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운좋게 복직을 하게 될것 같습니다.
사실 올연말에 퇴사를 하려고 했는데
내년초부터 조직개편을 하면서 제 자리가 생길것 같으니
복직하는게 어떠냐는 부서장님의 제안에 감사히 복직을 결정했습니다.


2.
복직을 하게 되면 아들을 케어해주실 분들이 필요한데
워낙 낯가림의 끝판왕인 아들이라 어디 맡기기 너무 민폐여서
(이 문제로 지금까지 복직을 못하고 있었고요)
올봄에 시도해봤던 어린이집도 3일만에 퇴소하고
제가 끼고 살았거든요.
다행스럽게도 시부모님께서 아들을 돌봐주시기로 했습니다.
연로하신 분들이라 시터를 한명 붙이기로 했고요.



3.
요즘  아들이 시댁 근처 놀이학교에 등록해서 다니고 있어요. 9월부터 보내기 시작했는데...
한달정도는 숨넘어가게 울더라고요.
보통 엄마가 시야에 보이면 그러고, 엄마가 안보이면 안그런다는데
이 고집쟁이 아들은 한달동안 하루도 쉬지않고 토해가며 울길 반복...
처음 2주정도는 한두시간정도 둬 보고 안되겠다 싶어서 데리고 왔어요.
2주 정도 아들을 어르고 달래고 싸우기도 해보고...
저의 복직도 문제지만 언제까지 엄마아빠하고만 지낼순 없으니 저도 독하게 마음먹고 멈추지 않았어요.
아무리 울어도 안되니 제풀에 지친건지
3주차에 접어들자 오전에는 내내 울더니 오후에는 울음을 그치고 친구들이 노는걸 물끄러미 쳐다보기도 하고
선생님이 주는 간식을 먹지는 않더라도 일단 받더라고요.
신발벗는것도 거부하고 겉옷 벗는것도 거부하던 아이가
어느순간부터 신발도 벗고 겉옷도 벗을수 있게 되었고요.
한달정도 되니 아침에 좀 찡찡거리긴 해도 제가 차에 태워서 등원을 하게 되었어요. 졸릴때 잠투정하면서 좀 우는거 말고는 더이상 토하면서 우는건 하지 않게 되었고요. 혼자 구석에 있는시간은 아직 길지만 친구들이 말 걸면 반응도 하고 같이 놀기도 해요. 말을 엄청 잘 하는데 아직 낯선사람을 상대로 말을 안하는게 좀 걸리지만... 그래도 이정도 좋아진걸로 너무 감사한 엄마입니다.



4.
아들의 놀이학교는 어느정도 적응해가고 있는데 아직 등원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요.
남편이나 제가 아침에 시댁에 아이를 데려다 놓으면
시어머니께서 아침에 놀이학교등원차량에 태워 보내고
하원때도 놀이학교하원차량을 타고 오는 아들을 시어머니께서 픽업해주셔야하는데
아직은 등원차량 탑승을 못하고 있어요. 차량탑승부터 엄마가 없는게 아직은 많이 힘든가봐요.
놀이학교에서도 집에서 하듯이 재잘재잘 말하기 시작하면
차량탑승을 시도해볼텐데 아직은 아닌듯하여 제가 차로 라이딩중이고요.
점점 좋아지긴 하겠지만 타임리미트가 있으니 마음이 좀 조급하긴 합니다.


5.
시부모님과의 친밀도를 높이고자 지난주부터 아들은 시부모님 댁에 상주 하고 있어요. 제가 매일 시댁으로 출퇴근 하고 있구요.
2~3일정도 시부모님댁에 맡겨본적 있긴 한데 그때도 저랑 떨어질땐 눈물바다였거든요.
그래서 애 몰래 나가버리는 방법을 주로 썼는데
어제부터는 엄마 내일 또 올게~빠빠이~ 하니
빠빠이~ 하고 할머니품에 쏙 안기더라고요.
그순간 참 만감이 교차하는것이...
아 이제 됐다!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렇게 나한테서 조금씩 독립하는건가? 싶기도 하고요.
아들이 이렇게 커가는가보다 하는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