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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28 15:25
17개 국가 국민들이 생각하는 "삶의 목적이 무엇인가?" 조사한 자료가 있습니다.
한국: 물질적 풍요, 스페인 : 건강, 대만 : 사회를 제외한 나머지는 죄다 가족을 꼽았습니다. 한국, 일본만이 응답할때 단 하나의 이유를 꼽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즉, 한국 국민 대다수는 오로지 [물질적 풍요]만을 위해 사는 것이죠. 한국인들이, 나아가 동아시아 사람들의 저출산 현상이나 불행함의 근본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22/08/28 15:26
사실 따로 이 주제로 글을 쓰려고 했지만 몇개월째 글쓰기 버튼이 무거워서 쓰지를 못했네요.
https://www.pewresearch.org/global/2021/11/18/what-makes-life-meaningful-views-from-17-advanced-economies/
22/08/28 15:27
저도 비슷한 댓글 남기려고 했는데 먼저 달아주셨네요.
많은 이들이 진정한 행복의 길은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온다고들 하더라구요.
22/08/28 15:38
한국의 가족 구조와 해외의 가족 구조에도 차이가 있지 않을까요?
저는 아버지께서 소위 말하는 '옛날 사람' 이신데 아버지가 말하면 아들은 예 하고 듣는거라고 말씀하실 때마다 세대의 한계를 넘어 밀려드는 짜증이 있습니다.
22/08/28 16:23
한국인들은 물질적 풍요를 추구하지만, 그렇게 얻은 물질적 풍요로 뭘 할건가에 대한 고민이 없죠.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고민할 겨를이 없다고나 할까요. 이렇게 얘기하면 물질적 풍요가 있어야만 건강도 가족도 친구도 가질 수 있다고 반론하기도 하는데, 정말 그럴까요?
플루타코스에 등장하는 피로스와 테살리아의 키네아스 사이의 대화가 생각나는군요.
22/08/28 18:36
펜데믹이 풀리며 여행이 가능해지고, 수많은 국제커플,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 채널에서 그동안 못 만났던 가족/친구들을 재회하는 컨텐츠가 쏟아지더군요. 외국인들 반응 중에 자주 나오는 말이 한국인들은 왜 그렇게 냉정하고 침착하냐? 관계에 무슨 문제가 있냐는 반응이었어요. 외국인들은 서로 포옹하고 울고 감정을 쏟아내는데, 한국은 그냥 뭐랄까.. 좀 다르긴 하죠. 한국인들은 감정 표현을 잘 안하는 편이라는 쉴드가 나오는데, 정말 감정 표현의 차이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특히 요즘엔 더더욱
22/08/29 13:18
동의합니다.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주관적으로는 물질적 풍요라는 것이 탐욕이라고 읽어집니다. 기본적인 의식주를 뛰어 넘는 물질적 풍요는 상대적(비교우위)으로 받아 드릴수 밖에 없는데 너두 나도 상위 10% 5%를 바라보고 살아가니까...... 학교다니면서 부터 시작되는 그놈의 상위권
22/08/28 16:18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를 저술하였을 때, 지니는 호리병 밖으로 튀어나왔고, 영원히 도로 들어가지 않을 겁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헤겔 「정신 현상학」에 등장하는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에서의 노예의 불행한 의식(das unglückliche Bewustsein)과도 같은 겁니다. 남한의 저조한 출산율의 근본 원인도 바로 이것입니다. "나는 더 이상 유전자의 노예 노릇을 하지 않겠다." "아기를 낳으면 나는 보육 노예로 전락하는데, 그 아이가 성장하면 국가의 소유가 된다. 내가 왜 그래야 하는가?"
22/08/28 16:24
그래서 저는 장기적으로 보육을 국가가 전담하는 방식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멋진 신세계 마냥 부모라는 개념이 사라지는 시대가 올 지도 모르죠.
22/08/28 16:48
차우셰스쿠가 총 맞고 죽은 건 진짜 총 들이밀고 억지로 애 낳게 만들어서 그렇죠. 아무도 애 키우기 싫다면 나라라도 맡아야지 어쩌겠습니까.
공립 유치원 같은 걸 늘리는 것도 결국 육아와 보육에 대해서 국가의 책임을 늘리는 거니까 사실 어느정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22/08/28 18:52
희망자에 한해서 어느정도 자부담을 두고 국가의 보육전담서비스를 만들고 이용하도록 하는건 강제로 해서 총맞으신 그양반하고도 다르거니와 지금 종일반의 상위호환 같은거라서 있으면 좋다고 봅니다.
22/08/28 16:35
전 한국인들이 물질적 풍요의 가치를 최우선순위로 생각하는 데는 획일화가 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인들은 어려서부터 서로 다를게 없는 삶을 살았고 그런 삶을 최고로 칩니다. 비슷하게 생긴 인프라에서 비슷한 커리큘럼의 인생을 살고 비슷한 유행속에 비슷한 옷을 찾아입고 똑같이 생긴 도시에서 똑같이 생긴 아파트에 삽니다. 그냥 평범한 인생이지 않나 싶지만 그 다양성이 과도하게 결여되어있습니다. 그렇다보니 한국에서 너와 나의 다름을 추구할 수 있는 방향이란 돈과 거기에서 파생되는 서열밖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비싼 집, 비싼 옷, 비싼 차. 비싸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품질은 보증됩니다. 거기에 정량적인 가치로 환산되고 이는 곧 서열이 됩니다. 돈의 파도 속에 나의 생각은 묻혀 사라집니다. 내가 사라진 나라입니다.
22/08/29 01:52
저는 그 획일화가 중앙집권화를 극단으로 밀어붙인 독재의 유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건국 이래 대한민국은 모든 방면에서 서울의 소수 엘리트를 정점으로 하는 피라미드 구조를 벗어나 본 적이 없습니다. 사람들의 가치관과 삶의 양식 역시 이에 맞춰 획일화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덕분에 빠른 성장과 효율적 체제를 만들어 냈지만 사회는 살벌한 경쟁의 장이 되어 버렸고 그 안에서 인간은 피폐해져 버렸습니다. '정치의 민주화'를 넘어서 '마음의 민주화'가 절실합니다.
22/08/29 09:49
구조가 그럴 수 밖에 없는데 한국의 특성도 있죠
같은 인종, 같은 언어, 같은 문화로 이루어진 한 나라라는게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옆을 봐도 다 생긴게 비슷비슷하니까 다른걸로 차별화를 하고자 하는..
22/08/29 09:44
다수의 국민들이 공감하는 이런 가치관에 서열세우기에 적합한 sns유행까지...이제와서 변화하는것은 너무 늦었고 결과를 받아들일 수 밖에요.
22/08/28 19:43
전 세대적으로 가난에 트라우마가 심각한 나라인 것도 한 몫하지 않나 싶습니다. 심지어 지금 낳아서 기르는 세대도 상대적 가난에 대한 한스러움이 묻어나는 경우가 많은 듯 한데.. 아무리봐도 잘 사는 사람들이 많이 낳아서 길러주면 되지않나 싶습니다.
22/08/28 23:25
차라리 국가 기조를 국뽕으로 잡아서, 우리나라는 위대한 나라고 한국인은 위대한 민족이고, 우리나라의 힘은 세계에서도 손꼽을 정도라고 정치, 언론, 학계, 교육계 등에서 지속적으로 주입하는 쪽이 나을지도... 한국인들은 불만이 너무 많죠.
22/08/29 02:16
돈 많이 벌어서 죽을때까지 부귀영화와 사치 향략을 누리다 가는게 삶의 목표입니다.
이게 스스로 부끄러워 할 가치관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22/08/29 08:42
현재 한국사회의 문제를 보면 머신러닝 분야에서 모델이 로컬 옵티마의 빠지는 경우와 매우 유사합니다. 국민들의 편향된 성공데이터, 잘못 설정된 목표 함수, 극도로 빠른 수렴 속도... 문제는 이런 문제가 생기면 보통 모델을 전체적으로 재구축하고 처음부터 다시 학습시키거나 극도의 돌연변이를 다량으로 추가해보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문제는 이게 기계속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이죠. 전자는 전쟁 수준의 파괴가 일어나야하고 후자도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의 외부 자극에 의한 변화가 동반되야 합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무차별 적인 이민 정책 정도 밖에 없는데 이것도 그 과정은 매우 불행할 것입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로컬 옵티마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어떤 해결책이 됐든 이 로컬 옵티마를 버릴 각오를 해야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데 우리에겐 쉬운 선택이 아니죠. 지금 그렇게 얘기하고 있는거죠. 우리가 왜 이걸 포기해야하는데?
22/08/29 13:34
로컬최적화... PTSD 오네요 크크크..
말씀처럼 이게 인공지능 학습시키는 문제면 뭐라도 해서 빠져나오게 할텐데, 사람들의 인식 문제라 학습조건을 멋대로 바꿀수도 없고. 난감하네요.
22/08/29 12:12
진화라는 게 별거겠습니까여. 재생산에 장애가 되는 태도 등을 가진 사람들과 문화는 천천히 사라지고 축소되어 갈 거고 애 낳는 데 걸림돌이 없는 사람들과 문화가 살아남아서 후자가 후대 일반적인 지구인과 문화를 만들겠죵.
한국 사람들은 가문을 위해 행동해야 하다 보니 만남과 결혼이 버거운 편인 거 같은데, 개인이 궂이 가문과 민족과 인류를 위해 결단할 필요까지는 없져. 다만 이민에 배타적이고 인종차별적인 태도를 가지는 건 보수 리버럴 지지자 상관 없이 공통인데... 그러면 노후가 되어서 사회의 서포트를 받을 무렵 답이 없어지니... 이왕 나를 위해 살 거면 미래의 나를 위해 그런 거에는 좀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선족 혐오 같은 것이나 동남아 사람에 대한 시선을 갓양남과 다르게 가진다거나... 이런 거는 좀 그칠 필요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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