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7/15 23:38:31
Name 이븐할둔
File #1 803d3bdfa4e29cf5630dd58eb4701346.jpg (70.5 KB), Download : 69
Subject [일반]  중국 문명의 딜레마, 절대 권력과 자율성(2) - 중화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수정됨)


서론 - https://pgr21.com./freedom/92502?page=2&written=1


두 번째 글입니다. 제가 다루는 주제는 중국 문화에 내재된 절대권력의 개념과, 현대 사회의 운영에 필요한 자율성이 좀처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앞선 글에서 이야기했듯 현재의 중국 중앙 정부는 갈수록 개인/조직/지방 정부의 자율성을 억제하고 일사분란히 체제를 따라야하는 구조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건 중국 내정에 굉장한 과부화를 일으키고 있어요.

이 글은 서구식 민주주의가 중국의 체제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하려는 글이 아닙니다. 어떤 체제와 사상이건  본래의 용도에 맞게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면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 점은 개혁-개방 시기의 중국이 증명했다고 봐야겠지요. 지금 중국의 문제는 서구에 기반한 현대적 기준이 아니라 그들이 내세우는 중화 전통에 견주어봐도 실패하는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이번 글은 중화의 시작에 대해 다루게 되겠습니다. 저를 밝히자면 중국사 전공자도 아니고 직접 중국의 원전들을 살펴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문화인류학, 역사학에 관심을 두고 살아온 아마추어라고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글의 신빙성은 끝까지 읽어보시고 스스로 판단하시면 될 일일 것입니다. 인터넷 공간은 대자보 같은 것이니까요.




우선 황하강은 중화 문명의 고향이며 훗날 "중국적" 혹은 "동양적"이라고 불릴 사회 체제, 정치 사상, 삶의 방식이 먼저 두드러진 곳입니다. 세계적으로 보아도 가장 이르게 문명이 시작된 장소 중 하나이지요. 이것은 다양한 고고학적, 문헌적 기반에 근거하고 있으며 고대사학계 전반에 걸쳐 인정받는 공신력 있는 주장입니다.  즉, 실제로 중화 문명은 5천년 전에 시작되었다고 보아도 무리는 아닙니다.

5천년 역사, 1만년 역사를 주장하는 민족 집단은 많지만 그걸 자국 바깥에서 인정받는 집단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근본이나 전통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중국 문명에 대해 큰 경외심을 느낄만한 것이 사실입니다. 중국의 강성한 민족주의자들도 자신들이 이런 장구한 역사의 계승자라는 점을 내세우며 벼락부자가 된 어린 문명에게 우월감을 가집니다. 중화 문명의 쇠퇴는 100년, 200년의 현상일 뿐 장구한 세월로 보면 자신들이 최강자로 군림했던 시절이 훨씬 길다는 것이죠. 그들의 관점에서 서구, 일본은 벼락출세한  근본 없는 것들에 불과합니다.

물론 이건 모든 국가, 이념, 종교가 그렇듯이 다분히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허상입니다. 왜냐하면 엄밀히 말해 "중국"은 "과거의 중화 문명"이 가졌던 집단 기억의 일부를 계승한 것이지 중화 문명 그 자체는 아니거든요. 이 글을 보는 독자 분과 독자분의 부모님, 조부모님은 공통점과 가족간에 전승되는 기억이 있을 테지요. 하지만 독자님과  아버지, 할아버지는 근본적으로 모두 다른 사람입니다

독자님은 부모님의 생애에 대해 많은 부분을 기억하실 겁니다. 어떤 기억들은 부모님이 전해주고/보여주고 싶지 않던 기억이겠지요. 하지만 조부모님의 일생은 어떠십니까? 부모님이나 조부모님 본인을 통해 전달받은 것만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 부분은 당연히 조부모님의 입장에서 본인이 전해주고 싶은 기억 / 본인의 기억에 남을만큼 인상깊은 기억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아예 4대, 5대, 혹은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 어떨까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집안 족보 정도나 있겠지요. 아니면 아예 이름조차 모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특이했던 사건이 있었다면 대대로 가언같은 게 내려올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옆집에도 동일한 내용이 내려옵니다. 공통의 선조가 있었든가 선조님들이 같은 사건을 겪었나봅니다. 앞집에도 같은 격언이 있댑니다. 

그러면 우리 동네 공통의 격언이 됩니다. 생각해보니 이건 퍼뜨릴 가치가 있는 격언이니 옆 동네에도 전파하도록 합시다. 옆 동네 사람들도 그걸 듣고는 일리가 있다고 판단해 자신들의 격언으로 삼습니다. 그러면 우리 도시의 격언이 될 수 있습니다. 단위가 커질수록 실제로 그 일을 겪은 사람들의 후손보다는 전파 받은 사람들이 그 격언을 내세우는 일이 많아집니다. 하지만 1대가 지나고, 2대가 지나면 전파받은 사람들의 자손들이 또 자기 자손들에게 격언을 전파합니다.

 그렇게 한 지방의 모두가 선조에게 물려받은 격언을 가지게 되고 그 지방을 정의하는 집단 기억이 됩니다. 즉 문화 집단은 물리적 실체가 아닌 집단 기억을 통해서 형성되는 겁니다. 기억이 존재하는 한 그 집단은 존재하는 것이며, 기억이 소멸하면 사라지는 것입니다. 혹은 기억이 바뀌면 재창조되는 것이지요. 동시에 한 개인은 여러가지 문화 집단에 동시에 속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 종류의 기억만 물려받은 게 아니라면요.

그렇다면 중화 문명이란 "중원이라는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5천년에 걸쳐 쌓아왔던 집단 기억"이라고, 중화인은 "중화 문명의 집단 기억을 자신의 기억으로 받아들인 자"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최초의 중화인들이 가진 기억을 살펴보는 게 우선일 겁니다. 사람도, 문명도 유년기가 기억 형성에 중요하니까요.


The Yellow River: The most sediment-laden river on earth - CGTN
Yellow River delta faces new challenges - Chinadaily.com.cn

이게 중화 문명 최초의 기억입니다. 무엇도 막을 수 없는 거센 물줄기가 한없이 이어지는 거대한, 인간을 압도하는 황하강 말입니다.

Yellow River | Geology Page
황하 강은 위성지도가 생긴 지금의 관점에서도 터무니없이 길고 거대한 강입니다. 황하강의 길이는 5500km로 494km인 한강의 11배가 넘습니다. (한강도 세계 대도시의 강들 중엔 아주 큰 편에 속합니다. 그런데도 이 정도 규모가 차이나는 것이죠.) 게다가 황하강은 유속도 굉장히 빠르고 폭도 훨씬 넓지요. 중화인은 눈을 뜨자마자 이런 광경을 보고 자라난 겁니다. 인간 한 명 따위는 가볍게 압도하면서 어떻게 해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엄청난 대자연 말이지요. 거기다가 황하강은 인간에게 그리 친절한 강도 아닙니다. 

Humans Have Been Messing With China's Yellow River for 3,000 Years | Smart  News | Smithsonian Magazine
Catastrophic Flood That Killed 300,000 People Entombed Many in the Walls of  Ancient Chinese City

China's Yellow River : Huang He
현대 도시를 덮쳐도 엄청난 대참사를 일으킬 강줄기들입니다. 그런데 BC3000년경, 2000년 경에 강이 범람하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그때는 댐도 없고 경보도 없으며 토목공사는 더더욱 불가능합니다. 자신이 살던 세계가 통째로 쓸려나가는 걸 눈뜨고 지켜봐야만 하겠지요. 차라리 죽는 것이 행운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강을 떠나요? 그러면 농사는 어디서 짓고, 생활 용수는 어디서 끌어다쓰죠? 수렵 생활을 할래도 이곳에 야생동물이 제일 많습니다. 떠난다고 신천지는 커녕 적대 부족을 만나 일가족이 살해당할지도 모릅니다.

결국 남아서 적응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물과 바람을 다스리는 천지신명이란 분이 있다던데 그분에게 공물을 바치면 해결이 될까요? 산 제물도 바쳐봤지만 효과가 미미합니다.  고대인이라 인권은 모르지만 내 자식 새끼는 귀합니다. 하지만 이대로면 가족이, 부족이 몰살당할 판이라 산제물로 바쳤는데 계속 홍수가 납니다. 정작 농사에 필요할 때는 물이 없어서 가뭄이 들어서 때거지로 죽습니다. 

천지신명님은 우리가 공물을 준다고 잘 봐주시는 분이 아닌 것 같습니다. 다른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치수에 성공한 우임금(禹) : 네이버 블로그
그 때 대담하고 눈치 빠른 사내가 나타납니다. 그는 강이 어디에서 어디로 흐르는 지, 어떤 시기에 범람하는 지 주의 깊게 관찰합니다.  그러다가 다른 누구도 감히 상상해보지 못한 일을 떠올립니다.

'우리가 직접 물길을 바꿔보면 어떨까? 그러면 강이 범람해도 사람이 없는 곳으로 흘릴 수 있고, 물이 부족할 때는 끌어올 수 있을거야.'

문제는 인력입니다. 이 미친 넓이의 황하 강의 물길을 바꾸기 위해서는 장정 수천 명, 수만 명이 필요합니다. 이건 일개 부족이나 성읍으로는 도저히 동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넓은 대하에 사는 인간은 정말 많습니다. 사내가 돌아다니며 모두를 설득합니다. 내 말대로만 한다면 모두가 더 이상 강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부족장들은 이놈의 말이 맞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살 수는 없습니다. 무엇이든 해봐야합니다. 이 똑똑한 사내의 감독 아래 대공사가 벌어집니다. 황하 강을 틀어막는 건 인간의 힘으로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물길을 바꿀 수는 있습니다. 그 덕에 올해의 가뭄에는 물을 끌어와서 농사가 가능해졌고, 홍수의 피해도 이전에 비하면 비할 바 없이 줄어들었습니다. 

황하에 사는 모든 부족들이 이 사내에게 열광합니다. 더 이상 잠에 들며 하루아침에 세계가 멸망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내 목숨보다 귀한 자식들을 제물로 바치지 않아도 됩니다. 강을 다스리는 이 남자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인간일리가 없습니다. 그는 천지신명의 아들인 게 분명합니다! 그분을 우리의 지도자로 모시면 더 이상 강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똑똑한 사내는 자신이 지도자가 되면 수해를 막아줄 수는 있으나 앞으로는 모든 부족이 철저히 자신의 지시에 따라야한다고 요구합니다. 설령 자기 부족에서 힘 좀 쓰는 부족장일 지라도 그렇게 해줘야만 합니다. 쉬운 조건은 아니지만 강물에 휩쓸리는 것보단 낫습니다. 받아들입니다.

똑똑한 사내는 한 가지를 더 요구합니다. 여러분은 이제 하나의 운명 공동체가 되었으니 과거의 부족, 성읍 정체성을 버리고 일대를 하나의 공동 운명체로 인식해야한다고 말입니다. 옆 부족은 작년까지 전쟁을 해서 내 동생을 죽인 놈들입니다. 화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카들까지 죽일 순 없습니다. 화해합니다.

똑똑한 사내는 마지막 요구를 합니다. 지금은 여러분이 내 말을 잘 듣지만 시간이 흐르면 생각이 달라져서 공사에 불참하거나 옆 부족을 공격할 수 있다고 말이죠. 그러니 내가 지금부터 가장 강한 전사들을 거느리고  공사에 불참하는 부족, 분란을 일으키는 부족은 처벌하겠다고 합니다. 사내가 다른 마음을 먹으면 어쩌나 싶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홍수에 휩쓸려서 모두가 죽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이렇게 똑똑한 사내는 황하 문명 최초의 제왕이 되고 남들에게 "하늘의 아들"이라는 경외심을 담은 칭호로 불리게 됩니다.
우 (하나라)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중국사에서 하,은,주 시대는 전설과 역사가 구분되지 않는 시대입니다. 물을 다스린 공적으로 군주가 되었다는 "우왕"은 아예 신화의 영역에 머무르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설화가 무엇을 말하건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황하 강은 중화 문명이 맞섰던 최초의 도전이자 미증유의 적으로서 최초의 집단 기억이 형성되었다는 겁니다. 대규모 토목 공사 없이는 절대 황하 강을 잡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조금은 불합리하더라도 강력한 지도자의 단결 아래 하나로 뭉쳐야만 합니다. 개인, 부족, 성읍 따위로는 결코 황하를 이길 수 없습니다.

황하 강은 오늘날도 범람하고 있으며 그때마다 중화인들은 이 교훈이 유효하다고 떠올리게 됩니다.
중화 문명은 절대 권력자의 단일 대오 아래 대자연에 맞서면서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부록
환인<span class='bd'>[桓因]</span>과 환웅(桓雄)이야기
고대 한민족의 설화는 기원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습니다. 환웅은 풍백, 우사, 운사와 3천 여명의 무리를 이끌고 지상으로 내려왔다고요. 이들은 각자 비, 바람, 구름을 다스리는 존재입니다. 모두 하나 같이 농사와 직접 연결되어있지요. 한반도의 문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유추해볼 수 있는 좋은 설화가 될 것입니다.


또한 황하 문명과 같이 홍수에 대항하며 시작된 나일강 문명도 지배자의 권한이 아주 막강했다는 점, 지도자의 신격화가 강조되었다는 점도 되돌이켜볼 수 있는 좋은 지점이 될 것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판을흔들어라
21/07/15 23:52
수정 아이콘
1등!
이븐할둔
21/07/16 00:58
수정 아이콘
2등
흔솔략
21/07/16 00:08
수정 아이콘
아앗 감질난다. 어서 다음편을!!
이븐할둔
21/07/16 00:5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깃털달린뱀
21/07/16 00:11
수정 아이콘
중화 문명을 보면 유독 '치수'를 국가의 근본으로 삼지요. 단순히 '물은 농사에 중요해!'가 아니라 날뛰는 대자연, 강줄기에 적극적으로 맞서 통제하는 것이 지도자의 덕목이란 느낌으로요. 고대 중국 위인의 칭송을 보면 '물을 잘 다스렸다.' 같은 내용이 흔하죠. 뭐 그렇게 노력해도 시대의 한계상 물난리에 휩쓸리는 경우가 많긴 했습니다만.
농경 문명 치고 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문명은 없지만, 이렇게 공동체의 근본을 '치수'라는 말까지 써가며 물을 통제하는 것에서 찾는 건 꽤 특이하다고 생각합니다. 유럽이야 비교적 고르고 잔잔한 강수량으로 일찍부터 내륙수운이 발달한 지역이고, 이집트만 봐도 나일강의 범람은 일정하게 이루어지고, 농업에도 도움을 주는 축복이라 취급 되지 그렇게 '혹독한 대자연과 살아남기 위해 맞서 싸운다!'라는 느낌은 아니니까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이븐할둔
21/07/16 01:00
수정 아이콘
이집트/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두고 서구인들이 "동방적, 전제적"이라고 외치던 점이 꽤 재미 있지요. 강의 차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aurelius
21/07/16 07:12
수정 아이콘
애초에 정치라는 단어에 있는 치治가 물과 별을 잘 본다는 뜻이죠. 즉, 통치란 물과 별을 잘 봐서 관리하는 일…
AaronJudge99
21/07/16 00:14
수정 아이콘
황허에 비하면 나일강은 완전 순한맛이었군요..,,어디로 튈지 모르는 야생마였네요 황허는
이븐할둔
21/07/16 01:01
수정 아이콘
나일강도 사실 그리 만만한 곳은 아닌데 말이죠...
21/07/16 00:17
수정 아이콘
임계치를 넘어 폭동을 일으킬 만큼 분노한 민중의 에너지를 홍수 같은 자연 재해에 비유한 글을 본 적이 있는데, 황하와의 치수 전쟁이나 국민 통제를 위한 공안 전쟁이나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겠네요.
이븐할둔
21/07/16 01:02
수정 아이콘
그것도 좋은 통찰이십니다. 동북아 문화에선 집단을 위해 개인이 희생을 감수하는게 성숙한 성인/건전한 시민의 태도로 여겨지는 점과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Energy Poor
21/07/16 00:24
수정 아이콘
황하야 뭐 비 한번 크게 오면 코스가 바뀐다고 하니;;
이븐할둔
21/07/16 01:03
수정 아이콘
그나마 요샌 좀 낫습니다. 현대공학 덕이지요.
21/07/16 01:10
수정 아이콘
대작의 빌드업이 느껴집니다. 당분간 이 시리즈를 보기 위해 들어와야겠네요
이븐할둔
21/07/16 08:1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오렌지꽃
21/07/16 01:30
수정 아이콘
중국인들의 치수에 대한 집착은 중국 양쯔강 델타지역의 격자형 수로와 농경지를 보면 이해가 가더군요.
21/07/16 01:44
수정 아이콘
정치의 치(治)에 물 수변이 대놓고 들어가있는 거 보면 당연한 귀결이겠죠.
21/07/16 03:56
수정 아이콘
전편에 이어 이번편도 잘 읽었습니다. 먼가 장편대작의 냄새가 나서 기대중입니다. 다만 중국에서 河는 황하를, 江은 장강(양자강)을 의미하므로 황하강이라는 표현은 단순중복을 넘어 적절치 않은것 같습니다.
이븐할둔
21/07/16 08:14
수정 아이콘
(수정됨) 황허와 황허가 중국어 원어 표기와 한국어 표기의 차이인 줄 알았는데 그런 부분이 있었군요. 황하라고 통일하겠습니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VictoryFood
21/07/16 15:06
수정 아이콘
항허강의 옛 이름이 하(河), 양쯔강의 옛 이름이 강(江)이었죠.
하는 굽어있는 물이라고 해서 可을 써서 河라고 했고,
강은 곧게뻗은 물이라고 해서 工을 써서 江이라 했습니다.
그외의 하와 강으로 들어가는 작은 물줄기들은 수(水)라고 했구요.
삼국지에 나오는 회수 같은게 그런거죠.
깃털달린뱀
21/07/16 18:17
수정 아이콘
이게 Hangang이냐 Hangang river의 차이냐죠. (Han river는 황강이라 안하니까 논외로 치고)
한국인이 한국어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글이라면 사실 황하강 같은 표기도 얼마든지 사용해도 된다고 봅니다. 원어로는 그런 의미가 있어도 한국어엔 없으니까요.
나일'강', 사하라 '사막', 산스크리트'어' 같은 표기도 따지고보면 다 겹말인데 잘 쓰잖아요? 원어에는 각각 강, 사막, 언어란 뜻이 다 포함돼 있지만, 우리말엔 없으니까요.

어차피 중국에서도 강이나 하는 애저녁에 일반명사가 되기도 했고요.
Arabidopsis
21/07/16 06:59
수정 아이콘
미중유가 너무 신경쓰입니다. 선생님.
이븐할둔
21/07/16 08:13
수정 아이콘
앗 감사합니다.
유자농원
21/07/16 09:00
수정 아이콘
미국! 중국! 유럽!
라이언 덕후
21/07/16 08:53
수정 아이콘
이집트는 사막이어서 중동, 북아프리카 문명을 통합 못했던건지...나일과 유프라테스를 지배하여 하나의 문화로 만든 건... 그리고 지금까지도 이어 온 건 이슬람이었으니...
호랑이기운
21/07/16 09:15
수정 아이콘
아 다음편 빨리주세요 현기증난단말이에요
황하주변 부족이 현재의 거대국가가 될때까지의 과정 꾸준히 지켜보겠습니다.
브리니
21/07/16 09:34
수정 아이콘
짤은 댐방류 짤이라 옛날보단 많이 극적일 듯
In The Long Run
21/07/16 10:03
수정 아이콘
재미있어요
계층방정
21/07/16 10:21
수정 아이콘
베이징과 난징을 왔다갔다하는 강이 현실에 존재한다고요? 짜잔! 그것이 바로 황하입니다.
21/07/16 10:24
수정 아이콘
생각보다 재미있는 중국의 역사글입니다.
중국인들의 사고 방식이 황하 강이 지니는 험한 환경에서 비롯되었다니
21/07/16 10:29
수정 아이콘
강하수
리자몽
21/07/16 11:04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인간의 사고방식은 본인이 처한 환경에 의해 지배받는다는 얘기를 여러 글에서 봤는데

황화 쯤 되는 거대한 자연 앞에선 인간 개개인 뿐만 아니라 집단에 동질감을 부여하기도 하는군요

인류 문명의 시작은 단순히 사람들의 뜻이 맞아서 생긴게 아니라, 자연이라는 천재지변에서 살아남기 위해 강제로 발생했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긴 먹을께 풍부하고 기후가 온난한 지역이면 굳이 문명이 발생할 이유도 없었겠죠
abc초콜릿
21/07/16 12:09
수정 아이콘
근데 의외로 문명의 발상지인 중동은 지금이나 사막이지 5천년 전에는 그야말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었습니다.
일단 그 정도로 비옥하지 않으면 문명을 일으킬 정도로ㅗ 많은 사람이 모일 수도 없는듯
21/07/16 13:00
수정 아이콘
이제 꽤 대중화된 총균쇠에서 지적하듯이 최초의 문명들은 대부분 그당시 온대기후에서 발생했습니다. 지금은 지력이 쇠해서 그렇게 보일 뿐이지
21/07/16 12:23
수정 아이콘
크 이 맛에 피지알 오지. 좋은 글 감사합니다.
21/07/16 12:49
수정 아이콘
나일강과는 어떻게 다를까요?
헤로도토스는 나일강이 이집트의 축복이고, 이집트 사람들은 농사를 편하게 짓는다고 기록했다던데..
주기적 범람 뒤에 씨뿌리면 자란다는 식이었다고 기억합니다.
깃털달린뱀
21/07/16 19:18
수정 아이콘
예측 가능한 재난이냐 아니냐가 큰 것 같습니다.
나일강의 범람은 이걸 기준으로(천문학과 결합하여) 역법으로 쓸 만큼 매년 일정한 시기에, 주기적으로 범람했습니다. 범람을 하면 상류에서 엄청난 토사를 쏟아 붇는데, 이것이 땅의 지력을 회복시켜주지요. 화학 비료 발명 이전엔 인위적으로 땅의 지력을 회복시킬 방법이 없어서 한 번 농사 지은 땅을 몇 년씩 놀려놓는 등 농업 생산력이 지력에 달려있었는데, 이집트는 이 지력 제한을 매년 나일강이 리셋시키고 땅도 영양이 풍부해지니 농사가 굉장히 잘 될 수밖에 없죠. 또 범람 자체가 언제 일어나는지 뻔하니 범람하지 않는 시기에 농사를 짓고, 범람이 일어나는 시기엔 안전지대로 이동하면 그만이었습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중국도 황하 유역은 굉장히 비옥한 땅이었습니다. 괜히 문명이 일찍부터 들어선 게 아니에요. 툭하면 예측 불가능한 성난 강이 가옥이고 농지고 다 때려 부쉈다는 게 문제지.

범람이 끝나면 강줄기도 조금씩 바뀌고, 토사도 지멋대로 붙으니 땅 모양은 이전과 판이하게 달라집니다. 땅 자체 모양도 달라져, 표식이나 뭘 세워 놔도 범람하면 다 쓸려가, 여러모로 토지 소유권 문제가 복잡해지고, 심한 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또 황하보다야 낫다지만 어쨌든 대자연인지라 평소보다 심하게 홍수나면 원래 침수 안되던 부분까지 다 쓸어가, 범람 수위가 낮으면 토사 유입이 잘 안 돼서 농사를 망쳐, 여러 문제가 생기니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통합적으로 관리할 중앙집중적 제정일치 사회가 들어섭니다. 그 꼭대기에 있는 게 파라오죠. 파라오는 모든 땅의 소유자이자 강을 통제하는 종교 사제입니다. 범람 잘 하라는 제사를 주관하고, 노동력을 동원해 제방, 수리시설을 만들어 물을 통제하고, 범람이 시원찮아서 가뭄 나면 이전에 쌓아뒀던 세금으로 구휼하고, 범람 시기에 일거리가 없는 민중을 고용해 피라미드나 스핑크스를 만드는 일종의 고대판 뉴딜정책을 시행하기도 하지요. 어쨌든 언제 폭주해서 모든 것을 쓸어버릴지 모르는 황하와는 다르게, 나일강은 체계만 갖추면 어느정도 인간이 안정적으로 이용해 먹을 수 있습니다. 물론 결국 물줄기 자체는 인간의 손을 벗어난 일이니, 나일강 범람이 화끈하면 이집트 문명은 번성하고, 가뭄이 들면 불만이 쌓이고 쇠퇴하기도 했습니다.

어차피 아스완 댐 짓고 난 지금이야 별 의미 없는 일이지만요. 범람을 안하니 이전에는 겪지 못했던 지력 고갈 문제 등이 생겼다 하더라고요.
21/07/16 13:11
수정 아이콘
피지알의 정체성은 똥이 아니라 이런 글들이죠
율리우스 카이사르
21/07/16 14:18
수정 아이콘
글쓴이분 닉언일치 멋집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1/07/16 14:24
수정 아이콘
우왕 앞에 요 순이 있지 않나 신화상으로는...(요 순 우로 이어간게 선양의 근거가 되지만 크크)
잡동산이
21/07/16 22:22
수정 아이콘
요순시대가 태평성대이자 선양의 모범적인 사례로 언급되긴 한데, 죽서기년이라는 역사서를 보면 순임금이 찬탈을 한 뒤에 요임금을 유폐시킨다는 내용이 나오기도 하죠. 물론 위작 논란도 있어서 사실 여부는 판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다른 시각으로 생각해볼 여지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닉네임을바꾸다
21/07/16 22:30
수정 아이콘
(수정됨) 뭐 남북조시대의 선양의 흔한 패턴이네요...크크 아니지 유폐정도면 그나마 온건한건가...저시기는 목을땄으니까...
그리고 애초에 그런 전설이 있다 정도이고 그걸 이용해먹은거죠 권신들이 날먹할려고...정통성까지...
aDayInTheLife
21/07/16 15:26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었어요. 윗분들 말씀대로 대놓고 ‘치’란 단어에 물 수가 숨어있는게 이런 의미였군요.
Tanworth
21/07/16 19:17
수정 아이콘
중세 유럽인들도 로마문명의 후계자라는 의식을 갖고 있었죠. 진짜 로마인 동로마 제국은 물론, 신성로마제국의 게르만인들과 라틴 지역의 프랑크인들도 모두 로마문명을 계승했다는 로마 뽕을 하나씩 갖고 있었습니다.
동로마 제국이 이슬람에게 멸망당하고 나서는 슬라브인들도 동로마제국을 계승했다는 로마 뽕을 가지게 되었구요.

그런데, 유럽이 중국과 다른 점은 로마 문명을 계승하면서도 철저하게 중세 봉건국가 -> 근대 국민국가의 형태로 수십,수백여개의 정치 단위로 분리되어 나뉘어져 있습니다.
반면에 중국은 거대한 제국으로 정복되어서 통합되어있었구요. 저는 이런 '과도하게 분열된' 유럽과 '과도하게 통합된' 중국의 차이를 북방 유목민족의 존재여부로 보고싶네요.

아무튼, 중국에 관한 좋은 글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1/07/16 22:43
수정 아이콘
뭐 밈으로라면 대한민국도 진정한 로마 드립을...크크
21/07/17 14:25
수정 아이콘
유럽에 비해 중국은 강력한 치수에 대한 필요로 중앙집권화되었다는 말이 있죠.
마침 중부유럽의 기록적인 호우와 홍수 뉴스를 들으며 생각해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2561 [일반] 2층 침대에서 떨어질 확률과 떨어지고도 멀쩡할 확률 [30] 양말발효학석사15297 21/07/17 15297 2
92560 [일반] 요즘 애들은 대체 왜 이래?-터키 및 무슬림편 [36] 나주꿀15057 21/07/17 15057 17
92559 수정잠금 댓글잠금 [일반] 한국은 중국에 합병될 준비를 끝냈습니다 [190] 니그라토25886 21/07/17 25886 34
92558 [일반] 이동진 평론가의 랑종 평론을 보고(스포있음) [33] relax18814 21/07/17 18814 2
92557 [일반] 일본 메탈밴드들의 익스트림 창법에 따른 분류 (강력소음주의) [10] 요한슨15369 21/07/17 15369 3
92556 [일반] 학교의 전면원격수업이 방역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요? [132] 조커8222843 21/07/17 22843 37
92553 [일반] 야밤에 써보는 주관적인 서울/경기권 순대국 탑5 [120] 조휴일17332 21/07/17 17332 22
92552 [일반] 극단적인 초딩 입맛의 음식라이프(두서없이 의식의흐름이 강한글) [9] 원장11606 21/07/16 11606 1
92551 [정치] 선넘는 표현을 한 주한 일본대사관 [153] 나주꿀21037 21/07/16 21037 0
92550 [일반] 나는 운이 좋았지 [34] ItTakesTwo11860 21/07/16 11860 41
92549 [일반] 홈짐 랙 가이드 [13] chilling15477 21/07/16 15477 6
92548 [일반] 올해는 제차에 자석이 붙었나 봅니다. [14] Lovesick Girls14849 21/07/16 14849 12
92546 [일반] 난생 처음으로 주식을 사봤습니다... [29] 우주전쟁15439 21/07/16 15439 6
92545 [일반] 또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햇네요...중부내륙고속도로 낙동분기점서 4중 추돌사고…2명 사망 [109] 산밑의왕22294 21/07/16 22294 0
92544 [일반] 아덴만 해외파병 청해부대 코로나 확진자 발생...수송기로 조기귀국 [28] 판을흔들어라16069 21/07/16 16069 2
92543 [정치] 박용진 "여자도 군사훈련 받자"···남녀평등군복무제 발표 [123] Cafe_Seokguram20529 21/07/16 20529 0
92542 [일반]  중국 문명의 딜레마, 절대 권력과 자율성(2) - 중화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46] 이븐할둔14642 21/07/15 14642 48
92541 [일반] 미군의 아프간 철수가 불러 올 나비효과 [80] cheme24555 21/07/15 24555 48
92540 [일반] 홈짐을 만들 때 유용한 장비들 [17] chilling16935 21/07/15 16935 16
92538 [일반] 한국, ‘미 이란 제재 미수금’ 7천만 달러 3년 만에 회수 [19] Cafe_Seokguram18400 21/07/15 18400 9
92537 [정치] 문체부 또 '외교 결례' 논란…공식 SNS에 "쇠퇴하는 일본" [119] 미뉴잇22888 21/07/15 22888 0
92536 [일반] 중국의 찌질이 스트리머가 불러온 오타쿠판 상호확증파괴 [81] 나주꿀18973 21/07/15 18973 0
92534 [일반] 백신물량과 공급일정에 대하여 [38] JP-pride14621 21/07/15 14621 3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