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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26 11:00
장진호 전투는 중공군의 피해는 무시무시했고 미군을 격멸하지 못했지만 어쨌든 개전 자체가 전략적 성공이고, 미군을 몰아내는 데에도 성공했으니까요. 미군이 잘 싸웠지만 어쨌든 진 건 진 겁니다.
23/07/26 11:11
이 말씀도 맞긴 한데 정권이 유지되고 전략적 목적이 실현되었다면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성공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그런데 이렇게 계속 의문이 꼬리를 물다보면 가치나 도덕적 판단에 대한 문제가 되기 쉬우니...어쨌건 중국은 진심으로 성공이라고 자축했을 수 있겠네요.
23/07/27 05:24
장진호도 파죽지세로 북진하던 연합군의 뒤통수를 후려갈긴 전투고 전선에 거대 돌출부가 생긴거라 이후 전선유지를 위해 전 연합군이 휴전선 인근까지 후퇴했죠(함흥철수작전)
중국입장에선 대 성공인 작전이었죠
23/07/26 12:01
장비의 차이가 있어서 중국측 희생이 컸지만, 그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저 전투는 중국이 승리한 전투가 맞습니다.
그 결과가 현재까지도 이어져서 남북한이 갈려 있는 거고요. 국공내전을 거치며 실전 경험이 풍부했던 중국군답게 그런 장비의 차이를 사람으로 메울 줄 알았던 겁니다.
23/07/26 14:44
당시 중공군의 공세 자체의 성공여부를 따지자면 중국이 승리한 건데, 장진호 전투를 가지고 논하자면 중국의 패배입니다.
장진에서의 중공군의 목표는 미 해병1사단을 섬멸하는 거였지만 해병1사단은 인민지원군 9병단의 공격을 전부 받아치고 흥남으로 철수해서 빠져나갔습니다
23/07/26 11:18
장진호 전투가 미 해병대의 선전인건 맞지만 그건 전술적-작전술적 영역이고(작전술로도 산악기동 성공시킨 중공군이 더 할 말이 많기도 하고요), 전략적으로는 제공권도 없는 알보병들이 도보 기동으로 세계 최강국의 군대를 밀어내버린거라(장진호 전투도 결국 미군의 후퇴로 마무리됐죠) 중공군이 자랑해도 미군도 딱히 할 말이 없죠. 뭐 그 전역에서 장진호전투만 떼내서 자랑하는 순간 한줄 요약대로 이뭐병이 될뿐이지...
23/07/26 14:38
장진에서 미해병1사단이 중공군 3분지1을 붙들고 있어서 서부전선에 있던 미 육군 10군단은 제공권, 화력, 보급 뭐 하나 부족한 거 없는 상태에서 후방에 있느라 쌩쌩했던 휘하 4개 사단을 데리고 싸워보지도 않고 빤스런 친 맥아더와 워커가 문제죠.
맥아더가 이 상황에서 정신 차리고 똑바로 대응했으면 오히려 중공군이 개박살 날 위기였는데 장병들이 잘 싸워서 얻은 역전의 기회를 지휘부가 멘붕해서 날려버렷죠
23/07/26 12:42
중공군과 싸워보고 수류탄을 기관총처럼 쏴서 적을 제압했으면 좋겠다라는 놀라운 발상이 나오면서
고속유탄발사기라는 무기가 나왔죠
23/07/26 14:40
정작 해병1사단은 오도짜세로 중공군의 공격을 전부 막아내고 흥남에서 버티고서 당연히 날 풀리면 반격할 줄 알았더니 맥아더와 알몬드는 멘붕해서 평양에서 싸워볼 생각도 안 하고 그저 빤스런. 오히려 당연히 평양에서 방어할 줄 알고 조심조심 접근하던 팽덕회와 중공군이 유엔군이 빤스런 친 거 알고 그제서야 호다닥 달려나가는 꼴 보면 이 때 평양-원산선에서 싸워볼 생각이라도 했으면 최소한 휴전선이 북쪽으로 백킬로는 위로 갔을 겁니다.
심지어 중공군 절반이 해병1사단 잡겠다고 바리바리 몰려 있다가 영하 30도의 강추위에 녹아내리고 있어서 맥아더 휘하에 있던 미 육군 10군단 휘하 4개 사단은 후방에서 아직 쌩쌩했고 제공권, 제해권, 화력, 보급, 무기 뭐 하나 중공군보다 모자란 거 없었고 오히려 머릿수에서도 앞서 있었는데 그 전력을 가지고 싸워볼 생각도 안 하고 도망가느라 바빴으니 2차대전 때도 그렇고 1차대전 이후의 맥아더는 엄청 거품 낀 똥별이라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
23/07/26 15:41
역만없이긴 하지만 만약 휴전선이 100km 위로 올라간다면 원산-남포쪽 라인에 걸쳐서 황해도가 대한민국 영토가 되는데 그럼 과연 역사가 어떻게 흘러갔을지 가늠이 안되긴합니다.
황해도가 북한 곡창지대이기도 하고, 원산은 북한 중요항구인데다, 평양 코앞에 휴전선이 깔리게 되는데 아무리 625 이후 최빈국수준의 두나라라 할지라도 균형에 축이 상당히 기울어지게 되는 상황이 되버리죠. 이럼 과연 소련이 전폭적으로 북한을 지원해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만약 소련이 생각만큼 북한의 존속가치를 높게보지않고 지원을 안해준다면 반대로 미국도 소련의 지원량을 보고 대한민국 지원에 소홀히하고 일본쪽에 집중할 수도 있었을것같기도 하고 뭐 그런 생각이 듭니다. 대한민국이 전후 폭발적인 성장을 한데에 가장 큰 기여는 미국의 지원이 가장 컸다고 생각하니까요. 정치지형도 상당히 달라졌을것같고, 박정희가 과연 쿠데타에 성공했을까도 모르겠고... 영토가 더 늘었다고 우리나라가 더 성공한 나라가 되지않았을까 하는 가정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23/07/26 15:58
오히려 더 나았을 가능성도 무시 못 합니다.
현실에서도 소련이 북한에 지원한 건 영 미적지근 했고, 오히려 단독 국가로 성립하지 못 해서 중국이나 소련 치하로 들어갔다면 중국, 소련과 직접 국경을 맞대게 되는 것이니 미국의 지원이 더 커졌을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완전승리는 아니지만 어쨌든 판정승을 거둬서 지켜낸 나라니까요. 게다가 현실에서는 서울이 전선에서 너무 가까워서 "서울이 무너지기만 한다면 금방 무너질 나라" 취급이어서 전면전 시에는 버리는 패 취급이었던 거에 비해서 평양까지 올라가면 서울까지 200km가 있기 때문에 그 안에 대비할 수도 충분히 있고, 게다가 60만명으로 휴전선을 빽빽히 인력으로 틀어막는 가혹한 징병제와 50년대 국가 재정을 전부 거기에 퍼부었던 것 등등 현실에서의 한국 경제에 대한 악영향도 무시할 수준이 못 됩니다. 그리고 박정희가 분명 산업화를 이끈 건 사실이지만 그 계획 자체는 이미 제2 공화국에서 세운 것을 실행한 것이고(실행한 공로를 무시하는 것은 절대 아니고) 군사정권에 의한 강압적인 산업화로 인해서 오히려 더 문제가 불거져서 방해가 된 것들도 적지 않은 만큼 그런 강압적인 사회가 되는 것을 면해서 더 느슨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더 원만하게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애초에 그런 강압적인 사회를 한국인이 감내했던 건 북한의 실질적 위협 때문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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