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나고 그 주 토요일, 기차를 타고자 서울역에 간적이 있다. 아침에 출발하는 기차였기에 이른 새벽에 서울역에 도착했다. 아침에 뭘 먹을까 고민하던 중 맥도날드와 롯데리아가 눈에 보였다. 일전에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를 먹어본 경험이 있기에 맥모닝을 먹고자 맥도날드에 들어갔다. 아직 이른 시각임에도 사람들이 붐볐고 할 수 없이 기다란 줄에 편승해서 섰다.

어느덧 주문을 위한 내 차례가 왔다. 그곳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점원들은 쉴새없이 바빠보였고 주문을 대하는 점원의 얼굴에선 애써 웃는 억지 표정이 훤히 보였다. 주문할려는 찰나, 한 꼬마손님이 "이거 제가 주문한 메뉴 아닌데요. 바꿔주세요." 라고 하자 잠깐 전에도 억지 표정을 짓던 점원의 얼굴이 싹 어둡게 변하더니 퉁명스럽게 "그럼 뭔데요?" 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걸 보면서 잠시 눈살이 찌푸려지긴했지만 점원의 입장도 이해가 갔다. 쉴새없이 밀려드는 손님들, 그 와중에 메뉴 바꿔달라고 한 손님. 강력한 친절 내공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손님의 만족도를 충족시킬 수 있는 친절이 나오기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맥모닝을 받고 햄버거를 보는 순간 경악했다. 패티는 물론이거니와 빵까지 다 탄 상태였기 때문이다. `빨리빨리` 만들다보니 점원이 실수를 하지 않았나 싶어 그냥 먹었다. 점원들에게 요구하는 속도가 상승하다보니 주문을 대하는 태도, 음식의 맛 등 종합적 서비스 면에서 확연히 뒤처졌다.

속도와 친절의 반비례 관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속도 상승에 대응할 수 있는 인원을 더 늘리는 것이다. 아니면 직원 교육을 강화하거나. 그러나 점주 입장에서 추가로 고용하기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물론 서울역이라는 위치적 장소때문에 속도와 친절의 관계를 무시하고 영업해도 손님은 항상 바글바글 할 것이다. 그러나 속도와 친절 이 관계는 대한민국 전 서비스 업종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본다. 속도와 친절 관계를 깨버릴 수 있는 해법, 과연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