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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6/09 19:15:59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473854392
Subject [일반] <고질라 마이너스 원> - 쉽게 삼켜지지 않는 입 안의 가시.
<고질라 마이너스 원>을 방금 다 봤습니다. 분명 무난한 부분이 더 많은 오락영화라고 생각이 들지만 무난하게 넘어가기에는 너무 까다로운 가시 같은 느낌이 지워지지 않는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고질라 마이너스 원>은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일본에 고질라가 등장한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원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파괴신'으로서의 면모가 더 두드러지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 파괴신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이 어떻게 극복하는 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영화 자체는 쉽고 무난하고, 깔끔합니다. 몇몇 군데 조금 응? 싶은 순간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정도면 무난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수많은 괴수 영화들이 차라리 없었으면 하는 인간 파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준수하고 잘 만들어진 인간 파트라고 할 수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문제는, 그 인간 파트의 대다수의 이야기가 '전쟁으로 인한 피폐해진 삶'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겠죠. 따지자면, 군과 민간을 분리해서 보는 방식으로 영화가 접근하고 있습니다만, 우리 입장에서는 둘 사이의 차이가 별로 없죠. 결국 그 부분이 아무리 생각해도 쉽게 삼켜지지 않는 가시와도 같은 부분이었습니다. 도쿄 대공습, 원폭 투하 등의 이미지도 꽤 강렬합니다만, 본질적으로 우리는 순수한 피해자고, 일본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솔직히 좀 걸립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게 왜 극장에 못 걸리고, 넷플릭스에 조용히 걸렸는지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정확하게는 괴수물이 우리나라에서 인기 없는 것도 꽤 크겠지만요)

괴수 분량은 뭐랄까, 조금 아쉽습니다. 퀄리티도 나쁘지 않고, 어차피 이게 괴수 결전 류의 영화도 아닌, 하나의 괴수에 집중하는 진지한 분위기인 만큼 너무 많은 걸 보여주기는 어렵긴 했을테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긴 합니다. 그러니까, 저는 진지한 분위기의 괴수영화가 가지는 딜레마가 이런 부분 같거든요. 적당히 분량은 챙기면서, 경외감을 심어줄 수 있을만한 장면이 있어야하니까요. 그런 측면에 있어서 조금 절대적인 분량이 아쉽긴 합니다만 양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은. 이 영화 자체는 무난하지만, 영화가 가지고 있는 시각이 조금 불편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막말로 우리가 그 사람들을 민간과 군으로 나누어 볼 이유가 있나?라는 생각을 해봤을 때, 소위 말하는 '피해자 코스프레'로 느껴질 수 밖에 없는 것 같거든요.

p.s. 개인적으로 '고질라' 프랜차이즈에서는 워낙 압도적인 힘이라 나오지는 못하겠지만, 어디 다른 괴수를 등장시켜서 <모비딕> 류의 정신병적 집착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는 괴수물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초반부는 그런 느낌이 조금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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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비
24/06/09 19:24
수정 아이콘
신고질라는 그냥 관료제?까기 영화로써 그냥저냥 볼만했던거같은데 이건 볼지말지 아직도 고민되네요 굳이 봐야하나 싶기도
aDayInTheLife
24/06/09 19:27
수정 아이콘
음.. 그냥 괜찮다.. 긴 한데 저는 그 피해자 코스프레 비스무리한게 잘 넘어가지질 않더라구요.
24/06/10 07:49
수정 아이콘
그건 여자주인공이 이뻐서 볼만했는데...
닉언급금지
24/06/09 19:38
수정 아이콘
걍 너무 길었습니다. bgm마냥 틀어놨는데?
잉? 아직도 안끝났어?
잉? 아직도 할 얘기가 있어?
잉? 고질라는?
잉?
aDayInTheLife
24/06/09 19:39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
OTT에서 골라서 고르는 분들은 괴수 분량에 아쉬움을 표하실 수도..
한발더나아가
24/06/09 19:40
수정 아이콘
일본에서 평이 좋다길래 기대하고 봤는데 실망이 컸습니다
영화는 고질라라는 이름을 걸었지만 고질라가 메인이 아니라 사실상 전후복구를 위해 노력하는 국제시장 일본버전으로 보였습니다

자신들의 과거를 명확히 설명하지못하고
피해자인척 하면서도 임무를 저버린 군인으로써 죄책감을 말하고자 하고 하는 그 모순된 지점을 메우지못하고 영화를 조져나가는걸보면 얘내도 패전국의 국민으로 자신들의 과거를 설명하기 참 어렵겠구나 하는 측은지심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aDayInTheLife
24/06/09 20:10
수정 아이콘
국제시장 일본판 크크크크
저는 무난무난하긴 했는데 그 모순을 못 넘기니까 서사가 무너지더라구요.
24/06/09 19:59
수정 아이콘
극장에서 보면서 아 이거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욕 먹겠구나 생각하면서도 그거 넘어가면 작품 자체는 무난무난해서 그냥저냥 봤는데 북미권에서 이 작품에 왜 환장(좋아)했는지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었던...
aDayInTheLife
24/06/09 20:11
수정 아이콘
북미판 평가도 좋아서 기대했는데 생각보다는.. 흐음..
나쁘진 않았으나, 도저히 삼키기 어려운 지점이었습니다.
마스터충달
24/06/09 20:13
수정 아이콘
저는 일본인들이 스스로 전쟁 피해자라고 말하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들도 고통을 겪었고, 특히 민중의 고통은 충분히 심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스스로 가해자임을 인정하지 않으니, 피해자라는 주장이 공허하게 느껴지죠. '나도 힘들었어요.'라고 말하기 전에 '죄송합니다.'가 먼저 나오는 게 사람의 도리 아닐까요?

그 이전까지는 이런 주제의 영화는 점수를 절대 좋게 못 주겠더라고요.

그냥 작품 내적으로 본다면, 연극 같은 연기톤이 오히려 극의 분위기와 어울려서 좋았습니다. 촬영, 특수효과, 스토리, 연출 다 무난히 좋았네요.

주제의식 면에서는 전체주의를 비판한다는 점에서 제정신인 작품이긴 한데.... 일단 그 전에 사과부터 해야....
aDayInTheLife
24/06/09 20:29
수정 아이콘
그쵸.
그래서 결국 니네 잘못은 아예 없냐? 가 나오는 게 당연한 수순이고, 거기에 대해선 영화가 딴청을 피우는 느낌이 적잖아서 결국 괜찮은 수준의 인간 드라마도 설득력을 잃더라구요.
결국은 말씀하신대로, 사과와 그에 대한 수긍이 있어야하는데, 그거 없이 이야기를 전개하니 그냥 그렇구나~하고 별 생각이 없어지더군요.
24/06/09 20:29
수정 아이콘
(수정됨) 계속 찝찝한 느낌 들어 그만 볼까 여러번 망설였네요... 후반부에 가서는 그냥 10초 점프점프...
민간인들이 주도 한다로 어떻게든 제국주의 냄새을 빼려고는 한거 같은데 그래도 찝찝하더군요.
하마베 미나미가 너무 못생기게 나와... 첨엔 걔 맞나 의심이
aDayInTheLife
24/06/09 20:29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
그 찝찝함이 참 그랬어요.
24/06/09 20:44
수정 아이콘
지금 넷플릭스에 들어왔다는거 맞나요? 저는 어차피 못볼거라고 생각해서 미리 줄거리 시놉시스를 훑어봤었는데 한국에서는 호불호가 많이 갈릴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크크

오늘 맥주 챙겨서 자기 전에 볼까 합니다.
aDayInTheLife
24/06/09 21:02
수정 아이콘
네! 넷플릭스에 들어왔습니다.
재밌게 보세요~
백도리
24/06/09 21:08
수정 아이콘
윗 분이 국제시장 언급해주셨는데 맞습니다
국제시장+ 고지전 + 알투비 에 빌런역할은 고질라
좋아하는 배우나와서 봤는데 진짜 시간 안가더라구요...고질라 분량무엇? 고질라 전투중 방향전환 0, 회피 0 무엇...
aDayInTheLife
24/06/09 21:12
수정 아이콘
국제시장 삘이 되게 (말씀해주시니) 나네요 크크크크
산밑의왕
24/06/09 21:33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연출, 연기, 시놉 모두 별로던데요;; 진짜 왜 인기 있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aDayInTheLife
24/06/09 21:37
수정 아이콘
저도 압도적인 호평은 좀 물음표가 붙긴 하더라구요.
24/06/09 21:51
수정 아이콘
군과 민간을 분리하려는 느낌이긴 한데...
군에서 무기 개발하던 사람 + 전직 군인들 + 전직 장교들
이런 애들이 너무 피해자 + 인류애 뿜뿜인것처럼 나오니까 ??? 스럽긴 하더라고요.
aDayInTheLife
24/06/09 21:54
수정 아이콘
솔직히 그점도 좀 그랬.. 습니다..
24/06/09 23:13
수정 아이콘
예고편 보자마자 아 이건 한국 극장에서 절대 못 틀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름 팬층이 있는 미야자키 옹의 바람이 분다도 꽤 논란이 쌨었는데..
aDayInTheLife
24/06/09 23:22
수정 아이콘
다만 정서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그냥 흥행이 안되서도 꽤 커보이긴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괴수물로 히트친 케이스가..
로일단당자
24/06/10 03:38
수정 아이콘
괴수물 좋아하는데 헐리우드판 찐따 애완용 고질라보다가 리얼고지라 보니까 눈정화되네요 개꿀잼이였어요~~~
aDayInTheLife
24/06/10 05:38
수정 아이콘
확실히 괴수물의 아우라?는 이쪽이 조금 더 살아있긴 하더라구요.
율리우스 카이사르
24/06/10 06:43
수정 아이콘
그냥 저냥 재밌게 봤는데.. 이게 해외에서는 인기 있었나보네요 일본판 국제시장이라고 하니 아! 했네요
aDayInTheLife
24/06/10 08:54
수정 아이콘
국제시장이 뭔가 모르게 딱 맞아요.. 크크크
덴드로븀
24/06/10 09:23
수정 아이콘
그래도 잘 만들었다길래 잠깐 틀었는데 시작부터 그놈의 피해자 코스프레라 그냥 안보기로 했습니다 크크
aDayInTheLife
24/06/10 09:49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24/06/10 10:24
수정 아이콘
어제 다 보고 잤는데 이게 깔려면 한없이 깔 수 있을것 같고 너그럽게 볼려면 끝까지 너그럽게 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묘한 영화네요.
호불호 따지자면 이번 고질라는 불호에 가깝고 신고질라가 더 제 취향에 맞는것 같습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24/06/10 10:48
수정 아이콘
크크 그래도 예상한대로의 마지막 소소한 반전 2개(스포라 못적겠지만, 당연히 이럴거야.. 라고 생각한 반전 2개가 기대대로라서..) 가 만족스러웠습니다. 크크.. 걍 일본 민초입장에서 생각하면 너그러워질수 있고, 여러가지 다른 상황들을 생각하면 깔게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투성이이고.. 그런 영화..
aDayInTheLife
24/06/10 11:35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 기묘하다는 평가가 적합한 거 같네요.
지구 최후의 밤
24/06/10 12:16
수정 아이콘
영화가 못 만든 건 아닌데 공감대를 형성하는 부분마다 오히려 몰입이 깨지는 미묘한 불편함이 있었는데 말씀해주신 것 때문이었군요.
aDayInTheLife
24/06/10 12:22
수정 아이콘
그거 같아요. 미묘하게 거슬리는 지점들.
이쥴레이
24/06/10 12:25
수정 아이콘
일본이나 해외에서 평가가 좋아서 기대하고 봤는데
(극장에서 고질라vs킹콩 뉴엠파이어 재미있게 봐서..)

시대가 시대인만큼 우리한테는 초반 상당히 불편한 영화라고
봅니다. 군과 민간 분리할려는건 알겠지만 내용전개는..민간인들이 이전까지 바로 군인들이었으니..

저에게는 늘어지는 느낌이었고..

일본 우익이나 제국주의 관련해서 카미카제 돌려까는건 마지막까지 의도는 알겠는데.. 불편하고 지루한 느낌이 계속 남는건 어쩔수 없더군요.
aDayInTheLife
24/06/10 16:49
수정 아이콘
의도는 알겠으나 우리가 그 돌려까기를 이해할 이유가 딱히 없..죠.
及時雨
24/06/10 13:31
수정 아이콘
원래 오리지널 고지라부터가 2차대전의 죄책감과 망령을 괴수라는 형태로 표현하는 작품이었는데 그게 더 안 좋은 방향으로 표출됐나 보네요.
전작인 신 고지라에서 3.11 대지진의 망령을 표현한 게 꽤 인상적이었는데 거기서 퇴보한 거 같네요.
aDayInTheLife
24/06/10 16:50
수정 아이콘
제가 신고지라는 안봤기에 비교는 어려우나, 좀 그렇더라구요.
허니콤보
24/06/10 16:46
수정 아이콘
아베신조가 공식으로 내세운 우경화에 이어 우린 피해자다 라는 프레임을 강하게 내걸기 시작하면서 나온 영화죠. 한국인 입장에서는 쓰레기 영화라고 봅니다.
aDayInTheLife
24/06/10 16:50
수정 아이콘
우리가 그 돌려까기를 이해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스폰지뚱
24/06/14 18:13
수정 아이콘
(수정됨) Netflix 영화를 보고 나면 보통 IMDB 에서 평점이나 후기를 많이 찾아 보는 편입니다. 이번 Netflix 고질라의 경우 반응은 전반적으로 굉장히 호평일색이었습니다. 일단 평점이 다들 높았구요. 다소 흥미로웠던 부분은 어떤 점에서 호평 하였는지 그 이유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쉽게 말하면 기존의 영화 화 되었던 고질라 무비들과의 비교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리 좋게 봐줘도 그저 눈 요깃거리 이상을 벗어나지 못 하는 지독히도 전형적인 오락 영화 위주가비교 대상이니까요. 가장 비근한 예로써 제가 Apple TV 에서 보았던 고질라 오리지널 시리즈와도 많은 비교가 되더군요. 정확히는 몬스터 유니버스를 시리즈 화 한 Apple TV 의 경우 나름의 재미를 추구 하긴 하였지만 시즌을 다보고 내린 제 소감은 역설적으로 괴수물이 심금을 울리는 명작이 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확인 시켜 주었습니다. 




 IMDb 에서 이번 Netflix 작품에 대한 평가가 좋은 것은 이 작품이 나름대로 그런 한계를 돌파하려는 시도를 했고 그 결과물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일 거에요. 개인적으로 저는 저녁먹느나고 습관처럼 생각없이 이 작품을 틀었다가 뒤통수를 한 대 맞은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하하.




글쓴 님께서는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맥락을 아무래도 인식 하실 수밖에 없어서 그에 대한 언급을 한계점으로 지적 하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에서야 그런 역사적 맥락을 아무 고려 없이도 작품 자체에 몰입 가능하니 다른 반응이 나올 수 있는 것이구요.
aDayInTheLife
24/06/14 18:53
수정 아이콘
괴수물이 아무래도 저는 딜레마가 심한 장르라고 생각해요. 일반 관객과 팬들의 요구가 상반될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리고 아무래도 역사적 흐름이 영향력은 있고, 눈에 엄청 걸릴 수 밖에 없는 거 같아요. 만약 나치에 대해 이런 비슷한 류의 영화가 나온다?
비판 좀 받을 거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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