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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11/01 18:46:22
Name 잠잘까
Subject [일반] 최근 본 영화 6편

안녕하세요. 잠잘까입니다.

최근(이라봤자 거의 1달 정도) 영화 본게 있어서 감상평 적어보려고 합니다. 지난 글 검색해보니 1년전에 감상평 썼네요. 흐흐. 사실 많이 봤는데 자게 검색해서 글 많이 나오는(엑스맨, 시빌워 등등) 것 제외하고, 오래된 것도 제외하니까 얼추 5편 정도 나오네요. 물론 아래 나열한 영화들도 너무 유명하지만요.



1.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



장르 : 미국, 범죄, 드라마, 스릴러
주연 : 에밀리 블런트, 조쉬 브롤린, 베네치오 델 토로
감독 : 드뇌 빌뇌브


FBI소속 요원인 에밀리 블런트가 CIA 소속인 조슈 브롤린, 그리고 소속 불명의 남자 델 토로와 함께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지고 마약 조직을 소탕하는 일에 참여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 영화입니다.

제가 엣지 오브 투머로우를 너무 재미있게 봤습니다. 투머로우 속 블런트는 새침떼기(?) 같은 면모가 있어서 사랑스러웠거든요. 그래서 몹시 사모(...) 했는데, 마침 이 영화가 있더군요. 근데 (다들 저와 비슷하시겠지만) 에밀리 블런트 보려고 했다가 되려 베네치오 델 토로에 반한 영화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이 영화 속 델 토로는 절제미를 잘 살리고, 본인의 목표에 충실하게 움직입니다. 블런트는 사건이 벌어질때마다 틀 속에서 요동치는 존재라면, 델 토로는 한없이 공허했다가 격렬합니다. 틀이 없죠. 너무 멋드러지게 그려집니다.

멕시코 카르텔 조직 이야기가 담겨있기에 어찌 보면 뻔할 수 있는 스토리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장르 구분 없이 이런 상황은 꽤 많이 등장했으니까요. 그래서 감독은 주인공을 매개로 관객에게 무력감을 선사해주더군요. 중간에 보면 답답해 그지 없는 상황이 자주 나옵니다. 거기에 그 답답함을 더 답답하게 만들 음악과 분위기는 덤이고요. 그래서 소리가 귀에 모이는 밤에 이 영화를 보면 강렬함과 허무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걸 액션영화인줄 알고, 한낮 그것도 움직이는 버스 안에서 봤네요. 엄청나게 고요한 분위기인데 왱왱거리는 고속 버스 엔진 소리가 감상의 모든 것을 다 망쳐놨습니다.





2. 13시간


장르 : 액션, 스릴러, 드라마
감독 : 마이클 베이
주연 : 존 크라신스키, 제임스 뱃지 데일, 파블로 슈라이버

감독이 무려 마이클 베이!!!  
비밀리에 리비아에서 임무 수행중인 CIA 보호를 해야하는 6명의 민간 특수 용병들의 활약상을 다룬 영화입니다.

제가 밀리터리 액션 영화를 너무 좋아합니다. 탄창, 방아쇠 소리 등을 너무 좋아해요. 그래서 별 시덥잖은 영화인 액트 오브 밸러 : 최정예 특수부대(사실상 해병대 홍보영화)도 정말 재미나게 봤거든요 ^^ 그걸 액션광인 마이클 베이가 연출한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그 기대와 다르게(?) 나름 의외인 영화가 만들어졌네요.

이런 다큐성 영화는 현장감을 잘 살리는게 중요할텐데, 잘 살리긴 했지만... 제로 다크 서티, 허트 로커 같은 경우, 액션씬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사운드와 상황을 적절하게 만들어서 긴장감을 고조 시킨데 반해, 이 영화는 그 부분을 총기, 폭파액션(...)으로 메웠습니다. 역시나 마감독....그래서 전혀 어울리지가 않네요. 상황은 긴박한데, 전투는 화려한 영화. 그래서 절정부분에 등장하는 서사가 참... 애처롭습니다. 문제는 특유의 폭파씬(...)이나 총기액션이 멋지단 말이죠. 흐흐.

그리고 이 영화의 가장 큰 결점은 동기. 이 영화는 앞서 이야기한 리비아 미국 대사관 테러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만약, 이 건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영화를 보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모른다면 너무 작위적인 초반 흐름을 느끼게 되고, 이어 테러사건에 대처하는 내용부터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영웅담을 다룬다고 했는데, 좀 진부하거든요. 근래 마감독 영화보단 낫지만요. 영화를 본 후에 이것저것 찾아본 결과, 감독은 6인의 활약상을 그리는데(정치적인 내용-힐러리 국무장관-배제) 주안점을 두었다고 했는데요, 덕분에 왜 리비아인들이 분노를 하며 습격을 했나라는 질문에는 아주 교묘하게 빗겨갑니다. 단지 '미국이 싫어서'라는 반미감정만 내세울 뿐이죠. 그래서 이 영화는 전반적으로 버무리다 만 김치를 먹는 느낌입니다.





3. 그린 존



장르 : 액션, 스릴러, 드라마
감독 : 폴 그린그레스
주연 : 멧데이먼, 제이슨 아이작스

2003년 이라크 전쟁이 배경으로, 미 육군 준위(멧 데이먼)가 대량 살상 무기를 찾기 위해 이라크로 파견, 그 속에 추악한 진실을 마주한다는 내용입니다.

감독과 주연 이름값으로도 굉장히 기대를 많이 했는데요, 살짝 아쉬운? 점만 빼면 재미나게 본 것 같습니다.

실화는 아니지만, 배경자체가 이라크 전쟁의 뒷배경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스릴러 요소가 있고....그렇게 되면 폴 그린그래스의 명작인 본시리즈가 생각 안날 수 없는데 아쉽게도(?) 그런 액션은 나오지(나올수도 없고...) 않더군요. 흐흐. 다만 핸드헬드라고 하나요? 카메라 움직임이 워낙 현란해서 별거 아닌 상황도 정말 긴박감 있게 그려집니다. 본시리즈나 액션 영화를 기대했다면 실망을 하겠지만, 스릴러 영화를 생각하고 봤다면 의외의 요소에 만족하는 영화.

그린 존은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국이 바그다드 궁을 개조해 만든 이라크 내 안전지대라고 합니다. 여기엔 미국, 이라크 정부 청사가 자리잡고 있었다고 하네요. 영화 제목, 그리고 대량 살상 무기 등만 봐도 이 영화는 현실고발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멧 데이먼에 대한 일화나 성격을 소개할때 항상 등장하는 영화라고 알고 있어요. 다만, 전 이 영화가 말해주는 진실과 내용들이 더 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액션영화도 아니고, 고발성 영화라기엔 살짝 가벼워서 밍밍한 라면국물 먹는 느낌이거든요. 예전에 '로드 오브 워'란 영화 감상평을 남긴 적이 있었는데, 그거 역시도 애매한 영화지만, 마지막이 워낙 강렬해서 앞선 단점을 제대로 덮었던 영화입니다. 그린 존은 살짝 아쉬운 감이 있네요.





4. 유령 작가


감독 : 로만 폴란스키
주연 : 이완 맥그리거, 피어스 브로스넌, 올리비아 윌리암스
장르 : 스릴러, 드라마


사실 본지는 꽤 된 영화인데, 그냥 남겨봐요.

영국 수상 아담랭(피어스 브로스넌)의 회고록을 집필하게 된 작가(이완 맥그리거)가 그 속에 숨겨진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는 영화입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영화는 정치 풍자와 별개로 극 중 상황과 로만 폴란스키 상황이 비슷하게 그려져서 더 유명하다고 알고 있습니다.(미국 미성년자 성추행 후 유럽 도피, 32년후 스위스 체포) 물론 전 그런 걸 알지 못하는 영알못이라 흐흐.

중반까지 두근두근 거리면서 봤는데 그 이후엔 뭔가 나사가 빠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전에 검색해본 바로는 이 영화를 구치소에서 완성(...)했다고 들었는데 그게 힘이 들었던 걸까요. 영화광이라면 다른 견해를 가지겠으나, 저 같은 일개관객이 보기엔 후반 허점이 눈에 거슬립니다. 감독은 의도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누가봐도 영국 토니블레어 전 총리와 미국 간의 관계를 그리는데 힘을 쏟은 듯 했습니다. 그래서 중반부까지 이어지는 긴장감과 풍자요소가 영화의 헛점에도 불구하고 높이 평가받는게 아닐까 합니다.

아! 위에 썼지만, 당시 처한 로만 폴란스키 상황을 영화에 대입해서 다시 복기하니까 꽤 재밌더군요. 흐흐. 반면에 스릴러로서의 신선함은 안그래도 고전미를 강조한 탓에 좀처럼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그만큼 정적인 느낌이 강한 영화입니다.





5. 검은 사제들


장르 : 드라마, 미스터리, 오컬트
감독 : 장재현
주연 : 김윤석, 강동원, 박소담


간단하게 '막나가는 신부' 김윤석과 신학생 강동원이 귀신 잡는 영화입니다.

15년도에 이 영화가 개봉했을때 코웃음을 쳤던 일화가 생각납니다. 이 장르는 아직 국내는 멀지 않았나...싶었고 당시 상황이 좋지 않았던(연이은 흥행실패 및 구설수) 김윤석, 개인적으로 불호인 강동원이 나온다길래 그냥 접었거든요. 후에 흥행하면서 어? 싶었다가도 그런 반짝 흥행 영화는 엄청 많으니까라며 잊고 있었다가 최근에 시간이나 때울겸 봤는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 나온 제 첫마디가 '우와.... '하고 박소담을 검색하는 것과 '퇴마 영화 하나 더 볼까' 등등. 영화에 너무 몰입했습니다. 강동원이나 김윤석은 이제 솔직히 질릴듯한 캐릭터의 연장선이라 그저 그랬는데, 박소담 연기를 볼때는 감격에 겨워 황홀할 정도더군요. 시간이 가는 줄 몰랐어요. 표정연기는 와...

이 영화가 정말 좋았던 건 퇴마의식의 공포감, 그리고 현실과 이계 속 인물들의 이질감인데요, 그동안 소설 퇴마록에서 상상만 했던 몇몇 의식들을 실제로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잡다한 아이템을 활용하고,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있어보이는 라틴어 구절들. 배경이 되는 악마세계도 좋았고, 그러한 이질감 있는 세계를 현실에 드러낼때의 부자연스러움도 굉장히 적어서 만족했습니다. 퇴마영화로서는 국내 최고가 아닐까.

반면에 중간중간 칼로 잘라먹은 듯한 엉성함이 보이는게 아쉽더군요. 이 영화는 108분짜리 영화라 너무 일찍 끝납니다. 문제는 절정을 위한 서론 부분을 꽤 잡아 먹기 때문에 관객입장에서는 '여기서 더....!'라는 순간에 종료되니까 잉? 스럽죠.  그리고 앞서 쓴대로 김윤석과 강동원은 평소에 보여줬던.... 너무 전형적인 연기를 합니다. 정도를 벗어났기 때문에 규정에 얽매이지 않는 인물을 그린 김윤석과 껄렁껄렁한 인물로 그려지는 강동원은 평소 본인들이 충실했던 연기를 그대로 옮겨논 것 같아서 아쉬웠네요.


그래도 만족합니다. 전 정말 10에 1정도 기대하고 본 영화인데, 오히려 8을 얻어갔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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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범죄, 스릴러
감독 :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키티아 런드
주연 : X


가끔 살아있는게 행복하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정말 명작인 영화를 보고서, '아직도 내가 못본 영화가 많이 있구나'라면서 전율하곤 하는데, 어제가 그런 날이었습니다. 너무나 대단한 영화라고 생각했고 그 어떤 범죄영화보다 강렬했습니다.

카메라 기자 '알렉산드로 로드리게즈'의 입과 눈으로 (브라질의 도시) 일명 '시티오브갓'의 생태계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시티오브갓,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가이자 신의 도시라 불리는 이 도시는 역설적으로 무법천지의 세계입니다. 마약과 총기가 난무하는 세계. 그 속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을 담아내었습니다. 그냥 담아내지 않고, 빠르고 역동적으로 표현하면서 담담하게 그려나갑니다. 덕분에 경쾌하지만 그래서 더욱 더 무섭습니다. 살인현장이 난무하니까요.


전 이 영화를 보면서 끔찍하다는 생각을 자주했는데요, 이 영화가 피범벅이 되는 고어성 짙은 영화는 아니지만, 여기서 등장하는 아이들(그것도 10살 전후)이 총기를 거침없이 쏩니다. 10세 어린 아이들이 총기에 대한 무서움, 죽음에 대한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총을 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데요, 이성보다 감정이 몸을 지배했기 때문에 당돌한 모습을 자주 보여줍니다. 문제는 그걸 보는 관객이겠죠. 겁없이 당돌한 모습은 3자인 관객에겐 공포입니다. 위키에 가보니 감독 인터뷰에 이런 말이 있더군요.

"할리우드 액션영화에서 주인공이 수십명의 사람을 죽일 때 관객은 그것이 살인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그것은 미화된 아름답고 짜릿하게 보이도록 만들어진 영상이기 때문이다. 내 영화를 보고 갱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이러한 공포감을 심은데 반해, 아이러니하게 흥겨움도 있습니다. 초반만 해도 닭을 손질하는, 아주 살벌한 장면을 경쾌한 음악과 함께 보여주는데, 묶여있는 닭이 도망을 가네요?  그 닭을 잡는다고 어린애들이 쫓아갑니다. 근데 손에는 다들 총을 쥐고 있지요. 이러한 연출 덕분에 '시티 오브 갓'의 무서움, '날 것'을 깊게 체험합니다.

물론 주제도 곱씹어볼만하고, 배경이 되는 리우데자이네로의 모습도 충분히 강렬하지만, 폭력을 표현하는 감독의 방식은 더욱 더 강렬해서 멋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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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꽉눌러붙을
16/11/01 18:56
수정 아이콘
저는 시카리오 그 저음 깔리는 배경음악?을 극장에서 들은 게 진짜 작년에 제일 잘 한 일 중의 하나.
금수저
16/11/01 18:56
수정 아이콘
시티 오브 갓. 10년전쯤 추천 받은 영화인데...가끔 생각나서 볼까 싶다가도 결국 보지 못한 영화!! 재밌을텐데 손이 안가네요.
잠잘까
16/11/01 19:12
수정 아이콘
저도 그렇게 오래 모셔놨다가 (?) 봤네요. 흐흐. 브라질 영화라 선뜻 손이 안가더라고요.
16/11/01 19:13
수정 아이콘
시티 오브 갓 재미있죠 크....
Leeroy Jenkins
16/11/01 19:23
수정 아이콘
city of god 진짜 강추입니다
Rorschach
16/11/01 19:47
수정 아이콘
그린존은 본얼티메이텀을 기대하고 보면 실망이 클 수 있지만 본시리즈를 지우고 그냥 보면 제법 괜찮았던 영화라고 기억합니다. 다만 별로 강하게 기억에 남아있지않은 것으로 봐서 엄청 재밌게 봤던 것은 아니었던 듯 하네요 크크
아마도그리움
16/11/01 19:57
수정 아이콘
우와 검은사제들 미국판 표지 진짜.. 야근하다가 심장떨어질뻔했네요 덜덜
지니랜드
16/11/01 20:58
수정 아이콘
시티오브갓 예전에 시사회로 보고 개봉한다는 얘기는 못들었었는데 제목과는 정 반대로 신들도 버린 도시의 아이들의 모습이 참 안스러웠던 기억이 나네요
도라귀염
16/11/01 23:16
수정 아이콘
저도 5번 6번 영화 재밌게 봤죠 검은 사제들은 제가 엑소시즘 영화를 많이 봤는데 그중에 나은편에 속하더라고요 엑소시즘영화에서 개연성 찾는건 좀 주소를 잘못 찾는격이랄까 그렇게 생각해요
16/11/02 00:31
수정 아이콘
시카리오의 음향을 제대로 즐길 수 없는 상황에서 보신 것이 정말 아쉽네요.
극장에서 볼 때 긴장감을 증폭시키는 사운드에 정말 놀랐고 또 즐거웠었거든요.
나중에 소리를 제대로 즐기시며 다시 한 번 감사하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네요.
엔조 골로미
16/11/02 00:48
수정 아이콘
시카리오는 진짜 제대로 못보신것이 아쉽네요 전 극장에서 그 영화 보는 순간에 이건 2015 올해의 영화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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