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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5/13 22:34:37
Name 이웅익
Subject "너만은 살아야 " 누나와의 약속
불길속 동생 업고 헤맨듯, 6살·3살 오누이 비극
누나는 숨지고… 투병 5개월 대수술 4차례
[조선일보 장상진 기자] 작년 12월 20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1동 남매만 있던 연립주택 반지하 방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오전 9시29분 소방대가 불을 껐을 때 검게 그을린 화장실에서 약한 숨이 붙어 있는 남매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누나 이지은(당시 6세)양은 얼굴과 가슴·팔·다리에, 남동생 이준희(당시 3세)군은 등과 얼굴 일부, 팔·다리에 화상이 몰려 있었다. 누나는 몸의 앞부분, 동생은 뒷부분에 화상이 집중됐고, 누나가 훨씬 더 연기를 많이 마신 중태였다. 남매가 옮겨진 서울 강남구 베스티안병원 윤천재 화상클리닉 과장은 “누나는 심장이 두 번 정지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조사한 송민우 형사(남동경찰서)는 “화재 발생 직후 얼마 동안 누나가 동생을 업고 불길을 헤맨 듯하다”고 말했다. 업은 상태에서 불길에 싸여 누나와 동생의 화상 부위가 달라졌다는 얘기다. 송 형사는 또 “남매의 내부 화상(흡입 화상) 차이가 큰 것도 누나의 등에 동생이 얼굴을 묻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3일 뒤인 12월 23일. 사경을 헤매던 누나 지은이는 하늘나라로 갔다. 하지만 동생 준희는 지독한 화상과 싸우면서 가느다란 생명을 146일 동안이나 연장, 또 연장하고 있다.

13일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화상클리닉 2층 중환자실. 앙상하게 마른 준희의 상처를 엄마 박순영(31·화장품 외판원)씨가 닦아주고 있었다. 준희는 지난 4월 베스티안병원에서 이곳으로 옮겨졌다. 장 운동이 약해진 준희는 코를 통해 위까지 삽입된 관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고 있다. 성장호르몬도 부족한 상태. 화재로 인한 저산소증으로 인한 뇌 손상이 회복되지 않으면 평생

성장호르몬제를 맞아야 연명이 가능하다.

준희는 의식이 혼미하다. ‘혼미’란 정상과 의식 불명 상태를 오가는 중간선을 뜻한다. 기관지를 닫고 스스로 숨을 쉴 수 없어 여전히 호흡기에 의존한다. 5개월 동안 상대방의 말에 반응하거나 말을 한 적도 없다.

하지만 준희를 돌보는 김정연 간호사는 “정말로 알아듣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누나 보고 싶지’ 하면 울상이 되거나 눈물을 보인다”고 말했다. 혼미한 의식이지만 불길을 헤매던 누나의 잔상만은 또렷이 남아 있는 걸까.

지은이, 준희 남매는 정(情)이 많았다고 한다. “지난 여름에 도너츠를 만들어 먹었어요. 지은이는 동생 얼굴 모양을 만들고, 준희는 누나 얼굴을 만들어 남매가 서로 먹여줬지요….” 엄마 박순영씨는 “특히 지은이가 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준희네 가족은 도매업을 하던 아빠가 벌어오는 월 150만원 정도로 생활해 왔다. 모자란 생활비는 엄마가 아르바이트를 나가 메웠다. 작년부터는 불황으로 사정이 더 안 좋아져 수입이 100만원으로 줄었다고 한다. 아빠는 화재 이후 연락이 없다고 엄마 박순영씨는 말했다.

준희는 그동안 피부이식수술, 기관지 절개수술 등 모두 4차례의 대수술을 받았다. 병원과 교회, 친지들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버텨 갔지만, 주위 사람들의 여력도 바닥을 드러낸 상태다. “포기하자는 사람들도 있어요.” 엄마는 “준희를 포기하자”는 사람들의 아들 면회를 거부할 만큼 준희 생명에 대해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준희는 하나님에게 간 누나와 약속했을 거예요. 꼭 살겠다고….”

※ 준희돕기 계좌번호 : 신한은행 604-02-572577 , 이준희

(장상진기자 jhin@chosun.com )

지은이는 부디 좋은 세상에 다시 태어나길. 그리고 준희는 힘내서 꼭 회복하길
pgr21 회원님들 지은, 준희 남매를 위해서 잠시라도 기도해 주세요 그럼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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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지아
04/05/13 22:44
수정 아이콘
지은 이가 하늘에서 편안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준희 군......힘내세요....
다미아니
04/05/13 22:59
수정 아이콘
슬프군요.... 좋은 소식이 많았으면 좋겠는데...
04/05/13 23:00
수정 아이콘
세상이 정말 밉습니다. 왜 이런 선량한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야 하는지..
가자! 형기야...
04/05/13 23:08
수정 아이콘
제가 좋아 했던 누나 이름도 "지은" 이었는데..
참 가슴이 아프네요..
04/05/13 23:10
수정 아이콘
왜 안좋은 일은 꼭 어려운 사람들에게만 일어나는걸까요, 신이 있긴 있는건지.
잘지내나요
04/05/13 23:13
수정 아이콘
눈물나네요..
어딘데
04/05/14 01:10
수정 아이콘
안 좋은 일은 어려운 사람들에게만 일어 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죠
부잣집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부잣집에서 6살, 3살짜리 애들끼리만 집을 봐야 하는 경우가 있을까요?
둘 다 없다가 정답이 맞겠죠
안 좋은 일은 어려운 사람들에게만 일어난다기 보다는
어려운 사람들에게만 안 좋은 일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죠
간단한 예를 들면 있는 집 애가 병에 걸리면 자기 돈으로 고치면 되니까 다른 사람들은
그 집 애가 병에 걸렸는지 어쩌는지 알 수가 없죠
그런데 없는 집 애가 병에 걸리면 가족들의 힘으로 해결 할 수가 없으니까 여기 저기에 알리고 이러다 보니까
다른 사람들도 그 집 애가 병에 걸렸다는 걸 알게 되죠
안전제일
04/05/14 01:20
수정 아이콘
어딘데님의 댓글을 읽으니 제 어머님께서 해주신 이야기가 생각나는 군요.
언젠가 불우이웃돕기 프로그램을 보다가 '왜 늘 돈없는 사람들만 아프지?'라는 물음을 가지자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돈있으면 보험을 들거든. 생각을 해봐.
1년에 백만원을 자동차 보험료로 낸다고 했을때 돈없는 사람들은 그걸 안해..그러니 다치면 막막한거지. 그렇게 악순환이 되는거야.'
상당히 어렸을때 들은 이야기라..굉장히 슬펐던걸로 기억합니다.
덧붙이시면서, 돕고 안돕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빈부는 재생산된다고 하시더군요.
베르커드
04/05/14 02:03
수정 아이콘
좀 냉소적인 언론관을 대입하자면 돈많은 사람의 고생담은 뉴스거리가 안되기 때문일수도 있지요
윗분들 말씀이 맞는 것 같기도 하지만 저런 망상도 한번 해보곤 합니다..
참 안타깝네요
무플방지위원
04/05/14 10:20
수정 아이콘
기독교 방송에서 지은이 준희 방송 나오는걸 본적이 있어요 몇일전에.
너무 안됐더라구요. 준희 정말 귀엽게 생긴 아이던대..화상때문에..
04/05/14 11:40
수정 아이콘
자본주의에서는 '돈'이 '신'이죠. 그래서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믿고 의지할 '신'이 없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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