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의 히토미와 마찬가지로 직전 파트였던 권은빈이 가운데에 있다가 옆으로 살짝 이동해 소그룹에 합류합니다. 그리고 양쪽으로 나눠진 소그룹은 전소미를 '바라보며' 일제히 [내려]가죠. 이 타이밍에 소미는 가운데에서 우뚝 [솟아]올라 관객의 시선을 완전히 가져갑니다.
이런 안무 구성은 창작자가 어떤 시점에서 안무를 구성했느냐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단지 '졸라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말겠어' 라는 생각으로는 나오지 않는 안무에요. 이번 시즌에 치요리가 이와 비슷한 구성을 사용했지만 이상하게 전소미보다 임팩트가 없죠. 이건 곡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포커스를 가져가는 방법의 문제가 더 큰 겁니다. 물론 치요리의 모티브는 옹성우이긴 한데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방법론이에요. 전소미와 배은영은 가운데에 있어서 포커스를 받은게 아니라 설계를 통해 포커스를 가져갔거든요.
심플 이즈 더 베스트
전소미는 앉아있는 다른 멤버들을 위해 함께 웨이브를 해 주고요. 일어나면서 원스텝으로 이동하는 가장자리의 김도연과 김다니
최유정과 김서경이 옆으로 벌어지면서 가로로 넓게 대형을 완성합니다. 뱅뱅은 무대를 정말 넓게써요. 상하 좌우 무대의 전 영역을 커버합니다. 이 안무들은 절정이 막 지난 시점이라 팔을 사용해 최대한 큰 표현을 하고 있죠. 여기에서 최유정과 김서경이 가장자리로 빠진 이유는 다음 대형을 위해서입니다. 뱅뱅의 동선은 정말 치밀해요.
그리고 센터 그 자체인 전소미
첫번째 후렴과 마찬가지로 전소미는 가운데서 걸어 나옵니다. 이게 동선을 짜다보니 이렇게 된게 아니라 의도적인 연출인 거에요. 센터가 가운데서 졸라 멋있게 걸어나온 다음 온몸으로 무대를 파괴하는 그림이죠. 안무를 크게 짰기 때문에 대형은 옆으로 벌리고요.
이 부분은 크게 의미가 없어서 움짤로 만들지는 않았는데, 횡대를 만듭니다. 거시적으로 보자면 이건 다음 포메이션의 셔플을 위한 과정이에요.
포지션을 이동하는 김서경과 최유정. 이 장면을 전후로 보면 김서경은 저렇게 구태여 맨 끝으로 움직일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위에서 말한 '동선을 효율적으로'에 위배되죠. 왜냐하면 바로 다음 장면에서 센터인 최유정의 옆으로 다시 이동하거든요. 하지만 단지 '조화로운 배치'를 위해 이동을 감수합니다. 이게 무대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요소거든요.
이 장면이 바로 뱅뱅 무대의 완성도를 알 수 있는 부분인데, 뱅뱅 무대는 멤버들의 신장차이까지 고려되어 있습니다. 동선에도 대칭은 물론 맥락이 들어가 있고요. 김서경은 맨 끝에 있다가 멤버들이 뭉치는 동안 투스텝으로 최유정 옆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권은빈 역시 함께 이동합니다. 뱅뱅 무대 동선의 대부분은 팔동작이 함께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체는 이동을 하고 상체는 안무를 하는거죠.
생각보다 복잡한 이동인데 굳이 이렇게 까지 해야되는 이유는 그냥 '보기에 더 좋아서' 그렇습니다. 단순히 신장 차이만 고려했다면 청하와 김서경, 권은빈이 굳이 교차하며 이동할 필요가 없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교차하는 그림을 막상 보면 '아 교차해야 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거에요. 이 친구들이 동선에 투자할 시간이 충분했다는 방증입니다. 굉장히 신경쓴 동작일텐데 몰지각한 안가놈이 이상한 각도의 영상을 써버림
센터 포지션이 아닌데 단 한 번 있는 자기 파트로 무대를 잡아먹어 버린 최유정 이 장면이 이렇게 잘 보일 수 있는 이유는 키순으로 나열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최유정의 표정연기는 물론 본인이 노력한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춤을 좋아하는 사람'이 무대위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표정이에요. 이번 시즌을 예로 들자면 너구리코지마 마코에게서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표정연기를 하는 것 보다 위화감이나 작위적인 느낌이 적어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tmi: 작성자는 무대위의 자신이 촬영된 영상을 보고 '내가 저런 표정을 지었구나' 하며 충격에 빠진 적이 있음
굳이 예를 들자면 뭐... 이런 모습인거죠. 이미지만 봐서 아주 작위적이라고 하실수도 있으나, 연주와 함께 보면 물아일체가 된 예술가의 신기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기타를 가려놓으면 오해를 살만한...
tmi: 작성자가 본 영상 속 스스로의 모습과 유사함
쥐도 새도 모르게 중심에서 빠져나가는 최유정과 김청하 포인트를 주기 위해 마지막 순간을 다같이 맞춰주는 저 동작이 한국식 칼군무의 시그니쳐에 가깝습니다. 청하와 최유정, 김도연, 전소미까지 묶어서 보면 느낌이 딱 나올 거에요. 김서경도 매우 잘 소화했고요. 이 장면은 이동과정을 군무로 묻어버린 거에요. 얘네는 동작을 맞췄는데 다음 마디에 포메이션이 완성되어 버립니다. 이 대형에서도 조화로운 키순서는 여전히 유지됩니다.
최유정이 빠지는 방향에서 가운데로 들어오는 센터 전소미 (유의미)
이번 시즌 탑 뷰가 없었다는 분들이 많은데, 안준영이 역량있는 PD라는 점은 이런 곳에서도 드러납니다. 반면 왠지 역량이 부족한 외모 사실 매 시즌 화제가 된 무대를 자세히 보면 빈틈있는 부분이 존재하긴 하거든요. 이런 부분들을 편집으로 '옥에 티'를 잡아버리는 겁니다. 시청률이고 뭐고 아무튼 무대는 완성도 있게 나와야 되거든요. 아스탈라비스타 아이돌학교
2시즌 레전드 무대인 네버입니다. 이 무대는 녹화를 한 번 밖에 못 했어요. 박우진이 무대를 마치고 실려갔기 때문에... 그래서 객석이 함께 나오는 이 장면은 소스가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떻게든 오작동하는 라이관린을 화면밖으로 밀어낸거죠. 자세히 보시면 줄도 안맞아요. 라이관린이 간격이 틀려버린 관계로 대휘도 멀어진 모습입니다. 대휘와 라이관린의 간격은 또 잘 맞아서 오작동이 더욱 티가나는 참사가...
말하자면... 이번 시즌은 무대들의 탑뷰가 대체로 형편없었다는 결론인거죠. 일반적으로 공연용 안무는 관객이 앞에 있다는 것을 전제로 구상되기 때문에 오와 열 중에서 오, 즉 좌우 간격이 더 중요하거든요. 사실 앞뒤 간격은 대충만 맞아도 되요. 그러나 방송으로 쓰기에는 적절하지가 않은거죠. 둘 중 하나라도 맞지 않으면 탑뷰 영상은 쓸 수 없다는 말입니다.
물론 뱅뱅 무대는 무대 가운데에 찰떡같이 붙어있는 전소미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티를 잡아낼 구석이 없어요.
편-안
네 빌어먹을 자동차의 뒷좌석을 박살내 버릴 것이다, 셋이서 노래도 끝나가는데 확 마
육각형에서 화살표 포메이션이 된 형태입니다. 이 부분에선 비트가 없거든요. 비트가 없는 동안 동선을 만들고, 비트가 나오면 포인트를 넣어주는 모습입니다.
일반적인 걸그룹 안무에서 사실 아이솔레이션 같은 용어가 사용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그냥 디테일이 틀렸다 정도 선에서 거의 해결되는 것들이거든요. 골반 근처의 춤이 아니라면 독립적인 움직임은 거의 없어요. 뱅뱅에서도 아주 엄중한 아이솔레이션은 요구되지 않습니다. 쓸 필요가 없기도 하고요. 뱅뱅은 개인의 안무 역량보다 전체 무대의 이미지를 위주로 완성도를 올린 무대입니다. 그래서 쉽게 어필되는 거에요. 꼬물거리는 아이솔렌지 아이슬란든지 뭔지를 대체 대중의 누가 평가를 한단 말입니꽈!
벌집핏자
청하가 왁킹이 특기이긴 한데, 이 무대는 왁킹을 좋아해서 넣었다기 보다는 작전을 정말 잘 짰어요. 일단 포징 위주의 무대 즉 점을 많이 쓴 안무를 사용하여 숙지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였고, 나머지 시간을 동선과 포메이션에 활용하여 무대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이건 2시즌 무대들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드러나는데, 여자 연습생들은 개개인의 개성이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친구들이 부족했어요. 오롯이 걸그룹 데뷔를 위해 짜여진 안무를 수행하는 능력을 주로 키워온 친구들이 대부분이었죠. 이런 개개인의 특징 및 체격 조건까지 고려하여 주어진 시간 안에 굉장히 효율적인 안무를 구상한겁니다. 물론 이는 현장의 관객은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제대로 어필되었죠.
이번 시즌 실력있어 보이는 친구들이 많이 속해 있었던 Side to Side 조나 Sorry not Sorry 조의 무대가 상대적으로 인상깊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이런 부분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선을 많이 쓴 안무는 습득에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리고, 군무로 활용했을 때 통일감을 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동선이나 대형에는 신경쓸 겨를조차 없었을 것이고 일본인 연습생의 스케쥴까지 겹치다 보니 상대적으로 다른 시즌에 비해 완성도가 높은 무대가 나올 수 없었죠.
선을 많이 쓰는 유명한 댄서로 "비"가 있는데요, 위의 무대는 비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더 유닛'에 출연한 친구들이 함께했습니다. 당시 이 무대를 위한 연습과정이 아주 혹독했는데요, 위에서 설명했듯 선이 많은 안무는 습득하기가 아주 어렵기 때문입니다.
"깡" 은 많은 분들이 몽키매직 패러디로 알고계시는 그 우스꽝스러운 안무가 마지막에 나오는 곡입니다.
비가 춤을 잘 춘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요. 그러다 보니 무대를 항상 어렵게 만듭니다. 일단 선이 엄청나게 들어가고, 점도 들이부어 버리죠. 특히 마지막의 그 우스꽝스러운 군무는 포징과 포징 사이의 거리가 엄청나게 먼데 박자까지 빠르고 죄다 쪼개놔서 정상적인 사람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동작이 아닙니다. 일부러 동작을 꼬아놓은 거에요. 게다가 본인은 머리 각도까지 인위적으로 비틀고 있거든요. 저게 과거에도 종종 쓰던 습관성이긴 한데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선이 아니에요.
하지만 아무리 높은 수준의 안무를 춘다고 해도, 관객이 이를 이해할 수 없으면 감상이 힘들거든요. 누가 옆에서 '이게 이렇게 어려운 안무입니다 여러분' 하고 설명해 주는 것도 아니잖아요.
사실 2시즌 네버 무대도 별의별 디테일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들어간 안무입니다. 그러나 점(디테일)을 나열하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쉬웠기 때문에 '디테일의 5할' 정도만 만족시켜도 전체적으로는 느낌이 나오는 거에요. 실제 중간평가를 보면 아주 훌륭한 완성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연습생과 트레이너들의 극찬이 이어집니다. R&B에서 꾸부리를 한 절반 정도만 잘 따라해도 그럴싸하게 들리는 것과 비슷한 거에요. 물론 완성도는 이후 계속해서 올려야 겠죠.
컨셉 평가의 루머 무대를 떠올려보면 알 수 있지만, 곡의 분위기에 따라 점을 많이 쓰느냐 선을 많이 쓰느냐가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한 마디 안에 한개 정도의 잘 맞는 포즈만 넣더라도 '군무'의 느낌을 안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요. 여자친구의 무대를 많은 사람들이 흥미롭게 보는 이유는 개개인에게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팀이 무대 위에서 그려내는 작품이 매력적이기 때문이거든요. 무대의 완성도는 걸출한 개개인이 모이면 저절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치밀한 구성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1시즌 뱅뱅 무대를 나름대로 분석해 봤는데요, 제가 중점을 둔 부분은 개개인 안무의 완성도가 아니라 팀이 함께한 무대의 완성도입니다. 프로듀스의 시스템은 비록 싸우고 할퀴고 재도전이 나올지라도 결국 마지막에는 한 팀으로 무대에 서야 되거든요. 왜냐하면 솔로를 만들고자 하는 취지가 아니니까요.
이게 뱅뱅의 전체 동선과 대형을 보기좋게 정리한 움짤입니다. 화면에 잡히지 못해 미처 설명하지 못한 부분도 모두 표시를 한 상태고요.
이 움직임을 본다면 최장신인 김도연과 김다니가 상대적으로 조금은 불리한 포지션에 많이 선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친구들은 어떠한 불만도 없이 신나게 무대를 소화했죠. 그 결과 이 무대는 2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되는 멋진 공연이 되었습니다. 아마 이 친구들이 자신의 포지션에 불만을 품었다거나 리더를 신뢰하지 못했다면 이런 멋진 무대는 만들어지지 못했을 거에?.
"'팀에서 가장 필요한 인원이 되고싶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2시즌 네버 무대가 끝난 직후 옹성우의 인터뷰입니다.
프로듀스를 보다보면 느끼게 되는 사실이지만, 뭐 각종 수작을 동원해서 잠깐 동안 메인 보컬이나 센터를 맡을 수는 있어요. 그러나 이게 데뷔로 이어지느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리더와 센터를 겸업하고도 떨어진 많은 친구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죠. 천우신조로 데뷔 급행 서사에 탑승한게 아니라면, 인상적인 무대야말로 투표로 이어지는 가장 강력한 동력원이 됩니다. 물론 3차 경연 전에 어떻게든 만들어 내야됨; 루머를 되살려내라
위에서 미처 못한 이야기를 하자면, 안무가가 무대를 구상하면서 '반드시 그림이 나와야 되는 부분'과 '뉴트럴하게 진행해도 되는 부분'을 구분하거든요. 이번 시즌으로 예를 들자면 롤린 롤린의 '춤추고 싶어'와 같은 것들이죠. 이런 부분들은 과정을 모르는 관객 입장에서는 3분여의 짧은 무대로 파악할 수 없습니다. 틀린건지 대충하는 건지 중간에 정신을 놓은건지 아니면 원래 그런건지 알 수가 없다는 거죠. 다만 이들의 활동 특성상 같은 곡의 무대가 차곡차곡 쌓여가므로 그걸 통해 유추해 볼 수 있을 따름입니다.
그래서 안된다는 거에요. 태업을 했는지 춤실력이 부족한지 이딴건 3분여의 무대를 잠깐 본 일반 대중은 알 길이 없습니다. 해당 아티스트의 팬이든 아니든 누군가가 이런 것들을 구태여 논란거리로 만든다는 것은 분명한 의도를 갖고 행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는거죠.
"당신, 부셔버릴거야"
마찬가지로 누구누구의 분량이 적다거나 파트가 마음에 안든다는 이슈들 또한 팀이 아닌 개인에게 편향된 팬심의 결과입니다.
소위 말하는 '올팬' 비스무리한걸 강요하는게 아닙니다. 단지 그들은 개인이기 이전에 팀이고, 무대 위에서는 함께 작품을 만들어야 할 파트너라는 거죠. 누군가 돋보이기 위해서는 다른 누군가의 배려와 양보가 필요하다는 거에요. 무대를 만드는 당사자들은 모두가 이를 알고 있고 그렇게 하고 있는데, 없는 문제를 일부러 만들어내고 갈등을 조장하는건 적어도 일반적인 문화의 소비행태와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관련 글타래 대부분이 관심법의 영역이기도 하고요.
마무리가 어째 이상하긴 한데...
아무튼위에서 제가 설명한 여러가지를 어느정도 숙지하셨다면, 아래의 영상을 한 번 보세요.
아마 언젠가 한번은 들어보셨을지도, TV를 통해 보셨을지도 모르는 곡일겁니다. 지루하신 분들은 2분 30초부터...
여러가지 설명을 하지 않아도, 위에서 제가 움짤과 함께 설명한 부분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음을 볼 수 있을 거에요. 본격적인 아이솔레이션도 등장하고요. 이렇게 시점이 정면에 고정된 영상을 주의깊게 보면, 소위 말하는 '음방'에서의 카메라 워크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냥 정면에서 찍으라고 xx들아
'아니 위에서 점이고 선이고 대형이고 밸런스고 엄청 따지더니 이건 엉망진창이지 않느냐!' 라고 하실수도 있습니다. '춤도 설렁설렁 추는 것 같고 전부 제각각이지 않느냐!'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기본적인 형태의 군무에서 만렙을 찍어야 이런 무대가 가능해집니다. 이 무대의 해석은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영업 아닙니다. 이젠 봉황같은 무대일 뿐
이제 팀 단위 무대에 대한 이야기는 이 쯤 하는걸로 하고, 최근 추가한 부분을 알아봅시다. (프로듀스 48 막방을 보고 추가된 부분)
현재 시즌 3까지 마무리된 프로듀스의 시스템 특성상 트레이너가 연습생들을 밀착마크 할 수가 없습니다. 이는 프로그램 방송분이나 후일담 등을 통해 충분히 유추 가능한 부분이고요. 다들 유명한 양반들이라 잠깐 짬내서 포인트 레슨만 해주고 갈거에요.
그럼 우리 연습생 친구들은 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연습을 하는 걸까요? 아마 대부분의 동아리나 아마추어 댄싱팀 등이 그러하듯 뛰어난 누군가에 의해 사사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유튜브에서 커버댄스를 보고 있노라면, 가운데에 선 제일 잘 추는 걸로 보이는 친구가 딴 틀린 안무를 크루 전원이 열심히 추고 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최영준 트레이너의 후기를 통해서도 대충 파악 가능한 부분이죠. 권은비를 트레이너로 임명한 인간 루머좌
댄스 역시 이와 유사하게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는 홍데갑의 발언
춤센세가 없어 위기에 봉착한 너닿팀
많은 사람들이 아이유가 춤을 잘 못춘다고 생각하는데 생각외로 춤을 잘 추거든요. 증거같은건 없고 그냥 잘 춰요. 작성자 유애나 아님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 대부분의 부모들이 네발 자전거를 사다주거나 자전거의 뒷쪽을 잡고 버텨주면서 아이 스스로가 몸으로 익히게 만듭니다. 그런데 사실 자전거 타는 방법이 있거든요. 자전거가 두바퀴로 설 수 있는 이유는 직진 안정성이 있기 때문인데 한마디로 가만히 있으면 넘어진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자전거를 타기위한 첫번째는 '끊임없이 움직일 것'
두번째는 바로 카운터 스티어링이에요. 속력이 줄어들어 넘어지는 자전거를 세우기 위해서는 핸들바를 넘어지는 쪽으로 틀어야 합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자전거를 타고 왼쪽으로 가려면 핸들바의 방향을 왼쪽으로 틀겠죠? 그런데 수직으로 서있던 자전거의 핸들바를 왼쪽으로 틀 경우 자전거는 오른쪽으로 기울어집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자전거는 기울어진쪽으로 선회하거든요. 핸들바는 왼쪽으로 꺾었는데 선회는 오른쪽으로 하는거죠. 그래서 카운터 스티어링이 중요한 겁니다. 자전거를 타기위한 두번째는 '균형을 유지하지 못할 정도로 속력이 떨어질 경우 넘어지는 방향으로 핸들바를 조종할 것'
애들이 뭘 알겠어요. 왼쪽으로 넘어지면 본능적으로 오른쪽으로 핸들바를 틀어버립니다. 그러면 더욱 세게 왼쪽으로 넘어질 뿐이에요. 만약 부모가 이런 원리를 아이에게 설명해 줄 수 있다면 자전거에 익숙해지는 시간은 비약적으로 짧아질 겁니다. '넘어지는 방향으로 핸들을 꺾어 보렴'
춤이 바로 그렇습니다. 다시 아이유로 돌아가자면, 아이유가 종종 보여주는 동작들은 단지 마감이 좀 엉성할 뿐 원리는 백점에 가까워요. 이게 이 친구가 재능이 있어서 아주 정석적으로 접근을 했거나, 아주 좋은 선생님이 있다거나 둘 중의 하나겠죠.
마찬가지로 프로듀스에 출연한 연습생의 경우, 재능있는 친구가 옆에서 튜터해 주는 것이 완성도에 아주 큰 영향을 줍니다. 물론 잘 받아먹어야 겠지만 애초에 선생 실력이 차이가 나면 제자의 재능과 무관하게 뭔가 유의미한 차이가 생기거든요.
프로듀스의 첫번째 '개별 등급 평가'는 개개인의 안무능력을 체크하기 아주 적합한 평가입니다. 모든 조건이 동일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줄을 세울 수 있거든요. 습득력은 물론 표현력, 박자감, 버릇으로 인한 착색 까지도 선별이 가능해요. 상대평가도 가능하고 절대평가도 가능합니다. 물론 프로듀스 시스템에서는 '단체곡 센터'를 연습생 스스로가 뽑기 때문에, '누가 센터로 뽑히더라도 상관없는 A등급 풀' 정도의 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차피 립싱크이기 때문에 보컬은 성의나 열의를 보는 거고 실제 평가는 안무 그 자체일 거에요.
아마 초반 단체무대의 트레이닝은 2차, 3차 경연에 비해 트레이너의 개입폭이 훨씬 더 클겁니다. 왜냐하면 상대적으로 등급이 낮은 쪽에는 튜터해줄 친구가 없거든요. 아이패드나 돌려봐야 되는데 한연생이라면 그나마 잠이라도 설치며 하겠지만 일본연생들에게는 아마 충격의 도가니였을 겁니다.
이러다보니 실력적(특히 춤)으로 우월한 친구들은 상대적으로 다른 친구들의 신임, 트레이너의 신임을 많이 받았을 거에요. 사실 말이 좋아 튜터지 어떻게보면 경쟁자를 키워내는 거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여러 방식으로 관계를 맺으며 친해진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무라세 사에와 쥬리같은 친구들이 매우 아쉬운데, 현재 뽑힌 멤버들의 구성을 보면 어떤 곡이나 안무를 받든 큰 무리없이 소화 가능할 것 같아서 뭐 불만은 가질수가 없네요. 쥬리 없어서 앨범은 안삼
아무튼 제가 관심법으로 개인에 대한 이런저런 평가를 하는건 욕해주십시오 하는 형국이라 자제하도록 하고 재미있는 움짤을 하나 올려드립니다.
앞서 체중이동이나 코어를 사용하는 것이 턴 동작 등에서 티가 난다고 기술했는데, 이제부터 이걸 보여드릴 겁니다. 괜히 이러쿵 저러쿵 평가했다가는 철퇴를 맞을 수도 있으므로, 판단은 조심스럽게 각자 하도록 합시다.
앞 뒤 동작을 고려하면 팔은 휘두르는게 아니라 대각선으로 뻗는게 원안으로 보입니다. 간질간질 해서 한마디만 하자면, 동작이 구성되는 원리가 가장 유사한 두 사람이 사쿠라와 이채연입니다. 애타게 찾던 그분에게 튜터받은 걸로... 그리고 사쿠라는 똑딱일줄 알았는데, 지금까지의 모습은 좋은 선생이 없어서 그랬던 걸로 추정됩니다. 의외로 잘만 사육하면 물건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예나
유리
초원
유진
미루
미우
가은
미유
먀오
102
사쿠라
이채연
강쨩
개구리
야부리
히토미 (!?)
은비
채원
쥬리
해윤
최종 A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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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어린 분석글 잘 봤습니다. 1편에 점을 연결하는 선 이론은 평소 제 생각이랑도 완전 같아서 소름...
한가지 재미요소(?)를 추가해 보자면,
안무가 진행되는 점/선 에 움직이는 부분 외 다른 부분을 어떻게 수납하느냐를 보시면
또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버릇같은것도 좀 보일때가 있고)
예를 들어, 본문에 연생별로 짤 만들어주신 부분 보면, 왼팔 동작이 많이들 다르죠
(사실 군무에서는 이런 디테일까지 잡아야 하지 않나 싶기는 한데, 아마도 따로 체크 안한게 아닐까...)
(수정됨) 전혀 걸그룹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프로듀서라는 프로를 단 1도 본적이 없는 1인인데 처음 서문을 보고 빠져들면서 읽었습니다. 필력도 후덜덜 하시네요. 아무튼 읽다가 믄뜩 최강의 걸그룹이라는 생각하는 소녀시대의 무대는 어떤가 궁금했었는데 아니라 다를까 중간에 살짝 언급이 있네요. 혹시 나중에 시간이 있으시면 좀더 자세히 소녀시대도 분석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