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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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9/27 23:58:53
Name K.DD
Subject PGR 3대 저널리스트.


-내가 B급 토크에 기대한 것.

나에게 있어서 명 칼럼이란 그럴듯한 내용을 그럴듯한 묘사로 꾸며낸 것이 아니요.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포장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원하는 명칼럼이란 아무나 쉽사리 못하는 이야기를 너무나 태연하게 멋들어지게 풀어냄으로써 이에 동조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지언정 감히 반박조차 못하게 함으로 글 내용에 공감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짜릿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지금껏 숱한 글들이 숱한 표현 방식을 가지고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여 PGR를 장식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무수한 댓글융단폭격에 삭제게시판으로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나버리는 글들이 부지기수이다. 안타깝게도.

하지만 B급 토크는 대화식으로 글을 풀어감으로써 은근슬쩍 반말투를 온전하게 정착시키고 글의 주요한 내용과 더불어 그 밑에는 은근한 감정이 숨겨져 있는 부제가 함께하여 주제와 부제가 동시에 전달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지금 이 글에서만 해도 대체 몇종류의 사람들을 모조리 날려버리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가? 더욱이 이런 식으로 나온 글에는 감히 어설픈 반박조차 나오지를 못한다. 글 하나에 댓글 100개는 기본이던 논쟁글에 비하면 이것은 완전무적이라고 할만하다. 난폭하게 표현하자면 반격도 못하게 묶어놓고 쥐어패는 것 같다.

PGR에서 여러가지 맛있는 글들을 봐왔지만 이것처럼 맵지만 얼큰하고 속 시원한 맛이 나는 글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최근들어 적절한 짤방이 양념으로 곁들어져 글의 맛이 더욱 산다.

내가 프로게이머들을 좋아하는 이유가 내가 하고 싶지만 실제론 못하는 게임 속 플레이들을 그들이 해내기 때문이라면 B급 토크를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하고 싶지만 내가 못하는 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풀어내기 때문이라고 하면 되겠다.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을 해줌으로써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바로 이것이다.

그리고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B급 토크. 만세다.



-흔들림 없는 분석력, 새로워지는 통찰력

어쩌면 PGR내에서 필력만으로 따진다면 김연우님의 글은 최고가 아닐지도 모른다. 이미 알다시피 이상할 정도로 김연우님의 글에는 댓글읽고 댓글다는 사람들과 단어 하나 트집잡아서 곡해하는 일들이 종종 있어왔으니까..그것은 몰이해한 사람들의 탓도 있겠으나 글로써 독자를 완전히 휘어잡지 못하는 글쓴이에게도 조금은 이유가 있겠다. 하지만 그런 사실과는 별개로 맵에 대한 통찰력과 분석력에 있어서는 어떤 이도 감히 견줄 수가 없는 게 김연우님의 글이다.

김연우님의 글에는 대개 맵에 대한 분석과 통찰을 기본적으로 깔고 들어간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새로운 개념을 창출해낸다..난전형 맵의 필요성, 저지선의 개념, 맵 통합이 부르는 맵 수명 단축, 상향평준화를 막기 위한 맵의 다양화, 김연우 님이 지금껏 강하게 주장해왔던 것의 대부분은 전부 맵과 연계되어 있는 사실들이다. 이러한 개념들은 맵 제작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적어도 입스타 경력 7년째를 넘어가는 본인같은 하수에게 있어서는 새로운 경지의 세계를 맛보는 것과 같다.

글의 맛을 따지자면 다양한 재료로써 하나의 맛을 만들어내는 잡채나 비빔밥같다고 할까? 여러가지 소재들이 하나의 주제를 만들어 낸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통찰력이다. 다들 아카디아 테저전이 어쩌니 저쩌니 테란 암울맵이니 저그 사기맵이니 할때 이 분은 맵의 극단적인 전적 갈림이 상향 평준화에 원인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맵이 주는 기본적인 손익이 승패로 곧장 연결될 정도로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그게 현실이 되었는지는 아직 좀 더 지켜봐야하겠지만..) 다른 경우에 있어서도 사람들이 종족별 밸런스가 어쩌고 할때 종족별로 치우쳐진 밸런스는 하위 리그로 내려간 선수들이 자신보다 약한 타 종족 선수들을 이김으로써 밸런스를 회복한다는 밸런스 법칙의 개념을 생각했다.

불행하게도 통찰력과 분석력에 강점이 있다는 측면은 자신이 바라보고 싶어하는 현실만 보는 사람들에게 의해서 이리저리 난도질당하고 왜곡되게 해석되고 잘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연우님의 글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하지는 못할것이다.

어쨌건 본인의 경우에는 김연우님의 글을 보기 위해서라도 PGR를 오니까.



-글쟁이라면, 저그랭킹.

스갤닉네임 저그랭킹, PGR닉네임 fourm 님은 아마도 본진이 스갤에 있는 것 같지만 어쨌건 글의 완성도에 있어서 pgr과 스갤에 차이점을 두고 있지 않다.

하여튼 저그랭킹님의 글을 볼때마다 느끼는 것은 신선놀음이라고 할까. 예전부터 생각해오던 바로는 이 분은 자신의 글을 쓸때 몇날 몇칠을 두고두고 글을 담궈내는 스타일이 아니다. 굉장히 즉홍적으로 슥슥 써내려가는 듯하다. 이것에 확신을 두게 된 계기는 아마도 임요환 축제 관련 글이다. 자신이 글을 쓰겠노라고 선언한 뒤 그 날로써 상당한 장문이 PGR 게시판에 올라왔다.

놀라운 것은 즉홍적으로 쓰인 것 같음에도 글에 깊이가 있고 여러번 읽을수록 진국이 있다는 것이다. 선수에 대한 분석..플레이에 대한 분석..E-sport계에 대한 예측..그외 등등 어떤내용이든 적어도 최소 5번은 읽게 만드는 흡인력이 있다. 요리에 있어서 눈 대충으로 고기 자르고 대충대충 양념 몇 번 털어넣었을 뿐인데 시중의 어중이 떠중이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맛을 만들어내는 맛의 달인이라고 할까. 저그랭킹님은 글의 달인이라고 부를만 하다.

그리고 이 맛깔나는 글을 최종적으로 신선놀음으로 만드는 것은 그 이후 얼마지나지 않아서 자신의 글을 직접 삭제해버림으로써 마무리지어진다. (지금 보니까 `저그라면 마재윤' 역시 삭제된 것 같다.)

휘적휘적 거닐면서 대강대강 글을 써내려갔는데 그것이 천하 명필이요 명문인데 고것을 또 고이 간직하는 게 아니라 하루 지나면 자기가 불살라버리는 기인이랄까. 나같은 범인에게 있어서는 도저히 비슷한 글 조차도 못쓰겠는데 자기 글을 자기가 날려버리는 모습을 볼때마다 안타까움이 앞선다.

하여튼 이 바닥에 있어서 글을 쓰는 사람들이 댓글만 읽고 댓글다는 인간들과 단어 하나를 꼬집어서 최저표척사를 갈기는 인간들 때문에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고 하는 일이 어제 오늘도 아니지만 적어도 저그랭킹님의 필력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글 한번 제대로 쓴 적이 없는 사람이다.
글쟁이라면 저그랭킹님에게는 경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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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호
06/09/28 00:00
수정 아이콘
댓글 다시는 분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홍정석님도 포함되셨군요. +_+
06/09/28 00:00
수정 아이콘
사실은 별로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본문에도 없는 홍정석 댓글로 자꾸 흘러가서.
레테의 강
06/09/28 00:02
수정 아이콘
그냥 빼시죠. 낚시 하다가 글쓰기 권한까지 박탈당한 전력이 있는 사람을 뭐하러요.
06/09/28 00:03
수정 아이콘
ㅡㅡㅋ
체념토스
06/09/28 00:05
수정 아이콘
역시..홍정석 저분은 레전드라니깐 -_- 별중의 별....

에구..K.dd님 기분나쁘실려나.. 암튼 잘읽었습니다.
세리스
06/09/28 00:07
수정 아이콘
그런데.... 어제 있던 '저그라면 마재윤' 글이 사라졌군요...
그분의 글을 볼수 있는것은 한순간인가보군요....;;
06/09/28 00:11
수정 아이콘
제 말이 불씨가 된 모양이군요.(괜히 말했나.)
06/09/28 00:13
수정 아이콘
이런 말씀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글을 수정하신 것이 아닌 새로 쓰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건 이전 글에 코멘트 다신 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항상 'write버튼의 무게'와 동급으로 'delete버튼의 무게'를 강조합니다. 이전 글에서 함께 공감하고 그에 코멘트 다신 분들의 정성은 어찌 되는 건가요. 저도 코멘트를 달았고 꽤 많은 리플이 달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련 글을 예전에도 올린 적 있고 조만간에 한번 더 쓸 예정이지만 수정이 아닌 새로 쓰기를 선택하신 것이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코멘트 다신 분들도 나름의 공감대가 있고 그 코멘트들을 읽은 분들도 나름의 공감이 있을 것입니다. 글을 삭제한다는 것은 그 모든 것을 한번에 무너뜨린다는 것입니다.
이런 말씀 드린다고 불쾌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delete버튼의 무게를 쉽게 봐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수정해서 다시 올리실 것이었으면 그냥 수정 버튼을 누르셨으면 좋았을텐데, 삭제하고 다시 올리시는 바람에 코멘트를 적어주신 모든 분들의 정성마저 삭제되어버린 것이 안타까워 드리는 말입니다.
remedios
06/09/28 00:22
수정 아이콘
홍정석님은 정말 기억에 남는분이죠
G.s)TimeleSs
06/09/28 00:51
수정 아이콘
제가 하고싶었던 말을 시퐁님께서 해주셨네요. 저의 부족한 필력으로는 제 생각을 정확히 표현할수도 없을것 같고, 또 괜한 논쟁의 불씨가 될까봐 아무말도 못했는데.. 또 마지막줄에 달랑
<카트리나와 투팩의 상관관계, 홍정석.
많은 분들이 바라셔서 넣었습니다.
끝.>
이렇게 써두시면 왠지 비꼬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 게시물의 원본글 첫부분에 분명 K.DD님의 주관적인 생각이라고 써두셨으니 댓글들의 의견때문에 삭제나 수정할 필요가 없는 글이라고 보였는데, 원본글을 삭제하시면서 까지 저 부분을 첨가한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Mr.Children
06/09/28 01:09
수정 아이콘
홍정석님은 카트리나와 투아모리의 상관관계를 말씀하셨죠.;;

뭐, 그래도 레전드는 레전드입니다.
06/09/28 01:32
수정 아이콘
카트리나와 투아모리의 상관 관계란 참..
06/09/28 01:42
수정 아이콘
댓글들의 절반 가량이 원본에는 있지도 않았던 홍정석 관련 댓글이고 그런 것 때문에 새로 달리는 댓글들도 거의 다 홍정석입니다. 이쯤되면 댓글이 본문과 다른 댓글을 파먹는 수준입니다. 저는 이런 게 참 싫기 때문에 약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봤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글을 올리지요.
06/09/28 02:34
수정 아이콘
K.DD님//충분히 신경질적인 반응 보이실만 하군요.. write버튼의 무게와 delete버튼의 무게는 따지면서 리플의 write버튼의 무게는 따지지 않는건가요. 본문의 요지와 전혀 상관없는 쓰잘데기 없는 덧글들은 글쓴이와 본문의 취지를 깍아먹을뿐 글쓴이의 성의를 무시하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발 리플의 무게도 좀 생각해서 다시길 바랍니다
서정호
06/09/28 02:43
수정 아이콘
글쎄요. 시퐁님의 리플이 가벼워 보이시나요?? 모든 글에 본문과 관련있는 리플만 달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글이 올라온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바로 삭제되고 새로 올라왔습니다. 좀 더 지켜보셔도 괜찮았을 거 같은데요. 글을 하루종일 놔둔다고 해도 홍정석님에 관한 리플만 달릴거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레이지
06/09/28 05:05
수정 아이콘
제가'포럼'님의 첫번째 팬입니다..
06/09/28 09:48
수정 아이콘
카트리나와 투 팩의 상관 관계... 덜덜덜..
06/09/28 10:04
수정 아이콘
잘봤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문장은 보는 제가 불쾌하답니다.
발렌시아
06/09/28 16:00
수정 아이콘
좋은글을 써놓고 스스로 말아먹네요..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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