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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4/26 01:52
저런 진부한 내용이 아니어서 좋았죠. 재능을 다루는 영화들의 대부분이 재능은 대단하지만 세상살이에는 미숙한 천재의 휴먼스토리로 흘러가는데, 이런 것은 거칠게 말하자면 사실 "공부를 잘해도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 수준의 질박한 이야기죠. 재능러가 얼마나 잘났든 간에 날고 뛰어 봤자 보통 사람들의 세계에 편입하고 적응해야만 한다는 관점을 은연 중에 전제하고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저놈도 알고 보면 우리 관객들 같은 소시민과 그닥 다를 거 없다능^^ 그러니까 경계하지 말고 같이 보듬어주자능'이라는 식으로 관객들을 안심시키죠.
그런데 위플래쉬에서는 '위대함을 추구한다는 것에서 보통 사람과 소시민들의 휴머니즘과 훈훈함, 낭만 따위는 쓰잘데기 없는 소리다. 노재능러들은 빠져!'라는 관점에서 극을 이끌어나가죠. 그걸 잘 보여주는 것이 수라도를 걸어가는 플레쳐와 네이먼의 교감 vs 그걸 안타깝게 바라보는 소시민 아버지의 시선의 대조고요. 여기서 한 발짝만 더 나가면 '야 이 무지렁이 시정잡배 관객 놈들아 니들 같은 노재능러들 인생 아무 의미 없어. 남이 위대해지겠다는데, 위버멘쉬가 되겠다는데, 초인이 되겠다는데 세속의 윤리와 노예도덕 갖다가 참견하지 말고 찌그러져 있어라'까지 가는 것인데 - 사실 이렇게 가더라도 재미있었을 것 같기는 합니다만 - 애써 그 지점까지 나아가지는 않고 적당히 절제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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