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11/24 07:04:45
Name 칼릭
Subject 상처를 잊으려면..
나의 불행에 위로가 되는 것은 타인의 불행뿐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억울하다는 생각만 줄일 수 있다면 불행의 극복은 의외로 쉽다..

상처는 상처로 밖에 위로할 수 없다..  

...

어디서 읽었던 내용인지 기억이 잘 안나는 군요.. 박상우님 글이었던가..;;

어쨌거나.. 수능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저도 옛날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

뭐.. SKY를 생각할 정도로 그리 공부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전국 5.5%정도의 성적은 나왔고.. 아버지를 비롯해 친척분들 중에 교사가 많아서..

저 역시 교사를 꿈꾸고 있었죠.. 게다가 집안 사정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때문에 한국교원대를 생각하고 있었죠..

제 꿈인 사범대이기도 했고.. 4년제 대학 중에서 돈이 제일 덜 들어가는 대학이었으니까요..

그런데.. 98년도 수능부터 갑자기 쉬워지면서.. 제 나름대로 준비하던 방식이 피를 봤죠..

성적은 상위 20% 정도로 추락하고.. 지원 전략을 잘못 세운 점도 있지만.. 어쨌거나 국립 계열 사범대학은 전부 다 떨어졌습니다..

재수도 할 만한 상황도 아니어서 집 근처 지방 대학에 장학생으로 들어가게 됐죠..

수능 보기 전날만 했어도 설마 그 대학에 가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그 학교를 갔다면 대부분의 친구들이 '재수 안하냐?' 물어볼 정도였으니까요..

별 수 없었죠.. 학교에 원서가 남아돌아서.. 그냥 친구가 쓰길래 같이 쓴 것 뿐인데.. 거기 말고는 다 떨어져버렸으니..;;

장학생이기도 했고.. 뭐.. 어디서든지 저만 잘하면 제 밥줄 정도는 걱정 안해도 될 것이라 믿었죠..

..

생뚱맞게도.. 전에는 관심도 없던 심리학을 공부하게 됐죠..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잊으려고 게임에 푹 빠져서 대학교 2년을 별 의미 없이 보냈죠..

솔직히 군대에서도 재수를 할까 고민 많이 했습니다.. 사범계열에 다시 도전해볼까 해서요..

하지만 저 나름대로 미래를 계획하고.. 오히려 지금의 선택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사범계열로 같다면 이래 저래 상처투성이인 마음을 가진 불량 선생이 됐을지도 모르겠네요..

지금은 심리학 공부하면서.. 저 나름대로의 안정이랄까.. 단순히 공부 뿐만이 아니라 인생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됐죠..

어쨌거나.. 이 공부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고.. 현재는 대학원에 지원한 상태입니다..

지방 대학이라서 솔직히 쪽팔릴 때도 있습니다.. 뭐.. 이래 저래 실적은 좋아지지만.. 지방대학은 지방대학이라는 것 때문에요..

하지만 사회가 바뀔 것이라 믿고.. 제가 실력이 있다면 누구도 저에게 뭐라 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그래서 대학원에 가서 지금 하는 공부를 계속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장래에 유능한 카운셀러가 되기 위해서요..

...

수능을 못 본 것이 인생의 종말은 아닙니다..

수능이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는 생각하지만 모든 인생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죠..

재수를 선택할 수도 있고.. 하향지원을 하게 되더라도.. 그로 인해 자신이 생각도 못했던 새로운 길을 찾을 수도 있는 것이죠..

인생의 길은 일방통행이 아닙니다.. 우회로도 있고.. 외각도로도 있는 것이죠..

너무 한 가지만 생각하고 절망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미 수능을 한 번 실수한 패배자(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의 입장에서.. 한 마디 남겨봤습니다..

힘내세요..

총총..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5/11/24 09:26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It's not the end of the world-
Caroline
05/11/24 09:59
수정 아이콘
Dreams come true 가 아니라 Dream is the true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꿈은 곧 진실이고, 가진 사실만으로도 희망이 되는거랍니다. 실패하고 좌절하고 무릎꿇고 헤메시더라도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꿈을 잃지 마세요! 달달한 아이스크림 두통 먹고 다들 힘내세요! ( 제가 좋아하는거; )
Love.of.Tears.
05/11/24 11:36
수정 아이콘
Beyond Your Dream!!! Cheer Up!
난폭토끼
05/11/24 12:26
수정 아이콘
수능은 인생에 찾아오는 큰 기회(혹자는 사람에겐 누구나 세번의 기회가 있다죠.)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기회를 한번 날린건 아깝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두번의 기회는 남았을테니 신경쓸 필요 없죠^^
낭만토스
05/11/24 13:10
수정 아이콘
위에서 몇분은 글쓰신분께 응원을 하지만 어제 수능을 본 학생으로 전 오히려 힘을 얻었습니다. : ) 화이팅!!!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8678 [잡담] 자꾸 그곳 생각이 납니다... [11] 더높은이상3897 05/11/24 3897 0
18676 각 선수의 슬럼프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22] SG원넓이3719 05/11/24 3719 0
18675 학교라는 갑갑한 울타리 [27] 낭만토스3772 05/11/24 3772 0
18674 스타 선수의 5-툴에 대한 정의를 내리면? 그리고 해당 선수는? [22] hardyz4067 05/11/23 4067 0
18673 상처를 잊으려면.. [5] 칼릭3643 05/11/24 3643 0
18671 여러분! 희아씨를 아십니까? [12] FlyHigh~!!!3674 05/11/24 3674 0
18670 두번째 수능을 보고나서.. [36] 운혁3493 05/11/24 3493 0
18669 정품 소프트. 참을 수 없는 비참함. [94] 스트라이커5683 05/11/24 5683 0
18668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40편 [30] unipolar7001 05/11/23 7001 0
18667 MSL...... 광주냐? 차기 8차 리그 잔류권이냐? [22] SKY924122 05/11/23 4122 0
18666 여러분 정말... 죽고 싶은 마음입니다.. 정말... [130] 워크초짜9816 05/11/23 9816 0
18664 It's Pirates! Here comes Pirates! [15] 진공두뇌4074 05/11/23 4074 0
18663 압도적이란 이런것이다!!! 박지호 스피릿 [43] 멧돼지콩꿀5562 05/11/23 5562 0
18662 전 그의 팬이 아니었습니다. [9] 하얀 로냐프 강4133 05/11/23 4133 0
18661 한빛....날 똑딱이로 만들지 마세요..... [12] My name is J3511 05/11/23 3511 0
18660 [ID A to Z]ⓓ Doggi , 삼테란 최수범 [15] 몽상가저그4199 05/11/23 4199 0
18659 돌리는 왜 죽었을까 -생명윤리에 관하여- [29] 거부할수없는3659 05/11/23 3659 0
18658 투신과 마이다스...... [35] SKY923706 05/11/23 3706 0
18656 박성준,이윤열,박태민의 세가지 포스.. (삼신전 시절을 추억하며..) [16] 복숭아5954 05/11/23 5954 0
18655 임요환과 신한은행배 스타리그 [23] 토스희망봉사4948 05/11/23 4948 0
18654 형사Duelist 글 관련해서... 저의 엄청난 오류 [2] Point of No Return3911 05/11/23 3911 0
18652 수능을 마치고 돌아와서... [68] F-15K 예약3511 05/11/23 3511 0
18651 박영민vs손영훈 선수 게임을 보면서.... [10] 라이포겐3438 05/11/23 343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