좋은 수는 역시 예상 우승후보와 신뢰를 쌓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는 이전 게임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지만(물론 오늘은 주사위운이 상당히 따라주었습니다), 항상 조용하고도 은근히 승률이 높은 팀(혹은 사람)과 연합을 맺으며 생존해왔습니다.

'오늘은 이상민이 믿을만 합니다' 라는 말. 단순히 감인지 정말 이상민의 우승을 예측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결론적으로 이상민의 우승의 조력자가 되었고 또다시 생존에 성공했습니다. 사실 주사위의 비밀이 없다하더라도, 이상민은 불멸의 징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개인전의 양상이라면 이상민이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것도 사실입니다. 이상민과 연합하여 손해볼 것이 전혀 없었지요.

그야말로 연륜이 쌓인 갓정현의 모습을 오늘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3. 깔끔했던 메인매치와 데스매치

메인매치의 트릭이 예상보다 쉬워서 승부가 뻔히 예측되었다는 점이 다소 아쉬웠지만, 그래도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이 최고의 순위를 기록할 수 있도록 진행되었으며 그 동안 논란이 되어온 정치싸움이 최소화된 게임이어서 가장 깔끔한 승부가 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실질적인 지니어스 2의 주인공 역할을 했던 홍진호의 탈락이 아쉽지만, 데스매치에서 '장기전가면 답이 없다'라고 판단하여 홍진호에게 칩의 갯수를 줄일 것을 제안함은 물론 빠르게 올인하여 '확률싸움'으로 끌고간 은지원의 판단은 그야말로 최고의 판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얼마전 '김창렬의 올드스쿨' 라디오 방송에 홍진호가 출연했을 때, 김창렬이 '예전에 이윤열이랑 2:2 해본적이 있는데, 4드론으로 내가 이윤열을 끝내버려서 우리팀이 이긴적이 있다' 라고 말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 홍진호가 '스타크래프트가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지라 아무리 실력차이가 나도 전략이 갈리면 이길 수 있다. 그게 게임이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 했었는데, 왠지 오늘 데스매치에서 그 대사가 오버랩 되더군요. 아무리 고수라도 하수의 '뒤를 보지 않는 올인'이 있기때문에 100% 이긴다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또 그게 게임의 묘미이지 않나 싶습니다.

홍진호의 탈락은 아쉽지만 지난 번 게임에서 정말 불쾌함이 느껴졌던 친목질이 나오지 않고 깔끔한 승부가 펼쳐졌다는 점에서 만족합니다. 게임 자체가 깔끔하니 비호감인 조유영도 만약 '이전 편에서 쌓인 편견'없이 본다면 그다지 눈쌀 찌푸릴만한 장면을 연출해내지 않더군요.


4. 노홍철

오늘 게임의 반전의 주인공역인 노홍철. 그냥 뭐...오늘 방송의 희생양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래서 예능 PD들이 전문 예능인들을 사랑할 수 밖에 없나 봅니다. 아마 저런 과도한 리액션을 해도 '내가 망신당하는 것도 방송으로썬 재미다' 라는 마인드가 있어서 습관적으로 하지 않는가 싶습니다. 확실히 '예능인' 노홍철은 고수입니다.


5. 앞으로의 전개 예상

누가 뭐래도 우승 1순위는 이상민입니다. 우승의 대한 열망, 그리고 다량의 가넷과 불멸의 징표는 이후의 게임에서도 아무래도 이상민이 높은 위치를 점하게 해줄 것입니다. 따라서 독주체제를 견제하려는 이상민 vs 5인 의 구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불멸의 징표라는 막강한 템빨은 5인 연합내에서도 분열을 일으킬 것 같습니다. 이상민의 입장에선 높은 무대에서 만났을 때, 개인전 구도로 갔을 때 가장 위협이 되는 적은 역시 '임요환'입니다. 따라서 아마 이상민의 다음 타겟은 역시 임요환, 그 다음 조유영 순이 될테고 이 둘을 조기에 제압한다면 손쉽게 이상민의 우승으로 끝이나고, 그렇지 못한다면 반전이 써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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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 안티포바
14/01/19 02:05
수정 아이콘
사족입니다만
바둑은 서로 맵핵키고(?) 해서 그런지
날빌같은거 잘 안 되더라구요.
아 물론 상대가 절륜한 고수가 아니라 그냥 나보다 조금 더 잘하는 정도라면
꼼수나 변칙수가 통하기는 하지만요.

예측은 저도 비슷하게 봅니다. 그런데 트위터 잠수타던 조유영이 시즌1 참가자 재등장 기사 후 최창엽 팔로우 했다는 점을 보면...
시즌1 참가자가 4강에서 지난 시즌처럼 각각의 파트너가 되는 느낌인데, 이 때까지 조유영은 생존했고 최창엽이 파트너가 되었다는
가능성이 굉장히 높네요.
이대로라면 이상민이 우승 노리기가 꽤 만만찮을 수도 있습니다. 얼마나 가넷 덜잃어가면서 공굴리기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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