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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03 17:53
(수정됨)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15&aid=0003924826
정작 윤상은 평양에서 평양냉면 안 먹은걸로.. 먹었다면 아마 판문점에서 먹었을꺼에요..흐흐
18/06/03 18:08
양가 모두 이북 출신 조부모님을 두고 자라온 제 입장에서 볼 때, 한국의 평양 냉면은 문자 그대로 '평양' 냉면이라기보다는 이북 출신 조상님을 둔 남한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음식이라고 봐야 한다 생각합니다. '케이준' 양식의 음식이 프랑스 계 미국인들이 프랑스 음식을 구할 수 있는 재료에 맞춰서 변형하여 만든 음식이라고 알고 있는데, 케이준 음식은 더 이상 프랑스 음식이라고 부릐는 힘들죠. 케이준 음식을 만들거나 소비하는 계층에게 '야 너네 소스 내가 프랑스 가보니까 그러게 안 먹던데 너네 잘못 먹고 있는 거야!' 라고 하긴 좀 그렇듯이, 지금 이북 음식이나 평양 냉면도 비슷하다고 봅니다.
다만 식초도 안 넣고 뭣도 안 넣고...이런 건 도대체 언제부터 퍼진 건지 모르겠네요. 저희 아버지도 당연히 이북 출신 부모님 밑에서 자라신 지라 평양 냉면을 어릴 때 부터 섭취해 오셨는데 식초 팍팍 쳐서 드십니다. 전 신 맛 별로 안 좋아해서 안 넣는데 저한테 대놓고 '야 평양 냉면은 식초 쳐 먹는 거야 약간 새콤해야 맛있지' 라고 하세요. 전 딱히 미식가라서 식초 안 쳐먹는 게 아니라 그냥 산미를 별로 안 좋아해서 안 넣고요. 또 평냉이 미식가의 음식이라는 인식은 언제부터 퍼졌는 지 모르겠습니다. 조부모님들 출신이 출신이신지라 제 평양 냉면 섭취량은 제 나이대에서 상위 1% 는 되리라 생각하는데, 뭐 그렇게까지 각광받을 만한/찬사받을 만한 미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어릴때 부터 많이 먹던 국수에요; 딱히 맛있다거나 항상 생각나는 마성의 음식은 아닌데 자주 먹고 많이 먹어 버릇해서 익숙해졌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자주 사주시던 게 떠올라서 지금도 할아버지 할머니 생각 날 때 마다 가끔 먹는 소울 푸드 정도...?
18/06/03 18:44
케이준이 원조 프랑스 음식임을 자처한 적이 없다면 상황은 비슷하더라도 상응하지 않는 예라 봐야할 것 같습니다
맛이 심심하냐 뭘 넣어도 되냐 문제 이전에 이걸' 평양' 냉면이라고 자처하는 부분이 쟁점의 핵심인 거니까요.
18/06/03 19:01
인정합니다.
그 나라의 컬러를 지닌 변형음식이라고 봐야죠. 그렇게 재창조된 새로운 문화라고 받아들이면 된다고 봅니다. 그걸 가지고, 오리지널리티를 따지고, 순혈이니 적통이니 따지는게 제일 우습죠. 일례로...장충동에 꽤나 오래 살았지만, 거기 족발 그냥 거기서 거깁니다. 심지어 유명한 음식만화에 나온 그곳마저도요.. 제일 맛있던 족발은 삶은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 온기가 남았던 아주 싱싱한(?)족발이었던 것 같습니다.
18/06/03 19:51
그 밋밋함에서 미세한 맛을 느껴야 하는 것이 평양냉면의 진면목인데 식초니 양념장이니 넣는 건 먹을 줄 모르는 거다.
뭐 이런 것 때문에 투닥거리는 거죠.
18/06/03 20:06
평양냉면집마다 다를 거 같긴 한데 제가 먹어본 곳은 식초 뿌리니까 니맛도 내맛도 아니게 되서 별로더라구요. 요리사가 추천해주는 대로 먹으면 된다고 봅니다.
18/06/03 20:41
한국에 전래된 그 시점(한국전쟁?) 때의 맛에 대한 고정화가 이루어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평양냉면 같은 경우에는 '그 때 그 맛을 재현' 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고, 거기에 편승해서 이건 안 되네 저건 안 되네 하는 원리원칙주의자들도 많은 거고. 반면에 현지(평양)에서는 뭔소리? 맛있으면 됐지? 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개량되고 소스도 치고 양념도 넣고 하면서 점점 변하는 거고.
맛에 대한 얘기는 아니지만, 미국 가 있는 교포들 보면 한국에 대한 이미지나 평가를 자기가 떠났을 때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죠. 한국에서 쓰는 한자 발음이 당나라 시대의 그 발음이라는 얘기도 있고. 그거랑 비슷한 것 아닐까 합니다.
18/06/03 21:15
애시당초 똑같은 요리사가 50년동안 똑같은 레시피로 음식을 만들어도 똑같은 맛은 안납니다.
최근 몇십년간 육우 품종개량, 사료변화, 축산기술의 발전 등으로 지금 육수내는 그 소가 50년전 그 소가 아니고 메밀 도정 기술도 면 뽑아내는 기계도 발전해서 메밀면 맛도 똑같을 수가 없으며 육수에서 잡내 잡아내는 기계나 기술도 예전 그 기술이 아닙니다. 우리 쪽 평양냉면은 아무래도 기술 발전과 자본 투입이 이루어지면서 맛이 상대적으로 고급 취향이라고 여겨지는 방향으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크고 평양쪽 평양냉면은 제한된 재료와 기술 때문에 맛이 피치 않게 원형을 유지하거나 식초나 다른 양념등을 통해 약점을 가리는 방향으로 발전했을거라고 보는게 타당할 겁니다.
18/06/03 23:25
전 솔직히 평양냉면 이게 뭐가 맛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은은한 육수가 국물만 먹으면 맛있는데 국수와 같이 먹으면 메밀향에 먹혀 버리는 느낌이라 메밀향 밖에 나지 않네요. 세군데를 시도해 봤는데 같이 먹었던 왕만두가 더 맛있었네요.
18/06/06 00:25
논쟁의 쟁점은 식초가 아니라 다대기인거고
김정일이 식초 넣는거 좋아해서 옥류관에서도 식초 준다는거는 유명한 일화고 원래 전통은 그거 아니라는 것도 유명해요 근데 그거 아니라도 원래 식초는 취향껏 뿌렸습니다 식초 뿌린다고 냉알못 이러진 않았어요 다대기(앙념)는 원래는 안나오는게 맞습니다. 북한사람들도 원래는 안칩니다. 김씨 일가들도 앙념 안 뿌립니다 다만 외부인들 입맛에 닝닝한거 아니까 외부인들 왔을때만 곁들이는 겁니다 저 옥류관 요리사가 탈북해서 남한에 있고 책까지 썼고 황교익은 그 탈북한 옥류관 요리사랑 인터뷰해서 기사도 썼습니다. 이전에도 먹어본 사람, 중국등에 있는 옥류관 청류관 같은 식당들(이것들은 북한 정부가 운영합니다)에서 먹어본 사람들 나오는 음식 사진들이 엄청나게 많은데 정상회담 만찬에서 다대기 나왔다고 북한에서도 다대기 넣구만 뭘 그러냐 식으로 나오는거는 웃기는 짓이죠. 그리고 우래옥 같은 식당은 평양냉면이란 말을 안쓰는 것도 맞고 변한것도 맞습니다. 우래옥은 서울냉면이라고 부릅니다. 그거는 시대의 변화에 따른게 아니라 원래 레시피인 동치미 국물을 넣고 팔던 시기가 있었는데 거기서 대장균이 나오고 관리가 안되서 구청에 적발만 당하고 그러다 보니 동치미 국물 안넣게 된겁니다. 변화 하고 싶어서 변화한게 아니라 원래 레시피 고집하다가는 식당 문닫게 생겨서 할 수 없이 억지로 바꾼겁니다. 뭐 우래옥등 지금 냉면 식당들은 동치미는 고깃국물이 부족해서 양을 늘이기 위해서 넣은거지 그걸 빼도 괜찮다 식으로 이야기는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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