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6/03/13 20:56:55
Name legend
Subject 끝이 아니라 느려졌을 뿐이다.
스타크래프트란 게임이 어느덧 8년의 시간을 맞이했습니다.그동안 밑도 끝도 없이 발전

하고 유지해온,역대 게임 역사의 새로운 지표를 연 선구자 게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아니 몇 년전부터 수도 없이 제기되 온 말들이 있습니다.

'스타는 여기가 끝인가?'

이 말은 제가 2003년에도 본 적이 있던 거 같습니다.혹은 2002,2001로 거슬러 가봐도

아마 존재하고 있으리라 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지금 우리들 눈 앞에 펼쳐지는 스타라는 게임이 뭔가 정체되고 무한반복

의 양상처럼 보인다고 해서 그게 끝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단지 느려졌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느려졌냐구요?간단하게 요약해서 변화의 속도가 느려졌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 어느 스포츠,게임을 보아도 스타처럼 10여년도 안되는 시기 동안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는 게임은 아마 드무리라 생각됩니다.이것이 바로 완성형이다!라고 외치고 난 뒤

몇 개월이 지난 후 어느 새 사장되어버린 일명 '무적의 전략'들은 이제와서는 그저 수많은

전략 중 하나로 전락해 있습니다.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반복되리라 생각되고요.

하지만 그런 패러다임의 교체를 제아무리 빠른 트렌드의 변화로 유명한 스타라는 게임이

라할지라도 이제는 더 이상 몇 개월 단위로 유지할만한 속도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축구의 예를 들자면 변화가 일어나는 패러다임의 교체는 년단위 이상입니다.80년대와

90년대,그리고 21세기의 축구는 모두 다르지만 적어도 그 시대안에서만큼은 그 시대를

대표하는 플레이가 계속되어 왔던 것입니다.그런데 스타크래프트는 년단위가 아닌 월단

위로 숨가쁘게 교체되어 왔습니다.

축구에서도,야구,농구에서도 바둑이나 체스에서도 이런 엄청난 변화속도를 가진 게임과

스포츠는 없었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스타의 끝은 아직도 멀었으며 지금은 단지 그런 변화의 속도가 느려졌을

뿐이라는 것입니다.그런데 이것을 가지고 성질 급한 분이 많고 냄비근성으로 유명한(물론

안 그러신 분들도 많지만...)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제 스타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를 원하는

거 같습니다.변화란 건 시간을 두고 많은 연구와 노력이 있고 수많은 프로게이머들의 경기

를 통해서 등장할 수 있는건데 이제 겨우 '몇개월'을 못 참고 '아,이제 변화가 없구나.스타

는 여기서 끝인가?'라는 생각은 바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말했듯이 스타의 전략은 돌고 돈다고 합니다.그 말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변화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끝없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수비형의 완성형이라 불리우던 전상욱선수는 박지호선수의 전략에 무너졌고,박성준선수

마저 물리친 이 시대 최강이라 불릴만한 최연성선수조차 마재윤선수의 저그교향곡을 지휘

하는 손길에 무녀졌습니다.

아직 끝이라 말하기엔 보이는 길은 너무나도 깁니다.미친듯이 달려온 8년의 세월을 뒤로

하고 이제 숨을 좀 고르고 난 뒤 기나긴 길을 걷는 여행자의 자세로 천천히 발걸음을 내딛

는게 어떨까요?
* 메딕아빠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3-15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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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투스
06/03/13 21:12
수정 아이콘
얼마전까지 임요환 선수 군대 가면 스타 망하지 않을까하는 이야기까지 돌 정도였지만 이젠 임요환 선수 없어도 흥행 가능하다는게 대세죠.

물론 임요환 선수의 영향력은 대단하지만 이제는 임요환이라는 스타에만 연연하지 않아도 스타계는 살아갈수 있죠.

지금은 점차 정착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칼잡이발도제
06/03/13 21:33
수정 아이콘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이제 스타는 '단기성 전략'보다는 '중장기성 운영'에 의한 전략 게임으로 변모해야하고 지금 그러고 있죠. 이병민 선수와 이재훈 선수의 프로리그 플레이오프 경기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바둑이나 장기같은 데서도 수천년전에는 지금의 임요환 선수나 강민 선수같은 기상천외한 전략이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남아있지 않습니까? 축구같은것도 마찬가지구요. 선수와 관계자, 그리고 팬들이 삼위 일체가 되어 더 나은 이스포츠문화를 만들어나간다면 무구한 발전이 기다릴 것입니다.
쭈너니
06/03/14 00:14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스타라는 게임이 그동안 너무나 급속도로 변화해 왔는거 같네요...너무 조급증들을 내고 계시는게 아닐까 하는 조심스런 맘이 드네요...^^
애연가
06/03/14 01:21
수정 아이콘
스타리그의 문제점은 ... 640 * 480 해상도의 2D 게임은 몇년생까지 받아줄건가 입니다. 우리의 동생들 우리의 아들들의 관심이 사라졌을때 스타는 끝입니다. 지금의 초등학생을 봐도.. 여전히 스타는 인기있지만 ... 온라인 게임을 하는 학생들이 더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그게 시간이 갈수록 많아지는게 스타의 생명을 조금씩 줄여간다는... ...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김연우
06/03/15 10:34
수정 아이콘
640x480이란 해상도가, 정말 스타크래프트를 지금까지 끌고와준 마지노선 같은 해상도였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C&C 제네럴을 방송했을때 한 해설자께서(엄재경씨였던가요?) '제네럴의 그래픽이 정말 끝내주게 좋은데, TV로 방송하다보니 그걸 잘 못보여줘서 아쉽네요.'라고 말했었죠.

즉, 아무리 높은 해상도와 화려한 그래픽의 게임이 나온들, TV자체의 한계 때문에 그리 큰 차이는 불러오질 못한다는 겁니다.

물론 HDTV가 보급되고, TV자체의 해상도가 높아지면 힘들어지긴 하겠지만, 이번에는 다시 그림을 보는 '인간의 눈의 한계'가 필터링 해줍니다.

즉, 640x480의 게임과 320x240의 게임을 보면, 너무나도 현격한 차이를 보이지만, 640x480의 게임과, 1280x1024의 게임을 보면 그렇게 까지 큰 차이를 못느낍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세밀한 차이를 느끼기에는 사람이 한계를 느끼기 때문이죠.


물론 TV 화면의 크기가 넓어지면 다시금 한계를 맞이하겠지만, 그 시기는 이 두가지 막 때문에 생각외로 뒤일꺼라 생각합니다.

그전에 다른 E-sports후속작이 뜨겠지요
06/03/15 14:50
수정 아이콘
스타의 그래픽은 참... 거기에 쓰인 기술로만 따지면 현시대에 많이 뒤떨어지겠지만,
한눈에 들어오는 전장이나 생동감 넘치는 유닛 전투의 묘사 등, 감탄할만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또 많이 얘기하듯이 TV 중계에 가장 적합한 그래픽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점점 HDTV가 보급되면 아무래도 좀 보는데는 지장이 있겠죠.
비겜의 경우 슬슬 SD에서 HD급 해상도로 이동하는 추세입니다. 그 화질 차이 또한 직접 보지 못하면 모를 정도로 엄청난 차이죠.
물론 적어도 중계를 '보는' 상황이라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직접 즐긴다고하면 스타의 그래픽도 문제가 되리라 봅니다.
뭐, 하긴 그래픽보단 게임성이 제일 중요하겠습니다만.. 어느 게임이 되든지요.
EpikHigh-Kebee
06/03/19 16:52
수정 아이콘
그때쯤은 스타 2가 출시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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