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7/03 11:22:15
Name 수리검
Subject [일반] 안면 인식 장애?
https://pgr21.com./spoent/83633#1770844

아침에 요런 뻘짓을 한 김에
평소 저를 곤란하게 하는 얼굴 인식의 어려움에 대해 글을 남겨 봅니다

제목을 저렇게 적긴 했습니다만
일반적인 안면 인식 장애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만난 사람 얼굴을 잘 못 알아볼 뿐
사람들 얼굴이 다 똑같아 보인다거나 여러명을 세워놓으면
구분을 못 한다거나 하는 건 전혀 없어요

기억력이 나쁜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기억력이나 암기력은 상당히 좋은 편이고
관심가지고 지켜보거나 외운 건 수십년이 지나도 기억합니다
이를테면 졸업한지 20여년이 되었지만
고1때 반 친구들 출석번호와 이름 주소와 전화번호를 전부 기억합니다

단 여자애들만 -_-;

사람 얼굴에 대해서도 한번 본 사람의 모습은 멀쩡히 기억하고
어떤 이유로든 관심을 가졌거나 인상깊었다면
시간이 지나도 또렷이 기억합니다
몇달 전에 만났던 아무개가
헤어스타일은 이랬고 볼에 점이 있고 옷은 무슨 색이였고 이런 거요

그럼 뭐가 문제인가 ..

안면 인식에 대한 응용력? 이 없습니다
뭔가 조금만 변해도 이 사람이 그 사람인가 ?? 하게됩니다
장서희씨가 점찍고 딴 사람인 척 하는 거
상대가 저라면 100% 먹힐 겁니다
화장/헤어스타일/악세사리/라면 먹고 붓기
그 외 어떤 사소한 변화도 생긴다면 저에게는 그냥 다른 사람이 됩니다

어렸을때 핑클 팬이였습니다
성유리씨 참 이쁘죠 .. 참 이쁜데
저에게는 매일매일 늘 다른 사람인냥 이쁩니다 문자 그대로 !
그나마 한번의 활동기에는 보통 외모 컨셉이 유지되지만
핑클 2집이 나왔다 라는건
저에게 있어서 성유리 2기? 의 외모를 다시 인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제가 이효리나 성유리를 언제 어디서 어떤 메이크업에 어떤 헤어스타일을 하고 나와도
아 이건 성유리야 하고 자신있게 구분할 수 있게 된건
거진 4집 활동을 마칠 무렵이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소녀시대의 태연을 완벽하게 인식한 것도
소시가 8인조가 되고도 한참 후의 일이죠
그나마 이들 정도면 제가 아주 관심이 많기에
아주 성공적으로 인식해 낸 케이스 입니다

전 아직도 어쩌다 드라마의 한 장면을 보고
어 저거 배우가 왠지 낯이 익은데? 혹시 .. 윤아? 했다가
맞으면 혼자 작은 뿌듯함을 느끼곤 합니다

사실 뭐 연예인 못 알아 보는거야 별 상관 없습니다
일신우일신 이라 저 처자는 나날이 새롭게 이쁘구나
하면서 넘어가면 될 일

문제는 사회생활을 하며 꽃피는 애로사항입니다

보통은 새로운 불특정 다수를 만나기보다
사무실에서 매일 보는 얼굴 보는 업무를 하는 직종에 주로 근무했기에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만
코로나 전에 작은 여행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손님 대하는게 참 곤욕이였습니다

누가 들어와서 인사를 하면
일단 긴장이 됩니다
이미 왔던 분을 첨 보는 사람마냥 대하면 기분 상할 수 있으니

처음보는 사람에게도 기존에 왔던 분에게도 통용될 수 있는
어중간한 인사말을 건네며 대화를 통해
이 사람이 구면인지 아닌지를 파악합니다  
그렇게 별 거 아닌 대화를 나누는 동안 쉴 세 없이 짱구를 굴려서
우리의 과거 만남이 파악되면
그제서야 당당하고 대등한 관계로 대화를 나누는 거죠 피곤합니다 ㅠ

가장 곤란한 건 명절이나 큰 일 있을때마다 만나는 친인척들 입니다
비 정기적으로 + 긴 텀을 두고 만나는 친척들은
제 안면인식장애가 발동하는 최적의 조건을 다 갖추고 있습니다
누군지도 모르는? 어르신들을 반갑게 맞아야 하는 괴로움이란 ..

이번주에도 친척 결혼식이 있는데
벌써 걱정이 되네요

사람들이 다 대머리였으면 좋겠어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아케르나르
24/07/03 11:42
수정 아이콘
저도 그렇게 심하지는 않은데, 사람 얼굴을 잘 못 알아봅니다. 심하지 않다는 건 글쓴분보다는 좀 나은 편이라는 거죠. 자주 보는 연예인 얼굴은 대충 알아봅니다. 일상생활에서 일면식만 있거나 몇 번 본 사람이더라도 잘 기억을 못합니다. 이름 직함도 마찬가지에요. 제가 그쪽에 신경을 좀 덜 써서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다른 분들은 어찌 그렇게 잘 아시는지 모르겠어요.
24/07/03 11:44
수정 아이콘
그냥 이미지 기억/재생이 잘 안되는거 아닌가요... 제가 그렇거든요. 이미지 기억/재생이 아예 안되는 병 같은것도 있다던데, 저는 그 정도는 아닌데 상당히 심한 편입니다.
24/07/03 12:54
수정 아이콘
아판타시아입니다 저도 이런데
안면인식 장애랑은 다른점이 인식에는 문제가 없어요
얼굴이 달라져도 잘 알아보고요

다만 재생이 안되니 되새김질이 안됩니다
24/07/03 11:59
수정 아이콘
대단..고등학교일을 기억하시다니..
모나크모나크
24/07/03 12:10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 여자분들이 예쁘셨나보다...
아테스형
24/07/03 12:18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합니다. 환승연애 같은 프로 보면 출연자 익히는데 며칠 걸려요..
24/07/03 12:20
수정 아이콘
저도 누구 만나서 서너시간 이야기해도 돌아서면 이름이랑 얼굴 둘다 잊어버립니다.. 나이먹으면서 더 심해지는거 같아요.
캡틴백호랑이
24/07/03 12:37
수정 아이콘
저도 사람 얼굴을 잘 기억 못 하는 편입니다.
상대 쪽 에서 절 먼저 알아보면 난처했던 기억이 종종 있곤 하죠..
김홍기
24/07/03 12:55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 2학년때 내 출석번호도 아리송한데 반친구들의 출석번호, 전번, 주소까지 기억한다고 하시니 믿기질않네요
사람되고싶다
24/07/03 12:59
수정 아이콘
안면인식이 생각보다 고등한 기능인 것 같더라고요.
저같은 경우는 처음 본 사람은 절대로 얼굴을 기억을 못합니다. 근데 두 번 본 순간 그때부터는 또 귀신같이 알아봐요 크크크크. 이름도 마찬가지. 그래서인지 지나가다 한 번 마주친 분이 저한테 아는 척 하면 너무 당황스럽더라고요. 얼굴이랑 이름으론 기억을 못하니까 얘기하다가 기억을 더듬어서야 겨우 누군지가 파악이 되니...
경마장9번마
24/07/03 13:09
수정 아이콘
저도 첫날 만난 사람의 얼굴은 거의 잊어버립니다. 두세번 만나야 얼굴이 익어지고 아는 체가 가능해요.
칼대남
24/07/03 13:22
수정 아이콘
연애 가능한가요?
국수말은나라
24/07/03 13:26
수정 아이콘
저도 업체 사람들 다양하게 보는데 보고 나도 누군지 잘 기억이 안나고 나한테 인사를 건내도 누구지 하는 생각 자주 합니다
안면 인식장애는 아니고 인식할 필요성이 없다보니 인식하려는 의지가 없으신거 같네요
(여자는 잘 기억하자나요 사실 얼굴 특성은 남자보단 여자쪽이 더 구분이 어려운편인데)
친친나트
24/07/03 13:33
수정 아이콘
주변 사례를 봤을 때 아판타시아와 관계가 있는것 같기도 합니다.
24/07/03 13:54
수정 아이콘
신서유기 게임들 중에서 인물퀴즈 나오면 연예인들은 진짜 알아보기 힘들더라구요
이름듣고 사진을 봐야 '아?' 정도 해요..
마음속의빛
24/07/03 14:00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증상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대인관계 맺는데 수동적이 되는데
제 성격이 점점 소심해져서 어느 순간 아웃사이더가 되더군요.

슬프지만 이번 생은 친구없이 조용히 보낼 거 같아요.
24/07/03 18:01
수정 아이콘
저도 좀 있긴한데 살짝 심하시네요.

어디서 언어관련 능력이 높으면 안면인식능력이 떨어진다나 어쩐다나 하는 얘기도 들어봤네요.
이혜리
24/07/03 20:38
수정 아이콘
신기하네요,
저는 오히려 반대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사람 관찰이나 들여다 보는 걸 좋아했어서 그런지,
변장을 해도 다 알아 보고,
특히 사진만 본 사람도 슥 지나쳐도 알아보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24/07/03 21:03
수정 아이콘
최근 김현준 건축가님 유튜브에서 나온 말인데, 추상화 라는 능력이라고 봅니다.
저희가 벽돌로 된 벽을 바라볼때 벽돌의 무늬나 갯수 등을 일일히 보려면 너무 많은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그냥 벽돌 벽으로 퉁쳐버려서 데이터를 적게 만들어 버리는데요.
일상생활에서 사람을 구분하기 위해서 얼굴의 세밀한 부분을 다 기억하지는 않고
분위기나 느낌, 인상으로 구분하기 때문에 그러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 큰 개념이나 상황을 이해하려면 이런 추상화 능력이 더욱 요구될 텐데,
오히려 그림 그리거나 할때는 반대로 이런 추상화 능력을 억눌러 세밀하게 관찰해서 봐야하는거라
각각의 능력의 장단이 있는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거의 안면인식장애수준이라 혼자서 저런 생각을 해 보았었습니다..
24/07/03 21:06
수정 아이콘
마트에서 와이프 못알아보고 지나친적 있습니다
포카칩은소금맛
24/07/03 22:02
수정 아이콘
'안' 아닙니까? 크크크크
24/07/04 17:42
수정 아이콘
굳이 죽음을 각오할필요가 크크
nm막장
24/07/04 07:18
수정 아이콘
등짝 각…
그날 괜찮으셨나요? 덜덜
24/07/04 17:43
수정 아이콘
등짝은 괜찮았는데 아직도 가끔 그일가지고 뭐라해요
24/07/03 22:18
수정 아이콘
혹시 관심이 없는 분야나 사물에 대해서는 조금의 신경도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는지요? 제가 그런 케이스라 사람 얼굴 거의 기억 못하는데 예쁜 여자는 귀신같이 기억합니다;
24/07/04 15:36
수정 아이콘
저도 글쓴분 정도로 심하진 않지만, 살짝 그런 경향이 있어도 어느 정도 공감이 되네요 크크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836 [일반] 昔(예 석)에서 파생된 한자들 - 耤(짓밟을 적)에서 파생되기도 하다 [4] 계층방정3789 24/07/05 3789 3
101835 [일반] 자카르타에서 수도를 옮기려는 인도네시아 근황 [32] Davi4ever10324 24/07/05 10324 0
101834 [일반] 가요의 황금기 90년대 가요톱10 1위곡 열전(1994년 part 2) [10] 스폰지뚱5668 24/07/05 5668 5
101833 [일반] 2024년 상반기 전국 백화점 순위가 나왔습니다 [33] Leeka9069 24/07/04 9069 1
101831 [일반] 2024년 방콕 광역권 지도 업데이트 [13] 쿠릭7890 24/07/04 7890 26
101830 [일반] [방산] 올해 수출규모가 처음으로 200억 달러 돌파예정입니다. [21] 어강됴리8123 24/07/04 8123 3
101829 [일반] 고령 운전자 관련 문제 [53] 11cm8916 24/07/04 8916 0
101828 [정치]  정부가 '역동경제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44] 사람되고싶다10313 24/07/04 10313 0
101827 [일반] 한국어로 수업하기 힘든 학교 이야기 [62] 어강됴리12477 24/07/04 12477 7
101826 [일반] 가요의 황금기 90년대 가요톱10 1위곡 열전(1994년 part 1) [21] 스폰지뚱8242 24/07/03 8242 11
101825 [일반] 횡단보도 건너, 편의점 앞, 일방통행로 길가 [4] 소주파8318 24/07/03 8318 21
101824 [일반] 여저뭐 이런저런 상반기 이야기 [8] v.Serum7473 24/07/03 7473 3
101823 [일반] 내맘대로 엄선한 여자 보컬 신나는 노래(장르 불문) [11] Pika488026 24/07/03 8026 1
101822 [일반] [에세이] 군대에서 광신자가 되는 방법 [7] 두괴즐7351 24/07/03 7351 19
101821 [일반] 안면 인식 장애? [26] 수리검8920 24/07/03 8920 3
101820 [일반] 급발진 추정사고에서 고령자의 비율과 실제 반응속도 하락에 대해서 [50] 김은동11878 24/07/03 11878 18
101819 [일반] 귀멸의 칼날 - 합동 강화 훈련편 다 봤습니다 (스포) [52] 빵pro점쟁이7848 24/07/03 7848 0
101818 [일반] 캐스퍼EV에 처음으로 장착되는 페달오조작 방지장치 [24] VictoryFood11432 24/07/02 11432 13
101817 [일반] 괜찮고 싶은데, 괜찮지 않아서. [28] aDayInTheLife8011 24/07/02 8011 10
101816 [일반] 안녕하세여 신입 인사드림니다 [56] 익명이8536 24/07/02 8536 14
101814 [정치] 오늘은 검사 탄핵이로군요.. [233] Restar18132 24/07/02 18132 0
101813 [일반] 황건적의 난을 재평가하는 것은 특정 정치세력의 선동 탓인가 [10] 식별6895 24/07/02 6895 13
101812 [일반] 치킨집 갑질 사건 근황 [31] 녀름의끝9041 24/07/02 9041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