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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6/22 23:08:46
Name Zelazny
Subject [일반] 적은 비용으로 핸드드립 기구의 기능을 크게 향상시키는 팁들
legend님의 글을 읽고서 써봅니다. (질문글을 먼저 봤으면 좋았을텐데, 다음엔 입문하는 분들을 위한 추천 기구들을 적어 볼까 합니다.)

참고로, 저는 핸드드립 해 본지 한 1년 넘었고 그 때도 드립포트가 없었습니다.; 별로 전문적으로 아는건 없습니다.




1. 핸드밀

싼거 사면 한 2만원쯤 하죠. 그런데 공부하겠다고 여기저기 커뮤니티를 기웃대다보면 균일도가 어쩌고 미분이 어쩌고 하면서 10~30만원짜리 전동밀 사라고 유혹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뭐 있으면 편하고 좋겠지만 많이 비싸고 공간도 차지하고...

일단 아래의 두 가지를 구입하세요.


뚜껑까지 하면 세 개네요. 트위스트팩 2호(245ml)와 최대 직경 8cm짜리 차 거름망 입니다. 그런데 딱 저 둘을 살 필요는 없고 크기만 맞다면 비슷한거 아무거나 사면 됩니다. 단, 차 거름망의 철망이 충분히 촘촘해야 합니다. 둘이 합쳐서 3~4천원 할겁니다.

저 거름망을 플라스틱 용기에 넣으면 테두리에 걸려 바닥에 닿지 않고 약간 뜹니다. 여기에 뚜껑을 덮으면 덮어지기는 하는데 잠기지는 않고 손으로 누르고 있어야 합니다. 이 정도 사이즈가 적당합니다.

사용법은 이렇습니다. 먼저 핸드밀로 커피를 갈고 나서 저 거름망에 쏟아 붓습니다. 뚜껑을 닫고 손으로 잡은 채 돌려가며 탁탁 치는 겁니다. 이러면 미분 - 지나치게 곱게 갈린 일부 커피가루들이 걸러져 바닥에 모입니다. 미분을 얼마나 걸러낼 것인가는 치는 횟수 등으로 조절을 할 수 있습니다. (미분을 많이 걸러내면 깔끔하긴 하지만 쓴맛과 무게감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커피 소모가 심해지죠.)

(걸러진 미분은 어떻게 하느냐. 옛날에 저는 몇 번 모은 다음에 터키식 커피를 만들어 마셨습니다. 이게 원래 에스프레소용 이상으로 곱게 갈린 커피를 쓰는거라서 딱 맞았거든요. 근데 이브릭인지 쩨즈베는 팔아 치운지 오래고 요새는 그냥 냄새 제거용으로 음식물 쓰레기에 붓습니다.;)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커피맛이 확연히 달라 집니다. 한 번만 해보면 바로 느껴질 겁니다. 저렇게 단순한 기구와 약간의 커피 소모로 핸드밀을 10여 배 이상 비싼 전동밀 수준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2. 드립 포트

애석하게도 이건 좀 비쌉니다. 한 만원 정도 할겁니다. (핸드드립 노즐, 핸드드립 물줄기 등으로 검색해 보세요.)



4개 들었는데 낱개로 싸게 팔면 좋았겠죠... 

굳이 설명 안해도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바로 알 수 있으리라 봅니다. 저걸 아무 드립포트에나 끼우면 굳이 힘조절 하고 팔 각도를 어쩌고 하지 않아도 가는 물줄기가 일정하게 나옵니다. 드립포트에 무게감 준다고 괜히 물 많이 안 끓여도 됩니다.

그리고 드립포트가 없어도 됩니다.
저는 맨 끝에 있는 일자로 된 물건을 스텐깔때기에 끼워서 쓰고 있...썼었습니다. 요새는 드립 잘 안 해서...;; 깔때기를 드리퍼 위에 대고는 일반 주전자로 그 위에 물 부으면서 돌리면 됩니다. 두 손을 써야 하고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지만... 스텐 깔때기 + 1자 노즐 조합이면 드리퍼의 커피층 바로 위에서 직접 손으로 돌리기 때문에 드립포트 보다도 부드럽고 정교한 조절이 가능합니다.




스푼




커피를 내리고 난 후 잔에 따르거나 마시기 전에 맛있어져라 주문을 외우면서 저어 줍니다. 간절히 주문을 외우면 정신 에너지가 원적외선으로 변해 팔을 타고 커피에 담겨 맛이 변합니다. 이 때 스푼은 순은으로 된 제품이... 뭐 이딴게 아니고 그냥 저어주면 됩니다.

인스턴트도 아니고 왜 저어야 하느냐. 드립하는 동안 추출되는 커피의 성분 - 맛은 계속 달라 집니다. 일반적으로 나중에 추출되는 커피가 보다 쓰고 밍밍합니다. 내리고 난 커피를 휘저어서 전체의 맛을 균일하게 만들어주면 커피맛이 한결 나아집니다. (드립 말고 다른 방식으로 추출하는 커피들도 대부분 마지막에 저어주는게 좋습니다.)

그냥 스푼으로 한 번 저어준다. 무지 단순한 과정인데 이거 안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른데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 보다 그냥 한 번 저어주는게 커피맛 향상에 훨씬 기여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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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Lasid
16/06/22 23:19
수정 아이콘
강추
Knights of Pen and Paper
16/06/22 23:29
수정 아이콘
개념글은 닥추요
최종병기캐리어
16/06/22 23:34
수정 아이콘
전 미분들 그냥 에스프레소 뽑을때 넣어버렸습니다. 어짜피 집에서 에스프레소 뽑는건 바리에이션으로 먹으니 맛이 크게 중요하지 않으니...

그리고 커피생활 7-8년하니 이제 미분이니 핸드밀이니 전동밀이니 쩨즈베가 어쩌니... 이런거 신경 안쓰게 되네요.

편한게 왔다입니다. 커피가 커피죠 뭐... 어짜피 하루에 7~8잔씩 마시는데...
16/06/22 23:52
수정 아이콘
저보다 커피 훨씬 많이 드시고 장비도 많으신 것 같지만 대체로 동감합니다.; 편한게 최고죠.
16/06/22 23:38
수정 아이콘
방금 커피 내려서 노트북 앞에 가져와가지고 피지알 새로고침했다가...다시 부엌으로 가서 스푼 가져옵니다 크크. 맛있어져라 주문을 외우면 되는군요!
드립포트 부분은 이미 사버린거, 다도의 정신으로 그냥 잘 연습해야겠고. 1번은 꼭 해봐야겠네요. 차거름망 구입하면 되는거겠죠?
저는 첫 원두는 다 소비하고, 이틀 전에 가까운 개인 로스팅가게 가서 또 사왔습니다. 스페셜티만 있어서 좀 비쌌지만ㅠㅠ 그리고 다른 종류는 다 나가고 예가체프만 남아있었습니다. COE 엘살바도르 뭐시기 4만5천원 짜리도 있었지만 그건 좀 가격압박이;;; 결국 두번째도 예가체프. 얘는 스폐셜티 등급이지만요. 이상한게, 홀빈에서의 원두 향은 첫번째 것이 나은거 같네요. 첫번째는 초콜릿 향 느낌이라면 두번째는 군고구마 향 느낌이랄까. 하지만 다 내리고 마셔보면 확실히 스페셜티가 좀 더 낫구요.
여튼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16/06/22 23:58
수정 아이콘
저 드립노즐은 원래 드립포트에 끼워서 쓰는거라 아직 안늦으셨...지만 뭐 재미지죠 정석대로 하는게... 1번은 그러니까 미분을 걸러내는게 포인트라서 사실 어떤 방식이건 어떤 도구를 쓰건 상관 없습니다. 다만 저 조합이 편하고 능률적이면서 비용도 별로 안들어서 추천하는거구요. (나름 머리를 굴려 이것저것 시도해보면서 찾아낸 방법입니다.) 예컨대 미분이 막 날려도 상관없는 야외 공간이 있다면 그냥 체만 있어도 됩니다.

원두는 처음엔 이것저것 다 마셔보는게 좋겠지만 꼭 대형마트 가서 한 번 PB상품을 구입해보는걸 추천합니다. 보통 유통기한이 2년 정도 되는데 날짜 잘보고 되도록 최근에 볶은걸로 사시면 됩니다.

아, 그리고 다음에 쓸 글에 언급할 예정인데, 온도계는 천천히 사세요.;
자는아해
16/06/23 00:51
수정 아이콘
핸드드립 / 모카포트 / 네스프레소 캡슐의 길을 지나... 이제 필립스 커피머신까지 진출했습니다.
마실대는 막 마시는데.. 안마실때는 아예 안마셔지네요....
버튼만 누르면 되다보니 오히려 손이 덜가는 듯. 캬
16/06/23 01:30
수정 아이콘
전 드립, 에스프레소 머신, 네스프레소를 거쳐 모카포트로 정착했어요. 가격, 편의성 생각하니 이게 제일 만족도가 높더라구요.
16/06/23 07:38
수정 아이콘
모카포트가 참 정감가는 기구죠. 머신에 비해 간소하고. 에스프레소 위주로 드신다면 나중에 핸드프레소 한 번 써보세요. 쓰기 편하고 커피도 맛있게 나옵니다.
누렁쓰
16/06/23 05:09
수정 아이콘
핸드드립에 한참 맛들렸다가 요즘에는 다시 카누를 중심으로 먹게 되네요. 아무래도 입이 사실 커피 잘 구별 못하는 막입이기도 하고 많이 마시다보니 원두 가격도 가격이고, 매번 갈아서 마시려니 힘들어서..
WhenyouRome....
16/06/23 11:09
수정 아이콘
시둥에서 구할수있는 좋은원두들(가령 미니멈으로 스타벅스 이상급)같은 경우는 백그람당 육천원 이상인데 커피소모가 심하면 전동밀을 사는게 효과적일수도 있겠네요. 저도 핸드밀, 모카포트, 캡슐, 저가 에스프레소 수동, 중가 에스프레소 수동으로 옮겨오는데 지금도 두잔은 집에서 마시네요. 모카포트가 맛에서는 가장 좋다고 이탈리안 바리스타가 그랬는데 머신도 각개 맛이 다른걸봐선 그냥 사람 기계 기술에 따라 죄다 다른듯 해요. 위에 나온 팁들은 핸드드립 즐기시는 분들께 좋은 팁들이네요.
집에서 내려마시다보면 시중 프렌차이즈 커피숖에선 못마시겠더라구요. 가격도 가격이고 맛도 그렇고. . .
그냥 집에서 내려서 나가고 정말 마시고싶을땐 편의점이나 저가 테이크아웃 가는데 딱 좋아요.
젤 편한건 캡슐하고 파브커피인거같고 젤 맛있는건 남이 내려주는 커피 크크. 넘 귀찮아요
젤 귀찮았던건 수동 핸드밀 핸드 드립이었네요.
매일 마누라 커피내려주느라 팔빠질뻔. . . .
지금은 500그람 한번에 갈아서 놓고 먹습니다.
벌써 칠년도 넘으니 집에서 마시는 커피는 신선도 타령은 접어둡니다.
그래도 까페베네보단 맛좋은듯. . .
16/06/23 12:15
수정 아이콘
오.. 마지막에 젓는건 꿈에도 생각을 못했었네요.
유니브로
16/06/23 13:44
수정 아이콘
흐흐 저는 귀찮음을 이기지 못하고 그냥 캡슐 사다 마시고 있습니다. 환율이 워낙 올라서 부담이 심해졌긴 한데
캡슐의 간편함이란~ 벗어날 수가 없네영.
일리 캡슐 짱짱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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