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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7/01 17:53:12
Name ls
Subject 마재윤의 패배 (Daum 스타리그 8강 마재윤 vs 변형태 관전평)
* Daum 스타리그 8강 / 곰티비 MSL 시즌 2 8강 경기 내용 및 결과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편의상 경어는 생략하였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

변형태 vs 마재윤 (Daum 스타리그 8강)
파이썬(변형태 승) - 히치하이커(마재윤 승) - 몬티홀(변형태 승)

파이썬에서의 8강 첫경기는 변형태의 압승이었다. 같은 팀원인 마재윤의 평소 습관 등을 파악한 변형태가 소수의 마린을 상대의 앞마당 미네랄 옆 빈 공간에 배치함으로써 마재윤의 앞마당 멀티를 거의 무력화시키면서 손쉽게 승리를 가져갔다.

3판 2선승제 경기에서 변형태에게 한 경기를 내준 마재윤은 이틀 후 이성은과의 MSL 8강 경기에서 5경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테란을 상대로 한 공식 5판 3선승제 경기에서 최초로 패배를 기록했다.

이성은이 잘했다, 마재윤이 못했다, 스타 커뮤니티에서 수많은 말다툼 게시물(?)들을 양산시킨 경기였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성은이 좋은 모습을 보였던 것 만큼, 분명히 마재윤의 경기력에도 다소 의문스러운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거의 다 잡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1경기에서 이성은이 9시에 자리잡고 배틀을 생산하며 무한방어모드로 들어갔을 때 뚜렷한 공략방법을 찾지 못하고 난처한 모습을 보이다 결국 역전을 허용하는 모습이 그 시작이었다고 보는데, 조금 지나친 생각인지도 모르겠지만 그 이후로 마재윤이 MSL 4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자신의 필승전략에 의문을 갖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이야기는 뒤에서 다시 하기로 하고.

다시 OSL 8강 이야기로 돌아와서, 히치하이커에서 벌어진 2경기는 본진 위쪽으로 팩토리를 날려서 벌쳐를 생산하려던 변형태의 의도를 파악하고 드론 한 기를 보내 팩토리가 지상에 내려앉을 수 없도록 견제한 마재윤의 센스가 단연 돋보였다. 덕분에 변형태가 준비해온 빌드는 완전히 꼬여버렸고, 마재윤은 가디언까지 생산하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그리고 문제의 몬티홀 3경기. 상황은 마재윤에게 비교적 유리했고, 하이브까지 테크를 올린 시점에서 마재윤은 디파일러 대신 가디언을 선택했다. 해설자들도 지금의 가디언 선택이 후에 마재윤의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고, 내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가디언으로 강력한 푸시를 가하기는 했지만 결국 아슬아슬하게 공격은 막혔고, 이어지는 변형태의 공격을 마재윤은 막아내지 못했다.

왜 마재윤은 디파일러 대신 가디언을 택했을까. 물론 이야기하다보면 가디언을 선택한 것이 당시 상황에서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적잖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스타 커뮤니티에서도 이와 같은 이야기가 돌았고. 하지만 나는 마재윤이 최근 연이은 패배에서 '디파일러 체제'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마재윤이 하이브 가서 디파일러 뽑으면 아무도 못 이긴다던 말이 돌던 시절이 불과 얼마 전이었다. 그동안 마재윤은 홈그라운드 MSL 석권은 물론, 그토록 인연이 없다던 OSL에서도 우승을 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그의 필승전략이 너무 많이 노출된 것일까. 이성은의 인터뷰를 보면서 그가 마재윤의 작은 습관 하나하나까지 세밀하고 확실하게 캐치하고 있었으며, 그에 맞춘 전략과 전술을 준비했다는 점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마재윤은 가장 자신있게 꺼내들 수 있는 카드를 선보였고, 결과적으로 이성은은 그 카드를 간파하고 공식전 5판 3선승제 경기에서 테란 플레이어 사상 최초로 마재윤을 꺾었다. 이 점은 꽤 크지 않을까. 이렇다 저렇다 해도 마재윤이 다전제에서 상대방에게 '실력'으로 밀린 적은 거의 없었으니까.

OSL 8강 변형태와의 세 번째 경기에서도 이런 부분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었을까. 이번에도 이 상황에서 디파일러를 뽑는다는 건 상대의 예상 범위 안이고, 그로인해 패배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내가 디파일러까지 뽑으면 아무도 못 막는다는 절대적인 자신감의 공백. 그 공백은 양대리그 8강 탈락이라는, '스타의 본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결과를 낳았다.

일단 이번 시즌은 여기서 끝. 다음 시즌에 마재윤이 그 공백을 무엇으로 메꾸고 나타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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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용스칸
07/07/01 18:04
수정 아이콘
마재윤선수도 스타리그 우승자 징크스 + MSL의 1 - 3 징크스를 겪었네요.
택용스칸
07/07/01 18:05
수정 아이콘
MSL 1 - 3 징크스는
임요환 선수 우승 1회 - 이윤열 선수 3회 - 강민 선수 1회 - 최연성 선수 3회 - 박태민 선수 1회 - 마재윤 선수 3회 - 조용호 선수 1회 - 김택용 선수 1회(진행중).를 말하는 것입니다 . ^^;;
과연 김택용 선수도 3회 우승을 할 수 있을런지 기대가 더 됩니다.
다반향초
07/07/01 18:25
수정 아이콘
제 생각엔 생각이 너무 많았던 것 같아요.

이성은과의 1경기 파이썬대전후 드랍업에대한 필요성이 생겼고
실제로 그날 데스페라도, 변형태와의 3차전에서도 드랍업을 함으로써
경기를 풀어나가려했지만 너무 많은걸 생각한 마재윤은 힘에서 밀려버렸죠...
07/07/01 18:31
수정 아이콘
1-3 징크스는 조용호 선수가 낑겨서 삐뚤어졌습니다.
택용스칸
07/07/01 18:54
수정 아이콘
연속이 아니라 우승 숫자많을 놓고 한것입니다.
순서는 우승 1회 먼저 하면 먼저 써 놓았습니다.
엘렌딜
07/07/01 20:21
수정 아이콘
뭐랄까 글쓴 분의 분석대로 마재윤 선수가 확고부동한 '본좌' 시대일 때 보다 자신감이 확실히 떨어진 것 같습니다.
자신의 실력을 믿고 자신있게 밀어부칠 때 '운'도 따라오는 것인데, 마재윤 선수가 그 부분에서 좀 흔들리는 것 같아 아쉽네요.
DodOvtLhs
07/07/01 22:43
수정 아이콘
상대방이 나를 잘 알고있다고 생각이 들면 당연히 자신의 플레이에 확신을 가지기가 힘들죠... 앞으로 마재윤선수가 극복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2006시즌 토스전승률 87.5% 테란전승률 75%에 육박하던 마본좌의 무시무시함을 다시 한번 보고 싶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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