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2/29 23:50:35
Name 마스터충달
Subject [일반]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뭉클했던 순간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났습니다. <매드맥스>는 6관왕에 오르며 최다 수상작이 되었습니다. 작품상은 <스포트라이트>에게 돌아갔습니다.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는 2회 연속 감독상을 받았고, 엠마누엘 루베즈키는 3회 연속 촬영상을 받았습니다. (이쯤 되면 루베즈키는 촬영계의 본좌) 그리고 초미의 관심사였던 남우주연상은 결국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차지했습니다. (오오 린다는 개뿔) 아카데미를 향한 그의 열정을 알기에, 디캐프리오의 수상은 많은 팬에게 뭉클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저는 다른 분의 수상이 더 뭉클하게 다가오더군요. 바로 <헤이트풀 8>으로 음악상을 받은 엔니오 모리코네입니다. 이 분도 디캐프리오 못지 않게 아카데미와 인연이 없었죠. <천국의 나날들>(1978), <미션>(1986) 아니 이걸 안 줘?, <언터쳐블>(1987), <시>(1991), <말레나>(2000)를 아카데미 후보에 올렸지만 수상에 실패합니다. <시네마 천국>(1988)은 아예 노미네이트 되지도 못했죠. 뭐라고?! 그러다가 2007년 7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을 받는 데 그칩니다. 그는 아카데미를 몇 번이나 수상해도 이상하지 않을 영화음악계의 전설입니다. 그런 그가 무관에 그치다 마지못해 주는 상을 받은 셈이었죠.

그러다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드디어 88세의 노장이 음악상 수상자로 호명받습니다. 그는 나이 때문인지 부축을 받아 단상에 오릅니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지 못하더군요. 이 순간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의 복받쳐 오르는 감정이 작은 떨림에서 전해져 왔습니다. 정말 뭉클하더군요.


디캐프리오를 두고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오오 린다'드립을 쳤지만, 엔니오 모리코네야 말로 공로상을 받았을 때 '오오 린다'를 외쳤을지도 모릅니다. 그랬던 그가 드디어 마땅히 받아야 할 대접을 받았다는 생각입니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 덕분에 영화를 더욱 사랑할 수 있었습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시고,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많이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황야의 무법자> - A Fistful of Dollars





▲<석양의 무법자> -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 Childhood Memories




▲<미션> - Gabriel Oboe




▲<시네마 천국> - Cinema Paradiso




▲<시네마 천국> - Love Theme




▲<시네마 천국> - Toto and Alfredo




▲<헤이트풀 8> - L'Ultima Diligenza di Red Rock








Written by 충달 http://headbomb.tistory.com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6/02/29 23:56
수정 아이콘
이분 보다는 덜하지만, 실베스터 스탤론이 남우조연상을 수상해도 뭉클한 순간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무대에 올라왔을때 고개를 못드는 모습이 정말 벅차보였습니다.
아니 근데 시네마천국이 노미네이트에도 못올랐었다니 ;;
핸드레이크
16/02/29 23:57
수정 아이콘
노래가 굉장히 익숙하네요..
이런 명곡들로 처음 수상이라니 그 라이벌들이 더 대단한건지..
마스터충달
16/03/01 00:00
수정 아이콘
다른 작품은 몰라도 <미션>하고 <시네마 천국>은 못 받았다는 게 정말 이해가 안 가죠;;
16/03/01 00:08
수정 아이콘
시네마천국은 아마도 외국영화상을 받은 걸로 기억하는데, 아무래도 미국영화가 아니다보니 친아카데미성향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무무무무무무
16/02/29 23:58
수정 아이콘
미션 때는 누가 받은거죠? ;;;;
마스터충달
16/03/01 00:05
수정 아이콘
<라운드 미드나잇>(1986)으로 Herbie Hancock이 받았다고 합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59th_Academy_Awards
16/03/01 00:03
수정 아이콘
아 모리꼬네옹이 상을 받았군요 ㅠㅠ
공로상 받는거 보고난 뒤로 그래 이거라도 받으면 이제 되었다.. 하면서 그냥 생각 않고 있다가..
<베스트오퍼> 때 잘 듣고.. 이제 나이 드셔서 주류영화 작업은 안하시는가보다 했거든요
요번에는 린다 아임 쏘리 린다 때문에 모리꼬네옹이 상 받은지 인제 알았네요 ㅠ
헤이트풀8이 모리꼬네옹이 음악 작업한 것도 글 써주신 덕에 알았네요
타란티노랑 모리꼬네 옹이 작업한거는 처음이져? <킬빌>에서는 한곡 썼던거 같고..
글 쓰신거 보니까 얼른 헤이트풀8 보고 싶어지네요

글 감사합니다!

헤이트풀8보고 시상식 장면 보고 저도 그 뭉클함 느껴야겠네요~
마스터충달
16/03/01 00:15
수정 아이콘
옛날에 공로상 받는다는 얘기만 들었을 땐 "이런 분을 공로상 줘야지~"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네요;; 그게 본 상을 못받아서인줄도 모르고 ㅠ.ㅠ
Sydney_Coleman
16/03/01 00:29
수정 아이콘
ㅜㅡㅠ 저도 똑같은 생각을...
미션이랑 시네마천국은 물론이고 당연히 다른 걸로도 하나나 둘쯤은 더 받았으려니 하고 생각했어요
16/03/01 00:03
수정 아이콘
석양의 무법자 오랜만에 듣네요. 아버지가 서부영화를 좋아하셔서 오래전 카세트테이프로 듣고는 했는데...
이진아
16/03/01 00:07
수정 아이콘
모든 수상자들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무분별한 린다드립은 다음팟의 앵무새들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더 안보게 되어 다행입니다.
노미네이트 및 수상작들은 다시한번씩 챙겨봐야겠습니다.
스테비아
16/03/01 00:08
수정 아이콘
미션으로 상을 못 받았다니 이게 무슨 소리요...ㅠㅠ 아까 뉴스보고 저도 놀랐네요
16/03/01 00:10
수정 아이콘
뻘소리인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랑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랑 뭐가 더 맞는 표기인가요?
마스터충달
16/03/01 00:13
수정 아이콘
이름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란 정식 표기는 제22차 외래어 심의회에서 표준 표기법으로 결의했다. '레오나르도'의 표기는 이탈리아인에 한해 표준 표기법으로 인정한다. Leonardo DiCaprio라는 이름만 보면 정말 이탈리아인처럼 보이지만, 미국에서 미국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랐고, 또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므로 영어식으로 불러줘야 마땅하다. 그러나 보통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쪽이 널리 퍼져서 더 많이 쓰이고 있다.

https://namu.wiki/w/%EB%A0%88%EC%98%A4%EB%82%98%EB%A5%B4%EB%8F%84%20%EB%94%94%EC%B9%B4%ED%94%84%EB%A6%AC%EC%98%A4

외래어 표기법이 개정되어서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표준 표기법이라고 합니다.
16/03/01 01:26
수정 아이콘
오오... 표기랑 실제 발음이랑 다른 이름이 한둘이 아닐 텐데 심의회에서 직접 다뤄주시는 레오형의 존재감 ...
...And justice
16/03/01 00:20
수정 아이콘
진짜 몇번을 받고도 남을 분인데..
개인적으론 제 인생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모든곡을 좋아합니다.
Re Marina
16/03/01 00:23
수정 아이콘
헤이트풀8이 음악상 받았다는 소식 듣고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생각해보니 그게 엔니오 모리꼬네였군요;;...
동중산
16/03/01 00:29
수정 아이콘
아까 엔니오 모리꼬네옹이 아카데미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레오가 받은 것 보다 더 기쁘더군요.
왜 이제서야...

오늘 '황야의 무법자' 시리즈를 오랜만에 감상해야겠군요...
16/03/01 01:54
수정 아이콘
이 글이 생각나네요.
https://pgr21.com./?b=10&n=265798

크크크크
16/03/01 03:20
수정 아이콘
참여한 모든 영화음악이 다 명작이죠. 근데 미국사람들은 대다수가 시네마 천국같은 영화 잘몰라요.
위에 미션, 원스어폰어타임인아메리카, 씨네마 천국을 소개 해주셨으니, the legend of 1900과 캐논 인버스 음악도 한번 찾아 들어보세요.
물론 둘다 영화도 좋습니다.
cafferain
16/03/01 06:11
수정 아이콘
실컷보다가 그 장면을 놓쳤는데 또 리뷰 아니었으면 중요한 장면을 놓칠뻔했네요. 감사합니다. 영화계도 잘 듣고 있습니다. :)
마스터충달
16/03/01 10:42
수정 아이콘
전 영화계 안 하는데요;;;
cafferain
16/03/06 08:39
수정 아이콘
읔...헷갈렸나봐요. 죄송죄송..
아니아니
16/03/01 09:14
수정 아이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로 합시다..
마스터충달
16/03/01 10:45
수정 아이콘
외래어 표기법이 바뀐거라... 저도 영 어색하지만 따를 수밖에요
성치와 캐리
16/03/01 09:31
수정 아이콘
워낙 유명하고 거장이신 분이라 당연히 몇차례 이상 수상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놀랍네요.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16/03/01 10:05
수정 아이콘
이번에 스타워즈로 존 윌리암스 vs 헤이트풀8의 엔리오 모리코네 대격돌이었는데.. 드디어 첫 수상이었네요. 정말 축하할만한 일이죠.
루크레티아
16/03/02 00:21
수정 아이콘
아카데미가 양심은 있군요..
타임머신
16/03/02 09:29
수정 아이콘
아니 이분이 아직까지 무관이었나요?! 정말 충격인데요. 한 서너번은 받으셨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라도 받으셨으니 정말 다행입니다. 아카데미가 양심이 조금 남아있었나 보네요.
리니시아
16/03/02 09:38
수정 아이콘
존 윌리암스 vs 엔리오 모리코네
이 두 대결이 이번 시상식의 최대 이슈로 비춰져야 맞다고 생각됩니다.
엔리오 모리코네가 이렇게까지 헤트풀 8 에 맞는 음악을 내놓을지 생각도 못했습니다.
정말 대단하죠
마스터충달
16/03/02 10:41
수정 아이콘
저 남우주연상만 보다가 모리코네옹이 올라와서 고개숙인 거 보고는 울컥 ㅠ,ㅠ
영원한초보
16/03/02 10:23
수정 아이콘
시네마천국때 아카데미 음악상이 류이치 사카모토 레인인데
전 이게 시네마천국 OST로 착각
리콜한방
16/03/02 11:27
수정 아이콘
미션이나 시네마 천국보다 원스어폰으로 탔어야 하는데 참.
항상 느끼지만 오스카든 그래미든 언제나 최고의 작품에 상을 주는 게 아니에요. 뭐 어느 시상식이든 그렇겠지만요.
언터처블이나 시티오브조이, 말레나도 정말 좋았어요.
마스터충달
16/03/02 11:35
수정 아이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도 노미네이트 조차 되지 못했죠 ㅠ,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3863 [일반] 미국인 대상 역대 최고의 스포츠 스타 TOP 10 [24] 김치찌개5579 16/03/02 5579 2
63862 [일반] 역대 NBA 정규시즌 MVP 최다수상 TOP 12 [4] 김치찌개4862 16/03/02 4862 0
63861 [일반] 나는 노력이 부족한 걸까? <부제: 그러니까 노오력을 하란 말이야> [13] 사도세자6328 16/03/02 6328 28
63859 [일반]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힐러리가 거의 확정인 듯 합니다. [94] 군디츠마라14116 16/03/02 14116 0
63857 [일반] 주토피아 더빙판 보고 왔습니다. [17] 말랑6497 16/03/02 6497 1
63855 [일반] [추천사] SPOTLIGHT, 현시대에 전하는 강렬한 메세지. [29] V.serum6004 16/03/02 6004 2
63854 [일반] <단편?> 카페, 그녀 -35 (부제 : 연애하고 싶으시죠?) [8] aura4199 16/03/02 4199 5
63853 [일반] 출사 : 삼국지 촉서 제갈량전 09 (3. 죽은 자와 죽지 않은 자) [42] 글곰5178 16/03/02 5178 44
63852 [일반] 사회생활 하려면 어쩔 수 없어 [76] Right12598 16/03/01 12598 51
63850 [일반] [스포] 바닷마을 다이어리 보고 왔습니다. [14] 王天君5196 16/03/01 5196 4
63848 [일반] 군주의 몰락이 시작되었나 [25] minyuhee10233 16/03/01 10233 1
63845 [일반] 개인 사생활 보호와 공익의 간극 [102] RO227846 16/03/01 7846 2
63840 [일반] [야구] 넥센히어로즈 조상우 시즌마감+2차기사추가 [43] 이홍기9644 16/03/01 9644 1
63838 [일반] [리뷰?] 액티브 레이드 -기동강습실 제8계- [5] 좋아요4250 16/03/01 4250 0
63837 [일반] 새누리당의 복잡한 내부 사정 [337] 김익호18225 16/03/01 18225 4
63836 [일반] 현직 정치부기자가 쓴 더민주가 필리버스터를 중단한 이유 [114] 에버그린12839 16/03/01 12839 2
63835 [일반] 캐치 유 타임 슬립! - 4 튜토리얼(3) (본격 공략연애물) [8] aura4024 16/03/01 4024 5
63833 [일반] 출사 : 삼국지 촉서 제갈량전 08 (3. 죽은 자와 죽지 않은 자) [27] 글곰5119 16/03/01 5119 65
63832 [일반] 독일의 또 다른 과거사 반성 [1] 공유는흥한다3320 16/03/01 3320 1
63831 [일반] 재와 환상의 그림갈(灰と幻想のグリムガル, 2016) [5] 일각여삼추8734 16/03/01 8734 0
63830 [일반]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국정교과서) [56] 티타늄11082 16/03/01 11082 10
63829 [일반] . [181] 삭제됨9751 16/03/01 9751 21
63828 [일반] 더민주, 필리버스터 중단 결론…내일 오전 9시 발표 [415] 에버그린17765 16/03/01 17765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