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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13 11:36
https://www.cbc.ca/cbcdocspov/features/canadas-gender-identity-rights-bill-c-16-explained
bill-16c 라는건 지금 처음 들어봤지만 검색해보니까 딱히 틀린 말은 아닌데요? 듣는 사람이 불만을 가지고 인권 재판소에 제기해서 진행되는 절차를 통해서 가능하다는건 결국 듣는 사람 기분에 따라 판단된다는 것과 별로 다른 얘기같지 않습니다. 단순 실수, 우발적 오용은 면책된다고 하지만 애초에 우리나라 PC도 그렇듯이 듣는 사람이 나 기분 나빴음하고 우기면 그대로 인정되지 않을까요? 엉덩이 안만졌다고 주장하고 cctv에 찍힌게 없어도 나 엉덩이 만져졌음 하고 억지쓰면 그게 인정되는게 그런쪽 재판 아니겠습니까. 과연 PC에 찌든 재판이 일반인들 시각에서 공정한 재판으로 보일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설사 최종적으로 면책 판정이 나더라도 인권 재판소로 문제가 간다는거 자체가 심각하게 피곤한 상황을 초래할 것으로 보이는군요. 충분히 무기로 사용될 수 있어보입니다.
22/12/13 11:48
법안이 발의된지 6년이 지났지만 본문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대명사 못 사용하게 하고 잘못사용하면 감방감"의 사례는 하나도 없지요.
형법 개정 자체가 "evidence that the offence was motivated by bias, prejudice or hate based on" 한 sexual expression에 대한 처벌이니까 "원하는 대로 못 부르게 해서 감방 보냄" 같은 건 있을 수가 없습니다. 본인이 원하는 대명사로 안 부른다? 그러면 그냥 실례한 겁니다. 뭐 형법으로 처벌하는 수준이 아니라.
22/12/13 11:58
제가 잘 모르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bill-16c가 이전에 발의되긴 했지만 형법에 포함된건 최근의 일로 보이는군요.
그렇다면 감방에 간 사례는 없는게 당연한게 아닐까요? 그리고 본문은 [처벌된다]라고 했지 딱히 [감방간다]라고는 안했습니다. 감방에 가는 첫 사례가 나올때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지만 인권재판소에서도 여러가지 처벌(성 제재? sensitivity training, issuing an apology, or even a publication ban...)을 내릴 수 있는걸로 보이는데 그것조차 사례가 없는지는 잘 모르겠군요.
22/12/13 12:02
bill c-16은 형법 개정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게 효력을 발휘한 건 2017년입니다.
캐나다 내부의 법학자들은 하나같이 "단순 사용으로는 처벌 못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PC주의자들에게 him, her 잘못 쓰면 징계나 벌금 먹는다"는 완전 틀린 명제죠. 이게 참이라면 한국에서 "도로에서 차로 달리면 벌금먹는다"도 참인 명제가 됩니다.
22/12/13 12:10
그럼 bill-16c로 인권재판소에 제소된 적도 아직 한번도 없고 그걸로 징계를 받은 사례도 없다는 뜻입니까?
그리고 실질적으로 존재하는 법을 가지고 그게 실제 적용된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그게 무효 무해하다는 주장은 솔직히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만. 법이 그리 만만한건 아니잖습니까? 만들어놨으면 반드시 쓰겠죠. 영화에 총이 나오면 반드시 발사되는 것처럼.
22/12/13 12:15
모르죠. 전 단지 "대명사를 잘못 불렀다고 법정에서 처벌받은 사례"가 단 하나도 없음을, 그러므로 본문의 주장은 틀렸음을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
요컨대 [Pronoun 잘못부른다고 처벌받는다] < 이게 현실과 틀렸다는 말입니다. 그 아래로 길게 적어주신 단비아빠님의 추측은 반증불가능한 추측이고, 뭐라 말을 덧붙일 생각도 별로 없습니다. 단비아빠님이 우려하시는 대로 될 수도, 아닐 수도 있지요. 제가 캐나다에서 저 혐의로 기소받기 전에는 가타부타 언급할 수는 없으니까요.
22/12/13 12:24
기분나쁘다고 인정되지 안습니다. 처벌하기 위한 Threshold 를 대명사 잘못부른것으론 전혀 충족하지 못합니다. 법안을 제대로 안읽으신거같은데 읽기 바랍니다. 무기로 사용될 수 있어 보이는건 님이 오독했거나 보지 않아서입니다.
22/12/13 10:54
크크. PC 주의자들에게 별로 동감하지 않는 입장으로서, 머스크 말도 어느정도 일리는 있다고 보지만...
전개 방식이 생각보다 너무 막장이네요. 웹에서 이 주제는 이정도 수준으로 논의될 수 밖에 없는건지 크크.
22/12/13 11:03
아마 다음 미국 대선의 중심 담론은 PC와 반PC는 아니고 경제나 국제정세 등의 다른 키워드일것 같기는 합니다 양쪽 다 어느 한쪽에 매몰되어서는 오히려 핵심을 놓칠 것 같아요
22/12/13 10:57
월드컵때 트위터 터진다는 이야기 많았는데 안 터졌죠. 지금 트위터 상태가 정말 어떤 지 모르겠어요 진짜 위험하면 저렇게 못 나댈 거 같은데
22/12/13 11:03
터진다 터진다 하는데, 사용자는 오히려 늘었고,
기업들 광고 다 빠진다 했는데, 애플이 다시 돌아와서 그나마 버티는 느낌? 이긴합니다. 근데 저런 중립이 아닌 스탠스를 지속하면 아무래도 위험하긴할거 같습니다. 반면 일반 사용자들은 오히려 클린해졌다라는 평이 몇몇국가에서는 나오는거 같더라구요.
22/12/13 11:05
트위터 떠난다는 10만명 중 실제로는 1.4프로만 떠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머스크 발언으로는 이용자수와 이용율이 역대 최고 찍고있다고.,(교차 검증 안 됨)
22/12/13 10:58
내 성을 아파치 헬기라고 하는게 댓글에서야 유머지만 저 정도 유명인사가 하는건 유머가 아니죠.
그나저나 이렇게 또 슈카 형이 쓸 주제가 만들어지네요.아 이번주꺼 벌써 나왔어요.
22/12/13 11:06
뭐 개인적으론 고소하게 보고있긴 합니다만 궁극적으로 머스크 등이 이기지는 못할거라 보고 있습니다.
시대정신이 교체되는 경우는 철학-인문학적으로 새 사조에 밀려나던가 아니면 받쳐주던 사회체제가 무너지던가 둘중 하난데(포스트모더니즘은 전자의 방식, 즉 푸코 등의 주요 학자들이 과거 이론들과 경쟁 학자들에 대해 승리를 거두며 전자의 방식으로 현재 위치에 올라섬), 이쪽은 이미 학계와 사상계에서 그들만의 리그를 공고히 하고 있을 뿐더러 우파들이 딱히 철학적 인문학적으로 유의미한 반격을 하고 있지도 못하거든요. 그러므로 언젠가 pc가 몰락한다면 아마 기존 체제와 질서가 흔들리고 변화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될 공산이 클겁니다.
22/12/13 13:13
그 뭐 생존이 천박한 농담이 된 시대인가요 크크크
인플레이션과 소득격차로 철저하게 저소득층의 생존이 힘든 나라에서 저러고 있으니 정말…
22/12/13 11:20
전지적 머스크 시점으로
내가 생각하기에 pc한 사람들은 그렇게 많은것 같지 않은데 트위터보면 거의 세계가 장악당한것 같아 가짜계정,봇,소수1프로가 99프로의 목소리를 내는것 아닐까? 아씨 내가 사서 까봐야지 이런거 같음요 크크크
22/12/13 11:22
뭐 등따시고 배부르니까 호칭 가지고도 싸우는 거 아니겠습니까
바늘 끝에 천사가 몇이나 춤출 수 있을까라는 걸로 싸웠던 중세인을 우리가 비웃듯이 후손들도 우리를 비웃을지 모르죠. [호칭 가지고 싸웈크크크]...
22/12/13 11:29
반pc에 입각해서 보려고 해도 이글 어떤 포인트에서 통쾌하다는 건지 진짜 이해가 안 되는데... 머스크 같은 인물이 자기 의견에 동조했다고 통쾌함을 느끼는 건가요?
22/12/13 11:38
https://www.yna.co.kr/view/AKR20220412081400009
미국같은 경우는 성별이 선택가능합니다.생물학적 성은 의미 없어요. 반pc진영에서는 이게 뭔 소리가 싶은거죠.보편적인 기준이 무너진 거니 거부감이 들 수 있습니다.
22/12/13 11:40
내용을 이해 못하는 게 아니라 대체 머스크의 말에서 통쾌함을 느끼는 사고의 과정이 궁금해서 그렇습니다. 머스크가 제 의견에 동조해준다고 전 통쾌함을 느끼지 않을 거 같아서요.
22/12/13 11:41
그만큼 그런 주장을 사회적 억압이나 통제라고 여기고 있는 분위기가 있는거겠죠. 그게 옳다고 생각하더라도 배덕감으로 통쾌할수도 있고. 별로 의문이 들만한 반응은 아니라고 봅니다.
22/12/13 11:48
미국이 저런 주장을 억압하는 분위기가 있다고요? 정말 동의할 수가 없고 한국에서 그걸보고 통쾌하다는 건 더더욱이 이해가 안 가긴 합니다. 뭐 제가 이해하고 말고가 뭐가 중요하겠냐만은...
그냥 많은 사람들이 한 없이 자존감이 낮아지고 그로인해 통쾌함이나 사이다 중독에 걸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22/12/13 12:09
pc주의야 pgr에서도 말이 많았으니 말할 것도 없고 마스크 착용과 백신 모두 반발이 컸던 것은 한국에도 잘 알려진 내용인데 별로 관심이 없으셨던 듯
22/12/13 12:14
저도 미국에서 살다 왔고 가족이 미국에서 살고 있는데 뭐가 관심이 없다는 건지.. 미국이 저런 주장을 하는게 통제하고 억압하는 분위기라거 생각하는 님이 그냥 아무것도 모르시는듯.
22/12/13 11:30
머스크의 행적이 어떻고를 떠나서 머스크를 악마화하는 세력은 확실히 있는 것 같은게
엔지니어가 다 사퇴해서 트위터 먹통된다 핵심인력 대부분이 빠졌다 트위터 유저수가 어마어마하게 감소한다 이러던 건 확실히 선동이였던거 같아요
22/12/13 14:34
그거 개발자, 서버유지 등 핵심인력은 머스크가 직접 연락해가면서 붙잡았고
본문에서 언급하는 PC주의자 포함해서 머스크 판단 하에 회사에 비필수적인 인력들 날렸다 하던데요
22/12/13 11:39
머스크형
PC 끝나면 불편러 - 프로 불편러 - 프로 불편러의 불편러 - 프로 불편러의 불편러의 불편러 들도 좀 정리해줘 근데 꼴페미는 정리 안대? 머스크형? 우리 메갈 워마드하고도 좀 놀아줘 바바
22/12/13 11:43
틀린거에 반대한다 = 그러니까 난 다 옳다
이게 전형적으로 머리나쁜,바보가 하는 착각이거든요? 세상의 문제는 이 머리나쁜, 바보들이 일으킨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바보들이 pgr에도 한가득이죠 크크크 아. pgr이 문제가 아니지. 인터넷상에서요
22/12/13 11:47
트럼프 당선 후 Alt-right 쟁점들이 뜨기 시작한 이후 한국 커뮤니티에서 저쪽 발언들이 많이 수입되던데... 정작 쟤네의 실체를 알고 나면 반지성주의라고 제일 1선에 나서서 박살내고 다닐 남초 커뮤니티에서 호응 받는 거 보면 아이러니해요. 그리고 애초에 미국에선 다양성에 대한 차별 문제가 가장 큰 사회 쟁점이고 일베충 정도의 트롤이 아니라 찐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존재하며 총 들고 소수자들만 쏴 죽이는 범죄들이 발생하는 지역임을 생각해볼 때 저런 쟁점들은 로컬색이 너무나도 짙은 것들인데 사실상 민족 국가라 아무것도 호환이 안 되는 우리가 뭘 그렇게 한쪽에 이입해서 봐야 하는지도 의문이고요. 뭐... 한국의 페미니스트들도 주로 서구권 terf들의 극단주의적 시각 가져다 쓰니까 짝이 맞긴 하네요. 저는 미국 정치와 행정 시스템에 대해서 외경심을 갖고 있을 정도로 존중하는 편인데 미국 정치의 좋은 부분은 한국에선 대게 배척 하면서 더러운 부분은 싹 다 수입해서 쓴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22/12/13 12:16
맞는 말씀입니다. 미국의 로컬한 맥락을 고려해야죠. 헌데 그 로컬색 짙은 것들을 호환이 안 되는 곳에다가 막 뿌려대면서 세계화를 시키고 있으니까요. 이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https://pgr21.com./humor/443463 뭐 이런 얘기죠. 또 혹은 이런 얘기구요.https://pgr21.com./freedom/87741 그리고 이런 얘깁니다. https://pgr21.com./freedom/86502
22/12/13 12:36
네 저도 그래서 그건 맞는 말씀이라고 한 것입니다. 근데 단순히 이입하지 말라기에는 그들이 주도적으로 그 잘못된 세계화를 시키고 있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이입이 안 되기가 어렵다는 거죠.
22/12/13 13:43
네, 그 부분에 대해선 딱히 저도 하고 싶은 말은 없는 것 같아서 답글을 지웠는데요, 조금 다른 얘기일 수는 있지만 의견을 내보자면 저는 미국은 온라인과 실제 여론의 괴리가 굉장히 심한 나라라고 생각해요. 나라 자체가 크고 인종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가치관과 교육 수준조차 워낙 다원화 되어 있기 때문이죠. 예컨데 현재 미국의 online-left를 보면 정말 말도 안되게 급진적입니다. 팔로잉이 많은 사람들은 기본이 사회주의자에요. 그 중에서 얼마나 스탠스가 급진적이냐 차이죠. 근데 사회 전반을 보면 미국은 사회주의가 인기가 많은 나라가 아니죠. 인터넷 주류가 현실에선 엄청난 마이너인 것입니다.
LGBTQ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에요. 트랜스젠더 커뮤니티 같은 경우가 급진주의의 끝판왕인데 현실의 미국 트랜스젠더들은 오히려 이 급진성이 이미지 깎아 먹는다고 학을 떼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근데 인터넷에서는 찍소리도 못 내고 있고 급진파가 절대적인 메이저죠. 반대로 흑인 온라인 커뮤니티 같은 경우는 사회적 문제에 있어서는 의외로 보수적이에요. 보수적이라함은 PC의 룰을 거의 안 따른다는 거죠. 근데 현실 정치에선 이들 대부분이 뭉뚱그려져 좌파의 한 축으로서 기능합니다. 제가 봤을 때 그렇게 묶일 수 있는 유일한 공통점은 투표장에서 민주당을 뽑는다는 것 밖에 없는데요. 한마디로 미국 온라인 정치 디스코드는 애초에 어느정도 호응력을 갖춘 니치들의 에코 챔버 형태로 고립화된 형태에 가까워요. 우리나라에 남초 여초 커뮤니티가 양극화 되어 있는 것과 비슷한 형태로 다극화되어 있는 시스템이라는 것이죠. 그나마 획일성 측면에선 보수 쪽이 더 낫기야 할텐데(그래서 저는 미국 급진 보수주의자들의 움직임이 훨씬 무섭습니다. 그 반대보다는요.) 이들도 근접해서 보면 엄청난 계파 갈등과 인파이팅이 난무하고요. 문제는 이렇게 현실과 괴리 된 상태로 있어야 하는 극단주의적 내용들이 제가 오바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의 경우는 젊은 세대 한정으로 최근에는 현실과 호환이 되기 시작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에요. 이게 미국 정치를 수입해서 그런건지 한국 정치판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요약하자면 온라인이 아니라 현실을 보면 PC와 안티PC에 관심이 더 많은 건 미국보다는 한국 쪽이에요. 이런 제 생각이 맞다면 이건 뭔가 단단히 잘못된 것이죠.
22/12/13 14:18
저는 그럴 만한 맥락이 있다고 보는 것이구요. 왜냐하면 말씀하신 것처럼 호환이 안 되는 것을 호환시키려고 하는 힘의 작용이 실재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무슨 제대로 된 pc를 해봤다고(무슨 pc와 관련된 진지한 경험들과 담론, 제도 등을 해봤다고) 난리를 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분들이 더러 계시데, 이미 그런 사회문화적 동형화가 헤게모니적 힘을 등에 업고 위세를 떨치는 시점이니까요. 그만큼 저항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저항하지 않으면 더 빠르게 먹히니까요. 세계화란 그런 것입니다. 내가 동의하지 않는 가치관이 대세가 되기 전에, 지금 항거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세가 돼버리면 끝이니까요. 이미 대세가 되어가는 중이구요. 힘이란 그런 것이죠.
비단 pc뿐 아니라 그와 같은 논리가 살포되는 중이구요. 누가 불편해할 수 있으니 하지 말라는 식이죠. 인종적 다양성으로 보면 한참 멀었지만 한국은 정신적으로 이미 꽤나 '올바른' 나라입니다. 원래가 좀 그런 나라이기도 했구요. 전에 어떤 피지알 유저 분이 저한테 그러시더군요. '해외 나가 봐라. pc라도 있어서 동양인에 대한 대우가 그나마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거다.' 그때 이런 답을 해드렸던 게 문득 기억납니다. '그래서 어쩌라구요? 안타깝지만 제가 선택한 정체성 게임은 다릅니다.' 뭐 저도 꽤나 서구주의자지만요. 남초에서 흑인 비하하고 동성애 비하하고 그러면 한심하지요. 근데 뭐 이 땅에 언제 제대로 된 자유와 존중이 있었다구요. 어휴 근친 더러워. 어휴 러브돌 역겨워. 성상품화 하지 마라 이 저질들아. 나이 어린 사람에게 대시하지 마라 이 틀딱들아. 그밖에도 블랙페이스 하지 마라, 우영우 코스프레 하지 마라, 2D아청법 등등 하는 짓이 똑같습니다. 딱 pc는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논리들이 약자 보호와 편견 조장 방지를 이유로 횡행하는 중이죠. 실제로 무려 언에듀케이티드가 언론이나 정치권, 지식인들 입에서 나오기도 했구요. 해방이란 이름으로 펼쳐지는 새로운 구조화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영미나 서구 사회 밖에서도 pc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고 반대가 많을 수밖에 없는 거죠. 뭐 미국이랑 비교해서 얼마나 더 거센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그들은 결코 로컬하지 않으니까요. 그들의 문제는 로컬할지 모르지만 그들의 힘과 가치관은 세계적입니다. 쿤데라가 말한 것처럼 세계는 좁아지는 중이구요. 50년이 지났으니, 지금은 정말 엄청나게 좁아졌죠.
22/12/13 14:45
말씀하신대로 미국 정치에 영향 안 받는 건 뭐 불가능에 가깝죠. 멍청한 미국인들에 대해 우월감 느끼면서 미국 정치를 까는게 레포츠에 가까운 유럽에서조차 트럼프 이후 정치지형이나 레토릭이 많이 바뀐 것만 봐도요. 아무튼 제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미국 영향에 관한 것이 아니라 한국의 정치 담론이 커뮤니티에서 생산되고 현실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과정이 뭔가 기형적이라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건 꽤 한국에만 있는 특수한 현상이라고 보거든요. 유행 한번 타면 온 길거리에 다 같은 옷만 입고 다니는 해외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한국적인 현상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죠. 해외 이런저런 커뮤니티 눈팅하는게 취미인 입장에서 인터넷 여론의 헤게모니를 위해서 싸우는 건 흔하게 봐왔지만 그 헤게모니에 한국 만큼 큰 의미를 두는 곳은 제가 아직까지 보지 못했거든요.
22/12/13 14:54
뭐 그만큼 온라인에 친화적이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원체 동형화가 잘 되는 나라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근데 자게글 보시면 알겠지만 또 어떤 분들이 보시기엔 찻잔 가지고 오버 떤다 뭐 그렇게 볼 수도 있거든요. 온라인의 실제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22/12/13 15:03
제가 오래전부터 그 찻잔 가지고 오바 떤다고 생각하던 부류의 사람인데 저번 대선부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여론조사 보면 이제 그 드립치면 그냥 현실을 부정하고 있는 거라고 봐요. 반대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적어도 제가 봤을 땐 2020년대에 젊은 세대의 표를 가르는 최대 쟁점이 다른 것도 아니라 페미니즘이라는 것은 인터넷 문화 없이는 아예 설명이 불가능한 현상이라고 보거든요.
22/12/13 15:17
근데 저는 그게 뭐 그렇게 단단히 잘못된 일인가 싶습니다. 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빠르게 잡아먹힐 뿐이죠. 뭐 이 문제를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본다면 과민반응이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요. 그렇게 민감했기 때문에 세계화도 국내에서 빠르게 이뤄지는 거고 pc에도 빠르게 잡아먹히는 거라 볼 수 있지만, 이제 와서 안 민감한 것처럼 살 수도 없고 말입니다. 똑같이 민감하게 굴어주지 않았으면 아직도 페미니즘이 판치고 있었겠죠. 지금은 눈치보는 척이라도 하지. 사실 뭐 저도 한국인의 이 민감성에 대해서는 몇 번 토로한 적이 있습니다. 근데 어차피 지금 멈춰줄 거 아니잖아요 pc든 페미든 뭐든 간에.
22/12/13 15:56
제가 이것에 비판적인 이유는 페미니즘을 둘러싼 담론들이 현실과 engage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에요. 미국 쪽 아이덴티티 폴리틱도 마찬가지죠. 저는 정치적 에너지가 현실을 탈주한 이념 투쟁으로 가면 갈수록 민주주의는 실패한다고 보는 입장이라서요. 한국이 PC에 잠식된다고 하셨는데 제 반문은 애초에 한국 말고 이 정도로 PC 담론에 잠식된 나라가 있긴한가에 대한 의문이에요. 2016년 당시 게이머 게이트 만큼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에 온통 반 PC 열풍이 불었던 적도 없는데 미국 정치학자 중에 게이머 게이트와 반 PC 열풍이 그 미국 대선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 케이스는 정말 극도로 마이너에요. 보수 논객 정도가 그런 레토릭을 구사하죠. 현실은 러스트 벨트 몰락과 양극화 문제가 쟁점이었던 선거라고 보고 있고 게이머 게이트가 아직까지도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죠. 근데 그때 미국 인터넷을 달구던 쟁점들이(심지어 대부분의 주제는 현재 인터넷에서조차 단물이 빠진지 오래죠.) 한국에서 수입되서 한국의 정치담론을 지배하고 있어요. 세계화고 자시고 애초에 원산지에서조차 진지하게 대우 받지 못하는 담론들이 한국에선 주요 쟁점화 되고 있는다는 것이 제 분석인 것이죠.
22/12/13 16:09
줄리 님// 줄리님이 보시기에 현실과 동떨어져 보이는 거지 제가 보기에는 유의미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거구요. 물론 그럼 왜 미국에서는 덜하냐 보실 수 있습니다. 아니 왜 한국만 유독 심하냐 보실 수 있죠. 저는 그 문화적 억압들이 한국인의 민감성으로 봤을 때 매우 위협적으로 다가왔다고 보는 편이구요. 한국인들은 그런 쪽으로 민감하니까요. 그런 쪽으로 열렬하기도 하구요. 대세가 되기 전에 저항해야 한다는 측면에선 저는 합리적이라고도 봅니다. 부차적인 담론에 매몰돼서 정신적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저는 그런 분석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가치투쟁은 매우 실제적인 것입니다. 한국만 유별나다고 그게 잘못된 게 아니라요. 그런 사회적 환경에서 그들에게는 그들 나름대로의 절박함이 있는 것이지 공상 속의 헛짓거리를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문화적으로 워낙 팍팍한 나라이기도 하구요(pc의 반대자들조차 역으로 팍팍하게 구는 모습을 보여주죠). 가령 샘 오취리 사건만 하더라도 보통 사람들까지 꽤나 알 법한 문화적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한국은 그런 나라입니다. 사실 이게 한국 내에서도 세대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겠는데, 40대 이상부터는 대체로 이해를 못하시죠. 그게 뭐가 중요한 현안이냐면서 말입니다.
수정하는 과정에서 댓글이 아래로 내려가 다시 작성드립니다.
22/12/13 16:33
줄리 님// 그리고 덧붙이자면요. 다른 얘기라고 하셨지만 줄리님 첫댓글부터가 '한국인들은 미국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로컬한 맥락을 거세하고 왜 이렇게 pc 문제에 열을 내고 그러냐?' 뭐 이러고 있지 않으셨습니까? 다른 얘기지만 결국 다 같은 이야기죠. 이곳에는 이곳 나름대로 그게 이입이 될 만한 맥락이 있다는 겁니다. 세계화와 식민주의도 그중 하나이고 문화적 팍팍함과 사회적 민감성도 그중 하나입니다. 좁은 네트워크도 그중 하나고요. 개개인의 삶 속에서 피부에 와닿게 옥죄고 있죠. 이런 정신적인 저변을 무시하고 니들 왜 그러는데 해봤자죠. 그런 사회니까 그런 사회에 맞게 최적화가 된 겁니다. 이제 와서 그런 이입이 쓸데없고 과열돼 있다 해봤자 그게 대안입니까? 그런다고 이 좁은 네트워크에서 세계화가 멈추냐고요 pc든 페미든 간에. 여기가 메타버스의 최첨단이고 전뇌화의 시작점입니다.
뭐 한국이 온오프라인의 일치가 정말 그렇게 잘 되는 사회라는 가정 하에 드리는 말씀이지만요.
22/12/13 17:05
실제상황입니다 님// 저도 모든 현상에는 그 내재적 합리성이 있다는 것에는 항상 동의하는 입장인데, 그 합리성을 입증함으로서 논의가 끝난다고 생각하신다면 애초에 그 어떤 변화도 말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저도 뼛속까지 결정론적 가치관에 잠식된 사람이라서 단순히 "한국 사람들이 여기에 이입하는 건 참 이상한 일이야" 같은 수준의 생각에서 제 사고를 끝내진 않거든요. 근데 무슨 논문을 쓰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 유머게시판 댓글란에서 단편적으로 한국사회와 미국사회에 관한 주관적인 인상 비평을 하고 있는 것 뿐이잖아요? 그 과정에서 실제상황입니다님께선 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가를 설명하면서 현실에 입체감이 더 해지는 것이고요. 제 discord의 생산성을 지적하고 계시는데 저는 딱히 지적 받을만한 발언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대화들이 부족한 것이 한국 사회죠.
22/12/13 17:09
줄리 님// 아뇨 저도 줄리님이 생산성 없는 말을 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 문제가 한국사회에서 그만큼 현실적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는 거죠. 그 과민반응들조차도 과민한 한국사회의 문화적 자장 아래서 실제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봤을 때 pc나 페미는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구요. 물론 그게 줄리님이 말하신 것처럼 이념 투쟁에 천착한 결과 민주주의에 실패하는 길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제 와서 멈출 수는 없는 것입니다. 페미들도 그렇겠지만 소위 이대남 삼대남들만 갑자기 정신이 나가 버려서 이러는 건 아니니까요. 그럴 만해서 그런다는 것이죠(단순히 유물론적인 측면에서가 아니라 온당함의 측면에서도). 물론 저도 그저 마냥 괜찮다는 것은 아닙니다. 근데 pc문제나 페미 문제만 콕 찝어서 니들 왜 그렇게 이입이 심하니?라고 해봤자라는 것이죠. 그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사회문화적 맥락을 비판해야 하는 것이지...
그런 비판의 연장선상에서 저는 pc나 페미도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보구요. 그런 문화적 억압이야말로 이 사회에 가장 문제라는 것입니다 제가 봤을 때는. 세계화도 식민주의도 좁은 네트워크도 다 그런 맥락에서 작용하고 있구요(물론 인과는 반대일 수 있습니다). 이 땅에 언제 제대로 된 자유와 존중이 있기나 했나요. 그냥 역겨우니까 저리 치워가 만연할 뿐이죠. pc적으로 보면 내가 또 혹은 다른 누군가가 불편해할 수 있으니 자제해라가 그 변형이구요. 물론 남초 커뮤니티의 동성애 혐오 같은 것도 매한가지구요.
22/12/13 12:08
원하는 대명사가 있으면 그걸로 불러주면 되지 뭐가 그리 큰 억압인지도 잘 모르겠고..
댓글 보니 거기 반대한답시고 정은경을/고발하라 적어둔 건데 이게 통쾌해 할 일인지도 모르겠고..
22/12/13 12:25
이런 것 보면 언어가 중요하단 생각도 드네요. 한국말은 딱히 그/그녀 라는 대명사를 잘 안 쓰고 "그 사람", "걔" 같은 중성적인 언어를 원래부터 써서 그런지 이런 이슈는 적은 듯 하네요
22/12/13 12:34
한국에서도 그/그녀 쓰지 마라. 그 사람이나 걔와 같은 표현으로 불러야 한다! 이런 분위기 있으면 소란스러울 겁니다. 한국에도 그/그녀만 하더라도 그로 통일해야 성평등한 거라고, 그녀 쓰지 말고 그라고만 써야 한다! 이러는 분들 더러 있죠. 그밖에도 빻은 단어 고쳐야 한다는 분들 많구요. 출산율이라 그러지 말고 출생율이라 불러야 한다! 뭐 다 이런 연장선상에 있죠.
22/12/13 13:03
한국어는 그 와 그녀가 있고 그걸 '그'로 통일하는 게 아니라 -> 원래 대명사 체계가 인도유럽어처럼 언어의 핵심적인 부분인 언어도 아니었고 성별, 단복수 체계가 있는 언어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녀에 해당하는 말이 없었죠. she에 해당하는 유럽어를 번역하기 위해 개화기 시절에 (아마도 거의 확실하게 일본의 번역어를 받아서) 급조된 말이고 비교적 표준어로 편입된 역사가 짧은 말입니다. 그래서 격식있는 문어체에서는 지금도 쓰면 어색하죠.
22/12/13 13:07
그거야 저도 아는데 그렇다고 그걸 쓰지 말아야 한다 어쩌고 저쩌고 하는 건 또 층위가 다른 일입니다. 그녀는 물론이고 그나 그들조차도 한국어에서는 거의 문어체에만 존재하는 말이구요.
22/12/13 13:17
현실적으로 그녀란 말을 피하는 사람의 90% 이상은 그런 언어적, 역사적 이유이고 성평등에 반한다는 이유로 주변에 그런 강요를 하는 사람은 그 중 극소수죠..저 자신 그녀란 말은 번역할 때야 어쩔 수 없지만 가능한 안쓰는 편이고 그거에 이유가 다 있는 건데 요새는 분위기가 하 수상하여 뭔가 수틀리면 페미나치라고 찍혀서 조롱당하고 매장당하는 분위기니 혹시 님 댓글을 보고 그녀라는 단어의 사용에 관해 그렇게 이해하실 분이 있을까 걱정되어서 보충설명을 해봤습니다.
22/12/13 13:28
제가 단순히 어색해하는 사람을 가리켜서 말한 거겠습니까. 그런 식의 주장을 하는 분들이 버젓이 있는데요. 그분들을 지적한 거죠. 그러니까 원래 그와 그녀가 있었고 이제 그로 재통합시켜야 한다 뭐 그런 뜻이 아니니까 그런 지적은 좀 변죽이란 겁니다. 물론 보충설명이라고 하시니 저도 뜻하신 바가 이해는 됩니다. 뭐 어색해 하시는 분들은 개인적으로 피하면 될 일이고 쓰지 말자 어쩌고 저쩌고 할 게 아니죠. 그나 그녀나 문어체에서는 딱히 어색함을 못 느끼는 분들이 더 많다고 보구요. 비슷하게 어색해하거나, 반대로 그와 그녀를 구별하지 않고 그로만 쓰는 걸 어색해하는 사람도 많죠. 이래라 저래라만 하지 않으면 각자 느끼는 대로 살면 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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