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 모두가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유머글을 올려주세요.
- 유게에서는 정치/종교 관련 등 논란성 글 및 개인 비방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2/08/20 10:34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의 어느 날,
모친 도와 이마트에 장 보러 갔는데 장난감 코너 지나다가 모친께서 대뜸 말씀하시더라고요. - 레고 사 주랴? - 갑자기 뭔 소리세요, 살 거 사고 어여 집에 가시죠. 근데 그 때 모친께서 저도 잊어버렸던 옛날 썰을 푸시더군요 ‐---------------- 제가 초등학교인지 국민학교인지 2학년 때인가 3학년 때인가, 동네 시장 조그마한 장난감 가게에 레고 해저 탐험 잠수함 시리즈가 입고된 걸 봤죠. 멋있어보여서 시장 갈 때마다 그것만 쳐다봤습니다. 하지만 당시 집을 줄여서 이사할 만큼 집안 사정 어려운 걸 어렴풋이나마 알았기에 차마 사달라는 소리는 못 했습니다. ‐---------------- 근데 그때 넋이 나가서 레고 쳐다보던 제 뒷모습을 어머니께서 잊지 않고 계시더라고요. 그게 벌써 20년도 넘게 지난 일인데. 허허허. 레고 사 주랴? 말씀 들은 순간 레고 아폴로 새턴V 로켓, 레고 다크 나이트 텀블러가 스쳐지나갔...... 으나 이제 서른 살 먹은 아들내미는 쓸데없는 가오를 지키고자 -아이고, 그 돈으로 님 좋아하시는 청국장보리밥집이나 갑시다 하고 눙쳤던 에피소드가 기억나네요.
22/08/20 11:08
지금처럼 풍족한 세대야 저걸 우스겟소리로 넘기겠지만 과거엔 진짜 가슴을 후벼파는 한마디였죠.
부모들에게 평생 트라우마를 심어주는 발언이죠.
22/08/20 16:16
저도 부모님 생신 선물이나 용돈 드릴 때 일부러 더 넉넉하게 드리려고 노력합니다.
그 어려운 시기에 아들 공부시키고 본인들 즐길거 못즐기셨던거 생각하면, 은혜 갚아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