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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8/29 16:48:59
Name 헝그리복서
Subject [관전] EVER 스타리그 1주차 - 파란은 이미 예고되었다
[관전] EVER 스타리그 1주차 - 파란은 이미 예고되었다

    질레트배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새로운 스타리그가 개막되었다. 이번 리그의 16명의 선수들은 다른 어느때 보다도 조화롭다. 신구의 적절한 믹스와 홍진호, 임요환과 같은 막강 구세대들의 부활에다가 슬프지만 강민, 전태규등의 탈락까지. 게다가 대진마저 죽음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좋은 밸런스를 보이니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흥미미진진함을 맛보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승부는 또 다른 이야기다. 우승징크스를 약간 우려하게 만드는 듯 한 완성형의 패배, 폭풍의 화려한 부활, 박빙의 승리를 따낸 제 4 종족, 그리고 역시 천재. 향배는 모를일이지만 그들은 귀중한 1승이자 첫승을 따내고 순풍에 서서히 돛을 올리기 시작한다.

제 1 경기 박성준 대 안기효 펠레노르 에버 - 지든 이기든 끝까지 물어뜯기

    박성준 11시, 안기효 5시

    지형을 이용한 안기효의 재치있는 입구 포톤으로 빠르게 승기를 잡는다. 선포지후 상대 입구에 파일론을 소환하고 언덕위로 올라가 포톤을 소환한다. 마무리로 게이트로 입구를 완전히 틀어막아 버리니 박성준은 앞마당도 취소하고 본진에 꼼짝없이 갇혀 버린다. 그러나 박성준의 저항은 너무도 거세었고 안기효는 박성준의 입구에 무더기로 포톤을 소환, 철저히 틀어막으며 뮤탈은 커세어로, 히드라는 리버로 방어하며 결국 말려죽이는데 성공한다.

    승부는 이미 입구 포톤이 완성되었을때 끝났다고 보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박성준의 어떤 것을 믿고 있었다. 박성준 역시 본진의 자원 만으로 수많은 공격을 시도한다. 지든 이기든 상대를 끝까지 물어뜯어 버리는 그 투혼이 오히려 패배의 쓴맛을 덮을 정도였다.

    팬들에게는 비난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안기효의 플레이는 딱 입구에 포톤을 소환시키는 것 까지만 좋았다. 후에 박성준의 공격을 너무 의식해 입구지역에 동개동개 포톤을 동개 놓을 필요까지는 없는 것이었다. 프로는 이기는 것이 중요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더욱 화끈하게 승리를 가져가므로서 자신의 입지를 굳힐 수 있는 기회였다고 본다. 승리했지만 조금은 답답했다.


제 2 경기 홍진호 대 전상욱 레퀴엠 - 폭풍 부활

    홍진호 9시, 전상욱 6시

    초반 홍진호의 드론비비기를 통한 섬몰래멀티가 적중하면서 전상욱은 깜빡 속아넘어가고 만다. 시위를 나섰던 1차 바이오닉병력은 낌새를 눈치챈 전상욱의 스캔으로 몰래 멀티가 발각되자 곧바로 퇴각, 본진에 난입해올 뮤탈을 기다린다. 홍진호는 다수의 뮤탈로서 견제하며 빠르게 가디언으로 승부, 결국 멀티도 실패하고 진출에도 실패한 전상욱을 첫승의 제물로 삼켜버린다.

    전상욱의 대저그전에 대한 의구심들도 여러군데서 나오고 있지만 냉정하게 따지고 봤을때 그의 저그전이 뒤떨어지는 구석은 아무데도 없다. 다만 맵의 특성을 잘 이용한 홍진호의 전략과 노련함에 무릎을 꿇고 만 것이 아쉽다. 귀여운 얼굴뒤에 숨겨진 전상욱의 냉정함이 조금 아쉬운 경기였다. 이대로라면 진다는 것을 알았을때는 무리를 해서라고 뚫어내든지 단단하게 방어해서 멀티를 먹던지 했다면 경기 양상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아무튼 아쉬움 없는 한판 이었다.



제 3 경기 박태민 대 최연성 비프로스트3 - 얼마나 더 버텨줄까?

    박태민 8시, 최연성 2시

    대세는 원해처리라는 듯 박태민의 파상적인 공격이 초반부터 시작 되었다. 가능한 모든 루트를 동원한 박태민의 러커 공격은 최연성을 끊임없이 흔들었지만 이제는 당하지 않는다는 일념으로 버티고 버틴 최연성. 결국 한번의 공격도 없이 박태민에게 GG를 받아 낸다.

    이번 경기는 최연성에게는 악몽인 질레트배의 4강전 박성준 과의 경기를 떠올리게 했다. 그때는 막지 못하고 뚫렸다면 이번엔 뚫리지 않고 모두 막아 내었다. 임요환의 말처럼 테란은 방어하는 재미가 있는 종족이라는 듯 죽음을 두려워 않고 공격을 쏟아붓던 러커의 촉수를 모두 막아내고 승리는 따낸다.

    나름대로 아쉬웠다면 메네랄 필드 뒷언덕을 노리던 러커 2기가 불의의 마인 한방으로 횡사하던 순간이었다. 박태민 역시 그 순간 패배를 직감한 듯 넋이 표정을 보였다. 비록 패배한 경기였지만 테란을 상대로한 원해처리 플레이의 무서움을 잘 보여준 경기였다.


제 4 경기 이윤열 대 박용욱 머큐리 - 괜히 천재가 아니다

    이윤열 12시, 박용육 6시.

    별반 다른 것 없이 진행되던 경기는 원팩더블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팩토리를 늘리며 탱크를 확보한 이윤열은 프로토스의 게이트 폭발 타이밍을 잘라먹으며 진군을 시작했다. 박용욱은 질럿과 드래군으로 맵중앙에서 항전 했지만 병력의 규모면에서나 지형적인 면에서나 이길 수 없는 한판 이었다. 이후 다수의 벌쳐를 추가하며 상대방의 멀티부터 차지하고 들어간 이윤열의 승리.

    백마디 말보다 가장 이윤열 다운 경기였다고 말하는 것이 적합하겠다. 박용욱 역시 단단하고 운영 좋기로는 어느 선수한테 뒤지지 않지만 이윤열의 나오는 타이밍이 좋았고(엄재경 해설위원은 불과 5초, 10초되는 틈을 노렸다고 흥분을 했지만 그것은 조금 과장인 듯 하다) 진형과 컨트롤 역시 교과서적이었다. 이윤열은 이번 경기로 프로토스를 상대할때는 이렇게 하라는 지침을 내려주는 듯 시종 물 흐르는 듯 하고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과연 천재, 아직 죽지 않았다.


    다들 첫주차 첫경기라 긴장이 덜풀린 것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기들이 비교적 일찍 승기를 잡았다. 선수 모두 오랫동안 준비해온 전략으로 상대의 덜미를 붙잡았고 지는 선수들 또한 뒤를 생각하는 듯 또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듯 그냥 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졌지만 박태민의 시종 몰아치는 플레이가 제일 인상 깊었다. 그리고 다음주 불꽃 변사마님의 경기가 아주아주 기다려 지고 있다.

    역시 스타리그의 팬이라면 새로운 리그의 첫주차는 끝이나도 한주간 가슴이 두근두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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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강
04/08/29 16:57
수정 아이콘
역시 이윤열 선수 입니다.. 칼 타이밍 러쉬... 제가보기엔 엄재경 해설위원님을 말씀도 일리가 있다봅니다..
미츠하시
04/08/29 17:12
수정 아이콘
타이밍도 좋았지만 싸우는 진영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5~10초가 별거 아닐수도 있고 중요할수도 있지만... 이윤열:박용욱 선수들의 게임은 그것보다 다른것이 포인트 였던것 같습니다.
04/08/29 17:15
수정 아이콘
그렇죠...두 선수간에...심리전이 정말로....뛰어났고요..
진영! 그리고 타이밍 ! 정말이지 모두가 플토전에서의교과서적이었던 같습니다.... 이윤열 선수 대단합니다.
어딘데
04/08/29 17:23
수정 아이콘
2경기에서 전상욱 선수는 냉정하게 얘기해서 대 저그전 잘하는 다른 테란에 비해 처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짧은 스타 경력에 의한 경험부족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다른 테란이었다면 초반 에시비 정찰때 자신의 진행 상황과 상대의 진행 상황을 비교했을 때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 챘을 겁니다
스포닝풀 늦는 걸 보고 이게 웬 떡이냐 하며 입구에 벙커 짓는 거 보고 패배 예상했습니다
(해설진들에게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 예전 김민구 선수가 임요환 선수 상대로 섬멀티 먼저 가져가는 전략을 썼을땐
김창선 위원이 에시비 정찰로 확인 할 수 있죠 라고 정확하게 지적했습니다
-저그의 진행 상황을 정찰하면 상대가 다른 곳에 해처리를 가져갔다는 걸 알 수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그런데 어제 경기에선 아무도 그런 얘길 안 하더군요 )
비의종소리
04/08/29 17:31
수정 아이콘
박성준 선수의 경기는 정말로.. 휴.. 운이 없었다고 밖에는... 그 저글링 한부대 반이 뛰쳐나갈때 그 때 하필이면 질럿이 딱 나온답니까.. 후후. 그것만 나갔으면 넥서스 테러였는데. ㅎ 아.. 그리고 홍진호 선수 옜날 스타일을 많이 버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컨트롤이 상당히 안 좋아 졌더군요.. 뮤탈을 흘리는 모습이 많이 보였구요.. 임요환 선수도 이번 박태민 선수와의 경기에서 마린을 흘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두 선수.. 왜 이러는 건지... 옜날에는 컨트롤에서는 이런 모습 잘 보기 힘들었는데 말이죠.
피플스_스터너
04/08/29 17:36
수정 아이콘
홍진호 선수는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상당히 소극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한 듯 싶습니다. 예전 그의 모습대로였다면 끝도없이 밀어부쳤을텐데... 소극적인 자세때문에 전상욱 선수가 그나마 잘 버텼다고 봅니다.
그리고 전상욱 선수는 소문(?)에 비해 저그전을 잘하는 선수입니다. 그런데 금요일 경기에서는 옹겜넷 본선 첫 경기라서 그런지 상당히 긴장을 많이 한 듯 합니다. 그리고 섬멀티를 감각적으로 발견하지 못한 실수 아닌 실수를 했죠. 만약 임요환 선수나 서지훈 선수같은 저그전 귀신들이었다면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을 수도 있었는데 전상욱 선수는 아직 경험이 조금은 부족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최연성 선수의 수비능력은 정말 세계최고인듯 합니다.

p.s. 한국 여자 핸드볼 지금 잘싸우고 있습니다. 무도 응원해주세요~~~ 한국 낭자들 화이륑륑륑~~~!!!
피플스_스터너
04/08/29 17:36
수정 아이콘
무도---> 모두
04/08/29 17:36
수정 아이콘
2경기에서 홍진호선수 12시였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4경기에서 이윤열선수.. 팩토리를 그렇게 한꺼번에 6개짓는플레이..정말 경악스럽더군요.. 머큐리에서 대플토전에서 해법은 역시 타이밍인가봅니다. 저번에 최수범 대 강민선수의 경기에서도 그랬듯이
천검살라딘=ㅁ=
04/08/29 18:33
수정 아이콘
악의가 있어서 다는 댓글은 아니지만, 이윤열 선수
한번에 팩토리 5개 지었죠.
04/08/29 18:59
수정 아이콘
천검살라딘=ㅁ=님// 제가 재대로 갯수까지 보지를 못해서^^;; 5개였군요.. 암튼 엄청났다는
vividvoyage
04/08/29 22:37
수정 아이콘
어딜봐서 파란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네요.
특별히 질 선수가 이겼다고 생각 된 경기는 없었는데 말이죠.
임진록보단임
04/08/29 22:41
수정 아이콘
아~전상욱 선수...지적하신대로 노련미가 아쉬웠습니다.
일단 상대 의도 파악이 너무 늦었고 빌드가 좀 꼬이더라도 소수 레이스에서 배슬로 전환했어야 했는데..
04/08/29 22:52
수정 아이콘
아마 전상욱 선수 베슬이 늦은 것은 초반에 배럭을 먼저 지어서 테크가 좀 느렸다고 봅니다. 사실 서플보다 배럭 먼저 지었다는 거 김도형 해설이 지적해줬는데 엄재경 해설이 아니라고 하는 바람에 대략 묻혀버린듯...김도형 해설이 더 대꾸를 안하는 바람에-_-; 아마 평범한 투배럭이었다면 윗분 말처럼 소수 레이스에 베슬 운용할 타이밍이 충분히 있었다고 봅니다.
04/08/30 04:05
수정 아이콘
전 paran.com을 생각해버렸습니다.
온게임넷 사이트가 paran이랑 통합;;; (퍼억~)
저그가되어라~
04/08/30 04:46
수정 아이콘
파란이라, 파란은없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박성준선수의 토스전과 전상욱선수의 저그전에 대해 기대를많이 했었는데 결과가 안좋아서, 다음번에 다시 기대를 걸어봐야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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