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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06 08:06
대학원생이나 연구하는 사람들에 대해 잘 모르는 1인입니다.
공부하거나 학문 하는 입장에서 연구거리가 생기면 좋은 거 아닌가요? 기존에 진리로 받아들여지던 사실들을 완전히 갈아 엎어야 하는 수준이 아니라면 말이죠.
19/12/06 08:11
당장 연구하던거 리셋되면 시간 날리는거죠. 특히 고대사는 자료가 적어서 저런거 하나에 기존 연구가 갈아엎어진다거나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9/12/06 08:35
애초에 연구를 진행할 때 어떤 가설을 두고 진행하는데, 오랜 기간 전혀 엉뚱하게 진행했다는 걸 알아서 갈아엎게 되도 좋아할 사람들이 많을까요?
19/12/06 11:21
대학원생이 교수처럼 봉급 몇배로 받고 고용 보장되는 상황이라면 좋아할 지도 모르겠네요. 절대 다수의 경우 대학원생이라는 건 박사논문으로 시작되는 커리어 설계를 위해 현재의 어려움을 감내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 기간이 늘어나는 걸 좋아하기는 어렵죠.
제가 수험생 시절 수능 모의고사 보고 점수 오르는 것에 정말 진심으로 재미를 느끼고 삶을 활력있게 살았는데 그렇다한들 삼수 사수 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거든요. 그거랑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19/12/06 11:30
이런 화제가 대부분 '교수들 대학원생들 쓰러져' 이렇게 쉽게 표현되어서 그렇지,
관련해서 자기 연구가 전부 부정당할 수 있는 당사자들에게는 심각한 일이죠. 특히 고대사나 중세사 사료가 나올 때만 좀 희화화 되는 경향이 있는데, 현대사 쪽 예를 들면 체감이 확 달라집니다. 한국전쟁 발발 원인에 대해서 예전에는 뭐 스탈린 마오쩌둥이 김일성을 사주했다 서방세계가 남침을 유도했다 이런 논조도 있었는데 구소련 붕괴 이후 모스크바 기록보관기관에 가서 직접 구소련 비밀문서를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김일성 박헌영이 남침을 적극적으로 주장했다. 소련-중국은 처음엔 미적지근했다. 이런 사실들이 밝혀지게 되었죠. 그래서 무려 '서방세계의 남침유도' 이런 학설은 사장되게 된 겁니다. 자꾸 고대사 중세사에서 이야기가 나오니까 먼 일이고 학문세계 속에서의 일처럼 느껴지는데, 만약에 현실정치에 연관된 분야에서 새로운 사료가 나오고 기존 이야기를 반박하게 된다. 그러면 학계 뒤집어지는 건 물론이고 파장이 엄청날 겁니다. 유게이지만 진지많이 먹자면 쉽게 좋아할텐데요, 흥분되고 좋은데요 라고 이야기할 것 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19/12/06 10:28
명색이 대학원생이라면 나름 학문을 진지하게 접하는 학자나 전문가를 지향하는 사람일텐데, 진실의 규명 보다 자기 졸업 늦어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니 적어도 학자나 전문가로서의 자격은 없군요. 만일 저라면 제가 발표한 학위논문이 알고 보니 잘못된 정보에 근거한 쓰레기였더라는 시나리오보다는 다행이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19/12/06 11:15
대학원생 키우는 게임 하는 사람이라면 님처럼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대학원생들은 연구를 하는 중에도 연구를 끝낸 후에도 자기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입니다.
회사 어려워져서 정리해고 당하는 사람한테 '당신보다 일 잘하는 사람 대신 당신이 짤리는 거니 다행이라 생각해야지' 하는 느낌이네요
19/12/06 11:24
엔딤님 댓글이 이해가 안 되는 게,
새로이 발굴된 유물에서 기존 학설을 반박할 수 있는 무언가의 사료가 나오는 상황이 바로 '제가 발표한 학위논문이 알고 보니 잘못된 정보에 근거한 쓰레기였더라는 시나리오'와 직결됩니다. 그런데 왜 다행이라는 말이 나오죠?
19/12/06 11:35
써놓고 나니 나중에 쓰레기로 밝혀지는 것보다 쓰는 중에 밝혀져서 다시 쓸 기회가 오는 게 낫다는 얘기인 것 같은데, 대학원생 기간이 그냥 게임처럼 부담 없이 즐기기만 할 수 있는 상황이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긴 해요. 인생 실전의 한바탕이어서 황당할 뿐...
19/12/06 12:07
지나가던 대학원생입니다.
진실의 규명도 물론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취직하고 배우자를 만나거나 원하는 삶을 살 때, 본인 인생에서 5년 이상의 긴 시간을 투자하며, 그보다 더 나은 미래를 살기 위해 달려오던 사람들이, 그 지난 5년간의 삶을 부정당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학자 이전에 하나의 사람입니다. 내 인생 책임져줄 사람 나밖에 없는데 '니 5년은 사실상 없던 것과 마찬가지다' 라고 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조심스럽지만, 본문 내용으로 인해 위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진짜로 여럿 자살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에 하나, 제가 몸 담고 있는 분야에서 그런 뒤엎음이 발생하게 되면, 전 글쎄요.. 더 살 생각이 진지하게 없어질 것 같네요. 대학원 땅파서 다니는 것도 아니고, 매년 천만원대 돈 쓰면서 5년을 투자했는데 다시 5년 더 하라고?
19/12/06 08:21
대학원알못이라 그러는데, 만약 제가 조사하던거에 1%라도 관여되면, 그거로 인해 파생되는 영향력이 있을걸 체크해야되서 다 뒤엎어야된다는 의미인건가요?
19/12/06 09:43
신라시대면 순수 한자 또는 이두일텐데, 한글자가 다르면 내용이 싹 바뀌는 경우가 허다해서요. 운 진짜 더러우면 처음부터 싹다 써야 할 수도 있습니다
19/12/06 10:04
얼마 전에도 몇 글자로 고구려사가 싹 바뀔 수 있게 되었죠. http://m.khan.co.kr/view.html?art_id=201911201137001
19/12/0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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