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09/25 20:05:50
Name 헤후
Subject [일반] [스포많음]사이버펑크 엣지러너를 보고

https://youtu.be/25qIRP3nZzk


자주 다니던 커뮤니티들에 최근 사이버펑크 관련 글들이 많이 올라와서 무슨 일인가

알아봤더니 사이버펑크 2077 애니메이션이 나왔다더군요.

워낙 제 취향이라 심의를 기다릴 수가 없어서

넷러너(?)가 된 기분으로 우회해서 보고왔습니다.

방금 결말을 보고왔는데 예전에 카우보이 비밥 마지막화를 본 거 같은 먹먹함이 느껴집니다.

느와르의 마지막은 사랑하는 사람의 복수를 마치고 사망 또는 사랑하는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자신이 희생한다는

느와르의 클리셰까지 잘 구현해 줘서 참 좋고 괜시리 기분이 우울해지네요.

게임은 발매 첫 날 저의 덜 떨어진 ps4로 간신히 엔딩까지 봐서 별 감정이 들지 않았는데

애니메이션은 1화부터 사이버펑크스러운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임이야 좀만 퀘스트 돌면 주머니에 돈도 착착 쌓이고 돈으로 크게 불편함을 느낀적이 없었습니다.

근데 애니메이션은 돈 없다고 보험회사가 다친 사람 버려두고 가고, 돈 없어서 질 낮은 병원에 갔더니

면회는 돈 주고 해야하고, 결국 치료를 받았는지 장기매매 당했는 지 알 수도 없이 엄마는 죽어버리죠.

그리고 남은 자판기 캔에 담긴 유골뿐, 정작 그 유골이 진짜인지는 모릅니다.

돈 많은 부잣집 아들내미가 패드립도 쳐서 주먹으로 몇 번 질러주니 학교에서는 짤리고

그거 보고 아라사카는 주인공을 실험체로 써먹으려 하고 자본주의가 극도로 발달한 사이버펑크의 느낌이 납니다.


하지만 이렇게 끝나면 그냥 시궁창 사이버펑크 애니가 되겠지만, 역시 일본 애니는 보이 미츠 걸이 나와야죠.

히로인 루시를 만나고 데이비드는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게 됩니다.

이 루시라는 히로인도 공각기동대의 쿠사나기 소령, 카우보이 비밥의 페이 발렌타인 등 여러 사이버펑크 장르

여자 캐릭터의 오마쥬를 잘 버무려서 참 좋았습니다. 역시 사이버펑크는 하이레그죠. 단순히 제 취향이기도 하지만요 히히.

서양권이나 우리나라에서도 레베카가 더 좋다는 사람들도 많은데

예쁘장한 외모, 쿨뷰티, 외강내유, 신비로운 카리스마를 가진 루시가 페이 발렌타인 같아서 저는 더 마음에 들더군요.


이제 히로인도 만나고 이러쿵 저러쿵 동료들도 만나서 의뢰도 받고 돈도 벌고 즐겁게 애니가 끝났으면

'행복해서 다행이야...'라고 했겠지만 애니 전반에 깔린 비극적 분위기는 애니를 그렇게 끝내지 않더군요.

6화부터 케이퍼 무비 장르에서 느와르 물로 달려나가기 시작하는데

주인공의 정해진 결말이 너무 뻔히 보여서 보는게 너무 괴로웠습니다.

현실이 이렇게 힘든데 애니메이션 안에서는 좀 행복하면 덧나나 싶었죠.

그래도 주인공은 자신이 원하는 걸 얻었으니 그 자신은 행복했으려나요?




오랜만에 애니메이션를 봐서 한동안 후유증이 오래갈 거 같네요.

애니를 잘 안보는데 하나를 다 보고나면 뭔가 허무함을 느껴서요.

한동안 웹소설에 빠진 것도 웹소설의 대부분은 해피엔딩 닫힌 결말로 끝나서

미련없이 다른 것에 빠져들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 취향에 맞는 애니가

이렇게 결말이 나버리면 한 1~2주는 좀 우울하고 그렇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2/09/25 20:11
수정 아이콘
This Fire is out of control
i'm gonna burn this city
불꽃남자 데이비드 ㅠㅠㅠㅠㅠㅠ
22/09/25 20:34
수정 아이콘
이 세상에서 기억되는 방법은 어떻게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죽느냐다.
valewalker
22/09/25 20:2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어차피 안볼꺼라 생각하고 가볍게 본문 읽었는데 카우보이비밥이라구요..? 맥주 사들고 와서 정주행해봐야겠습니다
(수정) 아직 한국 넷플에는 공개 안됐나보군요 ㅠㅠ
22/09/25 20:34
수정 아이콘
넷러너가 되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크크

너무 기대는 하지 마세요. 비밥의 느낌이 난다는 거지 비밥은 올타임 레전드니깐요.
카트만두에서만두
22/09/25 21:27
수정 아이콘
VPN 돌려서 보시면됩니다 자막도 잘나와요
테디이
22/09/25 20:30
수정 아이콘
I Really Want to Stay at Your House는 엣지러너를 보기 전과 후로 나뉜다죠ㅜㅜㅜ
22/09/25 20:35
수정 아이콘
저도 별 생각 없었는데, 라디오에서 들리니 눈가에 습기가
22/09/25 20:46
수정 아이콘
멋진 연출이 많아서 재밌게 봤습니다. 뭔가 아쉬운 부분같은 건 분명히 있는데 장점이 단점을 덮고도 남죠.
히트쳐서 다른 인물 다른 스토리 같은 스튜디오로 시즌2도 보고 싶었는데 넷플릭스 순위가...
이정도 퀄리티를 뽑아도 진짜 애니메는 대중적으로 먹히기 어려운 건가 싶긴하네요.
22/09/25 20:56
수정 아이콘
애니메의 한계도 있겠지만 사펑이라는 장르의 한계도 있는거 같아요
단비아빠
22/09/25 21:07
수정 아이콘
게임 스토리가 만약 애니 스토리와 같았다면... 게임이 더 흥했을까요?
사펑에 DLC가 과연 나올지 모르겠지만.. 애니 스토리 라인으로 DLC 하나 뽑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22/09/25 21:42
수정 아이콘
흥했겠죠? 사실 게임줄거리는 빵꾸빠진 곳도 많아서
포프의대모험
22/09/26 00:01
수정 아이콘
근데 게임은 플탐때문에 호흡을 애니메이션처럼 가져가기가 어려워서, 감정선을 비슷하게 맞추기가 쉽지 않을듯합니다.
넷플은 특히 전편 동시공개라 몰아보기까지하니
카트만두에서만두
22/09/26 00:30
수정 아이콘
게임이랑 애니랑은 좀 달라서... 사펑 스토리라인 정도면 전 게임중에서는 상급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래스트 도저
22/09/25 21:11
수정 아이콘
K 컨텐츠 밀어주기 전부터 넷플릭스에서 투자한게 일본 아니메 인데
그동안 먹튀급 작품이 너무 많았어요
이제야 괜찮은게 나왔다는 느낌
띵호와
22/09/25 21:19
수정 아이콘
게임에선 히로인이랄 인물이 없고, 무엇보다 V가 너무 먼치킨입니다 크크

데이비드야 스매셔랑 싸울 때 해머를 들어보았으면 어땠을까? 걔 스턴에 약해...
22/09/25 21:41
수정 아이콘
저는 정직하게 총으로 쐈습니다!
타시터스킬고어
22/09/25 21:20
수정 아이콘
장르 특성상 해피 엔딩은 없다고 하더라고요. 애니는 진짜 오랜만에 봤는데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22/09/25 21:41
수정 아이콘
행복했으면 조켔당 루시 흑흑
카트만두에서만두
22/09/25 21:3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사이버펑크 게임의 특성인 크롬을 낄수록 인간성이 상실되서 결국 사이버사이코가 되어가는 과정을 너무 완벽하게 묘사해서 대단했습니다. 게임에서는 흔한 잡못따리였던 사이버사이코가 이렇게 무섭고 어찌보면 참 안쓰러운 애들이 아닌가 싶더군요. 사펑 1회차 돌때 그냥 사이버사이코들 죄다 모가지 따버렸는데 쩝

그건 그렇고 저 아담스매셔를 개작살 내버린 전설엔딩 V는 대체 얼마나 강한거죠..?
22/09/25 21:40
수정 아이콘
리퍼닥도 계속 말하죠 기계안으로 빨려들어 갈 거라고
띵호와
22/09/25 21:54
수정 아이콘
아담스매셔야 다른 엔딩에서도 작살을 내는데, 전설엔딩에선 진짜 몸 하나만 믿고 정문으로 들어가 다 따버렸다는 것이 레전드죠.
블래스트 도저
22/09/25 23:31
수정 아이콘
빅터가 나이트 시티내 최고의 리퍼닥인 이유죠
유성의인연
22/09/25 21:39
수정 아이콘
올해 본 영상물 중에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세계관과 배경이 매력적이라 언젠가 꼭 게임도 해볼려고요.
요즘 애니메이션들은 너무 말랑말랑 하다 생각 했는데 간만에 세기말 감성을 느끼게 하는 작품을 본 듯.
22/09/25 21:40
수정 아이콘
취향인 사람은 3분만 봐도 빠져들더군요 흐흐
키모이맨
22/09/25 21:47
수정 아이콘
블리자드!너희도 일본애니회사의 손을 잡아라!!
이쥴레이
22/09/25 23:2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애게는 올해 최고의 애니입니다.
애니를 보면 게임을 하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6화 연출은... 미쳐가는 연출이나..
데이비드 넉이 나간 공백 표정에 눈물 한방울 흘리는거 보고
이야.. 트리거.. 감탄 나옵니다.

게임을 무척재미있게 해서 애니를 보니 더 몰입이 잘되고
효과음이나 음악도 그대로 쓴것들이 많아서 좋네요
22/09/26 00:32
수정 아이콘
6화에서 메인이

어서 가. 너는 누구보다 빨리 달릴 수 있으니까.

할 때 저도 폭풍눈물이
22/09/25 23:43
수정 아이콘
각자 힘든 상황에서도 서로를 사랑하는 모습이 애뜻하고 뜨거웠네요
정말 너무 재밌게봤어요
22/09/26 00:31
수정 아이콘
정작 서로 사랑해서 한 행동이 서로에게 최악의 결말이 된 아이러니
22/09/25 23:47
수정 아이콘
게임을 안해도 게임 스포가 안되고 애니메이션 자체만으로도 볼만한가요?
롤 애니메이션은 게임을 꼭 해야 이해되는 부분이 있었어서..
키모이맨
22/09/26 00:03
수정 아이콘
제가 게임을 1초도 안해보고 애니메이션을 봤는데
게임 스포일러성 내용은 없는걸로 알고있고
SF쪽에 원래 아예 관심이 없어서 감이 전혀 안잡힌다 정도만 아니면 애니메이션 자체로도
크게 무리 없지싶네요
띵호와
22/09/26 00:22
수정 아이콘
엣지러너는 굳이 말하자면 애니를 보고 게임을 하고 싶어지는 타입입니다.
반대로 게임을 하면 '굳이 애니까지 봐야겠나?'싶어집니다 크크
이쥴레이
22/09/26 00:36
수정 아이콘
애니 자체가 게임본편 스토리랑은 별관계가 없습니다.
애니는 2076년 이야기 게임은 2077년 이야기 입니다.
다만 이번 애니 기념 엣지러너 버전 업데이트 되어서 애니 관련 아이템이랑 서브퀘가 추가 되었습니다. 딱 그정도이고...

게임을 먼저하고 애니를 보면 방가운 카메오(?)인물들인거고
반대로 애니를 먼저보고 게임을 해도 오~! 하는 정도 입니다.

비슷한 장소와 배경들이 있어서 스팟 지역이 되었습니다.크크
22/09/26 06:22
수정 아이콘
스포 같은 거 신경 안쓰는 편이라 그냥 클릭하고 읽었는데 참 잘 땡기게(?) 쓰셨네요. 기다렸다가 나오면 한 번 트라이 해봐야겠네요.
류지나
22/09/26 09:37
수정 아이콘
사펑 제작진이 애니 제작진이랑 다투었다던 루머가 있더라구요.

사펑 제작진 : 노노. 왜 우리 작품에 씹덕 묻힘? 이거 싸펑 아니니까 고쳐줘
애니 제작진 : 애니에는 애니 문법이 있으니까 전문가에게 맡기고 조용히 해

결과물은 애니 제작진의 승리인듯?
22/09/26 09:49
수정 아이콘
(수정됨) 대표적으로 레베카가 서양에선 로리캐 싫어한다고 근 2년이 넘게 서로 실갱이 했다던데
양놈들도 레베카마망!! 을 외치면서 눈물바다가 되었다는 이야기...
포프의대모험
22/09/26 10:10
수정 아이콘
애니에 이응도 모르는 놈들에게 갈!! 한번 해줘야 크크
블래스트 도저
22/09/26 20:52
수정 아이콘
https://twitter.com/gwentbro/status/1571159352848924672 실갱이 까지는 양념이고 러프 보여주니깐 CDPR에서 바로 조용히 했죠 크크
유성의인연
22/09/26 11:33
수정 아이콘
막상 트리거에 전권 줬으면 그건 그거대로 폭주했을 거란 의견도 많아서.. 정반합의 좋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22/09/26 23:00
수정 아이콘
인간의 가치가 철저하게 매몰되어버린 게 사이버펑크라는 세계인데 아이러니하게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생명력이 넘쳐 빛나는 게 사이버펑크2077의 힘인거 같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6706 [일반] 참 좋은 계절을 지나고 있습니다. [38] 及時雨11715 22/09/27 11715 16
96705 [정치] 대통령실, MBC에 "尹 비속어 보도 경위 설명하라" 공문 보내 [263] 존스노우25546 22/09/27 25546 0
96704 [일반] 전쟁 같은 공포 [24] 시드마이어13039 22/09/27 13039 27
96703 [일반] 낡은 손목 시계 - 5 [3] aura8214 22/09/27 8214 4
96702 [정치] 대통령실 이전비용과 관련이슈 정리 [126] Dango17598 22/09/27 17598 0
96701 [정치] 우원식, '공짜노동 금지법' 발의… “포괄임금제 금지” [85] 지구돌기18165 22/09/27 18165 0
96700 [일반] [수필]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1] Cazellnu7441 22/09/27 7441 5
96699 [정치] 대통령 영상기자단의 정당한 취재에 대한 왜곡을 멈추십시오 [115] 어강됴리21726 22/09/27 21726 0
96698 [정치] 대통령실 “이XX도 없었다” 비속어 사용 부인 [218] Rio23506 22/09/27 23506 0
96696 [일반] 다시 복귀할 가능성이 큰 브라질 룰라 [32] kien.16121 22/09/27 16121 0
96695 [일반] 염철론 - 중국 통일왕조들의 근본 사상이 유교가 된 이유 [31] 딸기우유먹보11174 22/09/26 11174 9
96694 [정치] 씨익씨익 그래 이재명을 털자 쌍방울 너 일루... [149] 능숙한문제해결사25926 22/09/26 25926 0
96693 [일반] 그래서 구속요건은 완화되어야 할까요? [21] 노익장13110 22/09/26 13110 7
96692 [정치] 윤석열 대통령이 사과를 한 또다른 지구 [62] 능숙한문제해결사19169 22/09/26 19169 0
96691 [정치] 대통령실의 비속어 관련 입장발표.news [160] 캬라26124 22/09/26 26124 0
96690 [일반] 젠슨황: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 그거 과거 얘기임 [59] SAS Tony Parker 15164 22/09/26 15164 0
96689 [정치] 나는 유튜브를 통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22] CV11675 22/09/26 11675 0
96688 [일반] <사랑은 비를 타고> - 명작이 명작인 이유. [27] aDayInTheLife9579 22/09/26 9579 0
96687 [정치] 尹대통령 이번엔 캐나다 국가에 ‘가슴에 손’ 경례 [59] 크레토스18626 22/09/26 18626 0
96686 [정치] 국민의 힘 vs MBC [263] 카루오스27740 22/09/26 27740 0
96685 [일반] [일상글] 24개월을 앞두고. [26] Hammuzzi8759 22/09/26 8759 50
96683 [일반] 대전 현대 아울렛에 불이 크게 났습니다. [30] 영혼의공원15785 22/09/26 15785 1
96682 [일반] Pour Toi Armenie (아르메니아 너를 위하여) [7] armian10575 22/09/26 10575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