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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26 14:22
오...
결국 내가 받는 고통을 인지할수 있느냐 여부와 관계없이 5억년동안 고통받는 존재는 있는것이고 그걸 타인이라고 해석하였군요 저도 못누르겠네요
23/08/26 14:53
그게 5억년 버튼이나 전신마취나 뭐가 다르냐? 라는 논리랑 똑같죠. 물론 실존적으로다가 무엇이 나와 진정으로 연속성을 가지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겠지만요. 그 연속성 따위 허상이랄 것 같으면 누르나 마나인데 그래서 그게 똑같으니 안 누르는 감각과 동일한 이치로다가 누를 수 있는 현생 부처 해보실 분? 하면 조용해지겠죠. 그 정도 경지의 깨달음을 육으로 체화할 수는 없는 일이니...
23/08/26 18:14
본문의 교수님과 그 교수님들을 비교하면 그냥... 철학 전공자와 철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교수님들은 그런 상황을 생각해보지 않아서 그 상황을 쉽게 보는 거란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요. 그분들 논리대로면 어차피 죽으면 다 끝이니까 죽을 때 고통스럽게 죽어도 상관없다는 소리랑 똑같은 말이었는데 말이에요.
23/08/26 14:26
기억이 삭제되는 순간 5억 50살의 나는 죽는다.
=>그렇다면 기억이 존재를 결정하는가? 기억이 존재를 결정한다면, 기억이란 무엇인가? 단지 뇌세포의 작용인가 아니면 그 이상인가? 기억이 완벽하게 동일하고 나와 완전히 다르게 생긴 사람이 있다면, 그는 나와 같은 존재인가? 심지어 생긴것도 똑같은 피터 파커와 벤 라일리는 같은 존재인가?
23/08/26 14:58
내가 어렸을 때에는 말하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고
깨닫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고 생각하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다가 장성한 사람이 되어서는 어린아이의 일을 버렸노라
23/08/26 14:29
5억년 버튼 관련해서 제가 생각하는 핵심은
[내 옆에서 친구놈이 버튼 한 번 딸깍 누르더니 돈을 받아가는 걸 지켜본다] 입니다. 이걸 어케 참음
23/08/26 15:52
옆 친구 누른 거 보면 따라 누르기 마련이지만, 이보다 더 한 건 한번 눌러서 경험한 사람은 다음 번에 거의 무조건 누르게 될 거란 점입니다.
이게 가장 무서운 일인 것 같습니다. 마치 어떻게 시작된 지도 모를 윤회를 못 벗어나고 탐욕에 물들어 영원히 윤회의 굴레에 빠지는 것 같은...
23/08/26 14:46
5억년동안 고문당하고 기억 지운다음 과거로 회귀해서 100만원 받기 vs 그냥 살기
기억을 지운다고 해도 기억 지워지기 전까지 고통받는다는 사실이 없어지는건 아닐텐데 말이죠. 5억년의 후회를 어떻게 견디려고 그러는지...
23/08/26 15:06
그 5억년 동안 고문당할 존재가 내 데이터를 온전히 복제해서 가상세계에 업로드한 존재라면요(이 경우라면 기존의 나와도 완벽하게 동일한 의식의 연속성을 가지겠군요)? 5억년 버튼이라는 게 사실상 그거잖아요? 아 물론 진짜로 나 자신일 수도 있습니다?
23/08/26 14:50
의식의 연속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그런데
연속성은 매일밤 잠들면서 끊어지는것이 아닌가...? 저 교수님에게 잠은 어떤것인지 궁금하네요
23/08/26 16:15
간디는 '매일 밤 잠자리에 들 때면 나는 죽는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나면, 나는 다시 태어난다.'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23/08/26 16:27
저도 저 교수님과 비슷한 생각으로 누르지 않는다는 쪽입니다.
그리고 댓글에서도 적어주셨듯이, 생각보다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행위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한 인간의 생애 70~80년도 어마어마한 기억의 축적인데, 5억년동안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있어야 한다? 이걸 진지하게 받아들여 생각해보면 그 어떤 고문도 비견될 수 없는 사상최악의 형벌입니다. 설령 그것이 한순간의 물거품처럼 사라진다 할지라도 그 시간이 누군가에게 존재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으니까.
23/08/26 16:44
기억삭제전의 나와 삭제후의 나는 다른 존재이지만 버튼을 누르기 전의 나와 기억삭제전의 나는 연속성이 있는 같은 사람입니다.
삭제 후의 나와 버튼을 누르기 전의 내가 동일한 존재라고 해서 버튼 누르기 직전의 내가 없는게 아니에요. 단지 기억 삭제시 없어질 뿐이지. 5억년이 지나고 나서야 달성가능한 지점을 두고 지금의 내가 판단을 하는건 바보짓입니다. 그 이전에 '내'가 5억년을 먼저 고통받아야 하기 때문이죠.
23/08/26 17:18
두 가지 용기가 필요합니다.
내가 사기 쳐서 난 이익을 얻고, 남을 괴롭게 할 용기 그리고 내가 사기를 당해서 [나만] 힘들어질 용기 전 쫄보라 못 합니다..
23/08/26 17:53
5억년이 끝나가는 순간 나는 죽고 나의 5억년전 기억을 받은 새로운 존재가 생겨 돈을 받는다 군요 그렇게 생각하면 안할듯
23/08/26 17:54
나의 안전을 최고조로 도모하고 남을 생각하지 않는 성향이라면 이 버튼의 존재를 알려주고 한 10~20% 소개비로 받아먹으면 되겠네요.
23/08/26 18:46
술취해서 필름이 끊긴다던가... 수면 마취를 한다던가...
내가 기억을 못한다면 뭔짓을 당해도 상관없다? 라고 생각할순 없죠. 그래서 저도 못누를듯
23/08/26 19:23
만화를 보면 버튼을 누른 후에 잠시만 고통을 받고 4억년 이상을 공간과 공유하며 해탈의 경지에 오르죠.
그러면 나는 1억년 동안 고통 받고 4억년 동안 극도의 기쁨을 누린 후 천만원 받는 겁니다. 왜 안함?
23/08/26 20:02
더 본질적으로 들어가면 나라는 존재를 복사해서 5억년동안 화이트룸에 방치할 수 있는 어떤 존재가 있다는건데...
돈 몇푼 따위가 문제가 아니라 천국에 들어갈 방법이 뭔지 부터 찾아야죠 아니면 하다못해 지옥에 들어가지 않고 곱게 죽을 방법을 찾아야...
23/08/26 20:11
인간의 본질이 무엇으로 보는지에 대한 근원적 질문 아닌가 합니다
저는 기억과 물질적 연속성 두가지에 근거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 개꿀띠 하면서 누를것 같습니다 5억년 다녀온것은 타인일거라서요
23/08/26 22:43
전 누르는 선택이 잘 이해는 가지 않는게
5억년동안 지옥에 살다 태어나 20,30년 살아갈 것이냐의 이야기로 느껴져서요. 환생같은 느낌이죠.
23/08/27 03:13
철학적 화두를 던지는 문제인데 사실 디테일한 부분에서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 있어서 쉽게 결정하기 어렵죠
일단 인간의 인성이 5억년을 버틴다는 것부터가 에러인데, 만화에서는 인간이 일단 절망에 빠진 채 몇백년 정도 지나면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멍하니 있는 시기를 거친 후에 다시 생각을 하기 시작하고, 그 이후 무한에 가까운 시간을 활용하여 유한한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높은 경지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즉 그 세계에서는 아무리 긴 고독에도 인성이 완전히 파괴되어 사라지는 일은 없단 것이죠 이것이 확실한 것이라면 돈 받는 것과는 별개로, 아니 설사 거액을 주고서라도 버튼을 누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제 경우는 '어차피 거기에 간 나는 타인이라서 괜찮다'가 아니라, 그게 나 자신이라서 좋은 겁니다. 백년도 살지 못하고 흙으로 돌아갈 운명인 내가 초인의 경지에 도달할 확실한 기회를 얻게 되는 건데요. 5억년 동안 소중한 사람이나 가족을 보지 못하게 된다는 것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지만, 발상을 전환하면 그 5억년 동안 가족들만 나이 먹고 죽어서 영영 이벌하는 게 아니라 5억년 후의 해후도 보장되어 있는 겁니다. 그래서 이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보네요. 오히려 그런 초인이 되었는데도 5억년 후 그 모든 기억과 깨달음을 반납(?)해야 한다는 것이 뭔가 불합리해 보이지만... 이건 이야기의 대전제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할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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