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스포츠/연예 관련글을 올리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8/06/03 23:17:08
Name 좋아요
Link #1 https://youtu.be/L_4Ctq1l4aE
Subject [연예] 좋아함에 대한 불안감이 없다는 것
때는 약 8년 전인 2010년.

저는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공부도 제대로 안 해, 돈도 없어, 스타나 삼국지 빼고는 관심이 있던게 없었고 그나마 이 두 분야에 대한 지식 역시 편협하기 그지 없었죠.
글쟁이(판타지 쪽)로 살고 싶었고 피지알에서도 연재 좀 해보려 했으나 당연히 실패.
(뭐 사실 개인적으로 포기는 하고 있진 않습니다-_-;;. 판타지 쪽은 뭐 설령 망하더라도 한번은 살면서 도전할 생각인지라)

유게(스연게) 업로더로서 저의 삶이란 그야말로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할 것도 없을 때 그 뭐라도 해야겠어서 했던 행동들이 아니었을까요.

그렇게 유머감각이 뛰어나고 재밌는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러너로서 수년 동안 지냈던건 결국 저의 필요에 의해서- 였다고 봐야겠죠.
(요즘 예전에 썼던 글 보면서 '야 너 왜!' 하면서 종종 손발이 오그라듭니다. 지금 하는 짓도 몇 년 지나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08-09년 군 생활하면서 외우기 시작한 아이돌들과 노래, 프로듀서들에 대한 얕디 얕은 지식으로 10년 뒤에 밥먹고 살고 있다고 하면 그 시절의 저는 믿었을까요-_-a. 아마 뭔소리 하냐고 했었겠죠.

사실 지금 하는 일로 얼마나 더 몇년이나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매체 지형도 계속 바뀌고 있고 요구하는 능력도 조금씩 달라지다보니 당장 2019년 20년에 경쟁력이라는 것이 있을지 없을지.

그래도 16년 때 인턴으로 한번 부딪쳐보겠다고 한 이후 아직까지 살아있는 것 보면 막 그렇게 최악 오브 최악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솔직히 피지알에 호기롭게(이끼마스!) 글 써놓고 했지만 막상 현실에선 엄청 깨지고 평가도 안 좋아서 이대로 실패하나 싶었는데요-_-a 뭐 세월이 흐르다보니 그렇기도 했었지-라며 회상하게 되네요.

이 삶이 저의 미래를 보장할지, 괜찮은 가정을 꾸리고 적당한 삶을 살게 하는데 도움이 될진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그럭저럭 지내고 있긴 하지만 가정을 꾸리기엔 턱없이 부족한게 현실이라.

하지만 그럼에도 지금 이 길에 들어선 것을 후회하지 않고 걸그룹 글을 쓰는 닝겐으로 살아감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는 것은
 
그래도 어쨌거나 '걸그룹 글을 쓴다는 행동'이 '무엇을 제대로 좋아하지 못함'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줬기 때문입니다. 


지금에 와서 보면 민망하기 그지없는 exid le 걸그룹 포인트가드론 같은 글이 어느새 3년 전.

15년도 여름부터 꼴에 분석 기사 쓴다고 시작해서 한동안 딴지일보에 글 올리다가 16년 여름에 연예부 인턴기자 시작했으니. 나름 저도 다이나믹했네요.

걸그룹 좋아하고 포켓몬 좋아하는 털난 아저씨(..)라는게 사실상 저의 자아 정체성이 되어버린 상태인데.
 
예전 그 어느 시점엔 이럴 수라도 있었을까-에 대해 불안해 했었으니.

뭔가를 제대로 좋아는 해봤던 인간은 될 수 있겠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나름 '네'라고 답할 수 있고 적어도 이 점에 있어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제 마음 상태가 완전히 황폐했던 시절. 나름 케미 분석에 나름 혼신을 기울였던 에이핑크는 2018년 현재에도 제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주고 있고.


 15년 데뷔할 때부터 좋은 인재라 눈 여겨 본 한라 이수지가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도 보고, 인터뷰도 해볼 수 있게 됐고.



클로저 때 즈음부터 주목했던 오마이걸은 올해 비밀정원을 보여줬으니까요.

요즘은 되게 사소한 것에도 많이 감탄하게 되는데, 과거 저의 서사에 약간이라도 연관성이 있는 친구들을 현재 어느 시점에 만난다는 것이 나름 울림을 선사해줍니다. 그 울림이 괜찮게 손으로 옮겨가면 그럭저럭 읽을 수는 있는 기사가 되는 것 같은데. 뭐 생각보다 타율이 좋진 않네요.


딱히 남에 비해 압도적으로 잘하고 있는 것은 없지만 그래도 현실적인 어쩔 수 없음(능력 부족, 시야 부족, 여건 부족 등) 가운데에서 나름 제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열심히 들여다볼 생각입니다.


+언젠간 '빵놀말'을 중심으로 러블리즈 멤버들과 심층 토론 인터뷰를 할 수 있길-_-a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larrabee
18/06/03 23:28
수정 아이콘
좋아요 기자님의 러블리즈 인터뷰.. 기다리겠습니다 정말로!
유지애
18/06/03 23:40
수정 아이콘
기대하고 있겠슴다 크크크크
볼빵빵청년
18/06/03 23:49
수정 아이콘
언제나처럼 미괄식 구성(?)이군요 크크크
글루타민산나룻터
18/06/03 23:51
수정 아이콘
좋아하는 일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가 없었고 결국 좋아할 수도 없게 된 입장에선 그저 부럽기만 합니다...
18/06/04 00:0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어디의 누구신지 맨 처음 입사하셨을때부터 어렴풋이 알고 알듯 한데 아마 스연계 분들중에도 누군지 아실분들도 있을듯 하구요..

그쪽 밥 먹어가며 가장 중요하게 느낀 부분은 하나입니다.

자기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흔한 예를 들면 연합뉴스의 한상균 기자(온갖 엽사?로 네임드), 현재는 아마 맥심에 있을텐데 박성기 기자(숨막히는 뒤태라는 키워드를 기반으로 방송에도 어느정도 나오며 인지도를 키웠죠), 글쓰시는 분들을 기반으론 연예부 기자중엔 크게 네임드가 사실 애매합니다. 롱런하는 키워드도 잘 없구요. 롱런하는 키워드라면 송은주 기자의 같은 옷 다른 느낌(스포츠서울닷컴 -> 디스패치) 같은 기획기사정도가 있겠네요.

그런 의미에서 좋아요님은 어느정도의 아이덴티티는 갖춰가고 있다는 느낌을 아마 제 추측이 맞는 그분의 기사라면 어느정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충분히 듭니다.

단 기획류의 장시간 공들여 쓰는 기사만이 아닌 온갖 스트레이트(라고 말하고 그냥 일상 신변잡기 sns모니터링 해서 하나 얹혀서 묻어가기) 하다보면 그 집중도가 떨어지기도 하고 언젠가는 안해야지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그게 또 만만하지는 않을겁니다.

그리고 삶의 질에 있어 연예부기자 인생이 뭐 별거 없습니다.. 지금도 들어와 대체가능한 자원은 넘치고 있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도 사실 몸값이라는게 참 말하면 슬픈 수준이죠.. 적어도 좋아요님이 미래를 도모해보시려면 최소 이바닥에서 10년은 족히 버틴 매체로 뛰어넘어가셔야 할겁니다.

올해 기준으로 티브이데일리 정도가 아마 10년쯤 버틴 매체로 라인업에 들어오지 않았을까 싶네요

과거의 전우들(?)은 숱하게 이매체 저매체 돌아서 그래도 보다 나은 매체들로 계속 넘어가고 있는데 좋아요님도 최소 한 매체에서 2년정도 버텼으면 새로운 각이 나올때가 되셨을 겁니다.

이적시장에서 결국 중요한게 글빨이기도 하지만 다른매체 사람들과의 인연이기도 합니다. 평판이 좋으면 넘어가기도 좋구요... 아마 여전히 사관학교 개념의 뉴스엔 출신들이 계속해서 이곳 저곳으로 잘 이직하는걸 보면.. 흐흐

저는 그 판을 떠난지 꽤 됐지만 결국 그때의 기억으로 본 그 판은 딱 세가지 단점이 있었습니다.

원치않는 기사를 써야할때의 괴리감(혹은 올린 기사 외압으로 내릴때), 노잼이어도 티비프로그램을 보고 기사를 써야 한다는것, 노동법이란게 철저하게 안드로메다로 간 근무환경

미래를 계속해서 생각하신다면 고민하실게 많을겁니다. 그나마 그 생활에 위안중 하나가 팬들 또는 기사를 본 대중의 피드백일텐데 그것이 적당할때는 도움이 되지만 과하면 뽕에 빠져 갈곳을 잃어버리곤 하죠.

팬커뮤니티를 가까이해도 안되고 멀리해서도 안되며 내 자신을 최대한 숨길수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었던 아재 입장에서 긴 댓글을 하나 달아봅니다.

가능하다면 올해는 이직하셨다는 소식을 기사 하단 바이라인에 바뀐 회사이름으로 마주할 수 있길 기도합니다.
좋아요
18/06/04 00:47
수정 아이콘
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사실 저도 제가 큰데 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면 좋겠는데 지금 레벨이 어느 정도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_-;;. 타매체 기자들 사이에선 평판이 나쁘면 나빴지 좋을 것 같지도 않고-_-a.

대체 인력은 언제나 차고 넘치기 때문에 몸값이라 할 것도 없다-는 말씀은 정말 110% 동감합니다. 입문도 너무 쉽고, 그만큼 튕겨져 나가는 것도 쉬운 직업. 제가 앞으로 좀 더 성장한다고 한들 '대체불가능한' 소리까지 들을 수 있을지 잘 모르겠네요(아마 웬만하면 못한다고 봐야겠죠)

나름 저도 잘 버티고, 저 이후로 이 판에 들어온 친구들도 그럭저럭 있을만한 판을 만드는데 0.01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18/06/04 09:22
수정 아이콘
평판이 나쁘다 라는게 꼭 나쁜 뜻은 아닙니다. 위에 언급한 분들중에 한분도 업계 평판은 그닥... 그래도 결국 될사람은 됩니다.
오묘하게 취재기자중에 입사기준으로 볼때 확 치고 올라간 사람도 있는데, 글빨인지 다른빨인지는 모르겠는건 함정..

글을 보니 의외로 워너비... 급은 따로 인터뷰를 못하신것 같은데 다행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개별인터뷰 한번 해보면 그 안에서 인간성이라는게 다 보이는지라... 특히 이름없는 매체 초짜 기자들 상대하는거 보면 가끔 놀랄만한 일도 많은데 어디가서 하소연도 못하죠 ... 자기들이 데뷔할때 시즌에 매체별로 돌며 개별인터뷰 하며 얼굴 알던 기자 아니고 그 이후 기자들이면 놀랍도록 모습 달라지는게 그들이라.. -_-;

3대 기획사 홍보팀하고 이름 알고 따로 전화하시면서 농담하실 수 있는정도 되면 일이 편해지실텐데, 쓰시는 기사가 긍정적인 기자를 굳이 그렇게 호의적으로 대할 필요가 없잖아요...? 아이러니한 현실이죠..
18/06/04 00:11
수정 아이콘
역시 빵놀이 안나오나 했는데 있군요 크크크
LaLaLand
18/06/04 00:12
수정 아이콘
늘 잘 읽고 있습니다 좋아요님의 생각과 취향들은 충분히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즐거움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오래 살아남으셔서 더 큰 물에서 뛰어노시길 바랄게요 언젠가 좋아요님이 쓰시는 제가 응원하는 애들 특집기사랑 인터뷰 봤으면 좋겠네요
배유빈
18/06/04 07:09
수정 아이콘
제가 예상하던 분이 맞을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지만
언제나 기사 잘 보고 있다고 얘기하고 싶네요.
보통 네이버 연예뉴스란 정도만 보고 지나가는 사람이었는데 좋아요님이라 생각되는 분의 기사 읽으러 그 회사 사이트도 직접 가게 하고 있습니다.크크
18/06/04 07:47
수정 아이콘
이런글에서도 빵놀이라니...
빵놀말
18/06/04 14:24
수정 아이콘
빵놀 장인... 크크 좋아요님 덕분에 좋은 아이돌 알아서 덕질하고 있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9680 [연예] 아이스버킷 챌린지 뜻밖의 언어유희 [5] 좋아요6134 18/06/04 6134 0
19679 [연예] 그들은 5년 뒤 [41] 콜드플레이8507 18/06/04 8507 0
19678 [연예] [블랙핑크] 타이틀곡 제목이 공개되었습니다. [30] WEKIMEKI4285 18/06/04 4285 0
19677 [연예] 주결경 vs 김소혜 [19] pioren6721 18/06/04 6721 0
19675 [연예] 이달의 소녀 SNS에 공개된 단체사진 [10] 눈물이뚝뚝6431 18/06/04 6431 0
19674 [연예] [아이유] 은지의 지목으로 아이스버킷챌린지 하는 지은이.insta [10] 홍승식9248 18/06/04 9248 0
19673 [연예] 양세형 자작시.JPG [23] 아라가키유이10498 18/06/04 10498 0
19672 [연예] 2018년 걸그룹 음반 초동 판매량.jpg [33] TWICE쯔위8611 18/06/04 8611 0
19671 [연예] [러블리즈] (데이터)고란고란 팥고란의 생일입니다. [10] 유지애4389 18/06/04 4389 0
19670 [연예] TWICELAND -THE OPENING- ENCORE DVD & BLU-RAY PREVIEW [1] TWICE쯔위3070 18/06/04 3070 0
19669 [연예] 강호동식 튜터링.jpg [5] 손금불산입8257 18/06/03 8257 0
19668 [연예] 이수근 드립에 진심으로 당황한 강호동.jpg [7] 손금불산입8940 18/06/03 8940 0
19666 [연예] [프리스틴v] 내일 배텐에 나영 래나가 나옵니다. [1] 강가딘2221 18/06/03 2221 0
19665 [연예] 좋아함에 대한 불안감이 없다는 것 [12] 좋아요7299 18/06/03 7299 0
19661 [연예] [트와이스] 일본 투어 / 정규 앨범 발매 확정 + 앙콘 블루레이 프리뷰 (+추가) [22] 킹보검5721 18/06/03 5721 0
19660 [연예] 트위터 실트오른 mbc 새예능 두니아 자막상태.jpg [34] TWICE쯔위9599 18/06/03 9599 0
19656 [연예] 두니아 실시간 [72] redye11782 18/06/03 11782 0
19655 [연예] [러블리즈]파이널어택 [1] 좋아요3453 18/06/03 3453 0
19654 [연예] [우주미키] V라이브 자장가 부르는 짧은 시간에도 보이는 극명한 성격 [4] 공룡2466 18/06/03 2466 0
19653 [연예] 샤워도 할 겸 빨래도 할 겸 욕실 청소도 할 겸 이벤트도 할 겸 [5] 라플비5786 18/06/03 5786 0
19652 [연예] 다음주 수요미식회 주제 "평양냉면" [30] TWICE쯔위7805 18/06/03 7805 0
19649 [연예] 설현이 피지컬이 좋은 이유.jpg [4] 살인자들의섬9328 18/06/03 9328 0
19648 [연예] [우주소녀] 두니아 선공개 영상 - 루다의 맨발 생존기 [16] vaart6913 18/06/03 691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