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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04 19:09
아 모르겠고
[남자는 핫핑크지...] 라고 외쳐서 복학하고 대학 신문사 반팔부터 싹다 핫핑크로 맞춤제작했....(저 혼자 남자..나머지 정기자 싹다 여자...)
23/07/06 08:43
그것도 머나먼 과거도 아니고 분홍이 여성의 색으로 인식된 건 빨리 잡아도 1940년대고 늦게 잡으면 70~80년대의 일입니다.
"취향"이나 "기호"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변동이 매우 크죠
23/07/05 12:18
23/07/05 12:16
23/07/04 19:59
진화심리학은 볼 때마다 너무 끼워맞추기 같아서 영 신뢰가 안 갑니다. 실증연구를 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요.
힘이 센 수컷이 수렵을, 힘이 약한 암컷이 육아와 채집을 담당한다면 사자는 왜 반대로 암컷이 나가서 사냥을 하고 수컷은 영역을 지키게 되었는가.. 개체가 가진 힘의 차이라기엔 그 옛날부터 인간은 이미 사자 이상으로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였을텐데.. 사실 색에 대한 선호가 유전적인지 사회적인지 실험으로 알아보려면 갓난아기 때부터 사회와 완전히 격리된 채 자라난 아이들을 여러 집단 준비해서 사회 속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보여주는 색에 대한 선호와 비교를 해야겠지만, 현실적으로든 윤리적으로든 불가능한 이야기라서 애초에 연구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원인이 명확히 밝혀진다고 해서 그럼 어쩔 것인가? 하는 문제도 남습니다. 집단적 경향의 원인이 어떻든 간에 그것을 본질이라 주장하는 건 자연주의적 오류고 경향에서 벗어난 개인을 억압할 이유가 되지도 않지요. 물론 성역할이 나뉘는 원인이 유전적인지 사회적인지 분석하는 건 학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매우 중요한 것이긴한데 개인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건 아이들에게 '남들 신경쓰지 말고 네가 좋아하는 색으로 고르렴' 이라고 얘기해주는 것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제 생각으로는, 성별에 따른 색 선호의 차이는 사회적인 거 아닐까 싶습니다 크크
23/07/04 20:24
성별 색선호와 진화심리학은 별 상관이 없어 보이긴 하지만
진화 심리학의 연구에는 말씀하신 것처럼 어릴적부터 성역할을 배제하고 관찰하는 실증실험도 당연히 행해집니다 그리고, 사자 수컷은 사냥감인 초식동물들보다 훨씬 위험한 하이에나 같은 육식동물로부터 새끼와 가족을 지키는 역할을 맡게 된 것이고 원시시대 인간은 투창을 사용해서 사냥을 했는데 투창의 움직임 특성상 여성이 행하기는 어려우므로 수컷이 맡게 된 거죠 수컷=사냥, 암컷은 집지키기 같은 획일적인 논리는 말도 안되지만 성역할 그 자체는 진화과정에서 필요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라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겁니다
23/07/04 20:54
인간들도 위험한 야생동물이나 다른 인간들의 위협에 노출되었을텐데 수컷이 영역을 지킬 필요도 있지 않았을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투창에 남성이 더 적합해서'라고 설명할 수 있겠지만 이게 그냥 스토리 짜맞추기랑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는 거죠. 애초에 사회과학은 자연과학과 달리 변인통제에 제약이 많아서 (위에서 얘기한 사회와 완전히 격리된 채 성장한 아이들의 그룹을 만드는 게 불가능한 것처럼) 간접적인 방식으로 실험이나 관찰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진화심리학은 그조차도 어렵지 않나요. 성역할이 존재한다는 현상분석이야 진화심리학과 별개고, 그런 현상이 '왜' 발생했는지 설명하는 게 진화심리학의 영역인데 이에 대해 그래도 좀 제대로 된 실증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요. 현존하는 모든 생물은 과거 진화의 산물이고 지금도 진화의 과정에 있으니, 진화과정에서 성역할이 생긴 거야 당연하겠죠.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생긴 것인지를 설명하려는 게 진화심리학인데 정성논의에만 그쳐있다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별개로, 진화와 '필요'를 함께 얘기하는 건 이상한 것 같아요.
23/07/04 21:03
스토리 짜맞추기가 아니라 여러 아프리카 원시부족들과 고고학 연구를 통해 밝혀진게 대부분입니다
원시부족들의 사냥 습관 같은건 유튜브에 검색하면 나올 정도로 영상화된 자료도 꽤 있을 정도구요 물론, 진화심리학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혹은 의도적으로 오역해서 자기 논리를 맞추기 위해 오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진화심리학 자체가 과학적이지 못하거나 단순 끼워맞추기는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겁니다 과학계라는 곳이 그렇게 어설픈 끼워맞추기나 소설쓰기로 얼렁뚱땅 인정받을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23/07/04 21:17
과거부터 인간에겐 성역할이 존재했다, 인간은 주로 투창으로 사냥을 했다, 투창을 사용하기엔 남성이 더 적합하다.
이런 것들은 당연히 실증연구가 가능합니다. 근데 이게 '투창을 사용한 사냥에 남성이 적합했기 때문에 남성은 수렵, 여성은 육아로 성역할이 분화되었고 그 과정에서 색에 대한 선호가 생겨났다'고 바로 연결되는 건 아니거든요. 색에 대한 선호는 빼더라도 성역할이 나뉜 인과관계에 대한 입증으로도 불완전하고요. 설명력과 정합성이 높은 가설이긴 하겠지만요. 그리고 저는 사회과학계에 대해선 잘 모르고 진화생물학이나 유전체학에 대해서도 잘은 모르지만 진화심리학이 과학으로 온전히 인정받고 있는지도 역시 잘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자연과학 하는 사람들은 '과학'으로는 잘 인정 안할 것 같은데..
23/07/04 21:22
개개인 별로 다른 색에 대한 선호도를 성역할로 풀려는 시도 자체가 제가 위에서 언급한 의도적 오용의 사례이구요
심리학이 과학이냐 아니냐는 우리나라와 서구가 좀 다릅니다 우리나라는 심리학과가 문과에 있는 경우가 많고 과학이 아닌 인문학으로 분류되어 그 연구방법도 인문학적인 경우가 많구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나온 진화심리학 관련 이론이나 논문에는 그다지 과학적 기반이나 신뢰성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비하하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나라 인문학문의 경향성이 그렇다는 거구요 반면 서구의 경우는 심리학이 행동심리학 중심의 과학으로 분류되고 그 연구방법도 실증과학에 기반한 경우가 많고 진화 생물학과의 연관성도 깊습니다
23/07/04 21:26
저는 심리학은 과학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진화심리학은 과학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호모 사피엔스라는 특정 종의 진화라는 변수에 대해 실험군과 대조군을 어떻게 설정할 수 있을까요? 다른 과학 분야에선 제한적으로나마 설정이 가능하지요. 심리학도 마찬가지고요.
23/07/04 21:35
인간의 심리라는 것도 결국은 호르몬이라는 화학물질과 뇌내 관찰을 통해서 실증하고 검증할수 있는 영역이라 충분히 과학적일 수 있습니다
일례를 들어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람을 사랑한다고 했을때 '사랑을 어떻게 관찰하고 실증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분비하는 호르몬과 뇌의 특정 영역의 변화를 통해서 A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걸 관찰할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축적된 뇌과학의 성과를 통해 인간의 두뇌 크기나 모양 그리고 두개골의 형태를 해부학적으로 해석해 원시인들이 어느 정도의 지능과 감정영역을 가졌는 지까지 추론 가능합니다 해부학과 고고학을 결합한 연구로 네안데르탈인들은 호모사피엔스만큼 거짓말을 잘 하지 못했을 거라는 결론까지 내고 있는 세상인 걸요 진화심리학을 빙자한 이상한 속임수 논리들이 횡행하는 건 맞는데 진화심리학이 과학적 기반이 없는 유사학문은 아니라는 겁니다
23/07/04 21:52
그러니까 심리학은 과학인 것이죠. 실증연구가 가능하고 재현가능성이 있으니까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인간이라는 종에 이러이러한 심리적 기제가 존재한다,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의 사이엔 이러이러한 심리적인 차이가 존재했을 것이다. 라는 건 현상분석이고 진화심리학의 영역이 아닙니다. 진화심리학이 설명하려는 건 호모 사피엔스에게 그러한 심리적 기제가 존재하는 '원인'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고, 이 원인을 진화에서 찾으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근본적으로 생명체가 가지는 어떤 형질이 특정 유전자에 의해 정말로 결정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죠. 이건 받아들인다쳐도 진화 심리학 자체가 원시시대의 인류를 분석대상으로 하는데 그때의 인류와 현대의 인류가 심리적으로 동질한지 어떻게 장담할 것이며, 이미 다 죽어서 없는 원시 인류의 심리적 기제가 실제로 어떠했는지는 어떻게 연구할 것이며 (현대 인류와의 심리적 동질성을 가정하면 말씀하신 것처럼 추론은 가능하겠지만), 그런 기제가 정말로 자연 선택을 통해 발생한 것인지는 또 어떻게 증명하겠습니까? 인간의 심리와 그 기제에 대한 연구는 말씀하신 것처럼 과학이 맞습니다만, 그런 매커니즘이 존재하게 된 원인을 진화에서 찾으려는 시도는 과학이라고 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23/07/04 21:55
피우피우 님// 진화심리학을 표방하는 많은 주장들이 과학적 근거가 없거나 혹은 과학적 근거를 오용해서 정치적 이데올로기적으로 이용하려는 비과학이라는 것에는 일정부분 동의합니다만
인간의 두뇌와 거기에서 발현되는 심리라는 것도 결국은 진화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을 것임은 부정할 수 없으므로 진화 생물학을 기반으로 인간 심리를 해석하려는 연구 자체는 충분히 과학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3/07/04 22:02
해당 내용은 진화'심리학'이 아니라 진화'생물학'으로 보는 것이 적절한 것 같은데요.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심리가 진화의 산물이라는 이론인데, 위 연구결과는 특정한 '기관'의 발달과정을 보여주는 것이지 특정한 '심리'의 발달과정을 보여주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23/07/04 22:22
아케이드 님// 원론적으로 따지면 제가 제일 처음 얘기한 것처럼 인간이라는 생물 자체가 진화의 산물이므로 인간의 모든 구성요소들은 당연히 진화로 인한 것입니다.
그런데 진화심리학은 이런, 솔직히 아무 의미 없는 거시적 설명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심리적 기제의 형성을 자연 선택만으로 설명하려는 게 문제라는 것입니다. 제가 위에서 계속 원인을 진화에서 찾는다고 썼는데, 정확히는 자연 선택이라고 해야겠군요. 말씀하신 것처럼 심리는 두뇌에서 이루어지는 전기적, 화학적 작용에서 나오고 인간의 두뇌가 진화의 산물이긴 합니다만, 진화심리학이 이야기하는 수준까지 가려면 많은 도약이 필요합니다. 우선 인간의 두뇌의 형성이 (투창이 남성에게 유리했다는 것과 같은) 구체적으로 특정한 선택압의 영향을 받아 발달했고 그런 발달이 남자는 사냥, 여자는 육아라는 성역할을 만들어냈고 그 심리적 기제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는 가정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가정이 정말 옳은지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죠. 예를 들어, 절약 유전자 가설이라는 게 있습니다. 현대인들이 비만 등 많은 성인병에 시달리는 건 먹을 것이 귀했던 과거 수렵채집시절 고열량을 선호하는 유전자가 자연 선택 되었고 이런 진화의 유산이 현대까지 내려왔다는 것이죠. 굉장히 그럴듯하고 설득력 높은 설명이죠? 가설에 쓰인 전제들도 전부 실증가능한 것들이고요. 하지만 절약 유전자 가설은 틀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https://www.ibric.org/myboard/skin/news1/print.php?Board=news&id=302073 이것도 당뇨병과 연관된 유전자가 어느정도 명확히 알려져 있어서 검증이 가능했던 것이죠. 진화심리학이 진짜 과학이 되려면 심리적 기제가 정말로 유전자에 의해 지배되는지, 그렇다면 어떤 유전자와 연관되어 있는지 먼저 밝혀야 합니다. 그래야 간접적인 검증이라도 해보죠.
23/07/04 22:31
피우피우 님// 말씀하신대로 현재 진화심리학이라고 자칭하는 많은 주장들이 충분한 과학적 기반이 없는 가설의 영역이라는 건 알고 있고 그래서 '진화심리학은 과학이 아니다'라고 주장하시는 이유도 알겠습니다
다만, 과학이라는 건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고 특정 가설이 다른 연구에 의해 뒤집어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바로 과학이고 그게 종교와 다른 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류가 많으므로 과학이 아니다'라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과학은 오류의 학문이고 그런 오류들을 검증과 반박을 통해서 발전시켜 나가는 그러한 프로세스 자체니까요 그래서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진화심리학 역시 과학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23/07/06 08:26
아케이드 님//
종교 하면 무슨 무조건 믿는 거고 종교적 진리는 절대불변이라고 생각하신다면 기독교가 발전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신학교리들이 충돌하면서 변화 해왔는지 보시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오류가 많아서 과학이 아닌 게 아니라 검증할 수단도 대조군도 없어 통계적인 신뢰성이 박살 나 있고 전적으로 소위 "연구자"들의 뇌피셜만으로 돌아가는 학문이죠. 문제는 본문에서도 4번에 "옛날 사람들은 염색한 옷을 못 입어서 성별 따질 분위기가 아니었다"라고 하는데 사실 이건 전제부터가 NG인데 실제로는 고대-중세 평민들도 염색한 옷 잘만 입었습니다. 소위 "백의민족"할 때의 白衣도 하얀색으로 염색한 거지 자연 상태에서 그런 하얀색이 나오는 직물 같은 건 없습니다. 그런데 진화심리학의 내용 보면 대다수가 아예 전제부터가 잘못 되어 있는 게 더 많아요. 아케이드님의 논리 대로라면 "특정 가설이 다른 연구에 의해 뒤집어질 수 있다는 것"이 과학이라면 2천년에 걸쳐 아예 국가단위 캐삭빵 뜨면서 뒤집히고 또 뒤집혔던 기독교 신학이야말로 진짜 과학이죠
23/07/06 08:56
abc초콜릿 님// 물리학이나 화학 생물학의 가설도 알고 보면 어처구니 없는 헛소리로 결론이 나는게 많죠
4원소설, 천동설, 지구평면설, 용불용설 등... 그런 헛소리를 포함해 가설-반박-검증을 거쳐 발전하는게 과학이라는 학문이고 진화심리학도 그 일부라는 겁니다 다만 그 학문 특성상 정치적 논리로 보여져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실 수는 있겠으나 과학이란게 원래 '뇌피셜'로 가설을 세우고 그걸 검증해가는 학문이라는 겁니다 가설을 사실로 오해 혹은 유도하는 사람들이 문제인 것이지 가설은 말 그대로 가설일 뿐이니까요
23/07/04 21:46
“성별 색선호와 진화심리학은 별 상관이 없어 보이긴 하지만”이라고 하셔서 질문드립니다.
여아가 빨강을 선호한다는 실험 결과가 인정받지 않거나, 현상 자체는 있으되 그에 대한 진화적 설명은 그다지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건가요?
23/07/04 22:13
성별이라는 것 자체가 남녀로 이분할수 있는 것이 아니고 수많은 스펙트럼으로 연결되는 현상인데다
특정한 색깔에 대한 인지도 모든 인간이 조금씩 다른데 그걸 이분법으로 연결하려는 시도 자체가 불합리해 보입니다
23/07/06 10:31
수컷과 암컷의 성 역할분담에 힘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암컷이 얼마나 임신 육아에 자원을 쏟아야 하는지가 핵심이죠. 인간은 비대한 두개골 대비 이족보행으로 좁아진 골반때문에 상당히 미성숙한 상태에서 태어나며 충분히 성장한 이후에도 사회화를 위해 많은 자원을 투자해야 합니다. 그것이 인간과 사자의 차이구요.
23/07/04 20:00
저도 사회화의 산물인지 차를 사도 짙은 푸른색을 사고,
옷도 주로 짙은 푸른색을 입고, 심지어 문서도 짙은 푸른색으로 만듭니다. 남자색, 여자색 그런건 잘 모르겠고 그냥 차분해서 좋아요...
23/07/04 20:13
두 색을 섞으면 보라색이 나옵니다. 황제의 색이죠.
만약 제가 아들이나 딸을 낳게 된다면 보라색 커튼이 쳐진 방에서 보라색 포대기에 들쳐업고 로마-한-중 삼중제국 선포식을 거행하겠습니다
23/07/04 20:15
여자는 잘 익은 사과를 가져와야 해서 빨간색 선호가 생겼다거나, 수렵채집사회에서 여자는 미를 추구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는데 사과가 아름다우니 빨간색 선호했다나,
다 믿을만한 근거는 아닌 것 같습니다.
23/07/04 21:37
원래는 여자가 빨강을 선호하게 진화했다는 설명이 있는 자료를 보지 못하고 나머지 자료들로만 남자색 여자색은 본능이 아닐 수 있다는 요지의 글을 쓰고 있었는데, 저 진화적 설명 때문에 글이 급선회를 했고 이에 대해서는 더 자세한 자료를 찾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남자색은 진화적으로 설명되지 않아서 제목은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23/07/04 21:15
사회성이란 다른 이름은 일원화라고도 할수있을겁니다. 남들을 해치지않고 방탕하지 않는 범위내에서의 개인의 자유라는 사회적 기본원리를 넘어 좀더 타인과 공감하고 서로 보호받고싶은 확장적인 습성이 있을텐데 유아기 좀더 정확히는 어린시절 규합되는 최초집단인 가정, 더 나아가 동년배들 사이 잣대가 생기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또는 동네 아이들이나 초딩그룹) 자아의 형성이란 타인에 대한 다름의 인식으로 부터 생겨나는거겠죠. 집단에 속하기 위해선 본능적으로 해당집단에 대한 충성심과 이질적 집단에 대한 적개심이 따르는데 이를 검증해야만 집단내 일원으로 인정받게되고 더 나아가선 그 안에 자아라는 개념이 보장을 받고 존재감을 확인하게 될겁니다. (남여아가 서로 머리 쥐어뜯고 싸우는 광경이나 약한 동년배를 물어뜯거나 하는 등의 반응이 있는거죠)성인이나 노년이 되어도 이 메커니즘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다루는 주제는 단순 색깔에서부터 시작해 정치나 신념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조영되겠죠. 어떤 집단은 분홍색에 대해 온건할것이고 어떤 집단은 강박적 거부감을 가질테지만 이게 국경의 차이가 아닌 단지 종이벽 하나를 사이로 두고도 갈릴수 있는 지엽적 문제라 한 인간은 어느 시점에 신념을 세우고 죽을때까지 이를 검증하며 살게되는 순리일겁니다
23/07/04 21:36
마지막 줄 '근데 요즘은 남자는 수렵, 여자는 채집이라는 옛 진화심리학적 가설도 좀 한물 갔다'와 관련하여 최근 나온 연구결과가 있다길래 보충해 봅니다
[사이언스카페] 사냥엔 성차별 없었다, 원시부족 8할은 여성도 사냥 https://biz.chosun.com/science-chosun/science/2023/07/03/5JUEZVFKWZECBGKBC7OMIX4TJA/
23/07/04 22:51
공식 설명으로는 마젠타색으로 열정과 혁신을 상징한다네요.
https://www.womennews.co.kr/com/com-1.html
23/07/05 00:42
저도 색에 대한 선호도는 주어진 것이 아니라 사회화된 것이라 보지만 그게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트랜스들이 소위 여성스러운 것, 남성스러운 것을 추구하는 것도 그렇듯 패턴화된 환상성의 추구일 뿐이거든요. 색을 비롯한 그 모든 사회적 규범에 지배당해 여자는 여자다워야 하고 남자는 남자다워야 하고 아이는 아이다워야 하고 어른은 어른다워야 하고 학생은 학생다워야 하고 등등에는 반대하지만요. 인간은 겟아웃이 불가능한 존재입니다. 그저 매트릭스와 불화하고 화해하고를 반복해나갈 뿐이죠. 매트릭스를 완전히 부정할 필요도 완전히 긍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23/07/05 09:23
쌍둥이 여아 1명과 남아 1명을 키우고 있습니다.
- 성별에 따른 편향성, 성별에 따른 정형화된 구분을 굳이 집에서까지 가르치고 싶지는 않은데(어차피 집에서 주입하지 않아도 어린이집에서 배워올 게 뻔해서), [서로 성별이 다른 쌍둥이]라는 조건은 그 편향성이 극대화되기 너무 좋은 조건인 것 같더라고요. - 일단 한국은 호칭에서부터 성별 구분이 굉장히 뚜렷합니다. 가깝게 지내는 2살 위 사촌 여아(이름: AB)가 있는데, AB를 부를 때 저희집 남아는 "AB 누나"라고 부르고 여아는 "AB 언니"라고 불러야 합니다. - 티니핑, 타요 등의 컨텐츠는 비슷하게 좋아하는 편입니다. 집에서 보여주지 않은 티니핑을 둘 다 어린이집에서 접해서 왔더라고요. - 복장, 색깔 등의 선호도는 점점 구분되고 있습니다. 집에서는 '공주님 왕자님' 이런 표현을 안 썼었는데, 어느날 여아가 '나는 분홍색 치마 입었으니까 공주님이야' 라고 하더라고요. 그 뒤로 치마, 분홍색 옷에 대한 선호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사회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입혀줍니다. (다만, '너는 특별한 옷을 입지 않아도 공주님이야'라고 일러주기는 합니다) - 한편, 남아가 가끔 여아를 따라서 치마를 입고 싶어합니다. 여아는 치마도 입고 남아처럼 바지도 입는데, 남아는 바지만 입다 보니 치마가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면 또 입혀주기도 합니다. 다만 어린이집에서 배변 훈련할 때 좀 난색을 표해서, 어린이집 갈 때는 치마를 입고 싶어 해도 가급적 바지를 입혀주고 있습니다. 이것도 사회화 과정의 일부분이겠죠. p.s 조금 다른 얘기지만, 쌍둥이 중에서 여아가 조금 먼저 태어났는데, 아직은 선후관계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웬만하면 상호간 위계(즉, 누나/동생 관계)가 없이 자라게 하고 싶어서요. 아직까지는 누나/동생 없이 친구로 지내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선후관계에 대해 인지하게 될텐데, 사회화 과정에서 그 인지가 어떻게 작용할지 궁금하네요.
23/07/05 12:02
쌍둥이라면 사소한 것에서도 서로 차이를 일부러 찾아서 자아정체성을 찾는데, 성별만 다른 쌍둥이라면 그냥 '나는 내 형제랑은 달라'라는 답부터 정해놓고 그걸 다 성차로 치부하기가 너무 쉽겠네요. 그래도 본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게 맞지 않을까 합니다.
23/07/05 11:43
예전에 원숭이들도 수컷은 자동차 좋아하고 암컷은 인형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은 이후로 '그냥 그렇게 태어나는 거구나' 하고 있습니다.
지금 겨우 16개월 된 아들이 자동차를 엄청 좋아하거든요. 인형도 싫어하진 않지만 자동차 좋아하는거에 비할 바는 아니고... 그냥 남자/여자의 보편적인 취향이라는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색깔도 이런 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23/07/05 11:59
위의 아케이드님 댓글이나 라 레알님 댓글 감안하면 좀 틀린 얘기일 수 있지만 “여자는 그냥 빨강을 좋아하게 태어나는 거구나”라고 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받아들여도 “남자는 그냥 파랑을 좋아하게 태어나는 거구나”는 아니라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남자는 단지 “여자가 빨강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빨강을 싫어하게 된다는 거니까요.
23/07/05 12:46
어휴 조선시대 때도 핑크(담홍색)은 남성 고관대작들이 즐길 수 있던 색이었는데..
https://newsfeed.dispatch.co.kr/1020826
23/07/06 08:05
애당초 진화심리학 자체가 사이비에 가까워서 종교 싫다는 사람들이 왜 이건 들고 오는 지 당최 이해가 안 되고. 뭐가 더 과학적이냐 따지면 차라리 신학이 더 과학적일 텐데.
색에 대한 선호 자체가 시대나 문화권에 따라 수시로 바뀌었던 거라서 20세기 초만 해도 분홍색이 활기가 넘치니 남자다운 색이고 파랑색은 어두침침 하니 여자한테나 어울리는 색이라는 인식이 만연 했는데 이것만으로도 소위 진화심리학의 통계적 신뢰성이 얼마나 개박살 나있는 사이비 학문인지 증명하는 거 아닌가
23/07/06 08:18
4번의 내용도 틀린 게 원래 옛날부터 사람들 이런저런 색으로 염색한 옷 많이 입고 다녔습니다. 단례로 우리 조상들의 "백의"도 하얀색으로 염색한 거지 옷감을 재봉만 해서 입은 거 아니예요. 게임 킹덤컴 딜리버런스에서 보면 평민들도 옷은 여러 색깔로 알록달록한데 그게 실제에 더 가깝습니다.
물론 빨강이나 파랑이라고 죄다 똑같은 건 아니라 더 비싼 염료도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근대 산업혁명 이전 사람들은 물들이지도 않은 옷을 입고 다닌 사람들이 아닙니다
23/07/06 09:53
원래는 저도 abc초콜릿님처럼 알고 있어서 그렇게 글을 쓰려고 했는데, 위키백과의 Gendered associations of pink and blue 글에서는 분홍이 남자에게, 파랑이 여자에게 쓰인 사례가 있었다고 하면서도 말씀하신 것과 같은 분홍-파랑의 반전은 없었고, 어린이들에 대한 여러 실험에서 여아의 빨강 선호가 문화권 불문하고 나타났다고 나와 있었습니다. 색이 상징하는 가치가 상당히 다양하기 때문에 색만으로 남녀를 구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위키백과 글에서는 파랑이고 분홍이고 다 같이 아기들의 색상으로 쓰인 것을 반례로 들었네요. 진화심리학적으로 여아의 빨강 선호를 해석하는 것이 수렵채집 사회에서의 남녀 역할구분이라는 망한 전제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같이 망할지언정, 여아의 빨강 선호를 보여주는 실험 결과만은 또 다른 실험으로 뒤집히기 전까지는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4번은 좋은 지적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옛날 사람들도 다양한 색을 사용했으니까요. 제가 써놓은 글을 보니 이 부분은 진짜 잘못 썼네요... 제가 참고한 자료들이 전부 옛날에는 세탁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오염을 제거하지 못하는 염료보다는 오염도 제거하면서 백색도 선명하게 해 주는 표백제를 많이 썼다고 나와 있었는데 그거에만 주목하다 보니 지적하신 대로 무슨 옛날에는 염료를 잘 쓰지 않았던 것처럼 써놨습니다. 아놔 수정 마렵네... 그렇지만 프러시안 블루나 모브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을 보면 특정 색들은 자연에서 그리 많은 양을 얻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거기에다 신분제 사회에서는 색도 신분에 따라 제약되었기 때문에 신분이 낮은 사람들은 쓸 수는 있어도 써서는 안 되는 색도 있었고요. 위에서 아케이드님이 생산자측의 편의 때문에 남자색 여자색의 구분이 생겼을 것 같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제 가설 말고 색의 대량생산과 산업화와 관련을 지어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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