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10년 전에 어깨통증이 있어서 도수치료를 처음 받아 봤습니다. 공장형 도수치료 병원이었고 40분에 특정신체부위 60분에 전신 이런식으로 옵션이 있더군요. 결과는? 효과 없었습니다. 환자 체형을 고려안하고 어깨 아프다고 하면 어깨만 주물럭 거리시던가 옵션을 전신으로 하면 전신을 주물럭 거리시고 끝나더군요. 어떤 근육이 약화 되었다든가 단축 되었다든가 그런건 설명 안 해주시더라구요. 몇 번 받다가 아니다 싶어 그만뒀습니다.

두번째 병원에 갑니다. 체형교정 전문 병원입니다. 원인은 일자목. 비용을 물어봤더니 패키지를 권유 하십니다. 10회 얼마 이런식으로요. 그런데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환자가 도수치료 8회에 나을지 16회에 나을지 알 수가 없는데 리니지라이크 게임처럼 패키지라니.. 그래도 뭐 별 수 있나요? 효과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에 패키지 결제를 합니다. 치료는 도수치료와 운동치료 두가지로 나뉘는데 도수치료 하시는 분은 첫번째 병원이랑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냥 아무말 없이 마사지만 하시더군요. 운동치료는 운동치료실이 따로 존재해서 치료사분이 여러가지 운동과 스트레칭을 알려주셨습니다. 척추가 조금 교정되긴 했었으나 통증은 그대로 였고 이사 가느라 패키지 끝나고 추가 결제는 안 했습니다. 약간 체념한 것도 있는게 죽을 만큼 아픈 통증은 아니니까 그냥 살지 뭐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작년 여름이 되었습니다. 왼쪽 어깨가 너무 아픕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앉아만 있어도 통증이 심하니 안되겠다 싶어서 동네 A정형외과에 갑니다. 증상을 말했더니 원인을 못 찾으시더군요. 약만 받았습니다. 먹어도 낫질 않습니다. 의학적 지식은 없지만 느낌상 근육 문제 같았고 또 한번 도수치료를 알아봅니다. 동네 B정형외과에 갑니다. 여기는 특이한게 도수치료 전에 무조건 의사 선생님 진료를 봐야합니다. 의료법상 꼭 해야되는 걸 수도 있고 어찌보면 당연히 진료부터 받아야 되는게 정상이라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진료를 받는게 의미가 없는 수준이에요. 매번 진료마다 딱 20초 걸립니다. 들어가서 인사하고 의자에 앉으면 의사선생님이 통증은 어떻냐고 물어봅니다. "저번이랑 비슷한거 같아요"라고 대답하면 "그래요? 그럼 오늘도 치료 잘 받고 가세요~"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저는 네 감사합니다"하고 진료실을 나오죠. 진료는 형식이고 뭔가 환자에 대해서 알려고 하시는 느낌이 안 들어요. 하지만 치료효과는 있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회전근개 문제라고 하셨는데 도수 치료사 분은 왼쪽 날개뼈가 하방회전 된게 문제라고 하시고 전거근 운동을 알려 주시더라구요. 그래서 했더니 확실히 많이 나아집니다. 하지만 치료 중간부터는 치료사분이 바뀌고 차도가 안 보여서 그만 뒀습니다.

몇 달이 흘러 작년 12월이 되자 이제는 목부터 발까지 왼쪽 몸 전반이 망가지더군요.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서 유튜브 보고 운동하다가 상태가 더 악화 되기에 다른 병원에서 도수치료를 받고 있습니다만 그만둘까 고민 중 이에요. 도수치료라는게 의미가 있나 싶어서요. 이번에는 치료를 받을 수록 상태가 더 악화되고 없던 통증까지 생기니까 짜증이 납니다. 게다가 저번주에는 엑스레이를 다시 찍었는데 의사 선생님이랑 도수치료 선생님의 말이 다릅니다. 도수치료 받을 때는 척추의 후만이 있어서 교정해야 된다고 하시고 실제 치료도 그 방향으로 해주시는데 의사 선생님은 척추 정렬은 정상이라고 하시네요?

이쯤되니 궁금합니다. 의사 선생님들은 진짜로 도수치료사 분들하고 피드백이란걸 하는지요? 아니 관심은 있으신가요? 제가 위에 언급한 병원들에서 도수치료 받을때 의사 선생님이 직접 오셔서 치료과정을 보시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물리치료나 도수치료를 의사 선생님들이 안 배우셔서 그러신건지 진료 보느라 바쁘셔서 못 오시는건지 관심이 없으신건지 전적으로 도수치료사 분을 믿고 맡기시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근막이완시 도수치료사의 자세나 힘의 세기, 타겟 근육을 어디로 잡는지 등등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해야될테고 교육 받을때는 잘 하다가 실제 치료시에는 자신도 모르게 잘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을터인데 도수치료사끼리 알아서 하라고 놔두시면 의사 선생님의 소견은 제가 개무시해도 되는게 맞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