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7/01/30 00:00:26
Name 앤디듀프레인
Subject 조금 더 솔직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돌려서 말한다
비꼬아 말한다

말하는 방식은 비슷할지 몰라도 그 내심과 의도는 다분히 다릅니다.
상대의 심기를 조금이라도 덜 불편하게 하고 예의를 차려 말하는 것이 돌려서 말하는 것이라면 예의를 갖추는 척하며 되려 듣는이의 심기를 건드리려 말하는 것이 비꼬아 말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하고 싶은 말이 있고 그것을 다른이들에게 들려주고 싶기에 게시판에 글을 씁니다.

일반적인 글쓰기 방식은 이렇습니다. 난 이러이러한 사항에 관해 이러이러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 이윽고 그 아래 댓글이 달립니다. '같은 생각이다. 나 역시 이러이러한 생각이다.' '이러이러한 의견도 있겠지만 조금 달리 생각해보면 저렇게 생각해 볼 수 있지도 않을까?' '난 글쓴이와 달리 그러그러한 생각이다. 왜냐하면...' '글쎄다. 그러그러할수도 있지만 이러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더 합당하지 않을까?'

이것이 일반적인 수순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일반적인 수순의 반응을 원하는 않는 몇몇 글쓴이가 있습니다.
'같은 말이라도 요렇게 꼬아서 말하면 더 심기를 건드릴거야.'
'난 객관적으로 글쓰는 척하며(물론 자신이 진짜 객관적이라 생각하는 이도 있을 수 있겠죠) 의도를 행간에 숨겨서 글을 쓰면 사람들이 저런 반응을 보이겠지?'
이후에는 역시 글쓴이의 의도대로 반응을 보이는 댓글들이 달립니다. 물론 글이 비꼬아서 올라오는 글이기 때문에 그 반응이 과히 친절하지는 않습니다. 그 댓글들에 또 반응이 나옵니다.
'댓글이 너무 공격적이군요' '글쓴이가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도 아닌데 꼭 그렇게 까칠하게 반응하셔야 될지...' 같은 반응이 되겠지요.
그리고 논쟁이 한참 벌어집니다.

사람들은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상식을 갖춘 사람이라면 글이 어떤 주제로 씌여졌는지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잘 압니다. 하지만 재밌는 것은 글이 소위 말하는 미끼성글이라 해도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그렇게 울컥하는 사람중에 하나입니다. ㅡㅡ;
다만 그 글이 자신의 기호와 맞으면 그 글을 옹호하게 되죠.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너무 솔직하면 미움을 받습니다. 미움을 받을지도 모르기에 너무 정직하게는 말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정직하게 않게 배배 꼬아 말하는 사람은 더욱 미움을 받습니다. 우습게도 세상엔 그 미움받는 것을 더욱 즐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글을 쓰십니까? 혹은 어떤 댓글을 다십니까?

ps. 피지알 첫글입니다. 앞으로 솔직한 글쓰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비꼬아 말하는 사람들보다는 덜 미워해주세요 ^^;
* anistar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02-0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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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미선데이
07/01/30 00:20
수정 아이콘
솔직해서 미운건 금방 잊어버릴 수 있습니다
그사람이 난 그렇다는데 뭐...할말이 없죠
근데 그 반대의 경우는 참 오래 기억되지요
재밌는건 그런 사람들 눈에는 솔직한게 위선이 된다는거 후후
군용건빵
07/01/30 00:28
수정 아이콘
비꼬아 말하지 않더라도 비꼬아 듣는 사람이 있습니다.
07/01/30 00:34
수정 아이콘
PGR 의 특성상 군용건빵님이 말씀하신 경우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앤디듀프레인 님이 말씀하시는 경우에 대해서라면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信主NISSI
07/01/30 03:58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짝짝짝.

저도 예전엔 논란(솔직히 당시엔 토론이라 생각했었습니다.)을 즐기다가 코멘트에 질려서 전적같은 명확한 데이터를 기초로한 글만 쓰다가, 최근에 최대한 비꼴만한 여지가 없게 하기위해 노력하며 글을 씁니다. 그래도... 어쩔 수가 없더라구요. 좀더성장하고 싶습니다.

곁다리... 개인적으로 위선이 악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착한 척하는 걸 착한 사람이 뭐라할 수 있지만, 착한 척 하는걸 그런 척조차 안하는 사람이 뭐라할순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까마귀
07/01/30 06:15
수정 아이콘
저도 공감하는 글입니다.
간혹 정말 눈쌀 찌푸려질정도로 비꼬는 리플만 툭 던지시는 분들이 너무 많으신거같습니다.
그냥 솔직하게(그렇다고 예의없이 막말하라는 뜻은 아니구요) 리플을 다는것이 분쟁도 없고 보다 나은 토론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sway with me
07/01/30 08:57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가끔은 글에 지나치게 감정이입을 하지 않는 것도 정신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그다지 욱~ 하지 않아도 되더라구요^^

P.S 앤디듀프레인... 제가 참 좋아하는 인물인데... 그 인물 때문에 그 영화를 3번쯤 본 것 같습니다.
07/02/01 17:51
수정 아이콘
좋은글엔 댓글이 적죠......... 특히 계몽글
앤디듀프레인
07/02/01 21:17
수정 아이콘
쇼생크 탈출 저도 참 좋아하는 영화라 열다섯번쯤 봤던가..일년에 한두번씩은 꼬박꼬박 봤으니. 어떤 영화제에서도 아무 상도 못탔다는 사실이 참 신기합니다. 앤디 듀프레인 역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에요 ^^
Ace of Base
07/02/02 21:05
수정 아이콘
쇼생크탈출 당시 아카데미 남우에 노미네이트만되었고..
그래도 작년 아카데미 남우상을 탔으니 모건프리먼^^~
굿굿굿이예요~ (잘 비꼬는 교감님 버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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