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반짝인기를 끌었던 헤비메탈 밴드 중에 콰이어트 라이엇(Quiet Riot)이라는 밴드가 있었습니다. 이 밴드는 1973년에 결성이 되었는데 원년 멤버들 중에는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랜디 로즈도 있었죠. 이들은 LA를 주 활동무대로 삼아서 음악활동을 이어갔는데 당시 언더씬에서는 밴 헤일런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면서 나중에 크게 터질 밴드로 주목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은 늘 바라는 대로만 진행되지는 않는 법이어서 이들은 데뷔앨범과 두 번째 앨범을 연달아 발표하지만 둘 다 쪽박을 차게 되었고 밴드 활동에 최대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 와중에 멤버들 간의 불화로 원년 멤버 중 한 명이 팀에서 쫓겨나게 되었고 팀의 간판이었던 랜디 로즈도 오지 오스본 밴드로 나가버리게 됩니다. 결국 밴드는 두 장을 앨범을 발표한 후 활동을 중단하기에 이르지요. (이 팀을 나간 랜디 로즈는 이후 오지 오스본 밴드 투어 도중 비행기 사고로 사망하는 비극을 맞이하게 됩니다.)
랜디 로즈 사망 후 그를 추모하는 노래를 녹음하기 위해 다시 모인 밴드는 심기일전하여 새로운 앨범을 발표하고 음악활동을 이어가자고 다짐하게 됩니다. 마침 세 번째 앨범을 만들 기회도 주어지게 되지요. 그런데 여기서 또 한 가지 밴드 멤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일이 생깁니다. 음반사 쪽에서 새로운 앨범에 수록될 타이틀곡을 본인들이 만든 곡이 아닌 다른 밴드가 예전에 발표한 곡을 커버곡으로 수록할 것을 요구한 것입니다.
음반사는 나름대로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인데 회사 입장에서는 콰이어트 라이엇이 1, 2집이 쪽박이 난 밴드라서 3집도 온전하게 그들에게 맡기기가 불안했고 소위 "안전빵"으로 히트할 것 같은 곡을 하나 커버곡으로 수록하라고 한 것이지요. 당연히 밴드 멤버들은 이런 지시에 기분이 나빴습니다. 하지만 본인들도 그동안 보여준 성과가 없다 보니 강력하게 반발하지는 못하고 나름 소심한(?) 복수의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그 커버곡을 녹음할 때 일부러 녹음을 망치게 해서 다시는 자신들에게 커버곡을 부르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하자고 멤버들끼리 의기투합을 한 것이지요.
드디어 문제의 그 곡의 녹음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곡을 일부러 망치자고 다짐했던 밴드 멤버들이었는데 막상 녹음을 진행하다 보니 자신들도 모르게 곡에 "삘"이 꽂히게 되었고 멤버들은 신이 나서 본인들의 역량을 한껏 발휘하면서 해당 곡을 녹음하게 됩니다. 이 문제의 곡이 바로 콰이어트 라이엇의 유일하다시피한 히트곡 "Cum On Feel the Noize"였습니다. 이 곡은 빌보드 싱글차트 5위까지 올랐고 이 곡이 수록된 이들의 세 번째 앨범 Metal Health는 헤비메탈 음반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빌보드 앨범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게 됩니다.
이 곡과 앨범의 성공으로 앞으로 이들의 앞에는 왕복 5차선의 탄탄대로만 뻗어있을 줄 알았는데 그 뒤로 발표하는 앨범들이 전작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결국 밴드도 다시 음악 활동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도 밴드는 헤쳐모여를 하면서 앨범을 몇 장 더 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어쩌다 보니 Cum On Feel the Noize는 콰이어트 라이엇의 유일하다시피한 히트곡이 되었는데 만약 그때 밴드 멤버들이 원래의 계획대로 이 곡의 녹음을 망쳐버렸다면 이 밴드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궁금합니다. 많은 가수나 밴드들이 빌보드 싱글차트에 곡 하나도 올리지 못하고 사라진다고 하는데 그래도 이들은 5위곡 하나 내고 앨범차트에서 1위도 해봤으니 성공적인 밴드 활동이었다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날 이들이 녹음을 망치지 않은 덕분에 오늘도 유튜브에서 이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거 아닐까요?
*본문의 내용은 유튜브 음악전문채널 "루노라쿠스"의 컨텐츠를 참고해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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