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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5/24 09:36:12
Name 글자밥청춘
Subject [일반]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강남역 10번'출구에 대한 얘기일수도, 아닐수도 있습니다.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닙니다. 나는 책임질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노동운동에 관심이 많고 많은 지지를 표방하지만 노동운동가는 아닙니다. 역시, 책임질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체성을 부여받는 것은 그 정체성에 합당한 행동의무와 함께 선언의 권리와 책임의 두려움까지 져야 합니다. 그러나 그런것이 내게는 없습니다.
나는 페미니즘이 어떠한 계기로 인해 후퇴한다한들 내 기득권이 공고해질 남성이며, 따라서 나는 페미니스트가 될 수 없습니다. 동시에, 페미니즘이 더 성공적으로 진행된다 하더라도 저는 여전히 남성일 것이므로 역시 페미니스트가 아닙니다. 나는 그 성취와 후퇴 어디에도 책임을 부여받지 않습니다. 그러니 사실, 페미니즘 운동이 어떻게되든 알 바 아닌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사람이 그렇게 칼처럼 '내 일 아니니까'라고 할 수 없기에 이렇게 글을 쓰는 거겠죠.

강남역 사건을 보고 떠올랐던 기억 중 하나는, 데이트를 했던 한 연상의 누나였습니다. 그 누나는 제가 살면서 보아온 여성중 그만큼 강인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 싶을 정도로 삶을 충실히 살아가던 사람이었습니다. 그 분에게 느꼈던 연정은 존경에서 시작되었을 만큼 대단했어요. 그런 그녀와 처음으로 영화를 보러 갔을때, 밤 12시가 넘어선 영화관의 엘레베이터에는 한 할아버지가 타고 계셨습니다. 노숙인으로 보이는 자취와, 손에 든 반쯤 빈 소주병과 게슴츠레한 눈빛과.. 불 꺼진 어딘가에서 봤더라면 충분히 무서웠을 법한 그런 인상이었죠. 저는 아무생각 없이 엘레베이터를 타려했고, 누나는 제 팔을 잡으며 다음거 타자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저는 눈치가 없었고, 에이 괜찮아요. 하면서 함께 엘레베이터를 탔습니다. 제 생각은 그랬어요. 저 할아버지가 해꼬지를 부릴 수도 아닐수도 있고, 엄한 오해를 하고 있는거겠지만.. 만일의 상황이 벌어져도 제게는 문제가 안 될 것이라는 생각. 그렇잖아요. 나이 든 꼬부랑 취객 할아버지와 한창 젊고 덩치 큰 20대 초반의 활기찬 청년.. 결국 아무일 없이 영화관에 도착했지만, 저는 그 때 그 누나의 약간 떨리는 손길과 두려움이 숨겨진 눈빛을 기억합니다.


남성적인 시각에서 이번 일을 봤을때 느끼는 억울함도 사실 공감을 많이 합니다. 그게 일베든.. 아니든.. 공감의 이유는 이렇습니다. '일상의 폭력'은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라는거죠. 여성이 약자인게 맞고, 약자 집단에서 또 성별로 약자처럼 여겨지는게 맞는데.. 남성 역시 대다수는 약자집단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안에서 여성을 향해 폭력을 하향화하는 사회가 아니냐고 말할 수 있고, 실제로 그럴 수 있지만. 저는 여성이 받는 폭력에 비해 남성이 받는 폭력은 거의 조명되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군대나 대학 똥군기 같은건 그나마 근 10년사이에 좀 이슈화가 되어서 이정도죠. 그것도 총기사고니 자살이니 사고사니 혹은 폭행에 의한 타살이니.. 하는게 수 건이 겹쳐서야 겨우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남성이 남성의 폭력에 노출되어있다는 사실 역시 통계를 보면 명확합니다. 그러니, 사실 일반적인 남성에서 볼 때 이 일을 갖고 '여성'과 '남성'의 사회적 맥락을 가져오는건 부당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우린 '남성'으로 공격은 받지만 '남성'으로 우리를 구성할 권리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건 참 역설적인건데, 정상적 인간은 남성으로 기준지어둔 순간, 여성은 여성으로서의 집단성이 생기지만 남성은 오로지 그 차이로부터 공격받을때에만 '남성'이 될 수 있습니다. 아니면 그냥 보통의 인간이에요. 인간이 인간을 죽인거고, 인간이 인간에게 사고를 친 거죠. 그래서 남성이 살해당하거나 폭력에 노출되는 일들은 '사회적 문제'로 여겨지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 소외와 폭력의 영역에 여성만이 존재한다는건 '남성'으로 분류되는게 어색한 우리에게 있어서도 꺼끌거림은 존재하는 것이겠죠.


문제는 이렇습니다. 여성주의는 '남성'과의 차이에 따른 차별들을 극복하기 위해 생겨난 시각이자, '남성'을 여성과 같은 하나의 집단으로 보기 위한 시도입니다. 즉, 남성과 여성이 아니라 '인간'으로 보자는 선언에 가까운거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차이'를 차별로 볼지, '차이'를 없애는게 맞을지, '차이'를 인정하는게 맞을지를 고민해가며 나아가는 운동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저는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편인데, 그 이유는 사실 이렇습니다. 성평등화가 이뤄져서 남성의 기득권만큼이나 남성에게 부여된 제도적/문화적 의무좀 싹 해체시켜달라는 거에요.


흔히 남성을 가장이라고 합니다. 아주 가부장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생각이죠. 그런데 실제로 많은 남성노동자들이 해고의 위기에 처하고 가정을 향해 금전적 책임을 지지 못했을때 가정이 파괴되거나 자살하거나 하는 경우는 매우 흔합니다. 여성을 억압하는 문화적 굴레에 성적 대상화가 있다면, 남성을 억압하는 굴레에는 남성이기에 얻었던 기득권과 함께 주어진 남성으로서의 책임들이 있습니다. 이게 잘못됐다는걸 알지만, 이게 '현실'에 벌어지는 일이죠. 그러니, 저는 이 일에 대해 지속적으로 젠더의 맥락을 중심으로 놓는것에 조심스러워집니다. 폭력에 대한 불안감? 서바이브와 라이브의 차이? 에이. 남성이 그런 불안감 없이 산다고요? 오히려 저는 남성으로 태어나서 살아오는 내내 그것을 내면화 시켜야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서바이브를 라이브로 받아들여야하고, 강자의 폭력을 내면화하는것요. 남성이 처음부터 그런 것들이 없었을까요? 오히려 거세된 것에 가깝겠죠. 물론 그런건 있습니다. 남자니까 위험계수가 좀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 물론 가불가의 차이는 분명합니다. 가령 '스스로를 지키키위해' 무도나 호신계열 스포츠를 본격적으로 오랜 시간 진행해온 '남성'은 우발적, 돌발적, 계획적 폭력의 대상에 있어서 비교불가한 방어력을 얻을겁니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하지만 이게 가능한건 거의 남성이죠. 남성은 동네 체육관 탑급 정도면 가능한 일인데, 여성은 '국대'정도는 되어야 비슷한 취급을 받는 셈이죠.


이렇게 지리한 이야기를 하게 된 연유는 이렇습니다. 우린 왜 '우리의 폭력'에 무감각하고, 동시에 '우리의 폭력'을 지우려 하는걸까.


남성은 자신들이 노출된 일상적인 폭력성에 '둔감하도록' 학습받아왔습니다. 폭력이 그들의 전유물이듯(여성주의의 입장대로라면) 폭력 역시 그들에게 항시 위협적으로 느껴졌던 상수죠. 남학교를 진학해왔던 제게는 (심지어 온순하기 짝이없다던 동네의) 그게 현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재밌는건, 남성들의 폭력은 철저하게 하향식 학습이라 '저항'의 무의미함부터 찾는다는 겁니다. 이 폭력을 없애자! 가 아니라, 이 폭력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에 가까워요. 반에서 아이들을 억압하는 1인이 될 수 없다면, 그 주변부에라도 있자거나. 군대나 대학 똥군기 다 비슷하죠. 내가 겪은 악습을 철폐해 버리는 순간 내가 겪어온 악습의 고통들은 없어져 버립니다. 내가 버틴건 나도 그러기 위해서인데. 하는 감정은 아주 익숙한 부분이죠. 어릴때 개고생한다. 신입이니까 구른다. 후배가 구른다. '구르고 카바치고' 같은 구호는 너무나 일상적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상황의 남성들에게 여성주의는 너무 이질적인 겁니다. 여성들에게 성차로서 가해진 남성들의 은밀한 폭력들은 분명 '성차'로서 존재하는 지독한 공포이자 불안이고 괴로움입니다. 그럼 우리는? 이란 생각 역시 당연한거겠죠. 왜냐면 남성들은 그 악의 고리 속에 적응하는 것이 의무적인 것처럼 문화적으로 구성되어 버렸기 때문이니까요. '남성' 이니까. 경쟁과 전투와 권력관계에 잘 어울리고 그런 시스템에 적응해나가야 하는게 당연한 성별이니까. 그렇다보니 우리는 눈 먼 장님이 되어버린겁니다. 폭력의 구도를 함께 없애면 될 일인데 그럴 생각을 하지 못하는거죠.


저는 근데 여성주의에도 일반적인 한국남자들이(저도 한남이지만) 연대할 수 없다는 부분도 이해는 갑니다. 왜냐면 여성들의 입장에서 가해자의 문화는 남성의 문화인데, 남성의 문화는 남성에게도 가해자란 말이에요. 남성집단에서도 가해자보다 피해자의 집단이 훨씬 큰데, 그러니 남성에게 '폭력을 없애자' 거나 '그러지 말아주세요' '침묵하지 말아주세요' 하는 말에 엉뚱한 대답을 하게 되는거죠. '난 안그래.' 사실 같이 싸우면 되는건데. 여성주의도 그렇죠. '여성'이라는 맥락의 구체성을 위해 굳이 '함께'라는 언어를 숨기니까요. '둘 다'라고 안합니다. 이건 성차의 문제고 구별지어 드러냈을때 문제가 명확해진다는거죠. 맞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문제도 사실 똑같아요. 구별지으면 문제는 더 도드라지고 해결책도 구체화되죠. 하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결국 같은 노동계급이었고 연대하지 않고서는 서로의 이해를 위해 서로에게 창을 겨눠야만 했었죠. 왜냐면 이렇게 파편화 시켜 이익을 보는 '가해자'들은 명백히 다른 계급에 있거든요. 이를테면, 여성과 남성 이전에 갖고 있는 권력적 층위들이요. 하지만 이렇게 되면 '성차'가 불분명해지니까. 싸움의 방향이 애매하고 집단의 결속이 애매해지니까. 저는 이게 맞는 점과 틀린 점 두 가지가 공존한다고 생각해요. 여성의 당사자 운동으로서 분명히 맞는데, 폭력의 해체에 대한 문화운동으로서는 아니라는 입장이죠. 결국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연대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는 것. 남성과 여성 역시 '연대'하지 않으면 이 상황은 사라지지 않는다는것이 자명한데, 맥락을 구체화 시키는 순간 연대의 개념과는 약간 달라진단 말이에요. 왜냐면 남성은 여성에 대한 성차적 폭력의 해소는 이를테면 기득권의 해체이고, 정의롭고 당연한 문제지만 동시에 자신들이 겪는 문화적 폭력의 상황들은 여전히 가려진 채 있다는 점이죠. 실제 페미니즘 공부에서는 남성이 노출당한 폭력 역시 해체의 대상으로 봅니다만, '여성주의운동'은 그렇게 진행되기 쉽지 않죠. 왜냐, '우리가 이미 실질적으로 성차에 의해 피해받고있는데.' 하는 당사자성 때문에요. 근데, 그럼 당사자운동의 해결이 외부와의 연대인게 분명한 상황에서 자신들의 당사자성이 하나의 정당성으로 부여되는 순간 외부와의 연대 역시 애매해지는거죠. 우리가 정당하니까 우리에게 붙어! 맞는 말인데.. 그럼 너희와 연대하는데 우리 문제에는? 했을때에는 애매하잖아요. 사실 메갈이니 워마드니 하던 넷 급진 페미니즘의 확산은 이 구체성을 철저하게 구체화해서 남성을 타자집단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한 이슈화 였잖아요. 우리 문제가 더 중요해. 우리 문제가 더 차별적이야. 우리 문제가 더 약자야. '우선순위'를 정해야만 할 때 이것은 분명 가치있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런 폭력의 문제는 '우선순위'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거에요. 삼성보다 더 나쁜 대우를 받는 기업들의 노동자들이 위기라고해서, 무노조경영의 노조탄압이 이뤄지는 삼성의 노동자들이 위기가 아닌가요? 그들이 더 힘든 노조들을 위해 희생해야 하나요? 현대차/중공업 노조가 민주노총에서 계속 각자노선을 가고싶어 하는 이유가 왜일까요? 자기네들이 조합비 제일 많이내고 상경투쟁이든 울산투쟁이든 민주노총에서 필요한 일들 그렇게 떠맡아서 하는데도, 노총 내에서조차 '현대차 현중은 잘나가니까 그정돈 책임져야지'해서 그렇단 말이에요. 이번에도 그런 얘기가 있더군요. 너네가 아프다고 우리가 덜 아픈건 아니다. 여성들의 입장이었는데.. 반대로 얘기해도 똑같은거죠. 우리가 덜 아프다고 우리가 안아픈거 아니라고. '당사자성'이란 그래서 양날의 칼인거에요. 약자인거, 차별받는거. 실존적 위기인거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게 우리에게도 있다고 했을때 '그건 별 문제가 아냐'라는 타자적 스탠스를 취했던 집단이 연대를 얘기하는거.  쉽게 동의할 수 없는거에요. 보통사람이라면..


이런 지리한 문제들은 그래서 성별의 차이에 의해 맥락을 도드라지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폭력의 하향평준화를 하는 것 역시 조심해야돼요. 이를테면 강남역에 나간 일베들이나 남혐이야 남혐! 하는 사람들이죠. 어차피 이런 폭력들(문화적이고 실존적인)은 양성에 존재하고 그게 여성에게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반면에 남성들에게는 더 직접적 방식으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서로에게 문제가 되는 상황이잖아요. 그러니 이러한 위계와 폭력, 권력에 의한 문제들을 '성차'의 맥락에서도 바라보되 동시에 '사회'의 맥락에서도 바라보아야 한다는거에요. 그래야 양 성에 부여된 폭력과 의무, 책임의 굴레들을 벗어날 거 아니겠어요? 이건 딱히 맥락을 지우려거나 이상론을 얘기하고자 하는게 아니에요.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갈등을 봉합할 수 없을거라는거에요. 언제까지 내가 아닌 타인의 문제까지 가슴깊이 받아들일 도덕적 감수성이 뛰어난 사람들만 찾아 다닐거에요? 세상에 안그런 사람이 훨씬 더 많은데. 저는 여성문제에 공감 못하는 남성 만큼이나 남성문제에 그게 대수냐고 반응했던 여성들 분명히 기억합니다. '미러링'이요? 에이, 말은 똑바로해야죠. 그러고 싶었던걸 그럴 수 있게된 것 뿐이잖아요.



5천자에 걸쳐서 제가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한남충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니 기분이 좋지 않네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저는 안타깝게도 제가 노출된 폭력과 문화적 굴레가 여성의 성차적 굴레들보다 더 위기감있게 느껴지는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저는 페미니즘이 지향하는 성차의 차별을 없애는데에 동의하는 만큼, 순서와 상관없이 남성에게 씌워진 성적 굴레들과 남성 여성을 불문하고 일어나는 폭력적 문화들을 해체하고 싶어요. 남성들이 남학교나오고 군대다녀오고 그놈의 사회생활하면서 '피해'를 내면화하고 폭력의 구조가 너무 거대하다보니 자기들 안으로 받아들여야만 했던 사회의 기형적 문화들을 바꾸고 싶어요. 강남역은 분명한 여혐사건이지만, 동시에 그건 항시 존재했던 폭력의 상수이기도해요. 그러니 저는 폭력의 상수 역시 우리가 바라봐야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남성들이 여혐사건이 아니라고 말하는건 잘못되었지만, 여혐사건만은 아니다 라고 하는 것 까지 매몰되는 순간 이 문제는 성차의 맥락이 갖는 구체성이 다른 문제의 혐의 역시 가려버리는 거라고 생각해요. 강남역 사건에대한 더 구체적인 상황들이야 제가 언급할건 없을 것 같고.. 저는 전에도 리플에서 언급한 것 같이 워마드의 운동방식에 대해(기반사상이아니라) 지극히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어쨌든 누군가의 죽음에 의해 먼저 행동해 준다는 점에서 마음의 빚이 생긴 기분이라 막 욕하고 싶진 않아요. 그들의 방식 역시 그들의 생존을 위해 이해가 가고.. 다만 누군가는, 그 집단에서든 외부에서든 누군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쓴 물을 삼켜내야만 함께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볼 여지를 만드는거겠죠. 부디 서로의 담화가 그 쓴 물을 삼키려는 사람들까지 집어삼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제가 그들에게 이 이상의 할 말은 없는게, 첫 문단에서 말했듯이 저는 페미니스트일 수 없으니까요.


스물 세살 꽃다운 나이에 누군가의 혐오와 악의에 의해 세상을 강제로 떠나야 했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다음 세상에는 남자로 태어나라는 말 대신에
다음 세상에 다시 여자로 태어나더라도 '여자'라서 불안하고 힘들어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살아'남'은이들과 살'려'달라는 이들의 책임이라 생각합니다.
부디 우리가 이 책임만큼은 외면하지 말고, 서로에게 지워진 폭력과 성의 굴레를 직면하길 바래봅니다.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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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심군
16/05/24 09:55
수정 아이콘
보통 남자인데도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지칭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통점 한가지가 보이는데 여성들과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많이 해본다는 거죠. 그것도 이성으로서의 대화보다는 인간과 개인으로서의 대화요. 그들을 통해서 들은 여성의 이야기는 참 남자로서는 공감 못가지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우리 시야에선 죽어도 본적도 들은적도 없는, 정말 조금만 더 지나쳤더라도 사람의 목숨이 날아갈뻔한(그리고 이번에도 날아갔고 이전에도 날아갔지만 묻혀온) 그런 케이스들이 많았으니까요. 일단 참으라는 이야기는 그런 맥락에서 온 것 같아요. 남성들이여 평생 몰랐던 이야기를 듣지 않았던 대가를 치뤄라.

이런 시선에 대한 평가는 좀 더 뒤로 미뤄도 될 것 같긴 해요. 지금 현실이 그런 걸 어쩌겠나요.

다만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건 배려라는 것은 개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이 동등한 조건이 되기 위해서 수준이든 힘이든 어느 한 쪽이 맞춰주는 거라는 겁니다. 배려는 당연히 받아야할 권리가 아니라는 거죠. 배려로 인해 동등한 입장이 되었을 때 그 다음에 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배려받는 입장에서도 고민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고개를 숙인 다는 것은 그만큼 힘을 쓴다는 것이고 사람은 언제까지나 힘을 쓸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동등해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하지만....세상 사는 게 그렇게 쉽지는 않겠죠.
월을릇
16/05/24 09:56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절름발이이리
16/05/24 09:56
수정 아이콘
연대하자는 글이지만, 실제로는 연대가 안되는 이유인 글이기도 하죠. 이대로는 영원히 갈등을 봉합할 수 없다고 하지만, 갈등이 영원히 봉합될 일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영원히 없을지도 모릅니다.
참고로 연대 이대 고대는 라임입니다.
곧내려갈게요
16/05/24 09:57
수정 아이콘
설명충 극혐...
16/05/24 09:59
수정 아이콘
이걸 설명충이....
Jace Beleren
16/05/24 10:07
수정 아이콘
하..
유스티스
16/05/24 10:09
수정 아이콘
운영진 수정 기능으로 막줄만 지우고 싶은 욕구가...
자유형다람쥐
16/05/24 10:20
수정 아이콘
샤샤샤 까지 끼워넣으셨으면 완벽해지는거였는데 아쉽네요.
16/05/24 10:21
수정 아이콘
현대는요?
절름발이이리
16/05/24 10:23
수정 아이콘
대학이 아니라 약합니다. 좌심실 우심실 랩은 거부합니다.
16/05/24 12:18
수정 아이콘
이리님 요즘 보면 참 유쾌해요 보기 좋습니다
수아남편
16/05/24 10:02
수정 아이콘
대체적으로 동의합니다만 강남역은 분명한 여혐사건이라는 근거가 있나요?
Chandler
16/05/24 10:32
수정 아이콘
혐오범죄에 대해서 가중처벌을 하는 미국에서도 혐오범죄에 대한 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사실 형법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살인이라는 외적 행위 그 자체가 아닌 살인자의 머리 속의 동기라는 주관적인 개념을 가지고 형법이 더 가중해서 처벌 할 수 있는가는 문제가 되고 명확히 칼로 무자르듯 나오지는 않는 애매한 회색영역이기도 합니다. 이 경우도 마찬가지로 여성혐오 범죄인 것은 결국 피의자의 동기가 여자가 나를 무시해서 죽였다는 진술과 실제로 여성을 기다리고 노렸다는 정황정도가 근거가 되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형법상 혐오범죄로 가중 처벌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우리나라 형법체계상 실제로 혐오범죄 가중조항이 있더라도 해석을 굉장히 보수적으로 할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대중간의 논의에서 이 범죄를 혐오범죄로 규정하는 것 정도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청설모
16/05/24 10:33
수정 아이콘
강남역 살인사건이 여성혐오와 관련된 사회적 의미가 있다, 로 보시면 되지 않을까요?
경찰수사 결과상으로 법적, 범죄학적으로는 여혐범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요.
시네라스
16/05/24 10:10
수정 아이콘
"단언컨대 여성으로서 사는 고통을 이해하는 남성은 없습니다. 그나마 그 고통이 어떤 것이고 어느 수준인지 파악하고 이해하려는 남성만이 있을 뿐이죠." 이번에 가장 인상깊게 본 문구인데 저는 한국사회에서 온전한 남성으로써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몇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도 그렇고, 그 삶을 겪지 않고서 이해한다는게 말이 안되는 거죠. 이건 역으로써도 성립하는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저는 아직까진 남성에게 부여된 (제도적/문화적 책임, 역차별) << (여성으로써 겪는 위협/차별/무시) 라고 생각합니다. 근 몇년간의 흐름을 보면 이번 사건에서 반응이 이토록 커진게 단순한 바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성에게 실재하는 위협과 무시의 삶에 대한 분노가 표출되는 계기로서 작동하긴 했지만 설령 이번 사건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격한 반응은 언제든지 튀어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건이 여혐인지 아닌지는 사회적인 측면에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갈등이 수면위로 드러났으니) 종종 논쟁에서 좀 온건하게 주장하고 대화하면 되는거 아니냐라고 할 때, "우리는 몇년전부터 그렇게 말해왔는데 무시하니 이렇게라도 말을해야 반응이 있는거 아니냐"라고 하는 것과 한남(?)들에게 고통받은 내용들을 보면서 저랑 미소지니는 별 관계 없다라고 생각해 왔던 걸 다시 고찰해보게 만들더군요. 굳이 페미니스트가 될 필요는 없어도(된다고 말하는건 오만에 가까운것 같습니다) 우리 주변부터 다시 돌아봐야하진 않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간 PGR에서 관련사건들을 다루는 글들이 너무 편향적이라는 느낌을 적지 않게 받았는데 이번에 좋은 글 감사합니다.
Chandler
16/05/24 10:13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역시 저도 폭력을 혐오하는 남성으로서 가부장제도 타파를 바랍니다. 유부남이지만 가끔은 가장이라는 역할에 대한 주위와 사회의 시선이 부담으로 다가올 때가 많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육아 가사노동과 사회생활이라는 선택지에서 남여가 정해져있는 고정역활이 아닌 개인별 성향과 능력에 따른 상황을 부부 개인들이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반면 제목과 결론에 대해선 고민해봐야 할거 같습니다. 가부장제 해체라는 대의명분을 위해서 페미니즘 진영의 전략문제라고 생각합니다.글쓴 분과 저 같은 남성 들을 페미니스트 범주에 넣어서 외연확장과 더불어 사회를 설득할것이냐 아니면 여성세력 내부의 결집을 통해 메시지의 선명성을 확보해서 여성주의 메시지를 가지고 선명하게 사회에 문제제기를 하고 논쟁 갈등(전 후자가 꼭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가.)을 통한 변화를 노릴것이냐. 메갈 워마드 같은 극단주의 테러리즘 세력이 페미니즘 진영이라고 결코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출연배경에는 어찌되었던 페미니즘 진영의 멘탈리티의 흐름이 약간은 반영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들고 후자를 선택하고 있다는 느낌은 듭니다.(물론 다시 전자의 전략이 필요해지고 그럴 상황이면 다시 전략을 수정해야하고 할 수도 있겠죠.) 폭력혐오자로써 폭력이 정답일 수는 없지만 시스템 다수자의 폭력과 소수자의 저항으로써의 폭력은 분명히 동일시 할만한 것은 아닙니다.물론 워마드의 탄생배경인 동성애자 혐오라는 어마무시한 명분을 생각하면극단주의 테러세력인 그들은 일베와 같이 일정 선을 확넘어 버렸습니다. 유대인들이 2차대전 홀로코스트를 당한 사실이 이스라엘 건국과 팔레스타인인 압제를 정당화 시키지 못하는 것 처럼 말이죠. 그럼에도 극단주의 세력의 논리와 행태를 가지고 페미니즘 진영을 악마화 하는 흐름은 역시 다수자 시스템의 폭력입니다. Nl 주사파로 인해 진보진영에 종북딱지를 붙이는 것이 정당하지 않은 것 처럼 말입니다.
16/05/24 10:15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작금의 사태와 관련된 그 어느 쪽의 견해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는데 이런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어서 안도가 될 정도로 너무 반갑네요.
마스터충달
16/05/2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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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말을 보태려다... 이번 사태에 관해 관심을 끊어야 겠다는 생각에 접습니다. 그저 동의한다는 말만 보탭니다.
기억의파편
16/05/2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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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고찰하는 남성`에게도 힘들게 받아들여질 그들의 목소리가 `고찰하지 않는 남성`에게는 공허한 메아리로밖에는
들리지 않는다는점이 가장 큰 문제라 봅니다.
`여혐등을 포함한 남녀차별 철폐` 와 `강남사건의 재발방지` 정도를 워마드,여시,매갈에서 주장하는 궁극적 목표로 저는 이해하고 있는데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남성의 동의와 행동을 필요로 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주장하는 바는 `고찰하지 않는 남성`을 설득할 힘이 너무나 부족해요.
절름발이이리
16/05/2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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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찰하지 않는 남성을 설득하는 건 그들의 관심사가 아닙니다. 고찰하는 남성도 마찬가지고. 그런 식의 선명성을 강조하는 과격분파 노선이 노리는 건 내부 결속입니다. (그게 사실이 건 아니 건) 당사자가 아닌 외부자(ex 남성)의 나이브한 참여로는 제대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고, 당사자들의 강력한 지지세를 바탕으로 영향력 행사를 통해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노선이죠. 테러리즘 기반의 독립운동들에서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기억의파편
16/05/2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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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도 그부분을 의식하고는 있지만, 일부러 배제하고 있습니다.
진실로 남녀차별철폐를 바라는 여성도 분위기에 휩쓸려 저 목소리를 내고 있을수 있다고 보거든요.
절름발이이리
16/05/2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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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진실로 남녀차별철폐를 바라는 목소리와, 제가 설명한 과격분파가 이론적으로 상호불가분인 건 아닙니다. 방법의 문제죠. 물론 형식은 점차 메시지에 영향을 미칩니다만..
기억의파편
16/05/2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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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무리를 경계선을 나누어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저는 과격분파들이 상대적 온건파의 목소리까지도 무기화하여 사용한다고 봅니다.
어찌되었건 온건파의 뜻은, 효과적이지 못한 방법에 의해 어그러질 가능성이 크다는거죠.
청설모
16/05/2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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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찰하지 않는 남성'은 설득하기 애초에 거의 불가능합니다.
다른 사회적 문제를 고민하던 사람이라도 성평등 문제에 오면 특히나 둔감해지는 경우도 많고요.

'고찰하지 않는 남성'까지 설득하려면 페미니즘을 비틀어서, 꼬아서 다른 이야기인 척 해야할 겁니다.
어떤 분은 남자들은 '얼라'니까 좀 부드러운 말로 해야 알아먹지-라고 하더군요.
기억의파편
16/05/2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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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고찰하지 않는 남성`을 설득시키기 어렵다기 보다는, 오히려 적개심을 일구는것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실상 여혐은 `고찰하지 않는 남성`에 포함될 가능성이 더 큼에도 불구하구요.
트위스터
16/05/2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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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여성으로서 저는 요새 '함께'라는 연대의식에 대해 한계점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 글을 읽으면서 감정이 정화되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또, 저 또한 남성들이 겪어야 하는 폭력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반성이 드네요.

+ 조금 과장해서 이야기하면, 저는 요새 강남역 사건 및 그 사건을 통해 이루어지는 발화들을 통해 인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느낌이었는데, 이 글을 읽으면서 많이 회복된 느낌입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남깁니다.
페스티
16/05/2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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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 힘든 의견이 난무하는 커뮤니티에서 이번 일로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이 표출된 관련 글들을 읽으시는게 상당히 피로하실텐데.. 트위스터님의 관용적인 자세에 심심한 응원을 보냅니다. 여담이지만 저도 본문 글을 통해 며칠간 쌓였던 속이 얹힌 것 같은 더부룩함이 해소되는 듯한 기분입니다. '내가 느끼는 것은 정당하지 않은 피해의식이다, 당사자가 아닌 난 아무리 노력해도 공감하지 못할거야.'라는 희미한 자괴감의 해답을 찾은 것 같네요. 페미니스트가 될 수 없더라도 사회를 보다 좋게 바꾸고 싶어하는 그 마음을 지지하는 것은 할 수 있겠죠. ...이런 친절한 글이 올라오니까 제가 피지알을 떠날 수가 없어요 :)
트위스터
16/05/24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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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감사합니다. 최근에 생각하던 게 과연 끝의 끝에 가면 결국 타자일 수밖에 없는데, 과연 소통이라는 것이 가능할까? 라는 지점이었습니다. 결국 답이 없지 않은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페스티님의 댓글로 갈음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 마음을 지지하는 것, 감사합니다.
花樣年華
16/05/2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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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r을 찾는 건 이런 글을 보고 싶어서죠.
나무위키
16/05/2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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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16/05/2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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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나온 글 중에 최고로 잘 정리된 글 같습니다.
16/05/2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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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밥청춘님이 고민하는 부분의 손톱만큼도 고민해보지 않았지만 PGR의 수많은 분들이 위마드의 행동에 분노하는 걸 보면서 그들에겐 역시
자신들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구나 느꼈습니다.
마치 위마드때문에 자신들이 여혐에 정당성을 부여하듯이...
일베에서 행하는 일들에 관심이 없는 분들은 위마드에서 행하는 일들에도 관심을 안 가지는게 서로서로 좋지 싶습니다.
FastVulture
16/05/2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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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일베에서 행하는 일들은 대다수의 남성에게는(전라도 제외) 자신들과 상관없게 느껴지는 일이지만
위마드(워마드 아닌가요?)에서 행하는 일들은 남성에게 '자신의 이야기'의 느낌이라 그런 것 아닌가요?

뭐... 보려는 지점? 표현 방법?이 약간 다른 거 같지만, 아무튼 무슨 말을 하시려는지 알거같고, 공감합니다.
남성들이 여성들의 피해 현황이나 두려움에 대해서 알기 어려운(공감하기 어려운) 것도 결국 같은 맥락이겠지요.

저 역시 정말 구체적인 경험을 작년에서야 제대로 듣게 되고, 그제서야 좀 더 깨닫는 면이 있었거든요.

공감이란 것은, 너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자신의 일이 아니라면 더더욱요.
16/05/2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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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란 늘 그렇지만 자신과 관계없어 보이는 일에는 무관심하다가 연관 있어 보이는 일에만 화를 내죠.
그 과정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신과 관계없는 일에 공감도 관심도 주지 않았다면
자신이 지금 분노하고 있는 일에만 너무 관심을 쏟는게 아닌가 뒤돌아 볼 필요는 있죠.
FastVulture
16/05/2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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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동의합니다.
뭐 남성분들 중에서도 상당수는 이번 일이 나와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기에 목소리를 내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덩치큰 남성인지라 -_- 완벽한 공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겠습니다만
이번 일(워마드가 뭘 했는지 그런거는 크게 신경안씁니다. 그냥 이 사건 그 자체요)이 나와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약자의 포지션에 설 수 있거든요. 다만 늘 약자의 포지션에 서왔던 (공기처럼 늘 그래왔기에 의식조차 하기 어려웠던) 여성이 당한거구요.

그런 이유로 이번 일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켈로그김
16/05/2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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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관련해서는 현재까지는 방관자입니다.
원론적인 부분에서 온건한 정도의 동조는 하나, 적극적 동조는 하지 않는 정도로.
운동 전반에 대한 양적/질적인 판단이 어려워요.
아랍어로 쓰여진 영양제를 두고 '이거 내용물은 뭐고, 하루에 몇 알 먹고, 부작용은 뭐라는거지?' 하는 느낌이지요.

것도 그렇지만..
일단 내 삶이 너무 힘들어왔고,
좀 괜찮아지긴 하는데, 그 과정이 난이도는 할만한데 기진맥진한 상태..
나는 도대체 몇 명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건가.. 하는 생각.
정말 도망가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요즘들어 종종 ㅡㅡ;

어쨌든 내 세상의 우선순위는 페미니즘보다도 일단 가계부 정상화 및 근무시간 단축이긴 합니다.
이게 이번 강남역 사태 관련해서 다는 첫 댓글이네요.
하심군
16/05/2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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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같은 경우에는 눈치보고 말은 아끼고 있는데 남자중에서 약자라(...) 툴툴대는 정도일까요.
켈로그김
16/05/2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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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약자라고 여기는 남성이라면 페미니즘에 대한 거부감이 생길 개연성이 비교적 있는 편이라고 봅니다.
저 역시 저 자신을 약자라고 변호할 많은 근거가 있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약자' 라고 규정짓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으로서의 제가 종합적으로 약자이든 강자이든 관계없이
남성-여성이라는 구도가 형성되는 순간에는 여성이 상대적 약자가 된다는 것이 중요하긴 하죠.

뭐.. 여성 중에서도 약자인 나보다 강한 사람은 있을겁니다. 어쩌면 상당수?
하지만 주체가 강자이든 약자이든 그들의 성이 약점임은 인정합니다.
하심군
16/05/2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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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 부분에 대해선 어느정도는 동의하지만 다른 페미니스트 들이 말할 때 여성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여성이 권력을 잡은 고대의 농경사회를 찬양하고 여성이 권력을 잡으면 세상이 나아질 거라고 말하면서 현재의 여성의 약함 역시 강조하는 건 좀 뭐랄까...기분이 이상하더군요. 그냥 내가 남자라서 그런건지 그 분들이 말씀하시는 게 문제가 있는건지 결론을 내리질 못해서 뭐라고는 못하겠습니다만.
켈로그김
16/05/2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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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그 부분에 대해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 에 대한 판단은 유보한 상태입니다.
아직 운동 자체가 다듬어지지 않은 느낌을 항상 받네요.
Igor.G.Ne
16/05/2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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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는 여성의 인권이 낮은 것이 아니라, 인권 자체가... 인간의 권리 자체가 낮은게 문제라고 봅니다.
16/05/2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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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자체가 생긴지 얼마되지 않았으니 낮다고 표현하기엔 어렵고 인권 자체가 성장해가는 과도기라고 봐야겠죠.
Igor.G.Ne
16/05/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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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쳇말로 '눈이 높아졌다'고 해야될까요.
분명 사람들이 스스로 원하는만큼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확실한 것 같아요.
여성들 남성들 모두, '나는 이런 대접 받을만한 존재가 아니야'라고 얘기하는 세상인지라...
그럼 대체 그들을 그렇게 푸대접하는건 누구인가, 분명 누군가 푸대접하는 주체가 있기 때문에 이런 대접을 받고 살고있을텐데
그 주체가 과연 누구인가. 남성인가? 여성인가? 일부의 기득권층인가? 아님 각자 스스로인가?
여기서 생각이 갈리다보니 이번 일에 대해서 논쟁이 벌어지는 듯 합니다.
스타슈터
16/05/2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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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초반에 소개해준 연상녀 에피소드에서 많은걸 공감하게 됩니다.
아무리 남자처럼 강하게 사는 여성이여도 근본적으로 다른 인간이고, 그들만이 아는 고통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 반대로 남자로써 사는 고통도 존재하는게 당연한 것이고요.
폭력에 대해 둔감해질수밖에 없도록 만들어가는 사회 분위기도 그 중 하나라고 해야될까요.

너무 과민하게 자신이 공감이 되는 입장에 소리를 보태고 외치기 보다는,
귀를 열어서 서로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이해하는게 바른 방향이긴 한데,
사람은 늘 말하는게 더 익숙하고 듣는거는 너무 어렵게 느껴지는 존재인것 같습니다 ㅠㅠ
-안군-
16/05/2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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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해달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상대방을 이해할 생각을 하지 않고,
'폭력을 없애자'고 외치는 사람들이, 상대방에 대해서 무차별적인 언어/물리적 폭력을 행사하는 상황이 아이러니인거죠.
이번 사태가 슬프게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사실... 여태까지의 사회발전은, 이런 급진/과격과, 온건/보수간의 절충으로 이뤄져 왔던 게 사실이지만,
그 충돌로 인해 일어나는 격류가, 서로간에 쌓여있던 앙금들을 다 뒤집어 일어나게 만들어 버리는지라,
그 혼탁함을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불안함과 불쾌함이 생기는 것도 당연한 현상일겁니다.

어쨌거나, 제가 하고 싶었던, 제 머릿속과 가슴속을 가득 채워왔던 생각들을 정돈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글을 통해서 많이 정돈된 느낌이라, 뭔가 후련함이 있네요. 물론 더 하고 싶은 얘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요.
이제 상황도 슬슬 정리되어가고, 이 이슈도 곧 짜게 식겠지만... 개인적으로 많은 걸 남긴 사건이었습니다.
Igor.G.Ne
16/05/2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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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 적어도 유교적 가부장제의 풍습이 사회전반에 진하게 남아있는 대한민국의 현대사회에서 '여성'이라는 성 자체가 '남성'에 비해서 약자에 속한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할 남성은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여성은 약자다'라는 말을 듣기 전에 한 마디를 더 듣고싶은거죠. '남성은 불쌍하다'라고. 남성이라는 이유로 원하지 않는 기대와 책임에 짓눌리고, 한 발 잘못 내딛으면 '낙오자'로 추락하는 남성들은, 여성들의 외침에 서러움을 느끼는거라고 봐요. "여성이 약자라고? 나도 알어, 근데 남자는 강자인데, 강자로 살기가 너무 힘들어. 그냥 강자 안했으면 좋겠어, 강자로 살고싶지 않아. 약하더라도 떳떳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약자가 나을 것 같어. 어찌보면 약자라는 여성이 진정한 강자가 아닐까?" 약자인 여성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고 외치는 구호 앞에 "하루벌어 하루먹고 살기조차 벅찬 현대사회에서, 강자로 살아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매일을 지옥처럼 살고있는 남성분들을 위로합니다."라는 말이 붙었으면 참 좋았겠다 싶었지만, 그거는 그거고 이거는 이거야 식으로 전개되는 것 같아서 안타깝네요.
하심군
16/05/2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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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서 그런 시선이 여자가 약자라는 이름으로 뒤에서 숨어서 우리를 때리는 걸로 보인다는 게 가장 큰 문제죠.
Igor.G.Ne
16/05/2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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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감정으로는 억울함 정도, 평소 쌓인게 많았다면 한 대 맞는 기분이겠죠. 나도 힘들어 죽겠고 이 사회의 피해자임이 분명한데 갑자기 나보고 잠재적 가해자라고? 그럼 나는 누구한테 하소연을 해야되는데?
-안군-
16/05/2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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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생각이 더 진행되면,
"쟤네들은, 돈 많고, 잘생긴 남자들한테는 그런 감정을 안느끼겠지? 사실 그 남자들이 진짜 강자고, 나 같은 사람이 약자인데." 까지 가죠;;
이번 논의에 있어서도, 여친이 있거나, 유부남이거나 하는 분들과, 솔로, 그것도 모태솔로들과는 느끼는 온도차가 많이 다를거에요.
16/05/2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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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가야죠. 좀 강하게 말해서 남성들 대부분이 낙오자거나 벼랑끝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누가 잠재적 가해자느니 하는 말은 하나도 안 와닿습니다.
-안군-
16/05/2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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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진짜로 직접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에요.
'그럼 당신들은 송중기나 강동원이 당신 앞에 나타나도, "너도 잠재적인 가해자다! 인정해라!" 라고 할 수 있겠냐?' 라고요.
좀 치사한가요? 너무 열폭인가요? 아니면, 그게 진실인가요...
이름없는자
16/05/24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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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사실 그 정도로 '불쌍하다' '낙오자' '벼랑 끝에 몰려있다' 에 해당하는 남성들이 남성의 대부분이라는 게 공감이 안 갑니다.

물론 제가 댓글에서 언급된 여친이 있는 남성이고 이미 직장에서 자리를 잡았기에 약자가 아닐 수도 있지만 주변을 둘러봐도 여성에 비해 '유리하진 않다' 정도의 남성은 많은데 남성의 대부분이 낙오자나 벼랑 끝에 몰려있는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들이 겪는 차별도 여성들이 경험할 수 있는 차별의 수준에 비하면 현저히 낮다고 생각합니다. 속된 말로 모태솔로가 흔한건 아니잖습니까. 남자라는 이유로 엄청난 압박에 짓눌려사는 사람도 흔하지까진 않은 것 같구요
사악군
16/05/2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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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게 아닌가요..
이름없는자
16/05/2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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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솔로든 남자라는 이유로 피해를 엄청 보는 사람이든 흔하지까진 않은 것 같아요.

물론 개인차가 크겠고, 제 예상 또한 수치적으로 보이는게 아닌, 제 직관에 더 가깝지만 두 가지 모두 통계를 내 보면 흔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특히 전자는 실제 남성보다 인터넷 헤비 유저들 중 비율이 더 높아보인다고 생각하거든요. (마치 인터넷에서는 정치적 진보 의견이 언제나 국민 대다수로 보이는 것처럼) 물론 두가지 모두 가능성은 충분히 인정하고, 남자들이 여자들에 대해 그렇게까지 큰 이득을 상시적으로 누릴 수 있는 사회는 이제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Igor.G.Ne
16/05/2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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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벼랑끝에 몰리고 낙오자가 된 남성들이 이 사회의 대부분이었면, 대한민국 사회 자체가 성립이 안되고 있겠죠... 이번 건에 대해서 많은 여성들이 공감하고 분개하는 이유는 이러한 범죄가 [언제든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인데, 이는 남성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모솔이야 그렇다치고 30대 중반을 넘어가는데도 일자리를 하염없이 찾고있는 취준생 남성, 일에 치여살면서도 언제든 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는 40대 남성, 이제 겨우 자식들을 절반쯤은 키웠을까 싶은데 명예퇴직 대상자로 몰리는 50대 남성. 모두 남성들에게 '나도 언제든 저렇게 될 수 있다'고 느낄 수 있는 모습들이죠. 그러한 모습들에 대한 문제인식, '아버지들, 남편들, 오빠, 형, 남동생들이 이렇게 살고있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당연한게 아니다'라는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여성들은 사회적 약자로서 차별받고 있고 실제적인 위기 직면하기 쉽다'라는 공감대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이슈인데, 전자는 간데없고 오히려 남성들은 잠재적인 가해자로서의 가능성만 열린 존재가 되었으며, 후자만을 강하게 주장하니 사회 전반적으로 분열을 일으킬 수 밖에 없습니다. 여성인권을 증진하자는 것에 대해서 협상이나 토론이라고 얘기하는 것도 웃긴데 어쨌든 둘 다 기본자세는 그거죠. 상대방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준 다음에 나의 주장을 관철시키는 것.
이름없는자
16/05/24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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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점이 핵심이고 저 또한 남성에 대한 일반화는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결국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조금이라도 더 메리트를 누리는 쪽은 남성이 맞다고 생각하기에 저런 식의 명제 도출까지는 그러려니 하지만 말씀해주신 남자도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으며 약자일 수 있다는 부분이 발언이 많이 안되는건 아쉽긴 하죠. 저 또한 그런 식의 지나치게 전투적이고 비생산적인 담론에 공감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 스스로가 남자구요.
다만 있는 그대로의 현실이 남성의 대다수가 낙오자이고 사회에서 자리를 못 잡았고 모태솔로인 현실은 아니겠지요.
Igor.G.Ne
16/05/2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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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 말씀드립니다만 현실에서 실제로 그러한 위기에 있는 남,녀가 다수인지 소수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여성들이 들고 일어선 것이 실제 통계적으로 따져볼 때 현실의 여성 중 여성이라는 이유로 실제적인 위협을 받고있는 여성이 많아서가 아닌 것 처럼 "그러한 가능성이 얼마나 열려있느냐" 하는것이 중요한거죠.
이름없는자
16/05/24 13:26
수정 아이콘
그래서 말했잖습니까. 그 부분이 중요하고 발언이 많이 안되는건 아쉽다구요. 남자도 그런 식으로 몰리고 차별받을 가능성이 있는데. 동어반복을 하게 되네요. 단지 첫번째 댓글에서는 좀 더 사실관계적인 부분을 지적한 겁니다. 대다수는 아닐 것이라는.
Igor.G.Ne
16/05/24 13:32
수정 아이콘
네 저도 남녀모두 대다수가 실제 그러한 위기상황에 직면해있지는 않을거라고 봅니다.
16/05/24 13:12
수정 아이콘
그 현저히 차이나는 차별의 수준이란게 뭔가요?
이름없는자
16/05/24 13:17
수정 아이콘
일단 차별은 남성이든 여성이든 양쪽 모두에 존재합니다. 여성이 여성의 성역할에서 벗어나면 페널티를 받듯이, 남성도 남성의 성역할에서 벗어나면 페널티를 받으니까요. 다만 전 아직은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인 구조가 좀 더 남성 중심적이고 아직도 전문성이나 지성 같은 가치들이 여성에게는 좀 덜 어울린다고 보는 시각이 꽤 많다고 느껴요.
-안군-
16/05/24 13:55
수정 아이콘
저도 노오력으로 모든걸 극복할 수 있다고 하는 식의 논리는 굉장히 싫어하지만,
지적 능력이나, 전문성 면에서 여성이 덜 어울린다는 인식 자체는 현대로 오면서 상당부분 희석되었고,
그런 부분은 여성들의 노력으로 개선해야 할 것 아닌가요?
마치, 흑인들이나 아시아인들이 자신들의 능력으로 백인들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분야들에 진출했듯이.
그게, 인종차별은 안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백인들이 양보해서 그렇게 된 게 아니지요.

진짜로 지적능력이나 전문분야의 숙달도 등이, 생물학적으로 따져도 여성이 불리할 수 밖에 없다 해도,
그 부분에서 생기는 능력차를 감안해서, 남성들이 패널티를 가지라는 것 역시 말이 안되는거죠.
어차피 남/녀 구별없이 같은 상황에서 경쟁하고, 남성이든 여성이든 능력이 안되면 낙오하게 되는게 현실인데요.

예를 들어서, 이종격투기는 왜 남/녀를 나누느냐, 혼성격투는 왜 안되냐, 여성대회는 대진료가 너무 낮다.
이것은 성차별이니, 남녀 구별없이 혼성대회를 개최해 달라고 해서, 혼성대회를 개최했더니,
여성은 남성보다 완력이 딸리니, 혼성격투를 할 때에는 남성은 여성보다 두 체급 낮은 사람과 대결해야 한다! 라고 한다면,
이게 평등한거라고 말 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지금의 여성단체(?)들의 주장을 보고 있으면, 위에서 말한 예시와 별다를 바가 없어 보인단 말이죠.
이름없는자
16/05/24 14:32
수정 아이콘
물론 작금의 여성단체쪽 의견도 상당히 편협한 의견이긴 합니다만, 노력으로 개선한다는 주장은 정말 위험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지적능력이나 전문성은 사실 여성이 부족한게 지금도 없으니 이 능력을 개발한다는 건 비현실적이고, 결국 자신들의 이미지를 스스로 벗어던져야 한다는 건데, 그건 흑인들이나 아시안들도 자신들의 노력 만으로 못했던 사안이거든요.

흑인이나 아시아인의 지위가 향상된 데에는 물론 그 계층들의 노력도 있지만 사실 백인 집단 자체가 그 당시 문화적 기류에 힘입어 스스로 그 편견을 벗어던진 게 주효하다고 보거든요. 만약 그들이 끝까지 완고한 태도를 유지했다면 흑인들이나 아시안들이 노력으로 그걸 극복한다는건 천년이 가도 불가능했을 겁니다. 전 지금도 소위 WASP들이 지배하는 분야에서 일을 해서 느끼는 바인데, 왜곡된 이미지를 행사하는 집단이 스스로 그 이미지를 헛된 것이라고 폐기하지 않으면 왜곡된 이미지를 짊어진 집단이 자신들의 노력으로 그걸 폐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지금도 백인들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분야들은 여전히 백인들이 우점 중이거든요)

물론 각자의 장점을 살리는게 최고의 해답이지만, 지적능력이나 전문성에 대한 허상은 이종격투기와 같은 예가 적용될 수 없는 것이, 이종격투기에서 근력이 딸리고 싸움을 못하는건 사실이거든요. 이걸 맞춰달라고 하는건 횡포입니다. (지금도 여성단체에서 이런 성향이 보인다는건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지적능력이나 전문성은 여자가 실제로는 남자에게 전혀 밀리지 않거든요. 이걸 맞춰달라고 하는건 횡포가 아닌, 공정하게 해달라는 요구지요.
-안군-
16/05/2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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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의견이 많이 좁혀진것 같은데요, 저 역시 남녀간의 차별이나 편견이 완전히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근래 몇십년새에 비약적으로 개선된 것은 맞지요.

인종차별도 마찬가지입니다. 백인들의 전유물이라 여겨지던 분야들이, 인종차별 금지와 맞물려서, 지금은 백인들의 우위 정도로 맞춰져 가는게 현실이죠. 완전한 평등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제도적으로나마 평등은 이뤄진 상태라는 겁니다. 어쨌거나 미국에서 흑인 대통령이 나왔고, 우리나라에서 여성 대통령이 나온걸 보면 그렇잖아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도, 제도적으로 남녀가 불평등한 부분은 사실상 없습니다. 오히려 제도적으로는 여성들에게 혜택을 더 주는 형태로 가고 있다 봐야죠. 버스나 지하철의 여성지정석이라던지, 모성보호조항들이라던지... 등등.

문제는, 아직 구세대들과 일부 남성들의 사고방식이 변하지 않았고, 완력 면에서 남성들이 압도적인건 사실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여성들이 차별과 위협을 느끼는 것이라고 봅니다. 근데 일반적인 남성 입장에서는 갑갑하죠. 아니, 제도적으로 그정도 해주고, 남성들한테 오히려 패널티를 주고 있는데, 그걸 뭘 더 어쩌라고??
바람숲
16/05/2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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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자본주의의 말기 쯤 되는 시기에, 애매한 위치에 있는 대한민국에서 사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낍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럴 거예요.
지방살이를 해서 그런지 이번 사건도 체감이 덜해서, 생각이나 마음 쓰는 게 적은 편인데, 다행으로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약간씩 부채의식이 생기긴 하는데, 그럼에도 사회문제에 대해서 권리와 책임을 가지는 사람이 되는 건 쉽지 않구나 생각이 듭니다.
한편 지방은 먹고 살기가 더 힘들어서 그런지 서울이 멀어서 그런지 이런 이슈에는 둔감하긴 합니다. 제 주변 사람들 강남역 살인사건이 있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더군요.
양정원
16/05/2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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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군-
16/05/2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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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관련 기사 중에서 제일 슬프네요. 눈물이 납니다...
릴리스
16/05/24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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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dcinside.com/view.php?id=muhan&no=2406008

피해자 오빠의 분노에 대한 여시의 반응...
피해자 오빠보다 여성시대 회원들이 더 피해자인가보네요.
16/05/24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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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스러운 내용들이 많네요.
특히 그쪽 여동생을 전국적으로 추모하는 이유가~ 하는 덧글은 구역질까지 납니다.
찍먹파
16/05/2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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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혐이라고좀 안했으면 좋겠어요 . 여성멸시나 여성의 성적대상화 이런게 훨씬 쉽게 다가오는데...
칼라미티
16/05/2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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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쪽이 확실히 더 맞는 표현이죠. 그런데 이미 여혐이라는 용어가 굳어진 느낌이라...
역시택신
16/05/2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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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유사한 예로 양심적 병역거부란 용어가 있는데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신념에 의한 병역거부란 말을 쓰고 싶지만 그러면 또 나는 신념이 없는거냐??라는 반발이 나오겠네요;; 머리야..
릴리스
16/05/2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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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읽다가 한남충이란 말에서 내렸습니다

"저는 근데 여성주의에도 일반적인 한남충들이(저도 한남충이지만) 연대할 수 없다는 부분도 이해는 갑니다"

자신을 한남충이라고 하는건 흑인들이 자신들을 지칭할때 니거라고 하는 것처럼 허용되는 바라고 생각하나 자신을 포함한 다른 남성들까지 한남도 아닌 한남충으로 부르는건 pgr21규칙상 제재대상이 아닌가 싶네요.
16/05/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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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스님 댓글 모든 문구 단어 한글자 한글자까지 모두 동감합니다.
이름없는자
16/05/24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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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이네요. 솔직히 적어도 인간이라는 종에 있어 다른 개체와 그 개체가 처한 상황을 정말로 내 것처럼 공유하고 공감하고 전력으로 연대하는 것은 그게 어떤 상황이고 어떤 문제든 어려운 일이 아닐까 합니다. 그걸 기대하는 것도 강요이자 과도한 기대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연대와 문제에 대한 직시를 말한다는 점에서 이 글은 대단히 비현실적이면서도 참 좋은 글이라고 느낍니다.
김성수
16/05/2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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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혐 견제는 여자들이 아닌 남자들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반대로 여성은 남혐을 양산하지 않으며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어요. 정확히 현재 흐름과 딱 반대의 흐름을 말하는 겁니다. 합리적인 이미지를 구축해야 합니다. 동반성장을 고민해야 합니다. '당신은 연대를 할 수 없다'의 포지션도 마이너스라고 생각합니다. 보통의 남성분들도 충분히 연대를 할 수 있어요. 굳이 시간을 할애하는 것만이 연대는 아닙니다. 합리적인 시선만 보내면 됩니다. 합리성을 기반을 두어 사회가 나아가도록 하는 위치만 만듭니다. 지금도 존재합니다. 여성들은 그것을 이용하여 변화를 유도할 수 있어요. 빠른 속도로 역행할 겁니다. 무언에도 힘이 있어요. 그 힘 때문에 오히려 포퓰리즘을 만들어낼 수도 있겠지요. 이것도 마찬가지로 여성들의 합리성을 이용해 컨트롤해야 합니다. 합리적인 이미지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죠. 동반성장하면서 야금야금 여권신장을 이룩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합리적인 것을 강조하고 관련한 기대치를 만들고 표적지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방식은 성장이 신속한 곳에는 늘 있는 전략입니다.

적대하면 느립니다. 성장이 가능한 부분도 있어요. 당장에 표가 올라가니깐요. 치고 빠지는 전략은 보통 한 번은 통하기 마련입니다. 다만 이미지를 나쁘게 가져가는 방식이라 다음이 없어요. 페미니즘 뿐 아니라 일베에서 여혐을 외치던 것도 잘못된 전략입니다. 진짜로 데이트 비용 내는 게 고까웠다면 그런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요. 어차피 데이트 비용 반반 내는 것 혹은 사정에 맞게 내는 것의 흐름은 꽤나 합리적이였잖아요. 그것을 이용했어야죠. 근데 역행하여 찌질한 주장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다시 페미니즘으로 돌아가도 전략은 없습니다. 변화를 배제한 배움과 감정을 기반으로한 주장이 중심입니다. 그런 식으로 어느쪽을 택해서 피지알에 글을 써도 추천수는 쭉쭉 올라갈 겁니다. 다만 실제 상대방이 얼마나 설득될까요? 다음이 보장되어 있나요? 더욱 고착화시키지는 않나요? 제 대답은 모두 부정적입니다. 재차 말해 봅니다. 합리적인 이미지를 이용할 필요가 있어요. 합리적이란 것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합리적인 성질을 건드리는 것 뿐아니라 본인의 태도나 아이디어의 신선함 속에도 같은 이미지를 새겨 넣어야 하는 것이죠. 전략을 새우고 더욱 머리를 쓰는 단계로 넘어가야 합니다. 어렵죠. 마찬가지로 지금 피지알에 글을 써도 많은 추천수를 보장하지 못 합니다. 재미가 없거든요. 이도저도 아닌 것 같으니깐요. 다만 아이디어와 마케팅을 곁들이는 순간 분명 설득을 넘어서 상황을 주도하는 위치로 올라 설 겁니다.

이런 방식이 먹힐 수 밖에 없다고 보는 것은 전략 이전에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이 선행된다면 자연스레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에게 보다 아이디어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말했다시피 마케팅은 물론 중요합니다. 뜬금 없는 얘기를 해볼게요. 전국에 있는 사장분들에게 말해봅니다. 야근은 정말 필요할 때 하시고. 업무 시간 줄이고. 대신 시간 관리를 내걸고 업무 효율을 찾으세요. 퇴근 후에 자신의 삶과 성장에 집중하도록 하세요. 오히려 이직율은 떨어질 것이고 직원들은 변화할 것입니다. 서로 간에 신뢰가 회복되어 비합리적인 방식들은 자연스레 견제가 될 겁니다. 마찬가지로 직원을 생각하는 마음이라면 자연스레 나오는 접근입니다. 먹히는 이유가 따로 있는게 아닙니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유지하고 오픈 마인드를 갖는 것이죠. 본인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아이디어도 없는데 상대방의 장점도 끌어당기지 못한다면 성장은 없어요.
16/05/2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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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메갈 딱 이전까지, 여성들이 이러한 방법을 잘 해내왔다고 봅니다. 실제로 일베가 전하고자 했던 여혐의 메세지에 대한 많은 거부감이 그를 반증하지요. 많은 커뮤니티들에선 일베식 파시즘을 많이 거부하기도 했고.. 그에 대한 자정작용도 어느 정도 많이 이뤄졌다고 봅니다. 어린 계층에서 많이 퍼지던 일베 문화도 현재 단계에 이르러서는 많이 퇴색되었다고 봅니다.(실제로 제 동생이 어린 계층이라 실제 청소년 계층의 분위기나, 커뮤니티 분위기를 접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현재 단계에 이르러서는 완화된 분위기를 접하게 됩니다. 불과 3~4년전까지만 해도 엄청난 광풍이었습니다.)

헌데 메갈의 등장 이후로, 일베에 대항하던 '합리성'을 많이 잃게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과 똑같은 방식을 취함으로써 많은 지지기반을 잃게 되었고, 적대 의식만 불러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16/05/24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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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동생분 나이가 많아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진 거 아닐까요..?
16/05/2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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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예전처럼 그냥 일베들의 문화를 수용하는 태도는 아니라는 겁니다. 예전 단톡방과 페북을 동생이 보여줬을 때는 정말.. 말도 못할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그래도 걸러서 사고하고 있죠.
김성수
16/05/2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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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의 메갈도 거꾸로 이용하면 여성들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고 봅니다만, 페미니즘 관련하여 나오는 대부분의 주장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방향은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큰 기대는 안 하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시간이 많이 흐를 것 같아요.

말씀하신 일베 이용하는 전략이 딱이었긴 하죠. '일베 빼고는 모두 합리적임'. 양성평등이 나아가기 좋았을 겁니다. 다만 그 당시에는 일베가 너무 강해서 반작용으로 득본 게 있다고 봅니다. 페미니즘은 그리 사회를 주도하지 못했다고 보고요. (보다 자세히 말하자면 일베를 제외한 남녀의 합리적인 흐름이였죠.) 답변 감사드립니다. ^^;
절름발이이리
16/05/2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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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 없애는 건 그런 합리적 설득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대거 시위해서 법 제정되는게 훨씬 빠를걸요. 공고한 구조 하의 합리성은 생각보다 별로 합리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합리적 시선을 보내면 된다? 힘은 있죠. 그러나 그걸로 얼마나 달라질까요. 부조리한 것들이 그런 합리적 지원으로 바뀐 경우가 얼마나 됩니까. 대부분 그냥 소수가 세력화하고 난리쳐서 바뀐게 대부분입니다. 대중성 같은건 일단 수면 위에 올라간 이후의 일이죠. 적대가 답이란 얘기가 아닙니다. 적대가 느리다는 건 거짓이란 겁니다. 적대야 말로 명백하게 빠릅니다. 그 빠름으로 말미암는 부작용이 많을 뿐이지요.
김성수
16/05/2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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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감사드립니다. ^^; 야근을 없애자는 주장이 아닙니다. 불필요한 야근을 하지 말라는 것이지요. 노동자들이 대거 시위해서~ 이 부분은 제가 잘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제가 그 예시를 차용한 것은 사회 현상의 변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자신의 사업장의 직원들을 설득하는 방법에 대해 집중한 것입니다. 말씀하신 소수가 세력화하여 변화를 이끌어낸 흐름은 대중의 합리성을 바탕에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적대가 일정 빠른 부분도 있다고 봅니다. 당장에는요. 부작용을 고려했을 때는 오히려 느리다고 보는 것이고요.

혹시 오해가 있을 수 있으니 하나 찝자면 화이팅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 자체는 의미있는 일이라 봅니다. 과거에도 저는 늘상 그리 말해왔고요. 다만 메시지가 제가 말한식으로(부정적인 방향) 계속 흘러가면 힘을 잃는다고 봐요. 그래서 현재의 메갈도 역으로 이용하면 나름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고요.
절름발이이리
16/05/2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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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도 그 의미로 말씀 드린겁니다. 전 대중을 설득하고 합리적으로 발전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라..
김성수
16/05/2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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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접근법에 대해 긍정적인 사람(처음 접근하기가 쉽다는 것은 아니지만)이 있으면 회의적인 사람도 있는 게 당연한 것이죠.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아케미
16/05/2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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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으면서 감정이 정화되는 느낌입니다. (2)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글자밥청춘
16/05/2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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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그럽게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몇몇 유저분들.. 특히 아케미님께는 실망스러울 입장표명일거라 생각했는데 다행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이런 주장을 하면 좀 까이는 쪽이 더 진보적인?나은? 뭐랄까 좀 더 상대에대한 감수성이 풍부한 곳이라는 증거가 아닐까 싶으면서도 이렇게 크게 옹호를 받아서 당황스럽긴 합니다. 한남충의 한남스런 글인데..
샨티엔아메이
16/05/2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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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이란 단어는 고칠 필요가 있어보여요.
알기로 pgr에서는 사람을 지칭하는데 있어서 '충'을 쓰면 안되는걸로 알고있습니다.
어쨌든 비하의 목적이 있기때문에요.
일베충, 급식충 다 금지되는 마당이라
칼라미티
16/05/2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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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선비욜롱
16/05/2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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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혐-남혐 감정 싸움에 지치게 만드는 글들이 많던 참에 광장히 좋은 글이라 생각되네요. 추천드립니다!!
16/05/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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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글입니다. 생각할 거리가 많네요.
Anthony Martial
16/05/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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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정상적이고 주류인)여성주의자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뭔가요?

워마드가 원하는 남성은 정자만 제공하고
여성만 있는 사회는 너무 극단적인 거고

단순히 남녀평등이라고 하고 끝내버리기엔
그 평등이라는 것도 해석하기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16/05/24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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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지니를 하지 말라...는 겁니다.
여자를 대상화하지 말고, 그냥 인간으로 봐 달라는 거죠.
(저 대상화한다는 부분이 너무 일반적이고 내면화되어 있는지라 다들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상태고...)

지나가는 여자 품평하지 말고, 힘으로 윽박지르지 말고, 넌 여자니까...란 조건 달지 말고 등등...
그리고 그게 이렇게나 어렵네요.
16/05/2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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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생각이 많아지는 글이네요. 여성만큼이나 남성이 남성으로써 대상화 된다는 점은 명확합니다. 개인적인 경험들은 어디에나 차고 넘치겠죠. 저 또한 그런 경험들 투성입니다. 남성들 무리에 진입한 순간 나는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남성으로써 대상화 되죠. 한국은 그 극단에 군대가 있겠지만, 사실 태어나면서 부터 모든 건 시작됩니다. 나는 내가 여성으로 태어났더라도 불행했겠지만 남성으로 태어난 것도 불행했으니까요.

미비하고 허약하고 암담하기 그지없지만 남성학(Masculism)이란 것도 있습니다. 페미니즘이 여성의 입장에서 여성의 인권을 메인으로 하고 있는것처럼 남성학도 남성의 입장에서 출발하고 있죠. 흔히들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역사는 남성의 역사"인데, 어찌 남성학이 따로 필요하느냐입니다. 물론 역사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남성이었지만, 그 역사가 남성 차별의 역사를 말하는 건 아니었죠. 사실 남성 또한 기존의 젠더 구조 아래 아무런 선택권 없이 조련되어진 존재라는 것은 남성학자들 대부분이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그런 고로 사실 페미니즘이나 매스큘리즘이나 같은 뿌리에 있는 거죠. 휴머니즘.

영화로 치면, 아마도 남성이 남성으로써 대상화되는 과정을 잘 보여준 게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이 아닐까 합니다. 뭐 그렇죠. 남성이나 여성이나 사실은 그렇게 사회적 남성으로 , 그리고 여성으로 조립되는 거죠. “여자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어떤 페미니스트들은 말합니다. 정치나 외교 같은 사회적 영역에 국한시켜 생각해본다면 맞는 말이겠죠. 하지만 남성학자인 조지 모스(George Mosse)의 말처럼, 전통적으로 여성은 “남성과는 다른 아름다움 수동적인 본성을 지닌 존재”, “남성에게 종속적이었지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설정되었습니다. "고결함, 아름다움과 모성적 신화"등으로 이상화되었죠. 이 포지셔닝으로 여성은 남성이 침범할 수 없는 자신들만의 역할과 지위를 부여받았으며, 그러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한, 그들은 없어서는 안 될 사회구성원이자 고결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대접받았습니다.

남성도 마찮가지입니다. 남성 역시 인간이기 이전에 ‘남성’이었다는 점이죠. 그들 역시 사회적으로 고정된 정체성을 강요받았으며, 여성과 마찬가지로 사회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산물이었습니다. 영웅과 개척의 상징, 고난을 이겨내는 투사, 능동적 해결자, 여성을 보호하고 악을 척결하는 강자... 그런데 역사적으로 이런 남성성이라는 관념 또한 사회의 필요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해왔습니다. 학자로 예를들자면 앞서 말한 조지 모스라든가 리오 브로디의 저작 등이 남성 대상화의 역사를 잘 말해주고 있죠. 결국 우리는 태어남과 동시에 남성, 혹은 여성으로써 길들여질 뿐 그 누구에게도 선택권은 없었습니다.

이 구조에서 남성의 상황은 정말 복잡합니다. 글자밥청춘님의 글만 봐도 얼마나 복잡합니까. 남성은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이고 페미니스트임과 동시에 페미니스트가 될 수 없습니다. 차라리 피해성과 차별성이 비교적 눈에 잘 드러나는 여성에 비해 남성의 그것이란 굉장히 복잡하죠. 그러니 사람들이 남성에게 화를 내는 것이 이해되요. 여성은 당연하거니와 남성 또한 사실 남성을 별로 동정하거나 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남성은 동정받거나 배려받는 존재가 아니거든요. 단지 그들은 어떤 전술에 의해 같은 편은 될 수 있으나 기본적으론 유대와 공감을 하도록 길들여진 존재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지겹도록 반복하는 말이지만) 오래전부터 세상은 남 녀 모두에게 각자의 정해진 역할만을 강요하는 구조였습니다. 그리고 여성에게 강요된 바운더리는 남성에게 강요된 바운더리와 긴밀하게 맞물려 있으며, 남녀의 선천적인 차이에 따라 강요된 역할만을 부여한 체계였죠. 그러니까 선택권이 없었습니다. 누구에게도. 만약 남성이 어떤 자유로운 선택권을 가진, 예를들어 흑인 노예시대의 백인 상류 남성 정도였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물론 그런 남성들도 있었겠죠. 그러나 대부분의 남성들과 여성들은 어떤 단일한 계급의 정점에서 태어날 수 없었죠. 어찌보면 그들은 태어남과 동시에 모두 구속당한 흑인의 처지였습니다. 자신에게 떨어진 몫을 해야하고 상대방 바운더리에는 침입할 수 없는 존재였죠. 이것이 현대의 젠더 문제가 과거의 흑백 문제와 다른 점입니다.

그렇다면 남성은 어찌해야 할까요. 여성이나 남성이나 사실은 같은 구조안에 있는데, 모두가 남성이 문제라고 말하고 있으며 강자니까 책임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아예 남성을 소거시키려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런 사람들은 제쳐두더라도 모두 일단은 남성이 문제라고 말하고 있는 건 분명한 거 같습니다.

[남성과 여성 역시 '연대'하지 않으면 이 상황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부디 서로의 담화가 그 쓴 물을 삼키려는 사람들까지 집어삼키지 않았으면...] ... 그러니까 이 바람은 언제나 유효합니다.

[그래도 제가 그들에게 이 이상의 할 말은 없는게, 첫 문단에서 말했듯이 저는 페미니스트일 수 없으니까요. ]
우린 페미니스트가 아닌 휴머니스트이니까. (아 이 오글거리는 맺음)
그리고 역시 모든 건 너무나 인간적인 것이 문제 같아요. 사실은 그럴 수 밖에 없을 거 같습니만. (아 이 허무하고 공허하기만한 맺음)
김성수
16/05/2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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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세상은 남 녀 모두에게 각자의 정해진 역할만을 강요하는 구조였죠.]라고 말씀하신 것이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것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야 남녀 문제지만 우리에게 고정관념은 정말 수두룩하니깐요. 누군가 늙어서 잘못하면 저렇게 늙고 싶지는 않다 말하고 어려서 잘못하면 어린놈이 말이야 하죠. 정해진 역할을 빌미로 한 번 더 비꼬는 것이죠. 이런 현상은 어딜 가나 있기 마련입니다. 본능이든 배워서든 그러한 보편적인 고정관념에서 잘 박차고 나왔다고 해도, 개별 사안에 들어서면 또 금세 무기력해지기 마련이고요.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제가 많이 배운 만큼 역효과는 커질 겁니다. 제 얘기가 그럴듯해 보일 테니까요. 그냥 제가 욕하고 난리치면 사람들은 쉽게 무시할텐데 말이죠. (예컨대 AOA 역사 논란에서 정말 AOA를 까고 싶었다면 선을 넘지 않고 비꼬았어야 할 겁니다. 멍청하다거나 무식하다거나 정도의 선에서 말하고 그렇게 몰고 가는 거죠.)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오픈 마인드를 굉장히 높이 삽니다. 그만큼 어렵고 이뤄내는 것이 그만큼 많을 것이라 보기 때문이죠. 글 잘 읽었습니다. ^^;
16/05/2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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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감사합니다. 말씀을 정리하면 본능적인 것들이 보편적 인식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고정관념으로 흡수된다는 말씀으로 생각됩니다. 마지막에 말씀하신 오픈마인드, 가 그 나름의 대안이라 느껴지고요.

뭐 그렇죠. 결국은 이 차별의 근간엔 어떤 "고정적인" 것들이 박혀 있지요. 근데 애초에 페미니즘의 뿌리가 우리의 생물학적 특성과 별개로 남녀가 아닌 인간의 보편적 권리에 기반한 것이라면, 성별적 특성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과 인간의 기본 권리가 양립하는 것은 얼마든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남녀의 개별적 권리와 인간의 공통권리는 양립가능하죠) 그렇다면 모두를 제약하고 있는 그 구조를 바꿔야 하는데... 현실은 결국 개별적 욕망들의 각개전투가 되어버렸죠.

아마도 제가 여성이었다면 정말 남성들이 공포스러울 겁니다. 저는 남성임에도 언제나 공포스럽거든요. 그런데 (순전히 개인적인 욕망을 제하고 나면) 남성을 그렇게 공포스럽게 만드는 무엇이 존재하는데, 그 안을 들여다 보기 위해선 모두가 좀 뭔가를 "오픈"할 필요가 있는 거 같아요. 그 부분이 안타깝지요. 역시 뭔가가 양립한다는 것은 쉽지 않겠죠. 공통의 불행이 양립하고 있음에도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것들은 언제나 양립불가의 각개전투적이니까요.
김성수
16/05/2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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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애초에 페미니즘의 뿌리가 우리의 생물학적 특성과 별개로 남녀가 아닌 인간의 보편적 권리에 기반한 것이라면, 성별적 특성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과 인간의 기본 권리가 양립하는 것은 얼마든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 공감이 갑니다. 다들 그렇게 여성과 남성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그래서 우리가 지금 이러고 있기도 한 것이고요. 흐흐흐 (저처럼 못 배운놈ㅠ도 댓글만이라도 나름 거들어보고요.) 쉽지는 않지만 그럴듯하게 대안을 외치는 사람이 나오면 또 성장은 가능하리라고는 생각해요. 당장 오늘 누군가 그런 제스처를 취하면 일부 극단적인 노선에서 쉽게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 보고요. 음, 건드려주면 더 좋을 수 있다고도 보긴 합니다. 그분들도 당연히 존중해야하고 좋은 아이디어도 얻으면 되고 견제는 외부에서 이루어지겠죠. 바꾸는 입장에서는 어느쪽이나 감사한 것이고 그저 감사하면 된다고 봅니다. 싸움 중재시키고 아이디어에 집중하게 만드는 문화를 이끄는 포지션까지 가져가면 더욱 좋겠죠. 그 사이에 중간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으리라 봅니다. 물론 단순 차별에 대한 주장보다는 문제에 대한 균형있는 해결책을 중심으로 해야할테고요. 어쨋거나 CONATUS님 처럼 지향점을 명확히 해주는 것이 분명 누군가에게 힘이 될 것이라 봐요. 지금 처럼 사태가 커지면 누구나 피로해지기 마련이니깐요. 당장 우리집에 불났는데 국내 소방 안전에 대해 고민하고 있기는 쉽지 않죠. (...)
Jace Beleren
16/05/2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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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읽엇습니다
청춘거지
16/05/2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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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충이라는 말은 제재 대상이 아닌가 보군요. 강남역 사건은 여혐 사건이 아닙니다. 이글을 읽고나니 조중동보다 더하지만 우리가 정의다라고 하는 그 잘난 진보언론들 기사 읽는거 같습니다. 이번 사건에서의 여성들의 온갖 악행과 만행에서는 침묵하고 여성은 약자이다 사회적으로 힘이 없다 이런식으로 감정적으로 약자라고만 하고 있죠. 또한 일베만 언급하지 일베보다 더 질이 나쁜 여성시대 메갈리아 워마드 언급자체를 안합니다. 페미니즘은 머지않아 조롱의 대상이 될 것이며 좋은소리 못들을거라고 확신합니다. 잠재적가해자 소리 듣는 헬조선의 남성들이 이제는 침묵하지 않고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20대 30대 남성들은 이대로 있으면 정말 안됩니다.
글자밥청춘
16/05/2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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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반응을 보면 그냥 그들을 비판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소릴해도 동의받는 세상에서 제가 뭐 잘났다고 이런소릴 했나 싶네요.
김성수
16/05/2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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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넷상에서 이런 장문을 써내려갈 때 이정도로 친절한 흐름을 가져가기란 쉽지 않다고 봅니다. 내용에 동의하든 아니든 굉장히 사려 깊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마 내용도 한층 더 깔끔히 만들고 포인트도 잘 잡히면 정말 명문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가르치는 내용은 아니고 부러워서 그럽니다. 크크크 저도 잘 읽었어요.
Jace Beleren
16/05/2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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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충이라는 표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는분들이 많은것 같은데 저는 단어 개념 전체를 통째로 인용해온 표현은 좀 너그럽게 넘어갔으면 합니다.

'나는 어쩔 수 없는 한남충이다' 라는 표현을 글쓴이가 특정 혹은 누군가에 대해 비하하기 위해 사용한것이 아니라 그 개념 자체를 가져와 자조적으로 사용한건데 이런 표현까지 제재하는건 그냥 글쓰기를 방해하는 제약밖에 안되는거 같아요.

'감히 누가 그를 일베충이라 매도 할 자격이 있단말인가' 이런 표현도 마찬가지구요.

다만 본문의 평범한 한남충 운운하신부분은 그걸 감안해도 규정위반에 가까워 보이긴 합니다.
16/05/2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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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항상 남성을 대상으로 할때는 너그러워야 하고 여성이 대상이 될때는 단한번의 표현의 문제도 인격까지 매도 될까요
Jace Beleren
16/05/25 11:06
수정 아이콘
명분을 말씀하시는거라면 여자가 남자에 비해 사회적 약자라 그렇습니다.
인과를 말씀하시는거라면 여자들은 그 표현이 거북함을 대놓고 드러내고 남자들은 표현하기를 꺼리는 사람이 더 많아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제 입장을 말씀하시는거라면 저는 남녀 할것 없이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종의 [김치녀의 딜레마]라 할 수 있겠다' 식으로 단순 인용하는 표현을 금하면 글 쓰는 입장에선 할 얘기가 없습니다.
16/05/24 19:08
수정 아이콘
[강남역은 분명한 여혐사건이지만] 이 문구 하나 때문에 본문의 좋은 내용이 다 변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강남역 사건은 정신질환 환자의 광기에 의한 안타까운 피해자가 발생한 것이지 그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그 가해자는 사실 어떤 대상이던 상관없었습니다. 그 대상이 자신을 괴롭혔던 일진이나 회사 상사였거나
힘없는 노인 혹은 어린아이 아니 그냥 그 어떤 사람이라도 그냥 우연찮게 자신에게 피해를 줬다고 망상하게끔
만든 대상이 타겟이 되었을 뿐이죠

이걸 여혐으로 프레임 씌우는 순간 사건의 본질은 흐려지고 진짜 페미니즘 운동을 하시는 분들도 모욕되게 하는겁니다.
진짜 명확한 사건을 남혐, 여혐 프레임 씌워서 양 집단간의 갈등을 이끌어내고 본질이 흐려지면서 결국 강남역 사건의
피해자는 없고 그저 자신이 맞다며 아귀다툼하는 집단만 남을 뿐입니다.

지금 사태를 보십시오... 추모현장에 진정으로 추모하는 자들은 거의없고 그저 분노만 남은 공격적인 집단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그들에겐 이번 사건이 그냥 단순한 발판이였을 뿐이고 진정으로 이 사건을 추모하는 자들마저 변질시켜 버립니다.
유가족마저 공격하는 그들... 진짜 보기 싫습니다. 여혐 사건 아니었음 이렇게 추모오지도 않았을거라며 으스대는 그들...
진짜 보기 싫습니다. 이건 여혐 사건 아니니 제발 추모라는 단어를 변질시키지 말고 그냥 오지 말라고 외치고 싶습니다.
소독용 에탄올
16/05/25 02:44
수정 아이콘
정신질환 환자의 광기로 완전히 단순화 하기도 어렵죠.

기본적으로 주된 변수는 '정신질환에 의한 망상'이지만, 해당하는 망상의 '컨텐츠'에는 미소지니로서의 여성혐오가 들어있기도 하니까요.

물론 여혐사건이라고 '단정'하는것은, '정신질환에 의한 망상에 기초한 증오가 특정인구집단을 대상으로 분출된 사건'이라고 거칠게 기술할 수 있는 현재의 사건에 대해서 정신질환 환자의 광기라는 표현보다 덜 적합한 기술이긴 합니다.
16/05/24 19:31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최근 글들을 보며 pgr21을 즐겨찾기에서 지워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 몇몇 분들이 써 주신 글 때문에 망설이고 있었죠.)
유보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간에 대한 기대를 아직 접지 않게 해 주신 것도요.
16/05/25 00:32
수정 아이콘
잘 봤고 글 전반적으로 매우 좋은 글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가지 이 글을 다시 보면서 의문점이 생기는게...
그럼 남자는 절대로 페미니스트가 될 수 없는 건가요?
소독용 에탄올
16/05/25 02:40
수정 아이콘
애매모호하고 도움도 안될 수 있는 답이지만, 페미니스트에 대한 정의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형태의 정의 하에서도 '성'이 남성이지만 젠더나 섹슈얼리티상 현재의 '여성'으로 간주되는 집단에 사회적으로 부착된 형태를 가지신 분들도 있어서 '절대로'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루크레티아
16/05/25 00:58
수정 아이콘
재밌는 것은 본문에서 언급하신 남성의 폭력으로 예시를 드신 똥군기 등의 문화는 여성들의 사회에서도 동일하게 적용이 되고 있죠.
여성들이라고 자신들의 내부 사회에서 투쟁을 하지 않는가? 마찬가지입니다. 가해자의 문화는 남성의 문화가 아닙니다. 인간의 문화죠.

저는 여성들의 인권이 분명 현재는 남성들에 비해서 확고하게 보장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동의하며, 여성의 인권이 더 신장되어야 한다는 사실에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여성운동, 페미니즘] 이라는 단어 안에 갇히면 안된다고 봅니다. 좀 더 광의적이고 포괄적인 [인권운동] 안에 들어가야죠.
소독용 에탄올
16/05/25 02:59
수정 아이콘
여성운동이 여성운동인것은 어디까지나 '소수자'중 하나인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인권운동이라고 불리기 보다 '소수자'이름이 붙은 운동으로 불리는 이유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다루는 인권운동에서 '인간'에 소수자들이 적절하게 포괄되지 못한 시기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원글에 언급된 사회의 구조적인 폭력으로서 "남성의 폭력"이 '남성'의 폭력이 되는 것은 사실 사회에서 성을 기준으로 인구집단을 범주화 할 때 소수자가 아닌 집단이 남성뿐이어서 일지도 모릅니다...
16/05/25 06:42
수정 아이콘
저는 근데 여성주의에도 일반적인 한남충들이(저도 한남충이지만) 연대할 수 없다는 부분도 이해는 갑니다.

이 부분은 불특정 한국 남자를 비하하는 문장으로 판단합니다. '일반적인 김치녀들이' 같은 문장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글에 들어간 많은 노력을 감안하여 삭제는 하지 않겠지만, 일단 댓글 기준으로 4점 벌점 발부합니다. 48시간 내로 수정해주시지 않으면 6점 추가 발부 후 삭게로 보내겠습니다.
다시해줘
16/05/25 21:59
수정 아이콘
전혀 맥락에 안 맞는 글이네요. 위쪽으로부터 받은 폭력은 남자 여자를 떠나서 있어왔던 거죠. 마치 여자라면 서바이브가 라이브로 치환되지 않은 것처럼 쓰셨네요. 여혐으로 인한 폭력은 한쪽은 전혀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옆으로의 폭력을 말하는 거잖아요? 그걸 보고 마치 우리도 위로부터 압박 받아왔으니 서로 참고 가자 라는 글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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