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6시에 올라온 반지하 오크 완결편을 끝으로 파커Q 님의 옥탑방 트릴로지가 완결되었습니다.
옥탑방엘프 트릴로지란 제가 맘대로 붙인 이름이지만,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는
옥탑방 엘프, 반지하 오크, 길바닥 마법사 (연재 시작 순)
세 작품을 말합니다.
볼만한 웹소설이 없나 찾던 와중에, pgr21 에서 우연히 옥탑방 엘프를 추천하는 댓글을 봤습니다.
나름 인상적인 제목이라 뇌리에 남아있었는데, 작년말 쯤 올해는 다르다 님이 올려주셨던 2021년 장르소설 갤러리 어워드 에서도
같은 제목을 발견한겁니다. 심지어 순위에 같은 작가일게 분명한 "반지하 오크" 까지 보였죠.
제목 짓는 센스가 맘에 꽂혀서 이건 재밌겠구나 하고 새벽에 누워서 핸드폰으로 노벨피아 사이트를 처음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거의 밤새 달려버렸습니다. 너무 재미있었거든요. 바로 이어서 파커Q님이 연재하는 다른 작품들 진도를 바로 따라 읽고,
어느덧 트릴로지의 완결까지 달려오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이 작품들 추천글이나 소개글을 써야지 했는데 완결 안난 작품 있으면
화나는 사람 (제 이야기입니다) 을 배려하기 위해 미루다가.. 새 작품이 또 이어져서 시작되고.. 결국 트릴로지가 끝나고 난 후
후기 글을 적게 됐군요.
작품 하나씩 얘기 하기 전에, 파커Q님에 대해 살짝..
옥탑방 엘프로 처음 웹소설 연재를 시작 했다고 합니다. 근데... 보통 웹소설 작가들이 처음 쓸때
하루1편 업로드의 부담감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이분은 무슨... 글쓰는 기계같습니다.
1일 1회 연재하는 옥탑방 엘프를 쓰다가 영감을 주는 댓글로 인해 중간에 "반지하 오크"를 동시 연재 시작합니다.
그러면서도 옥탑방 엘프는 1일 1회 연재는 계속 유지. 그리고 옥탑방 엘프가 마무리 되갈때 쯤
"길바닥 마법사" 연재를 시작합니다... 거의 하루에 2~3편씩 거의 거르지 않고 글을 쏟아냅니다. 창작의 의욕이 대단한 작가분인거 같습니다.
옥탑방 트릴로지가 어제 완결되었지만, 또 동시에 "바바리안 이바르" 라는 작품을 연재한지 2개월정도 됐고,
곧 다른 작품도 시작하실거 같습니다...어메이징..
그러면서도 각각의 작품들이 특색있고 웹소설에서 보기 드문 고퀄의 작품들이란게 대단한거죠.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에요.
모든 플롯과 전개를 짜놓고 시작하는게 아닌 이야기의 시작부분만 생각하고 시작하는거 같은데, 200 수십화의 완결까지,
독자 입장에선 아무런 위화감 없이 내용이 물흐르듯 전개됩니다. 파커Q 그는 신이야...
아무튼, 작품 후기를 소개가 될수 있게 스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간략하게 하자면..
개인적으로 읽는 순서는 연재 시작 순서와는 달리 옥탑방 엘프 -> 길바닥 마법사 -> 반지하 오크 , 즉 완결 순서대로 읽으시는걸 추천드립니다.
물론, 작가분의 말에 따르면 앞의 작품들을 읽지 않았더라도 부담없이 볼 수 있다고 합니다만, 중간중간 등장하는 전작의 까메오들이나
댓글 밈 같은걸 이해하기 어려우니까요.
또한 개인적으로 글 내용 또한 이전 작품들 내용을 모르고 보면 살짝 뭐지? 하는 부분도 있었던거 같구요.
시간적으로도 이 순서대로 읽는게 제일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1. 옥탑방 엘프
파커Q님의 처녀작. 처음 작가님의 의도는 일종의 사고실험 같은거였다고 합니다.
현대 사회에 "엘프"라는 이종족이 와서, 낯설게 사회 시스템을 바라보는 그런 글을 적으려고 한거죠.
제목도 뭐 주인공이 옥탑방의 고시생이 되어서 삭막한 현대 사회를 바라보는 느낌으로 지은거 같네요.
근데 이 작품은.. 원래는 건조하고 시니컬하게 변해갔어야 할 상큼 발랄한 엘프가, 좌충우돌 현대 사회에 적응해가며
더욱 사랑스러워지는 따뜻한 일상물이 되어버렸습니다. 만화로 치면 요츠바랑 같은 느낌이네요.
그러면서도 기존의 의도 또한 전반적으로 깔려있어서 리얼리티가 살아있구요.
읽으면서 내내 행복해지는,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중간중간 낄낄거리며 웃기도 하구요.
흠을 잡자면.. 본편 완결 이후로 바로 이어지는 외전 후반부는... 음 Happily ever after 를 위해 살짝 무리한 감은 없잖아 있는거 같긴 해요.
주인공에게 영원한 행복을 안겨주고 싶으셨던듯.
2. 길바닥 마법사
옥탑방 엘프가 이세계인의 현대사회 모험기라면, 이건 현대사회인의 이세계 모험기입니다.
전작에서 살짝 스쳐지나갔던 인물이 여기서 주인공입니다. 이세계물이지만 근래 보기 드문 왕도 판타지이기도 합니다.
약해 빠진 평범한? 주인공이 우연히 재능을 발견하고, 그로 인해 고난과 역경을 겪고, 동료들과 사랑(?)을 만나고, 취향도 변해가고....
성장해나가는. 조금 옛날 스타일의.
다만 파커Q님의 작품은 다 리얼리티가 넘치기 때문에... 그리 밝지만은 않은 모험입니다.
그리고 중간에 좀.. 과도할정도로? 악역 이야기가 깊게 나오는 부분은 읽는 내내 굳이 이 내용이 필요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긴 했네요.
뭐 옥의 티 같은 느낌이었고, 작가분의 신념인 "고난이 인생을 고귀하게 한다" 처럼, 결국 마지막화까지 순식간에 읽고
"재미있게 읽었다!" 라고 생각하게 될겁니다.
3. 반지하 오크
옥탑방 엘프 댓글에 "옥탑방 엘프는 있는데 반지하 오크는 없나요?" 에서 영감을 얻어 바로 써내려 가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이세계인의 현대사회 체험기, 한국인의 이세계 체험기 다음은? 이제 그 중간쯤이라고 할만한 이주민 2세 "한국인 오크"의 이야기입니다.
엘프처럼 사랑스러운 외모도, 드워프처럼 특별한 기술도 없는 오크가 한국에서 자란다면..? 그 오크가 매우 똑똑한 오크라면?
분명 한국인임에도 수많은 차별을 목도한다면?
MAKE ORC GREAT AGAIN! ..은 아니지만, 아무튼 정치판에 오크가 뛰어드는 코믹 정치물 괴작입니다.
세 작품중 가장 유머코드가 많은 작품이었어요.
어느정도 현실성을 놓지 않으면서, 유쾌한 동시에 생각할 거리도 은근히 많았던 작품이었습니다.
중간중간 굴곡도 있고 역경과 위기가 있으며, 마지막의 반전의 반전까지...
전체적으로 정치색은 짙진 않고 작가님이 많이 신경 쓰긴 했지만,
결국 주인공의 특성 상 서술이 좌파 쪽으로 쏠릴수밖에 없는데, 완결 후 불타고 있는거 같습니다.
파커Q님이 계속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이라고 강조하니까 독자들이 오히려 그 흠결을 찾기위해 장작을 태우는 느낌이네요.
참고로 사실 이 세 작품이 연재된 노벨피아란 사이트는 좀..
PGR21 분들이 접할 일이 별로 없을거고 실제로 별로 권장하고 싶진 않은 곳입니다. 연령층이 어리다곤 하는데
그 문제만은 아닌거 같은데 참.
으... 설명하긴 좀 그렇네요;; 진짜 마굴이란 느낌이라.
그래도, 이 세 작품을 읽기 위해서라도 한달 정도는 결제할만한 ,그리고 한달 안에 다 본다면 엄청나게 저렴하게 걸작들을 읽을수 있는
그런 소설 사이트였다고 생각합니다.
한번 읽어보세요! 츄라이 츄라이!
그리고 비슷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다른 작품들도 추천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