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선거 기간동안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21/04/03 19:28:03
Name aurelius
File #1 USKOR_1.jpg (337.9 KB), Download : 10
File #2 USKOR_2.jpg (322.4 KB), Download : 9
Subject [일반] 한미관계를 가스라이팅에 비유한 책 구매했습니다 (수정됨)





한미관계를 "가스라이팅" 상태에 비유한 화제의 도서, 현직 국립외교원장 김준형씨가 저술한 바로 그 책을 구입했습니다.
이제 막 읽기 시작했는데, 초반부터 아주 엄청나군요. 확실히 정치적 편견을 진하게 갖고 있다는 것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가 차관급에 해당하는 현직 국립외교원장인데, 현직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책을 출판해도 되는지, 
그리고 그런데 현직이 아니더라도 꽤나 문제가 될 수 있는 역사관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서장에서 미국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한국사회 속에 존재하는 또다른 미국은 제국주의 일본의 범죄를 눈감아주었을 뿐 아니라, 그 재건과 부흥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또한 한국이 식민지에서 독립한 직후 곧바로 벌어진 한국전쟁과 이어진 분단, 그리고 냉전 대결구조를 만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미국이다. 전후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민주화에 대한 미국의 결과론적 공헌을 외면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미국은 한국의 경제발전을 자국의 이익에 유리하도록 유도하고 자국의 동아시아전략을 위해 한국의 민주화에 역행하는 행태를 보인 적도 적지 않았다. 역사의 결정적인 변곡점들에서 독재정권들을 비호함으로써 민주화를 방해했고, 미소와 미중으로 이어지는 강대국 패권경쟁의 카드로 한국을 이용하면서 한국에 국익의 희생을 강요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p. 13

"보수세력에게 미국은 한국이 생존을 위해 반드시 의지해야할 대상이므로 그들은 미국에 이의를 제기하는 세력들이라면 누구라도 배은망덕을 넘어 종북 또는 친북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국가의 적대세력으로 공격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국가권력을 거의 독점해왔으며 친미노선은 권력 유지를 위한 가장 확실한 보증수표혔다. 진보정부들은 보수정부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자율적익자 노력했지만, 기본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근래에 와서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인물들이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정권을 잡았다고는 해도 권력구조를 보수와 공유해야 했으며, 전반적인 기득권은 여전히 보수세력의 차지였다. 따라서 미국이 한국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방적인 정책을 밀고 나간다 해도 이에 저항하기는커녕 떄로는 매우 협조적이었다" p.14

사실 이 단락이 제일 황당하더군요. 당장 박정희가 손꼽히는 반미인사였는데 말입니다. 사실 그는 일본식 교육을 받은 인물로 메이지 유신을 동경했으며, 일본의 귀축영미 선전에 나름 영향을 받은 인물입니다. 그의 반미적 성향은 일본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김준형 교수는 보수를 굉장히 단순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권력을 잡았을 때 한국이 순응적이었고, 진보정부가 자율성을 추구했다고 이야기하는데, 당장 노태우 정부는 소련과 수교하면서 주한미군 철수도 카드로 사용할 정도로 과감했습니다.

그리고 가스라이팅이 기자들과 인터뷰하면서 나온 말인 줄 알았는데, 책에서 직접 언급하고 있는 표현이더군요.

"70년의 긴 시간 동안 한미동맹은 신화가 되었고, 한국은 동맹에 중독되어왔다. 이는 우리가 처한 분단구조와 열악한 대외 환경 아래서의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상대에 의한 '가스라이팅' 현상과 닮아 있다." p. 15

사실 그가 사용하고 싶었던 단어는 반식민지 상태일텐데, 요즘 감성에 맞게 가스라이팅이라고 표현한 것이겠죠.  

또한 그는 제1장에서 조선의 식민지화를 이야기하면서 가스라-태프트 조약을 거론하는데, 미국이 러시아를 견제한답시고 어리석게 일본과 손을 잡은 것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덧붙이고 있죠. 

"미국이 지금 다시 일본과의 적극적 동맹을 통해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당시 러시아의 남하를 견제하기 위해 일본 제국주의를 지원한 것처럼 오늘날 대중국 봉쇄를 위해 일본의 신군국주의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도박인가를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p. 45

국제정치하가 쓴 글이라면 대단히 실망스러운 단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단 미국은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화하자 마자 일본을 가상적국 제1호로 삼았고, 영일동맹을 파기시키려고 영국에 엄청난 압력을 행사했습니다. 미국은 전혀 뒤통수 맞은 게 아니며, 미국은 이미 1920년대부터 일본을 적대시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김준형 교수가 착각하고 있는 것은 오늘날 미일동맹은 굉장히 불평등한 동맹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1930년대 일본과 달리 오늘날 일본에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일본이 아무리 신군국주의를 키운다고 해도 중국을 능가할 수 없습니다. 일본의 제국화는 19세기 말 중화제국이 거의 완전히 무너지면서 생긴 힘의 공백 덕분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오늘날의 국제정세는 완전히 다르죠. 힘의 배분 또한 완전히 다르고요. 그런데 이제와서 일본의 신군국주의를 운운하는 것은 정말 시대착오적이고 또 바보같은 소리입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의 추천사는 역시 문정인 교수....

이 바닥 좀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놈의 연정라인.... 문정인 특보, 김준형 원장, 그리고 외교부 2차관 최종건 모두 연정라인이죠... 하아... 답답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김재규열사
21/04/03 19:59
수정 아이콘
자유민주주의 국가니까 저런 책도 낼 수 있는거죠. 자유민주주의 국가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미국 일본과는 손을 잡을 수밖에 없고, 전쟁 위협을 줄이기 위해서는 북한과 대화할 수밖에 없고, 경제번영을 위해서는 중국과 완전히 등질 수 없는게 우리나라의 현실이죠. 노무현 대통령도 한미동맹 강조하고 누구보다 앞장서서 이라크에 파병도 하고 미국과 자유무역협정도 맺었는데 이것도 전부 가스라이팅의 결과란 말인지 안타깝습니다. 일단 이 리뷰만 보면 김준형 원장의 책은 한미동맹을 신격화하지 말자라는 뻔하디 뻔한 말의 반복이 아닌가 의심됩니다.
훈수둘팔자
21/04/03 20:18
수정 아이콘
저번에 어떤 분이 써주신 글인데, 저 치들은 진짜 세계관이 극도로 좁아 동아시아 그 밖을 벗어나지 못하고 한반도 혹은 그 근처가
세계의 중심이라는 되먹지 않게 뒤틀린 사상을 가지고 있다고 하셨는데 여기에 딱 들어맞는다 봅니다.

그나저나 저 문정인 작자는 외교 관련 안 끼는 곳이 없군요. 빨리 내년 끝나고 저 라인의 쓰레기들은 매장시켜
다시는 발언권 근처에도 못 가게 만들어야 합니다.
고타마 싯다르타
21/04/03 20:20
수정 아이콘
분단의 책임을 김일성에게 돌리는 사람을 정말 찾아볼 수가 없어요.

민주당계열 사람 중에서 김일성에게 분단의 책임을 돌리는 사람은 한명도 없나요?
DownTeamisDown
21/04/03 20:28
수정 아이콘
사실 김일성이나 이승만이나 큰 책임이 있겠습니까
소련과 미국이 훨씬 더 큰 책임이 있을겁니다.
둘이 안한다고 안될 분단도 아니라고봐서요.
여수낮바다
21/04/03 20:47
수정 아이콘
경술국치의 가장 큰 책임이 일본에 있겠지만 그렇다고 이완용의 책임이 줄어들진 않지요

김일성을 욕하지 않고 넘어가는 건 그 저열한 의도가 보이는 짓입니다
DownTeamisDown
21/04/03 20:49
수정 아이콘
김일성이 정말로 크게 책임져야할껀 6.25쪽이죠.
이것때문에 분단이 심화되었으니 이쪽으로 이야기하는게 더 적절하긴 할겁니다.
Cookinie
21/04/03 21:07
수정 아이콘
분단의 책임은 김일성에게 없지만, 전쟁의 책임은 90% 이상이죠.
김일성이 소련에게 46번이나 사정한 것은 유명한 일화이지만, 사실 소련이 OK한 건 국지전이지 전면전을 허가하진 않았습니다. 월권으로 대규모 남침한 겁니다.
실제상황입니다
21/04/03 20:59
수정 아이콘
저는 가스라이팅이 맞다고는 봅니다. 실상 세상의 온갖 것들이 가스라이팅이죠. 미국의 가스라이팅에 순응하며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보구요. 물론 뭐 그러면서도 유연하게 대응하긴 해야겠습니다
21/04/03 21:00
수정 아이콘
일본 정부 지출 구조를 보면 신군국주의니 뭐니 하는게 허상인걸 바로 알 수 있을텐데 대체 인식이 몇 년도에 멈추어 있는 걸까요?
한국의 GDP 3배인 국가가 세수입은 2배 밖에 되지 않고, 거기에 매년 200조씩 국채 원리금 상환에 쓰는 중이라 군국주의 그딴거 할 돈이 없다고 봐야죠. 실제로 한국이 최근 10년간 국방비를 170%로 끌어올릴 동안 일본은 매년 1퍼 내외의 상승도 어려워하고 있으며, 2025년 즈음엔 한국의 국방비가 일본 방위비 예산을 추월한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는 중인데..
국립외교원장이나 되는 분께서 현실 인식이 많이 부족하신 듯
Cookinie
21/04/03 21:11
수정 아이콘
요즘은 우리나라가 일본이 동아시아 안보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고 따져야 할 지경이죠. 사실 전쟁을 누구보다 좋아지만, 지 군대 가는 건 지독히도 싫어하는 일본의 극우 남자들이 울고불고하는 걸 보고 싶기도 하고요.
김낙원
21/04/03 21:10
수정 아이콘
참 nl 스럽네요
21/04/03 23:03
수정 아이콘
라면 받침으로 쓰기 좋은게 또 하나 있네요
톰슨가젤연탄구이
21/04/03 23:30
수정 아이콘
분석을 위해 불쏘시개를 자비로... 고생하십니다
맥스훼인
21/04/04 11:51
수정 아이콘
저 책 기사 대해
본문인용이 조선일보발 왜곡이라던 분들 많았던거 같은데요..
흠 역시나..
진샤인스파크
21/04/04 12:50
수정 아이콘
나무에게 사과해야죠
그리고 저런거 옹호하는 작자들은 뭐 그럴수는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라는게 있으니 인정은 하겠습니다만...
왜 여기 사는가 모르겠네요 진즉 가시지 거
21/04/04 18:43
수정 아이콘
00년 초반에 미국이 너무 강하게 나가니까 전세계적으로 안티부시 + 안티미국 분위기가 있었던적이 있죠

그당시 나오던 책들보면 착한이슬람-나쁜미국 뭐 이딴게 많았는데요

예를들어 모씨의 십자군이야기 만화라던가..

근데 그런사람들 조차 나중에는 자기가 바보멍청이였다는거 어느정도 인정하던데

뭐 한국이 무슨 지정학적으로 남미도 아니고 저딴 바보같은 생각을 하다니 진짜 면전에가서 도라이냐고 하고싶네요
염천교의_시선
21/04/06 16:06
수정 아이콘
저런 책쓰신 분들 제발 북한으로 가셨으면 하는데 어떻게 안될까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5130 [일반] 고니는 어떻게 아귀를 이길 수 있었나? [23] 레드빠돌이9288 21/04/05 9288
5129 [일반] 서울시장 마지막 토론회가 진행중입니다. [151] 해먹15497 21/04/05 15497
5128 [일반] 천안함 재조사 관련된 추가 기사 [25] 레드빠돌이6500 21/04/05 6500
5127 [일반] '오세훈 목격' 주장 생태탕집 아들, 기자회견 취소 "해코지 당할까봐…" [106] 행복의시간12595 21/04/05 12595
5126 [일반] [단독] 내곡동 생태탕집 아들 “오세훈 분명히 왔다...5일 기자회견에서 밝힐 것” [111] 미뉴잇11486 21/04/05 11486
5125 [일반] 남녀 자살률 추이와 해석 [19] LunaseA6526 21/04/04 6526
5124 [일반] 선거동안 그들이 벌이는 짓 [36] 죽력고7650 21/04/04 7650
5123 [일반] 여성 자살률만 신경쓰는 서울시자살예방센터.jpg [60] 마늘빵9439 21/04/04 9439
5122 [일반] 여전히 기울어진 언론 [121] 환경미화10882 21/04/04 10882
5121 [일반] 여전히 박영선 캠프는 2차 가해자들과 열심히 활동하는군요 [16] 삭제됨5652 21/04/04 5652
5120 [일반] "오세훈 차량 오른 바보 20대, 면접 떨어뜨려야" 논란 [41] 회색의 간달프8013 21/04/04 8013
5119 [일반] [외교] 한중외교장관회담 중국측 보도자료 [18] aurelius5135 21/04/04 5135
5118 [일반] 선관위 “내로남불 표현, 특정 정당 쉽게 유추…사용 불가” [63] 스토리북9687 21/04/03 9687
5117 [일반] 박영선 후보의 화끈한 공약들 모음 [77] 미뉴잇9517 21/04/03 9517
5116 [일반] 한미관계를 가스라이팅에 비유한 책 구매했습니다 [17] aurelius4628 21/04/03 4628
5115 [일반] [외교] 한중외교장관 회담 결과 및 단상 [25] aurelius4973 21/04/03 4973
5114 [일반] 친문이 아닌데 페북등에서 오버하는 여당측 사람들이 보여요 1023874 21/04/03 3874
5113 [일반] 기억이 생생하다던 생태탕 사장, 4일전엔 "기억안난다." [27] Alan_Baxter7447 21/04/03 7447
5112 [일반] 박영선, 치명적인 실책? [3] 노하와이3836 21/04/03 3836
5111 [일반]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홍보하시면 됩니까? [23] 토니토니쵸파7529 21/04/03 7529
5110 [일반] 그들의 이번 선거에 대한 관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황 [40] 스텔7979 21/04/03 7979
5109 [일반] 식약처 직원 '한국은 중국 속국' 발언 논란…식약처 "사과드린다" [82] 어서오고8423 21/04/03 8423
5108 [일반] . [82] 삭제됨7813 21/04/03 781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