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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6/29 18:12:47
Name 저퀴
Subject [기타] 발리안트 하츠 : 더 그레이트 워 리뷰


발리안트 하츠는 제가 예전부터 주목했던 작품입니다. 우선 장르가 요즘 보기 힘든 횡스크롤 어드벤쳐란 점이고, 그 유통사와 개발사가 거대 기업인 유비 소프트란 점입니다.(물론 차일드 오브 라이트나 그 이전부터 유비 소프트는 60달러짜리의 거대 자본이 들어간 게임만 만들던 곳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게임의 배경은 어떤 장르를 따져보아도 찾기가 힘든 1차 세계 대전이란 점입니다. 나치가 등장하는 2차 세계 대전이나 소련의 냉전 시기는 세상에 널렸지만, 1차 세계 대전은 그렇지 않거든요. 그 점도 관심을 끌게 된 점입니다.


1. 알맞은 배경

제가 게임 초반부에 감탄하게 된 장면이 있습니다. 그건 눈을 즐겁게 하는 화려한 연출도 아니고, PC 성능의 끝을 요구하는 엄청난 그래픽 같은 것도 아닙니다. 아주 단순한 부분입니다. 제가 조종하는 캐릭터는 전장에서 적진을 향해 뛰어갈 뿐이고요. 그런데 그게 1차 세계 대전이란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적의 기관총과 대포는 아군을 향해 공격해오고, 피할 곳도 없는 평지를 맨몸으로 달려 나가야 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횡스크롤이란 소재와 1차 세계 대전의 결합이 얼마나 알맞은지 증명하는 부분일 겁니다. 그저 방향 키만을 누르고 있을 뿐인데, 저절로 긴장하게 만드는 좋은 장면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전쟁의 분위기는 그리 잔인한 묘사가 없는데도, 플레이 내내 잔혹하다는 생각을 유지하도록 해줍니다. 다소 지루한 구간이라 할지라도, 발리안트 하츠는 유저에게 본인들이 택한 배경을 계속해서 주입해줍니다. 아주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거기다가 앞서 언급했듯이 보기 징그럽거나 혐오스러운 장면도 거의 없기 때문에, 전쟁이란 소재를 직접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어린 나이의 유저들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나 적절한 작품입니다. 애시당초 플레이 쪽에서 게임 자체가 크게 깊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거든요. 대부분의 진행 방식은 횡스크롤을 기반으로 하는 액션, 퍼즐 정도가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게임의 진행 방식은 여러 명의 주인공을 번갈아 가면서 다루기 때문에, 나치란 절대적인 악이 있었던 2차 세계 대전과 다른 1차 세계 대전의 모습을 다루는 데에도 좋았습니다. 결국 게임을 하다 보면, 전장에서 죽어 나가는 병사는 그저 다 똑같은 사람이란 사실을 가르쳐주는 데에 효과적이었거든요.


2. 뛰어난 대중성

상당수의 어드벤쳐 장르가 대중적이지 못한 부분 중 하나는 다른 장르처럼 익숙하지 못한 유저가 한참을 방황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아무런 힌트 없이 넓은 장소를 돌아다니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까지 고민만 계속 하게 만드니까요. 그러나 발리안트 하츠는 어드벤쳐 장르지만 그런 부분을 강조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퍼즐은 매우 쉽고, 그마저도 시간 제한이 있을 뿐이지 곧장 힌트를 가르쳐 주거든요. 그래서 게임을 하면서 퍼즐 하나에 막혀서 시간을 소비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조작도 아주 간단합니다. 모든 키를 다 포함해서 키보드 기준으로 열 손가락 넘기기가 힘듭니다. 당연히 마우스도 쓸 일이 없는 게임이고요. 그마저도 튜토리얼을 거치면 이것도 해맬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1차 세계 대전의 강도를 잘 조절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만일 이 게임이 '서부 전선 이상 없다'식의 묘사로 가득한 게임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아무리 쉬워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겁니다.


3. 단점

첫째로 아무리 완성도가 높아도, 기본적인 한계가 명확합니다. 가격은 고작 15달러죠. 보통 게임의 정가가 낮을수록 가장 먼저 빼버리는 요소가 성우, 컨텐츠 등인데, 당연히 발리안트 하츠는 그 모든 걸 포기했습니다. 그 점에서 사람마다 체감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15달러란 가격조차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 기준으로는 그렇게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둘째로 게임이 심심합니다. 만일 소재가 덜 자극적인 소재였다면, 대부분의 유저보다 어린 나이의 유저들에게 권했을 정도입니다. 물론 이러한 부분은 오히려 장점으로 적용할 수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분명히 좀 더 타협할 수 있는 부분을 너무 쉽게 포기한 감이 있어요.

마지막으로 이야기의 완성도가 인상적이지 못합니다. 반복 플레이도 없고, 당연히 멀티 플레이도 없는 어드벤쳐 장르는 당연히 이야기가 사람을 사로 잡고도 남을 정도로 인상적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발리안트 하츠는 딱히 그런 생각이 안 들었습니다. 좋게 쳐줘도 평범한 정도고, 1차 세계 대전이란 소재를 완벽히 다루었다고도 생각되지 않아요.


4. 총평

최근 와치독 때문에 유비 소프트에 대해서 크게 실망했었는데요. 그 이전의 차일드 오브 라이트나 발리안트 하츠를 보면서, 유비 소프트가 이런 소규모 자본의 작품들을 자주 내놨으면 하는 바람이 생길 정도로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비록 당연히 60달러짜리의 거대 자본이 들어간 게임들과 직접적인 비교를 할 순 없습니다. 그건 당연한거고, 발리안트 하츠가 아무리 잘 만들었어도, 그리고 가지고 있는 단점을 제외하더라도 비교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 작품은 1차 세계 대전이란 잔혹한 소재를 적절히 받아들일 수 있는 유저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게임은 쉽고, 유저에게 오랜 시간을 투자하길 권하지 않습니다. 그저 키보드 혹은 조이패드를 붙잡고 마지막을 볼 때까지 몰입만 하면 되는 작품입니다. 얼마나 경험치를 쌓아야 할지, 아니면 상대를 어떻게 무너뜨려야 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그러한 부분은 피곤함을 동반할지라도, 게임의 완성도를 더해주는 요소란 걸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발리안트 하츠는 그런 부분에 익숙하다면 솔직히 말해 아주 심심한 게임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점도 고려해야 할 겁니다.

그래도 제 기준에선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할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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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지스
14/06/29 18:18
수정 아이콘
E3에서 가장 감명 깊게 보았던 영상의 주인공이네요. 시의적절한 게임이지 않나 싶습니다
요정 칼괴기
14/06/29 19:53
수정 아이콘
올해가 1차 대전 발발 백년되는 해이니까 시의가 정말 적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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