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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28 16:58
사실 어려운 문제입니다. 현재의 제도권 축산업은 소비자들에게 도살과 완벽하게 괴리된 고기를 제공하며, 그들이 살아 움직이는 동물이었다는 사실은 완벽하게 잊히게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실제로 닭가슴살을 반려견 영양식으로 제공하는 데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애견인은 적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애견과 닭에 대해 생각해 보면, 그 처지가 반대로 되어도 딱히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둘 다 동물이니까요.
멀게는 창세기 야훼가 자신을 닮은 인간을 창조하고 서유럽발 기독교 윤리가 전세계를 지배한 이래,가깝게는 존 롭스가 천부인권을 주창한 이래 억만의 동물들은 모두 인간 발끝의 때만도 못한 것이며, 1조마리 강아지를 죽여 인간 한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뭔가 이 논리가 이상하긴 해도 어쩔 수 없어요. 뭔가 그건 아닌 것 같다고 주장하려면, 현대문명의 정말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니까요. 그것은 굳이 식재료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공산품 중 석유나 광물 등으로부터 오지 않는 수많은 것들을 포함해야 하죠. 그래서 저 역시, 한마리 소가 소세지가 되어 내가 입을 질겅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애써 잊고 있습니다. 합리적 현대인으로 살아가려면, 그들의 눈망울에 대해서는 애써 잊어버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급진 채식주의자들의 의견 역시 존중합니다. 다만 너무 폭력적 수단은 쓰지 말았으면 합니다. 인간도 동물도 생명은 소중한데 인간의 생명이 다치니까요.
19/10/28 17:34
전체적으로 동의합니다.
인간 >>>>>>>>>>>>>> 비인간중 친근한동물 > 친근하지 않은동물 이정도라고 생각해요. 애완동물들에게 최소한의 존중을 있어야 하지만, 인간과 친근한 동물이니 더 존중해줘야 한다거나 이런건 개개인이 결정할 사안이지 법적으로 보장받을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기준이 너무 주관적이니까요.
19/10/28 17:38
채식주의는 사실 동참은 못해도 상당부분 동의할 수 있는 측면이 있죠. 사실 공장화된 현재의 사육환경도 문제가 많고, 인간이 타 동물에게 폭력을 가하는거 자체에서 비판을 할 여지는 충분하니까요. 그런의미에서 온건한 채식주의자들은 존중하는 편입니다. 문제는 채식주의 사상을 강요하는데 있는거 뿐이죠.
19/10/28 17:52
채식주의자들을 배척하진 않는데 [급진 채식주의자]들은 혐오하는 편입니다. 대체로 앞에 [급진]이나 [원리]가 붙는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만에게 만족하거나 권유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타인에게 [강요]를 하기에 그런 접두사가 붙거든요. 본문에 불지르는 것도 강요표현의 일종이고요. 언어 혹은 물리적으로 폭력적 수단을 쓰지 않는 사람들은 그런 접두사가 잘 안붙죠.
19/10/28 18:30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면 맞는 말이지만 저렇게는 해결이 불가능하죠. 차라리 자본을 모아서 배양육 개발에 돈을 보태는게 훨씬 나을겁니다. 그런데 배양육 개발이 되고 경제적으로 기존 고기들을 밀어내면 더이상 키울 필요가 없어진 동물들의 수가 확연하게 줄어들겠죠. 뭐가 나은건지는 모르겠네요.
19/10/28 19:52
(극소수의 특이체질자를 제외하면) 인간은 원래가 채식에 만족하는 동물이 아닙니다. 양질의 단백질/지방을 섭취하고자 하는 욕구는 아주 기초적이고 거부할 수 없는 욕구지요. 그러나 과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도치 않는 채식생활(에 가까운 생활)을 했었습니다. 조선시대 시골 밥상에 고기가 올라오는 날은 한달에 한두번이 고작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을 테지요.
현대 축산업이 생명이라는 존재를 잊게 하는 비인간적 소비형태를 만들어냈다고 하는 비판도 가능하겠으나, 덕분에 수많은 빈자들도 고기류를 싸고 쉽게 섭취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을 겁니다. 한마리 소 돼지의 눈망울을 매 끼니마다 떠올리더라도 저로서는 많은 인류에게 양질의 단백질! 이라는 가치를 포기할 수는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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